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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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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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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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DUMMY


아침에 눈을 뜨는데 몸이 뜨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 아파서 열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은 아니었다.


컨디션이 안 좋다기 보다는 반대였다.


평소보다 힘이 넘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물의 숲]이라는 가상세계에 들어왔고, 현재 AI상태이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어제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풀파워에 가까운 힘을 써보았기 때문일까?




어렸을때 [우주인류]연구소에서 신체 측정 검사를 했을때는


내 신체 능력의 한계를 체크해 보려고 한적이 있기는 했다.


수영장에서 숨참기는 30분을 넘기고 계속 할수 있을 것 같다는 사인을 보내자 그만하고 나오라고 했다.


물고기 처럼 물 안에서 호흡을 할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폐 안의 산소를 적게 소모하며 버틸수 있었다.


주먹으로 격파 테스트도 했었다.


철근이 들어간 12센치 콘크리트 벽도 부술 수 있었다.


물론 내 손에는 상처하나 남지 않았다.


철강 빔을 몇번 때리며 테스트 하던 중에 조금 찌그러지기 시작했을 때,


아빠가 들어오셔서 뭐하는 거냐고 다른 연구원들에게 소리를 지르셨다.


나는 괜찮다고 하나도 안아프다고 내가 테스트 해달라고 한 거라며 말했지만,


아빠는 다시는 이런 실험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다른 연구원에게 호통을 치셨다.


달 연구소의 최대 천장고 구역은 판도나무가 있는 중앙광장이었다.


그곳의 높이는 대략 10층 건물 정도 높이라고 했다.


그리고 풀 파워로 점프를 한것이 아니었는데도 그정도는 터치 할 수 있었다.


그 이상의 높이는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다.





이렇게 아직 나는 내 힘이 어느정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고 평소에 늘 천천히, 조심히 생활하고 있어서


힘을 주는 연습 보다는 힘을 빼는 연습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나의 힘의 한계를 굳이 알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어젯밤에 늑대 사건도 있고,


앞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생길수도 있다.


내가 어느정도의 힘을 쓸수 있고 어느정도 힘을주면 이정도 강도구나, 하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제도 뛰어가서 주먹을 휘두를 생각 이었지만


내가 앞으로 뛰어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손을 뻗기도 전에 늑대와 충돌했다.


이런것을 잘 모르고 있으면 내가 휘두른 힘 때문에 친구들이 다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구해주겠다며 뛰어 갔다가 몸통박치기를 해서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내 힘에 대해서 공부도하고 조절하는 연습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순간적으로 다리에 최대한의 힘을 주고 점프를 하고나니


잠시 다리가 저린것 처럼 저릿 했지만 이내 시원하다는 느낌과 혈액순환이 잘 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평소의 나는 [최대한 약하게] 모드로 생활하고 있어서


발바닥을 땅에 대지 않고 까치발로만 생활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생활한 기간이 길어지니 나름 그것도 익숙해 지기는 했다.


하지만 한번 그 제한을 풀고나니 다시 그렇게 되돌아 가야 한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래.. 일단 가상세계에 있는 동안이라도.. 맘 편하게 살자.’




그리고 그 생각들을 하던 중에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제이에게 질문을 했다.




“제이, 현실세계에서 그림을 잘 그리던 사람, 달리기를 잘 하던 사람이


전뇌화 AI를 만들어서 가상세계로 들어오면,


그 능력들이 그대로 똑같이 이어지는 거야?


어차피 육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AI로 만들면서 스탯을 자기가 찍고 싶은대로 바꿔도 되는 거 아니야?”





“네 말대로 스탯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도 가능은 해.


무한대로 올리는 건 안되고, 특정 부분을 조금더 올리고 내리는건 기술적으로는 가능해.


그런데 그건 일반 AI를 만들때만 그렇게 하고 전뇌화 AI는 그렇게 안해.


생전의 그 사람 그대로라는 기준의 전뇌화 AI라서 법적으로 인격체 지위를 받은거니까.


만약 그렇게 임의 변경을 하면 그건 전뇌화 AI가 아니고 일반 AI의 범주에 들어가게 될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존 삶의 영속성을 위해서 전뇌화AI를 만드는 거고,


언젠가는 인공 뇌가 완성되면 다운로드해서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 하니까.


자기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하지.”




“그럼 생전에 운동신경 없던 사람은 가상세계에 와도 똑같겠네?”




“응 그렇다고 봐야지. 하지만 그렇게 인위적인 스탯 변경이 아니어도 학습이 가능해.


전뇌화 AI가 되고 나서 가상세계에서 운동이건 기술이건 학습모드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능력치를 어느정도는 올릴 수 있어.


시간과 돈이 드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 우리가 지금 여기서 어떤 기술이나 운동을 학습했어.


그걸 현실 세계로 돌아갔을때 사용할 수 있을까?”




“우리? 그건 안되지,


만약에 인공이건 인간의 것이건 뇌로 전뇌화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그때는 가상세계에서 AI로 습득한 기술까지 육체로 가져가는 게 가능할거야.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얻은 정보를 전송하고 그쪽의 육체가 그 정보만 취득하는 거니까.


가상세계에서 학습한 뉴런의 연결들이 육체로 연결되진 않아.


결국 학습하고 기술을 습득하는건


뇌 안에 뉴런다발이 신호체계를 강화하고 활성화 한 걸 의미하니까.”




“그렇구나..”




나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세계에서 내가 온전한 힘을 사용하며 한계를 테스트 하기는 어렵다.


보는 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상세계나 게임 세상 같은 곳이라면 그 테스트를 해보고 육체적 한계를 알아볼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 한계점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는것과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차이가 있다.


