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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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用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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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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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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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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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1. 험난한 비서 생활 마무리

DUMMY

[김진수 의원, 법무부 장관에 대한 평가 논란. ]


“그렇잖아. 그 새끼, 연수원 몇 기야?, 선배들 다 재끼고 장관이 된다는게 말이 되나?”


‘하...씨X, 좆됐네..그냥 모르쇠로 할려나, 딥페이크였으면 좋겠네..진짜..’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진성일보가 터뜨린 독점 영상을 보면서 영감님의 발언을 보고선 머리를 질끈 감고 있었다. 뉴스로 나온 영상은 사석에서 촬영된 영상임이 확정적이었지만, 여당의 법사위원이 정권에서 내정한 법무부장관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여당 내에서 입지가 축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야당에서 이를 얼마나 좋은 먹잇감으로 삼을지는 두고두고 뻔했다. 이틀 뒤 있을 법무부 장관 청문회도 개판이 될 것은 뻔한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친하게 지내던 기자님들께서는 온갖 전화와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먹잇감 물고나면 존나게 빠르네.’


오는 전화와 메시지를 일일이 받을 수 없었고, 일단 국회에 출근해야 대응이 가능할 상황으로 보였다.


‘이번 정류장은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역입니다.’


지하철역을 내려서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국회의원실로 이동했다. 또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을지, 영감님은 얼마나 화가 나있을지, 가늠도 잡히지 않았다.


‘아니다, 어쩌면 영감님 출근하지 않겠다.’


이런 생각으로 치달을 때 쯤, 의원실 앞에 도착했다. 의원실 앞에는 벌써 국회출입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김비서, 이거 어떻게 된겁니까?”


“지나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의원실에 들어가자마자, 사무실 안에 있는 보좌관과 비서들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지금 상황 확인 중입니다. 아니 탈당해서, 야당으로 가다니요, 왜 말이 뜬금없이 그렇게 이어집니까?”


모든 보좌관들은 통화를 하면서, ‘확인중’이라는 말만하고 있었다. 의원실에 들어와서야 유선번호와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기자들과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 저희도 확인중에 있습니다. 곧 있으면 입장표명할겁니다. 다른 전화가 와서요. 네네, 확인 중입니다.”


모든 보좌관들은 앵무새같이 확인중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보좌관 생활이 이렇게 콜센터 같은 느낌도 들고, 아무튼 다이나믹한 비서 생활이라고 생각했다.


영겁의 시간이 지나고나자, 수석보좌관이 도착했다.


“보좌관님, 기자들로부터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대응할까요. 일단 확인중이라고만 했었습니다.”


“하...”


수석보좌관 정윤이 머리를 긁으며 얘기했다.


“3일전 몇몇 검찰후배들이랑 식사를 하셨나봐, 의원님이 검찰 후배들이랑 얘기하면서, 이런 저런 사담을 했는데, 그때 얘기했던 내용이래..하..”


일단 해당 내용 자체는 김진수 의원이 말한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이었다.


‘딥페이크길 바란 내가 병신이지..’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날카로운 인사검증이 이루어져야할 때인데, 모든 관심은 법무부 장관이 아닌, 김진수 의원에게 관심이 몰릴 것이 뻔했다.


“일단 오늘 의원님 행사는 전면 취소할 예정입니다. 일부 기자들과는 의원님이 직접 전화로 인터뷰할 예정입니다.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 방안은 이렇습니다. 기자들에게 이렇게 전달하세요.”


의원실 내 모든 비서관들 미어캣처럼 귀를 쫑긋하고 서있었다.


“사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진 사담에 불과하며, 후배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공감정도 해준 것이다. 김진수의원은 당론과 대통령실의 임명권을 존중하는 바이며, 후배들을 격려하러간 자리의 대화 녹취와 영상이 이렇게 무분별하게 풀려서, 심히 유감이다.”


검찰 후배들의 투정에 공감하는 선배 검사의 모습과 사생활을 유출당한 피해자의 모습을 동시에 가져갈려는 속셈이신듯하다.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있었다면 꽤 친할 후배일텐데, 바로내쳐지는 걸 보면, 정치의 세계는 참 냉정하다. 먼저 친한선배를 뒷통수친 검사가 냉정한 것일까?


