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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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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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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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DUMMY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단순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 정한도 그랬다.

백여 마리가 넘는 몬스터들을 기계처럼 썰고 있는 정한에게 그들의 공격 패턴은 이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나가들의 공격은 그를 위협할 수준이 되지 못했고, 덕분에 정한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그가 애써 외면해 왔던 생각들이 밀물처럼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갑자기 생겨난 몬스터들과, 그것들을 마치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사냥하는 자신.

그리고 광화문 참사를 일으켰던 ‘엘리시온’의 정식 서비스 오픈.

‘엘리시온’은 무엇이며, ‘정식 서비스’라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그동안은 이런 생각을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평소 그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모든 것을 의심해 볼 법도 한데 왜 자신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이 세계에 일어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물론 그의 질문에 답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없어야 했다.


[플레이어의 요청에 따라 ‘아스포델의 들판’을 구성하는 열세 번째 사도(邪道)가 플레이어에게 낙화(落花)합니다.]


정한의 머릿속이 한참 복잡하던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른 알림창과 함께 그의 앞에 새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 빛줄기 안에서 커다란 빛의 광원이 천천히 내려오더니 정한의 눈앞에 멈춰 섰다.

정한의 앞에선 빛의 구체는 눈 부신 빛을 발하더니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빛의 구체가 사라진 자리에는 새하얀 머리카락에 새하얀 옷, 온통 새하얀 색으로 온몸이 뒤덮인 엄지손가락만 한 사람의 외형을 한 생명체가 잠든 것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뭐지? 새로운 이벤트인가?”


정한은 내심 기대하면서도 상대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공격하려는 낌새가 보인다면 바로 대응 할 수 있도록 손에 들고 있던 검을 고쳐잡았다.

새하얀 생명체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저는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사도, 주드 이스칼리오트. 플레이어님의 요청에 따라 ‘아스포델의 들판’에서 파견 나왔습니다. 그냥 편하게 주드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플레이어님.”


생명체가 제 소개를 끝내자 여태 본 적 없는 붉은색의 알림창이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정한의 시야 가득 떠올랐다.


[경고! 경고!]

[‘엘리시온’이 일부 서버에서 발생한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긴급 서버 점검이 시작됩니다. 모험가님들은 안전한 곳에서 대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치명적인 오류로 확인 될 경우 이를 수정하기 위해 일부 지역의 서버가 잠시 다운될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켜진 적색 경고등과 함께 정한과 새하얀 생명체를 제외한 동굴 안에 있던 모든 움직임을 가지고 있던 것들이 일시 정지 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일제히 멈췄다.


“일단 그전에······.”


새하얀 생명체가 정한의 곁으로 날아와 그의 손에 제 작은 손을 가져다 댔다.


[펫 목록에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사도가’ 추가됩니다.]


‘지지직’ 거리며 떠오른 알림 창위로 펫 목록이 자동으로 활성화됐다.

정한은 ‘플랑크톤’의 밖에 없었던 제 펫 목록에 새롭게 생겨난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을 볼 수 있었다.


[긴급 서버 점검이 완료되었습니다.]

[긴급 서버 점검 보상이 인벤토리로 지급되었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즐거운 모험 되시길 바랍니다.]


붉은 경고등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멈춰있던 동굴도 일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휴. 조금만 늦었으면, 오자마자 소멸당할 뻔했군요.”

“넌 뭐지?”

“저는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정한은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새하얀 녀석의 말을 끊었다.


“아니. 그런 자기소개 말고. 너 뭐 하는 놈이냐고.”


정한은 저를 향해 다가오는 나가 전사를 상대하며 제 곁을 날아다니는 새하얀 생명체를 주시했다.


“저는 플레이어님의 질문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질문? 무슨 질문? 난 질문 한 적이 없는데?”

“이 세계에 갑작스럽게 생겨난 변화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으셨나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는데?”


정한은 제 곁을 날아다니던 새하얀 생명체를 공중에서 낚아챘다.


“플레이어의 생각과 감정은 모두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란 그런 거거든요.”


정한의 손아귀에서 손쉽게 빠져나간 새하얀 생명체가 제 옷에 잡힌 주름을 탁탁 털어 펴고는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수첩을 꺼내 팔락팔락 넘겼다.


“플레이어님의 질문 중에서 아직 레벨 부족으로 접근 권한이 없는 정보들을 제외하면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답변은 두 개뿐입니다. 들으시겠습니까?”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

‘아스포델의 들판’ 플레이어용 특별 퀘스트 : 정보 수집 (1)

<내용>

‘아스포델의 들판’의 유일한 플레이어를 위해 세계의 파편이 열세 번째 사도를 내려보냈습니다.

그를 통해 ‘엘리시온’의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클리어 조건>

열세 번째 사도에게 ‘엘리시온’의 정보 듣기.

<성공 시 보상>

아주 적은 양의 ‘엘리시온’에 대한 정보

5골드

경험치

<실패 시 보상>

실패 없음.

====================================

[해당 퀘스트는 특별 퀘스트입니다. 자동으로 수락됩니다.]


정한은 갑자기 생겨난 새하얀 생명체를 믿지는 않았지만, ‘특별 퀘스트’라는 명목으로 자동 수락된 탓에 거부할 수 없었다.


