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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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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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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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DUMMY



동굴의 공기가 점점 무겁게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특별히 다를 것이 없는데, 괜스레 긴장한 탓에 헛된 감각이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우리는 속삭이듯이 대화를 했다.


도마뱀들도 더이상 나타나지 않고,


너무 고요 했기 때문에 그냥 이야기를 하면 동굴의 울림 때문에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혹시 여기 있는 용도 불 같은걸 쏘고 그럴까?


동굴 안이라 피할 곳도 없을 것 같은데..”




“흠.. 그러네.. 만약 용을 딱 만났다.


그러면 바로 주변을 둘러보고 불길을 쏘면 피할 바위부터 찾아.


그리고 싸우다가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거기로 뛰는 거지.


세레나랑 제이는 계속 거기 숨어 있고.”



사와가 다시 대장군 모드가 켜졌는지 전장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싫어! 나도 싸울거야! 아까 도마뱀들 잡는거 못봤니?”



세레나도 지기 싫다는 듯이 의지를 드러냈다.


자박자박 우리의 발걸음 소리가 동굴에 울리고,


우리가 걷는 길이 한번 더 확 넓어졌다.


작은 마을의 광장 정도 되는 크기의 동굴 속 광장이었다.


그리고 아주 높다란 천장위로 구멍이 뚫려 있어서 햇빛과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꽤나 굵은 폭포수가 사방으로 튀며 분무를 만들어내고,


그 분무에 빛이 난반사되어 무지개까지 펼쳐져 있다.


이곳에 용이 살고 있지 않다면 이곳은 천국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광장의 가운데 큼지막한 물 웅덩이가 있다.


아마도 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수가 바위를 깎아내서 오랜 세월 만들어낸 웅덩이 일것이다.


저 폭포수가 바위를 깎아내는 오랜 시간동안 용은 얼마의 시간을 함께 했을까?


이런 상상을 하고 있다가 문득 이곳이 가상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어느덧 내가 가상세계에 있다는 인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온전히 느껴진다.


그 감각이 주는 리얼함이 전뇌화 AI인 나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 공간과 시간과 경험들을 현실과 다름 없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한다.


작은 동물들을 죽이는 것에 무뎌지고, 가상현실을 느끼는 감각은 살아난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사느냐로 스스로의 인식이 달라진다.


문제는 그 어디와 어떻게 라는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 만큼 많은 세상이 만들어 지고 있다.


인간은 생명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서 세계를 창조해 내고 있는 것이다.





무협지를 읽다보면 운기조식을 하다 잘못되면 주화입마에 든다고 하는데..


나는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면 아차하는 순간에 주상입진에 들어간다.


생각이 달려 진지월드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아.. 또 인식이니 사상이니 이놈의 꼰대병은 나이를 불문하고 한번 걸리면 나을 수 없는 불치병이다.





나는 문득 목이 좀 마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리번 두리번 경계를 하며 주변을 살폈지만 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용이라는 녀석이 아까 그 도마뱀 만한 것이 아니라면 보여야 할 텐데..


이곳 말고 더 찾아 들어가야 하는 건가?


생각을 하며 물가로 걸어갔다.


손을 모아 물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이 물 마신다고 설사병 나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물이 맑고 맛있다.


나의 갈증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인지, 정말로 좋은 물인지는 모르겠다.


한모금 더 마시려고 손을모아 물을 떴다.


그때 물 속에서 커다란 쟁반만한 하얀 동그라미가 껌뻑 했다.





“껌뻑? 저거 뭐지?”




그때 그 하얀 동그라미가 빠른속도로 물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 ㅅㅂ 깜짝이야!!!!”




나도 모르게 뱃속에서 튀어나온 욕지거리를 뱉어내며 높이 튀어올랐다.


놀란 바람에 순간적으로 힘이 들어가 높이 뛰어 올랐기에 망정이지 정말 큰일 날뻔했다.