의원실의 모든 비서들과 보좌관들은 다시 전화를 돌리며 바빠지고 있었다. 그렇게, 아침부터몰려온 폭풍은 한차례 지나가고 있었다.


“김비서”


수석보좌관은 성준을 부르고는 청문회 질의와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지난 번 지역구에서 올라온 민원 부분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직 진행중에 있습니다. 일단 지자체 담당 주무관과 과장들에게 건의하여, 지자체 추경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의원들에게도 전달해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해당 업종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도와줄 수 있는 국비사업을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관련 방향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정부부처를 컨택하는 중입니다.”


“알겠습니다. 김비서. 지역구에서 올라오는 민원도 빼먹지 않고, 잘해결해야합니다. 그래야 이번에 의원님 삼선이 가능합니다. ”


“네. 알겠습니다.”


‘하..존나 힘드네..’


힘들다고 속으로 외쳐도 다른 사람들도 야근을 해야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성준이 모시는 김진수 의원은 재선인 야당법사위원으로 현재 청문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청문회를 위해서, 의원실 내 모든 보좌관과 비서진들이 몰두하고 있었다. 특히나 사건 사고가 터진 다음에는 기자들이나 국민들이 엄청 주목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결정적으로 국민들의 기억에 각인될만한 한방이 필요했다. 해가 저물고, 저녁이 되었지만, 김진수 의원 사무실의 낮은 계속되었다.


“우리 뭐 좀 먹고 합시다. 누가 먹을 것좀 사올래요?”


다른 보좌관들이 가만히 있었다. 보좌관들 중 막내인 성준은 적당히 눈치 보고, 말을 꺼냈다.


“제가 사오겠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어쩌겠는가, 가장 늦게들어온 막내고, 짬으로도 막내다.


“오늘 야근하는 사람이 많은데, 혼자 다녀올 수 있겠어요? 같이 갈까요?”


수석보좌관이 친절하게 얘기를 꺼냈지만, 성준에게는 이조차도 무엇인가 테스트처럼 느껴졌었다.


“괜찮습니다. 혼자 다녀와보겠습니다.”


국회를 나가서, 근처의 샌드위치 집으로 향했다.


“예약하고 왔는데요?”


“조금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지금 마무리 중입니다.”


샌드위치 가게 의자에 앉았고, TV에는 야구중계를 하고 있었다.


「경기끝났습니다. 라이온즈, 병살타로 9회말 공격을 마무리되며, 7연패의 늪에 빠집니다.」


‘임마들 우승하던 유전자는 다 사라졌나? 7연패라니, 쪽팔린다. 도대체 암흑기는 왜 이렇게 길지.’


고향이 대구인 성준은 모태부터 라이온즈 팬이었다. 자신이 대학교 다니고, 사회초년생일때만 해도, 왕조시절이라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암흑기 들어가고 나서, 경기수준을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도대체 언제쯤 다시 성적올릴지, 우승은 언제할려고 저러는건지 싶다. 이러다가 응원 때 외치는 최강라이온즈라는 구호가, 최강이글스, 최강자이언츠와 같이 ‘소리없는 아우성’같은 역설법의 용례로 쓰이는건 아닐까 싶었다.


“손님, 주문하신 샌드위치와 음료 나왔습니다.”


점원의 말에 양손 가득 샌드위치와 음료를 들고서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샌드위치를 사고 돌아오면서 성준은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씨부럴..그러고 보니 이건 대학원 생활과 다를게 하나도 없는데.’


성준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았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크게 3가지 선택이 있었다.


첫 번째 선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피아노전공을 했다. 부모님이 피아노를 시켰었는데, 한 번들었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하는 것을 보고, 절대음감능력을 가진 것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늦게 피아노를 배웠음에도, 콩쿨에서 입상하는 친구를 보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에는 재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중학교 2학년 겨울, 놀다가 손가락을 다치게되며, 피아노를 그만두었다.


