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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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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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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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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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46 파티플레이 (1)

DUMMY

Lv. 46 파티플레이 (1)


사장실 문을 닫고 들어온 진호를 흘끔 쳐다본 규태는 소파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진호는 평소와 다른 규태의 분위기에 소파에 앉아서 연신 그의 눈치를 살폈다.


“진호야.”

“예, 예! 형님. 아니, 사장님.”


규태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긁적이다 어렵게 입을 열었다.


“형이 오전에 누굴 만나고 왔는데.”


진호가 꼴깍 침을 삼켰다.


“너 최성 그룹의 김민석 비서 실장이라고 아냐?”


집을 나오기 직전 제 손으로 직접 길드장을 위임하고 온 사람을 모를 리 없었다. 진호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네가 어느 부잣집 도련님인 건 알고 있었는데, 그 부잣집이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일 줄은 생각도 못 했거든.”

“이제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그쪽은 그렇게 생각 안 하던데?”


규태가 답답하다는 듯이 넥타이를 잡아당겨 느슨하게 하고는 와이셔츠의 가장 윗단추를 풀었다.


“김민석이라는 비서 실장이 그러더라고. 뭘 노리고 접근한 거냐고. 최강 그룹이랑 거래라도 트고 싶은 거냐고. 참나, 세상 별일이 다 있다. 그치? 내가 최강 그룹 회장님 비서 실장이란 양반이랑 얘기도 다 해 보고 말이야.”


규태는 소파에 앉아 제 앞에 놓인 사탕 바구니에서 사탕을 하나 까서 제 펫에게 건네주고 자기 입에도 집어넣었다.


“그래서 형이 그 비서 실장인지 비서 나부랭이 인지한테 뭐라고 했을 거 같냐?”

“모르겠습니다. 형님. 근데 제 말 좀······.”


규태가 손을 들어 진호의 말을 막았다.

진호는 땀이 배어 나오는 제 손바닥을 허벅지에 쓱쓱 문질러 닦아내고는 초조하게 손톱을 뜯었다.

설마 김 비서가 이렇게 빨리 제 위치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설 줄은 몰랐다.

제아무리 규태가 중견 기업의 대표라 해도 상대는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진호는 어느새 체념한 듯 어깨를 늘어트렸다.


‘나한테 까불 때는 세상 무서운 것 없는 놈처럼 굴더니······. 나한테 하는 거의 반만큼만이라도 최민철 회장한테 좀 해 보지.’


이미 모든 걸 포기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진호를 보며 규태가 '쯧'하고 혀를 찼다.


“나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아는 동생 놈이 지 아빠랑 싸우고 가출했다고 해서 알바자리 하나 내어준 거라고. 그게 잘못이냐고 했거든?”

“예?”

“그랬더니 그 양반이 최성 그룹 체면도 있으니까 알바 말고 정직원으로 고용해 달라고 하더라고.”


진호는 방금 규태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봤다.


“그래서 내가 경력 없는 생초짜한테 정직원을 바로 주기는 힘들고, 그래도 최성 그룹 얼굴이 있으니까, 인턴부터 시켜주겠다고 했다. 어떠냐?”

“예······, 예······?!”

“너는 아빠 빽 잘 둬서 인턴 된 줄 알아. 낙하산이라고, 낙하산. 알겠냐?”

“혀, 형님······. 형님 진짜 사랑합니다.”

“저리가, 임마. 징그러워. 난 우리 희주밖에 없거든?”


엉겨 붙는 진호를 떨쳐낸 규태는 진호를 내보내고 나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진호에겐 비서 실장을 만났다고 했지만, 사실 규태가 만난 건 최민철 본인이었다.

물론 대화의 대부분은 비서 실장이라던 김민석이라는 사람과 나눴지만, 최민철 본인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노인네, 튜토리얼만 끝냈을 텐데도 위압감이 어마어마했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레벨이라고 해도 역시 대기업 총수는 총수였다.

규태는 최민철 회장의 매서운 눈빛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고는 박 부장을 불렀다.