내가 몸으로 감각적으로 익힌것들을 현실 세상으로 가져 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에 조금 아쉽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전뇌화 AI상태로 경험한 기억들을 원래의 뇌로 다운로드 할수 없다.


다만 가상공간에서 있었던 기억들을 입체 영상처럼 만들어서 전송한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부분까지 문서화 되어 저장이 가능하다.


생각으로 명령을 전송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뉴럴링크의 파생기술이다.


그렇게 받은 데이터들을 본체가 받아들였을 때,


실제 경험하고 느낀것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이 세상에서 경험하고 습득한 것들을 그런식으로 이어 받았을때 효율은 몇 퍼센트나 될까?


그런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는 텐트와 캠핑장비들을 다시 NFT카드로 만들어서 지갑에 넣었다.


그리고 지도를 열어서 방향을 잡고 오늘의 여정을 떠날 준비를 했다.


나는 문득 어젯밤에 괴물 늑대가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 졌다.


그래서 어제 그 늑대가 쓰러져 있던 곳으로 걸어갔다.


친구들도 내가 어딜 가는지 궁금했는지 따라왔다.


그 괴물 늑대 녀석이 정신이 들었는지 깨어 있었다.


그런데 더이상 괴물이 아니었다.


무슨 이유인지 그 늑대는 정상적인 늑대 사이즈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다리나 어딘가 부러진건지 일어서지 못하고 낑낑거리고 있었다.


늑대 녀석은 어젯밤 나를 기억 하는건지,


아니면 자기가 부상 상태인데 사람들이 접근해 오기 때문인건지


잔뜩 쫄아서 더 큰소리로 낑낑 거리며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철딱서니 없는 새끼 늑대도 어미와 함께 낑낑거리고 있었다.




“얘도 그냥 지 새끼걱정에 덤빈걸 텐데.. 이게 동물에게도 효과가 있으려나..”




나는 지갑을 열어서 구급상자를 꺼냈다.


더 가까이 다가가자 늑대는 두려워 하면서도 이빨을 들어내고 ‘그르르르르르’ 하는 소리를 내었다.


내가 그 늑대 녀석의 머리통도 살살 만져보고


다리도 여기저기 조물 조물 만져보며 접었다 폈다 해 보았다.


내가 늑대의 오른쪽 앞발을 잡았을때


“케에에엥!!!” 하는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반사적으로 내 손을 물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친구들이 깜짝 놀랐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손을 물린채 늑대의 목을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반대 손으로 구급 상자에서 회복연고를 꺼내 늑대의 앞발에 발랐다.


그리고 붕대로 상처를 감아주고서야 늑대의 앞발을 놔 주었다.


그 치료가 계속 되는 동안에 늑대는 신음을 내며 계속 내 손과 팔을 물었다.


친구들은 걱정했지만 나는 할일을 계속 했다.




“됐다! 이놈아! 그만 놔라!! 고만 물어!!!”




늑대는 앞발을 놔 주자 더이상 나를 물지 않았다.


가상세계에서는 현실세계의 물리엔진 기반이지만 아이템의 효과는 빨리 나오는 편이다.


약을 바르고, 음식을 먹으면 현실세계에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오지만,


가상세계에서는 몇초만 기다리면 바로 효과가 나온다.


어젯밤 배고픔도 음식 아이템을 먹고 얼마 후 바로 사라졌다.


아마 이 약이 효과가 있다면 금방 효과가 나올 것 이었다.


예상대로 였다.


몇초가 지나자 늑대가 더이상 낑낑거리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어미가 일어서자 새끼 늑대가 좋아서 겅중겅중 주변을 뛰었다.


늑대는 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인사라도 하는 듯이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




“가자~ 얘들아”




사와는 옆으로 와서 늑대가 열심히 씹던 내 손과 팔을 만져봤다.




“손 괜찮은거야?”



“응, 치료해 주는걸 알았는지 그렇게 세게 안 물었어.”



물론 거짓말이다.


그놈이 치료를 해주는 것을 알았을리 없다.


그놈도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지라 살기위해 있는 힘껏 나를 물어뜯었다.


물론 컨디션이 안좋아서 정상적으로 온힘을 다하지는 못했겠지만.


하지만 오늘 하나 알게 된건 웬만한 짐승의 이빨은 내 피부를 뚫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원래는 좀 물려서 상처가 나더라도 회복약 아이템이 여유가 있으니까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무 상처가 없었다.


나도 이 부분은 은근히 놀랐다.




“제이! 그런데 원래 [동물의 숲]에서 동물들이 저렇게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거야?”




“그러게.. 내가 알기로는 그런 설정은 없는 걸로 아는데..


특별 이벤트로 밤에만 렌덤으로 괴수화가 되었다가 돌아 간다거나


그런 설정이 생길 수도 있어.


관리자가 그런식으로 설정을 가끔식 바꿔서 이벤트를 하기도 하니까.


지금 나도 온디바이스 모드라서 검색을 할수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여간 앞으로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좀 더 조심해야 겠다.


그리고 중간에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들이 있으면 최대한 정보 수집도 해야겠어.


생각보다 위험한 구간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좋은 아이템도 최대한 구하자!!!!”




사와는 어젯밤 사건 이후로 아이템에 꽂혔다.


전설의 검을 손에 쥐어야 겠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검이 뭐냐고 물으며, 잘 모르겠다는 제이를 계속 볶았다.


마치 그녀가 현실세계에 있을때 디저트를 찾아 다닐 때의 눈빛과 비슷하다.


사와는 무언가 하나에 잘 몰입하는 성격이었다.


우리는 늑대 가족을 뒤로 하고 환영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밀림을 헤치고 40km의 강행군을 해야 한다.


다들 아이템의 추가효과를 통해 이 강행군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이겨낼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모험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작가의말

오늘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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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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