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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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26,964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6.14 18:20
조회
428
추천
13
글자
11쪽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DUMMY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액체 괴물을 향해 싸울 준비를 하고 있던 분신을 불러들인 정한은 시야의 위쪽에 떠올라있는 타이머와 레버를 번갈아 가며 시간을 확인했다.

남은 시간이 1분을 지나자마자 푸른색 레버가 퉁 소리를 내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럼 그렇지.’


큐베로스를 잡는데 당시 동화율 백 퍼센트이던 분신을 이용해도 십 분이 넘게 걸린 데다가 죽을뻔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레벨이 오르고 장비 좀 바꿔 꼈다고 해도, 액체 괴물을 잡는 데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오 분은 넘게 걸릴 게 분명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기다려 본 건데 역시나 그의 예상대로 레버의 재사용 시간이 좀 더 짧았다.

대충 액체 괴물의 공략법을 파악한 정한은 인벤토리에 있던 비약들을 입에 털어 넣었다.


요리도 해서 먹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정도까지 수고를 들이고 싶은 상대도 아니었고, 이렇게 악취가 심한 곳에서 굳이 음식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정한이 전투 준비를 하는 동안 몸을 숨기고 레버 옆에서 대기 하던 그의 분신은 정한이 오염지역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레버를 잡아당겼다.


[오염된 공간에 진입했습니다. 대기 중에 퍼져있는 독을 흡입하여 상태 이상 ‘중독’에 걸립니다. 오염된 공간에서는 2초마다 생명력이 100씩 감소합니다.]

[신선한 물로 인해 오염된 공간이 일시적으로 정화됩니다. 다음 오염까지 남은 시간 05:00:00]


동시에 울리는 알림창을 무시하며 총알처럼 쏘아져 나간 정한이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샤워를 하고 있는 액체 괴물의 몸통을 내리찍었다.


쏟아져 내리는 물 맞으랴, 정한과 그의 분신에게 칼 맞으랴, 정신없는 액체 괴물이 양팔을 거세게 흔들며 고함을 지르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그 안으로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내렸다.


“퀘르르르륵. 켁, 쿠르르륵.”


비명이 되지 못한 액체 괴물의 가글 소리와 함께 물이 멈췄다.

액체 괴물은 제 팔을 들어 냄새를 맡더니 괴로운 듯 몸부림치기 시작하더니 온몸에서 수십 개의 팔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액체 괴물의 움직임은 정한과 그의 분신을 상대하기엔 너무 느렸다.


정한은 저에게 뻗어오는 촉수 같은 액체 괴물의 팔을 썰어냈다. 하지만 아무리 썰어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수를 더해 뻗어오는 촉수를 계속해서 상대하기란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타격감이 거의 없다시피 한 액체 괴물은 물리 공격이 거의 통하지 않았다. ‘연계 폭발’이나 ‘큐베로스의 송곳니’에 있는 ‘화염 강화’ 스킬이 아니었으면 정한은 잡을 엄두도 못 냈을 만큼 그에겐 최악의 상대였다.


정한은 아무리 베어도 베이지 않고 다시 흘러내려 상처를 메우는 오물들을 보며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레버를 네 번째로 작동시키고 있었지만, 액체 괴물의 생명력은 아직 반도 채 닳지 않았다.


그나마 공격이 들어가는 순간은 물이 쏟아지는 순간.

이때를 놓치면 오 분 동안 또다시 의미 없는 칼질을 해야 했다.


그래도 십오 분 동안 녀석을 썰어댄 한 일이 결코 허사는 아니었다. 녀석에겐 ‘난도’나 ‘암살’같이 데미지를 찔러 넣는 스킬보다 오히려 ‘춤추는 칼날’ 같은 녀석의 오물 덩어리들을 본체에서 썰어내는 방식이 유효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정한은 녀석이 물을 맞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서 인벤토리에 들어있던 노움의 망치를 꺼냈다. 생긴 건 망치같이 생겼어도 종류 구분이 도끼로 되어있는 한 절삭도 가능할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한은 액체 괴물의 대가리를 내려찍기 시작했다. 녀석의 머리가 두 쪽으로 갈라지고 거세게 쏟아지는 물이 오물들이 서로 엉겨 붙는 것을 늦춰주었다.