규태의 지시를 받은 박 부장이 진호를 직원들에게 소개하고, 진호는 박 부장이 있는 경영지원팀으로 배정받았다.

정한과 희주, 현주가 있는 영업팀과는 자리가 제법 떨어져 있어서 진호는 울상을 지으며 터덜터덜 박 부장에게 끌려갔다.


그날 저녁.

정한이 규태의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전체 회식을 감행했던 것과는 달리 소소한 인원이 한강공원에 모였다.


원래대로라면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했을 시기이건만, 정식 서비스가 오픈한 이후 몬스터 밭이 되어버린 탓에 사람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것도 레벨이 낮은 보통 사람들 이야기.

이미 한강의 몬스터들이 회색 점으로 바뀐 정한에게는 그다지 문제 될 일이 아니었다.


정한과 그의 분신이 주변의 몬스터들을 정리하는 동안 진호와 박 부장, 민규가 돗자리를 깔았다.


“와. 한강 진짜 오랜만에 오네요. 올해 들어서는 처음인 거 같은데요?”

“몬스터들이 생겨났을 때만 해도 이제 다시는 한강에서 치맥은 못하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윤 과장님 덕분에 오게 되네요. 으하하하하하.”

“그럼요. 이게 다 형님을 잘 둔 덕분이죠!”


박 부장과 진호는 둘 다 정한의 열렬한 추종자들이었기에 금세 친해졌다. 그들은 정한을 칭송하며 포장해 온 음식들을 먹기좋게 펼쳤다.

주변을 대충 정리한 정한과 규태, 희주가 돌아오자, 진호의 환영회를 빙자한 길드 ‘아레나’의 정모가 시작되었다.


캔맥주와 음료수를 손에 든 사람들이 길드의 마스터인 규태를 쳐다봤다.


“큼. 크흠. 자, 우리 회사에 최진호 인턴이 들어온 걸 축하하고, 우리 길드 ‘아레나’의 무궁한 영광과 발전을 위하여 다 같이 건배!”

“건배!”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대충 배를 채운 현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희주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어디가?”

“레벨 올리러.”

“엇, 차장님. 같이 가시죠!”

“저도 같이 가요.”


현주와 박 부장, 민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희주와 진호도 함께 따라나섰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 그들에게 분신을 붙여놓은 정한은 새카만 한강을 보며 혼자 맥주를 홀짝였다.

그의 무릎 위에는 제 몸보다 커다란 치킨 조각을 들고 행복해하는 토니와 주드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왜 혼자 청승이냐? 같이 마셔.”


규태가 캔맥주를 들고 정한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야, 넌 알고 있었다며?”

“뭐를?”

“진호 말이야. 진호.”

“아아. 진호······. 저번에 술 마시고 얘기하더라고.”


사실 정한은 진호가 아주 어린 아기일 때부터 봤으니 당연히 모를 수가 없었다. 물론 진호는 기억 못 하는 눈치였지만.

정한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아버지와 싸웠다고 저를 찾아올 리가 없었다.

어릴 적 자신을 좋다고 쫓아다니던 꼬맹이가 커서까지 그럴 줄은 정한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야, 내가 최민철 회장 처음 봤거든? 근데, 확실히 회장님은 회장님이더라. 눈빛이 아오······, 살벌하더라, 야.”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규태를 보며 정한은 말없이 웃으며 손에 들린 캔맥주를 홀짝였다.


최민철 회장, 그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다.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린 정한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지금의 집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진호가 가출했다며 찾아온 날 진호 몰래 전화를 해줬던 것이었는데······.


“······네, 지금 저희 집에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야기해 볼게요. 네, 들어가세요.”


정한은 진호가 찾아온 날 최민철 회장과의 통화를 상기했다.


‘설마, 규태 형을 따로 불러냈을 줄은······.’


민철이 아무 죄도 없는 규태에게 괜히 해코지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제가 괜한 짓을 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무슨 얘기 했어?”

“최민철 회장이랑은 직접적으로 얘기는 안 해봤고, 그 비서랑만 얘기했어. 그냥 뭐, 도련님 잘 부탁드립니다, 정도?”