두 번째 선택은, 석사를 진학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신촌에 위치한 명문대 정치외교학과를 진학했다. 그리고, 그냥 전공이 재밌어서, 정치사를 석사 주제로 잡았는데, 이게 이렇게 힘들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교수 밑에서 고생이란 고생과 노예짓을 번갈가면서 살았다니, 결국 캠퍼스에 입학한 지 10년이 되던 30살에 조금 넘어서, 겨우 척척석사가 되었다. 전공이 돈벌이랑은 너무나도 거리가 먼터라, 좋은 취직 자리도 없었다. 석사만 졸업하면, 국책연구원 자리라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 조차도 경쟁률이 너무 심했다. 일반기업들은 전형적인 문과인 성준이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고, 결국 다시 노예의 자리로 돌아와서 박사를 시작했다. 기왕 시작한 김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 교수라도 노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선택이었던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 때 참았어야했나..’


인생에서 선택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린다면, 무조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박사를 한 것이 잘못이었을 수도 있다. 인생을 되돌린다면, 박사는 하지않고, 비트코인도 사고, 해야될게 많다. 아, 그리고 꼭, 꼭 연애를 많이 할 것이다. 그 많던 여학우들에게 제대로 말도 못걸어본 캠퍼스 생활과 결국 끝까지 솔로였던 자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지금도 결국 솔로이건만..


아무튼 그 사건이 일어난 뒤로, 인생이 많이 꼬였고, 30대 중반에 석사학위 밖에 없고, 경력이 없는 사람이 취업시장에 던져졌을 때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성준씨는 석사신데, 전공도 특이하고, 공백기간이 많네요?」


면접만 가면, 면접관들이 하던 질문이었다.


「교수가 될려고, 박사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딴소리를 어떻게 하나? 아무리 답변을 유창하게 만들어도, 이상하게 보였고, 어쩌다보니, 국회의원 비서로 늦깎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되었다.


취업이 되었지만, 현실은 시궁창에 가까웠다. 고생하는 것도, 잡일을 하는 것도 기본이었다. 밤새서 자료를 준비했던 법안들이 통과가 되는 것은 거의 보기 어려웠고, 그마저도 쟁점이 있는 법안의 원안은 의원들 간의 타협과 조율을 통해, 어느 순간 준비했던 내용과는 심하게 달라지는 부분이 많았다. 소속 의원의 잡일을 할 때마다 현타가 왔지만, 생각은 항상 동일했다.


“손님! 주문하신 샌드위치와 음료 모두 나왔습니다.”


점원에게 주문한 음식을 전달받고서는 잠시 내려두었다


‘어떻게든 버텨보자. 언젠간 해가 뜬다.’’


무선이어폰을 끼고, YB가 부른 ‘해야’라는 노래를 들으며,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학교다니면서 응원곡으로 처음 들었던 노래였는데, 성준의 최애 곡이자, 힘을 내고 싶을 때마다 들은 노래였다. 기왕 국회에 들어온 이상, 이번에는 버텨보겠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하고 있었다, 혹시 아는가, 이렇게 버티다보면, 나중에 공천이라도 받고, 한 자리 할 수 있을지. 다시 희망을 품으며, 의원실 식구들의 저녁식사를 가지고,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 묻혀있는 고운 해야, 아침을 기다리는 애띤 얼굴’


느린 선율 속을 뚫고, 성준의 귓가에 갑자기 경적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빵빵빵


성준의 눈 앞에 고급세단이 나타났고, 그 차량은 경적을 울리며 성준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끼이이익~펑


차량과 충돌하며 성준은 멀리 날라갔다.


‘아..진짜 억울하네. 아무것도 해본게 없는데, 이럴꺼면 그냥 사무실에 있을걸 그랬나..’


차에 치이고, 날아가는 찰나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졌다.


자신의 피가 흐르는 것을 보면서, 서서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렇게 2024년 김성준의 인생은 마무리 되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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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76. 숙제가 많은 1982년 (2) 24.09.01 74 4 12쪽
75 E75. 숙제가 많은 1982년 (1) +1 24.08.30 82 3 12쪽
74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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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8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90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69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9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50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7 5 11쪽
65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90 4 12쪽
64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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