“플레이어님께서는 처음부터 ‘엘리시온’과 동화율이 높았습니다. 그러니 세상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으셨던 거죠. 그리고 그 덕에 의심할 생각을 하지 못하셨던 겁니다. 이것으로 두 개의 질문이 해결되었군요!”

“대체 그 ‘엘리시온’이란게 정확히 뭔데?”

“해당 정보는 플레이어님의 레벨이 낮아 접근 권한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빨리 레벨을 올리시는 게 좋겠죠?”

“그럼, 왜 하필 나야?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퀘스트가 주어지나?”

“현재 서버 ‘지구’에는 플레이어 외에 다른 ‘아스포델의 들판’의 플레이어가 없습니다. 해당 퀘스트는 플레이어만을 위한 퀘스트이므로 모험가들에게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플레이어님은 정말 동화율이 높으시군요. 퀘스트의 형태로 뜨는 것은 정말 극소수의 높은 동화율을 가진 플레이어들뿐인데 말입니다.”


새하얀 생명체가 정한의 주변을 날아다니며 신기하다는 듯 그를 살펴보자, 정한의 어깨 위에 있던 ‘플랑크톤’이 강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너.”

“주드, 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왜 나를 플레이어라고 부르지? 여기는 모험가 시스템 아닌가?”

“흠. 그 질문은 약간 정보 접근의 경계가 모호하군요. 뭐, 괜찮겠지요. ‘엘리시온’의 플레이어는 모험가. ‘아스포델의 들판’의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라고 부릅니다. 각자의 사용자를 혼동하면 안 되니까요.”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아주 적은 양의 ‘엘리시온’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주변을 가리고 있던 정체 모를 안개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차린 느낌이 듭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5골드와 경험치를 받았습니다.]

[연속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

‘아스포델의 들판’ 플레이어용 특별 퀘스트 : 정보 수집 (2)

<내용>

‘엘리시온’에 대한 정보를 들었지만, 현재 가진 정보로는 ‘엘리시온’을 정확히 파악하기엔 부족합니다.

정보의 접근 권한은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나누어집니다.

레벨을 올려 열세 번째 사도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합니다.

<클리어 조건>

80레벨 달성

열세 번째 사도에게 ‘엘리시온’의 정보 듣기.

<성공 시 보상>

적은 양의 ‘엘리시온’에 대한 정보

10골드

경험치

<실패 시 보상>

실패 없음.

====================================

[해당 퀘스트는 특별 퀘스트입니다. 자동으로 수락됩니다.]


정한은 새롭게 생겨난 퀘스트가 또다시 자동으로 받아지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라? 새로운 퀘스트가 떴군요! 자. 그럼, 어서 빨리 레벨을 올리러 가볼까요?”


아무래도 연속 퀘스트를 다 끝내기 전까지 저 새하얀 녀석과 함께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어째 점점 뭐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


정한은 어느새 셋으로 늘어난 제 일행을 보며 지나가는 나가 전사를 향해 표창을 던졌다.


열세 번째 사도는 한 가지 단점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쓸모가 있는 펫이었다.

그는 정한이 몬스터를 사냥할 때마다 각종 이로운 효과를 부여해 주거나 상태 이상을 해제해 주고는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냥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어떤가요? 제가 저 하찮은 ‘엘리시온’의 잔재보다 뛰어나지 않나요?”

“평판은 잘 올리고 계신가요? 평판을 올려 두시면 나중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텐데······.”

“펫 관리 창에서 이름을 바꿀 수 있으신 건 알고 계시겠죠? 제 이름도 주드라고 바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가들은 사실 상체에만 방어구를 착용한다는 거 아시나요? 그래서 녀석들을 아무리 잡아도 하의나 신발 같은 방어구는 나오지 않는답니다.”


다만, 정한에게는 그 한 가지 단점이 모든 장점을 상쇄할 만큼 커다란 것이었다.

정한은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주드 탓에 두통으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진호 녀석이 그리워질 줄이야.”


진호는 그래도 최소한 제 눈치를 보며 떠들었다.

그런데 이 사도라는 녀석은 눈치 따위는 개나 준 듯 저가 답변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떠들기 바빴다.


“이봐 너.”

“네. 주드입니다.”

“그래, 너. 말을 그만할 수는 없는 거야?”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 정도면 사도 중에서도 굉장히 과묵한 타입이랍니다!”

“하······. 말을 말자.”


정한은 제가 알고 있는 ‘과묵하다’라는 단어의 뜻이 녀석이 살던 곳에서는 반대의 의미로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것보다, 들어보세요. 제가······.”


그게 아니면 이렇게 끊임없이 떠들면서 과묵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리 없을 테니까.


“야. 너 그렇게 떠들 거면 퀘스트나 주면서 떠들어!”


결국 참다못한 정한이 주드를 향해 소리치자, 주드는 정한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딱’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알림창이 떠올랐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도움말 : 모험가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엘리시온’과의 동화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능력치가 상승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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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2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59 8 11쪽
41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1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39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2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7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39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1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49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3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5 14 11쪽
»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5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28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4 15 11쪽
27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28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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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0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0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8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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