“그래? 다행이네. 괜히 대기업이랑 척지면 좋을 거 없으니까.”


정한의 후견인이었던 최민철과 제 아버지의 유산을 두고 대립했던 자기 친척들의 말로를 지켜본 정한은 말을 아꼈다.


“형은 레벨 안 올려?”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른 정한이 적당히 화제를 돌렸다.


“난 던전가서 윤정한이라는 훌륭한 기사가 운전하는 버스를 탈 건데? 굳이?”

“형 빼고 가야겠다.”

“운전할 사람 나밖에 없지롱. 너에게 선택권은 없다. 넌 나랑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야.”


얄밉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저를 놀리는 규태를 보던 정한은 조용히 시선을 돌려 그를 외면했다.


*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강원도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규태의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근데 왜 맨날 운전은 나만 해?”

“운전할 사람 형밖에 없다며. 그러니까 형이 해야지.”

“하. 입이 방정이야. 입을 다물고 있어야 돼.”


자기 손으로 입술을 때리는 규태의 손을 붙잡아 말린 희주가 정한을 돌아보며 물었다.


“근데, 진짜 예약 같은 거 안 하고 가도 되는 거예요?”

“일단 가 봐요. 가서 보고 정하면 되죠.”


왠지 모르게 자신감 넘치는 정한의 태도에 희주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말없이 몸을 원래대로 했다.

그렇게 두 시간을 조금 넘게 달려 도착한 강원도 인제의 펜션은 역시나 정한의 예상대로 텅 비어있었다.

익숙하게 이층 발코니를 통해 펜션 안으로 들어간 정한이 일 층의 문을 열어 일행을 맞이했다.


“이주 만에 오는 거라 역시 먼지가 좀 쌓였네요.”

“이거, 범죄 아니냐?”


태연하게 말하는 정한을 규태가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어차피 버려진 거나 마찬가진데. 뭐, 어때?”

“맞아요. 형님. 누가 몹이 득실거리는 계곡으로 피서를 오겠습니까?”

“그래요, 형부. 좀 비켜봐. 들어가게.”


현주가 현관 앞에 멀뚱멀뚱 서있는 규태를 밀치고 가져온 짐을 낑낑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여보야, 지금, 이 상황이 나만 이상한 거야?”

“음. 아무래도? 난 정한 씨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 꼴을 봐, 오빠.”


희주가 창문이 깨진 채 방치되어 있는 건물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도, 여긴 다행히 멀쩡하네요.”

“저건 초반에 깨진 거라서······. 정식 서비스 오픈한다고 했을 때 빼고 몹들이 여기까지 내려온 적은 없거든요.”


고개를 끄덕이며 희주가 안으로 들어갔다.

정한과 진호는 차에 실어두었던 짐들을 내리고 희주와 현주는 내부를 청소했다.

현관에 서있던 규태도 희주의 부름에 후다닥 들어가 청소를 도왔다.


“여럿이서 하니까 금방 하네. 그럼, 우리 내일 바로 던전 가요?”


일 층 거실에 둥글게 모여 앉은 이들에게 정한이 내일의 일정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요 앞에 있는 산에 필드 보스 한 마리가 있는데, 그놈을 먼저 잡을 거예요. 그래서 열쇠가 나오면 바로 던전을 가고, 안 나오면 열쇠 나올 때까지 각자 흩어져서 사냥해야겠죠. 그리고······.”


정한의 설명은 밤이 깊어지도록 계속되었다.


다음날.

역시나 가장 먼저 일어난 정한이 2층 발코니를 넘어 밖으로 나갔다.


‘아, 이제는 일 층으로 다녀도 되는데······. 이래서 습관이 무섭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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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Lv. 47 파티플레이 (2) 24.07.03 234 8 11쪽
» Lv. 46 파티플레이 (1) 24.07.02 252 8 11쪽
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2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60 8 11쪽
41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1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39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2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7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39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1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49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3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5 14 11쪽
30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5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28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4 15 11쪽
27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28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25 Lv. 24 서울 나들이 (3) +1 24.06.13 455 14 11쪽
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0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0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8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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