나는 그 거대한 광장의 천장에 뚫린 구멍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물 속에서 나온 용이 아가리를 쩌억 벌리고 나를 삼키려고 쫓아올라왔다.


아슬아슬하게 그놈이 ‘탁’ 소리를 내며 닫는 아가리를 피했다.


물속의 쟁반만한 동그라미는 이놈의 눈알이었다.




“수룡이잖아!!!!! 깜짝 놀랐네!”




나는 천장에 있는 동굴의 종류석을 잡고 매달려 있었다.


나를 삼키려고 점프 했던 용은 헛입질을 하고 다시 물속으로 풍덩 들어갔다.


게임속 던전에서 볼수있는 드래곤과 같은 형태를 상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용은 길쭉한 뱀을 닮은 동양의 용 이었다.


하긴 ‘용의 동굴’ 이라고 떡하니 써있는데 내 상상이 멋대로 서양의 드래곤을 마음속에 만든것이었다.


그리고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의 컨셉도 딱 일본의 어느 마을인데,


이편이 컨셉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뒤늦게 찾아왔다.


나는 점프를 해서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레온, 괜찮아?”


사와가 어느새 칼을 뽑아들고 안부를 물어왔다.




“응, 그런데 저녀석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다. 조심해야겠어.”




용은 물속으로 들어가서 모습을 감추고 한동안 아무 움직임이 없다.




“원래 물 밖으로 잘 안 나오는 타입인가?


물 속으로 들어가서 싸우면 절대적으로 우리가 불리할텐데..”


사와가 어떻게 공략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대명장님이 용과 만난곳을 보면 이곳과 꽤 떨어진 곳이고,


거기는 물줄기가 이어진 것도 아닌걸 보면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니기도 하는 녀석일거야.


어떻게 하면 밖으로 끌어낼지 방법을 찾아야해.


우리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건 절대 안되지.”


제이도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총 이라도 갈겨서 녀석을 도발해 볼까?”


세레나의 아이디어에 다들 괜찮은 생각이라고 눈빛으로 칭찬을 해주었다.


세레나가 물가 근처로 슬금 슬금 다가갔다.


그 양 옆으로 사와와 내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물 근처로 가서 아까처럼 덮쳐온다면 제대로 한방 먹여줄 생각이었다.




아까 튀어 올랐을때 얼핏 본바로 푸른색의 용이었다.


외형은 전형적인 동양의 용처럼 긴 몸채에 작은 앞발과 뒷발이 총 4개 달려있었다.


이 동굴의 높이와 녀석의 점프 했을때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적어도 30미터 이상은 될것 같은 거대한 크기였다.


대가리 크기만해도 육중한 SUV차량만 했다.


아까 내가 잽싸게 점프를 하지 못했다면 한입에 삼켜져 지금 녀석의 뱃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녀석의 등줄기에는 갈기처럼 줄지어 솟아있는 삼각형의 비늘이 돋아 있었다.


그리고 그 중간 중간에 몇개의 검, 낫, 도끼 같은 병장기들이 꽂혀 있었다.


대부분 부러져서 손잡이가 없어진 것들 이었다.


그중에 하나 목덜미 근처에 아직 반짝이는 새것의 태를 유지한 검이 꽂혀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대명장의 ‘베이비’, 우리가 획득해야 할 목표물일 것이다.




“사와, 아까 그녀석 목덜미 즈음에 꽂힌 검 봤니?


아마도 그게 대명장님이 이번에 만들었다는 검 같은데?”




“응, 봤어.


아까 용이 점프 했을 때, 동굴 위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유독 그 검만 반짝이더라.


나도 아마 그 검이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우리 목표는 용을 사냥하는게 아니라 검을 회수하는 거야! 알지?


무리해서 공격하지 말고 검을 회수하면 도망치는거다.”



사와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가에 다 도착해서 세레나가 말했다.




“자, 물 속으로 총 난사한다!! 준비 됐어?”




“일단 세레나는 총 쏘고 바로 물러서서 뒷편으로 가 있어!