200 가까이 되는 근력이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하자 녀석의 몸이 서서히 반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꾸엑?”


제게 갑자기 일어난 일이 무슨 일인지 알아챌 새도 없이 반으로 갈라진 녀석의 거대한 오물 중 한 덩어리가 물살에 씻겨 내려갔다.


제 몸을 뒤덮고 있던 거대한 오물 보호막을 순식간에 반이나 잃은 녀석의 본체가 잠깐 겉으로 드러났지만, 곧바로 남아있던 오물들이 옮겨와 녀석의 몸을 감췄다.


“이제 좀 할 만하네.”


정한이 제 키보다 줄어든 액체 괴물을 보며 사악하게 미소 지었다.


반으로 작아진 액체 괴물의 촉수 같은 손을 잘라 낼 때마다 녀석의 몸집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정한의 어깨 정도까지 올라와 있던 녀석의 머리통은 지금 정한의 가슴께 정도밖에 오지 않았다. 다섯 번째로 레버를 돌리고 났을 땐 액체 괴물은 그냥 진흙탕에서 뒹굴다 온 슬라임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액체 괴물의 남은 생명력은 이제 10퍼센트 미만.


오물 때문에 전혀 들지 않던 공격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착실하게 제 본래 데미지를 보여주며 슬라임을 몰아붙였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타격감에 정한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거지.’


제 분신도 지금 상황이 꽤 만족스러운 듯 저와 같은 얼굴을 하고 슬라임이 되어버린 액체 괴물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보통의 슬라임처럼 ‘펑’하고 터져 흘러내린 액체 괴물의 흔적 위로 택배 상자와 함께 알림창이 생겨났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59 이(가) 되었습니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60 이(가) 되었습니다.]


레벨이 오름과 동시에 생명력이 차오르고 피로감이 사라졌지만, 정신적인 피로감은 여전했다. 정한은 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수조의 모서리에 걸터앉아 상자를 열었다.


====================================

[오염된 액체 괴물의 귀걸이]

<등급>

★★★★

<종류>

장신구

<설명>

깊은 심해 속에 파묻혀 있던 다이아 귀걸이입니다. 그 먼 옛날 배를 타고 떠났던 한 귀족 여성이 실수로 바다에 떨어트린 귀걸이가 나가의 실험에 섞여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정보>

지능 : + 10

정신력 : + 10

수 속성 저항력 : + 15%

수 속성 공격력 : + 10%

====================================

[오염된 궤짝]

<설명>

침몰한 배에서 실려있던 궤짝입니다.

단단히 잠겨있습니다.

====================================


유독 힘들게 잡은 몬스터에서 제가 쓸만한 것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한은 허탈한 표정으로 일어서다가 바닥에 깔린 오물을 밟고 미끄러졌다. 높은 민첩 덕분에 재빨리 옆에 있던 테이블을 붙잡아 넘어지는 건 면했지만, 자세를 잡고 일어서려는 순간 그의 손바닥 아래로 무언가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싸한 기분에 서둘러 손바닥을 테이블에서 뗐지만, 이미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버튼은 붉은빛을 내며 눌려있었다.


곧바로 ‘쿠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내부가 잘게 요동치더니 실험실에 있던 수족관들에서 동시에 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직 실험 중이던 괴생명체들이 ‘퍽’ 소리를 내며 터져 수조의 투명한 유리 벽에 피와 살점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을 진열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괴생명체들이 있던 자리에는 택배 상자들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정한은 갑자기 나타난 택배 상자들을 멍하니 보다가 손수 수조의 유리 벽을 하나씩 부수기 시작했다.


상자가 나온 수조는 총 여덟 개.