녀석이 물 밖으로 나오면 내가 어떻게든 펀치를 한방 먹일게.


그럼 그때 사와가 녀석의 등에서 검을 뽑아오는거야! OK??”



“OK!”

“OK!”



나의 간단한 작전에 든든한 우리 여걸들이 기합을 빡 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이어 바로 기관단총이 불을 뿜어냈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평소의 총질보다 훨씬 길게, 탄창의 총알을 모두 소모할때까지 물속으로 기관단총을 난사했다.


과연 이것으로 녀석을 도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가 가진 방법 중에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세레나는 작전대로 총알이 다 소모될 때까지 총을 쏘고 뒤편으로 후다닥 도망갔다.


노심초사 하고 있던 제이가 세레나늘 챙겨서 좀 더 뒷편 바위로 숨었다.


잠시 조용한듯 하다 물속에서 부글부글 하고 물거품이 올라왔다.




“온닷!!!”



“촤아아아아”




물을 사방으로 흩뿌리며 용이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나와 사와는 그 바로 앞에 서 있던지라


쏟아지는 물을 정통으로 맞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젖어버렸다.


하지만 그런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이제까지 밀림에서 사냥을 할때도 온전히 힘을 사용해 본적이 없다.


펀치를 휘두를 때, 50% 정도의 힘만 사용해도 모든 동물들이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곤죽이 되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들도 꺾여버리기 일수였다.


그래서 핑크색 거다이맥스 몬스터도 전력으로 부디쳤다면 해 볼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판타지 세계에서 용이라면 세계관 최강급의 생명체이다.


이 녀석에게도 내 힘이 먹힐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우선 한방에 곤죽이 될수도 있으니, 전력의 50%.




“너무 높아!! 건방지게!!”



용은 몸의 절반 정도는 물속에 둔채 나머지 절반 정도를 밖으로 내밀고 서 있었다.


그래도 그 거대한 덩치 덕분에 머리는 나보다 몇층이나 위에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거대한 용이 ‘크르르르르’ 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왼발을 앞으로 한발 내딛으며 왼손으로 잽을 날렸다.


우리의 시야 바로 앞에 있는 녀석의 몸통 중간, 배 부분을 강타했다.




‘역시 용은 다른건가!’




주먹으로 때리는 타격감이 이전의 다른 동물들과는 달랐다.


예전에 어느 동물들도 50% 정도의 펀치를 날리면 곤죽이 되어 피가 사방으로 흘렀다.


지금의 용의 피부는 내 주먹에 뚫리지 않았다.


내 왼손에도 용의 피부가 주는 단단한 느낌의 타격감이 있었다.


하지만 길게 곧추세우고 있던 용의 자세는 무너졌다.


내가 왼쪽에서 휘두른 주먹을 맞고 용의 배 부분이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 덕분에 녀석의 몸은 왼편으로 열린 디귿자 모양이되었다.


그리고 건방지게 내려다보던 그놈의 얼굴은 땅으로 내려왔다.




“꾸어어어억!”




하는 요상한 신음소리가 용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제 바닥으로 떨어진 녀석의 얼굴에서 당혹감이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연이어 오른손을 내질렀다.


용의 아구창에 정확히 꽂힌 내 주먹을 맞고 놈의 머리는 땅속으로 파묻혔다.


흙먼지가 크게 일어나서 시야를 가렸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고 팔을 휘휘저어서 먼지를 밀어냈다.





‘용은 확실히 다르네! 이정도로 때렸는데 형체가 그대로 있잖아!’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용이라는 녀석에 대한것과 나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괴물이라는 것을 꼽자면 굳이 어느쪽인가 싶은 생각이었다.


잠시 그렇게 기다렸지만, 용은 다른 움직임이 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사와가 조용히 검집에 검을 넣었다.


그리고 용의 목덜미에 꽂혀있는 대명장의 검을 회수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작가의말

이번주도 행복한 일주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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