정한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상자를 하나씩 열어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상자에서는 온갖 잡동사니가 든 궤짝이 나왔고, 두 번째 상자에서는 돈주머니가, 그리고 세 번째 상자에서는 액체 괴물을 잡았을 때 나온 궤짝의 열쇠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네 번째 상자부터는 그나마 제대로 된 아이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첩과 근력을 올려주는 반지와 민첩을 올려주는 망토, 지능과 정신력을 올려주는 반지와 체력과 정신력을 올려주는 망토까지.

특이하게 마지막 상자에서는 [알 수 없는 열쇠 – 퀘스트 아이템] 이라는 것이 나왔는데, 정한은 일단 인벤토리에 넣어 놓기로 했다.


순식간에 대여섯 개가 넘는 아이템과 꽤 많은 골드까지 얻게 된 정한은 액체 괴물을 잡으면서 느꼈던 정신적 피로가 사그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잡동사니들을 상점에 팔고 인벤토리 정리를 대충 끝낸 정한은 액체 괴물을 잡았을 때 나온 궤짝을 중앙의 수조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열쇠를 돌렸다.


달칵-.


경쾌한 소리를 내며 열린 궤짝에는 많은 양의 골드와 갖가지 보석들이 들어있었는데, 보석들도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종류들이었다.


[사파이어]

[세공하여 무기나 방어구에 장착하거나 장신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템 내용을 살펴보던 정한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지금은 못 쓰는 거네. 그냥 돈만 빼고 이 채로 넣어둬야겠다.’


괜히 꺼내두었다간 인벤토리 칸만 차지할 게 뻔했기에 정한은 궤짝에서 금화만 꺼낸 뒤 궤짝은 그대로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다.

정한은 혹시 제가 놓친 게 있는지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고는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 갈래 중에 이제 한 개 끝냈다니. 너무 느린데?’


어둠 속을 걸으며 정한은 액체 괴물 때문에 지체되었던 시간을 생각하자 속이 쓰렸다.

이럴 때는 파티가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했다. 물론, 나온 아이템을 독식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것과는 별개였다.


‘확실히 던전 같은 거는 파티로 오는 게 효율이 좋단 말이지······.’


정한이 다음 주에 서울로 가자마자 규태와 희주의 레벨을 빨리 올려놔야겠다고 생각하는 사이 처음 왔던 입구에 도착했다.


가운뎃길과 왼쪽 길 사이에 선 정한은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왼쪽 길을 택해 걸어 들어갔다.

가운데 길이 유난히 넓기도 넓었거니와,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파장이 절대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단순히 몬스터들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혼자 던전을 클리어해야 하는 정한으로썬 최대한 안전하게 가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겸사겸사 가는 길에 레벨도 올리고, 레벨 높으면 보스 잡을 때 그나마 수월하겠지.’


왼쪽 길로 들어선 순간 마주친 몬스터를 보며 정한은 제 결정을 바로 후회했다.


[Lv. 52 붉은 나가 마법사(정예)]

[생명력-2.1K / 속성-물 / 공격력-294 / 특징-깊은 심해에 서식하는 전설 속 생물이다. 일반 나가와는 다르게 높은 등급의 마법을 사용한다. 인어와는 다른 종으로 서로 적대관계이다.]


‘또 마법 계열이냐.’


정한은 깊은 한숨을 내뱉고 제 손에 단검을 불러냈다.


[도움말 : 평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퀘스트의 중요도와 보상이 달라집니다. 안 친한 사람보다 친한 사람에게 더 비싼 밥을 대접하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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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Lv. 48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1) 24.07.04 234 6 11쪽
48 Lv. 47 파티플레이 (2) 24.07.03 234 8 11쪽
47 Lv. 46 파티플레이 (1) 24.07.02 252 8 11쪽
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2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60 8 11쪽
41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2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39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2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8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40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1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50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4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6 14 11쪽
30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5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28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5 15 11쪽
»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29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25 Lv. 24 서울 나들이 (3) +1 24.06.13 456 14 11쪽
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1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1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9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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