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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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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56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6.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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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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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DUMMY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은신으로 몸을 숨긴 정한은 ‘붉은 나가 마법사’가 제 근처에 올 때까지 숨죽여 기다렸다.

뱀같은 하반신을 느긋하게 미끄러트리며 제게 다가오는 녀석의 눈이 순간 정한과 마주쳤다.


‘설마, 내가 보이나?’


정한의 은신은 현재 중급 8레벨. 나가 마법사와 동 레벨인 나가 전사나 그보다 레벨이 높은 네임드인 액체 괴물이 그의 은신을 간파하지 못한 것을 보면 그리 낮은 것 같진 않았지만, 마법사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정한은 조심스럽게 전투태세를 취하며 나가 마법사가 제 곁을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두근, 두근.


숨 막힐 듯 고요한 정적 속에 정한의 심장이 두근거리며 제 존재를 알렸다.

정한에게서 두 걸음 앞에 멈춰선 나가 마법사는 그의 주변을 천천히 훑었다. 그러고는 다시 천천히 정한에게 다가갔다.


‘이대로 지나가는 건가?’


정한이 제 은신이 간파당하지 않았음에 안심하려던 찰나, 그의 옆에 우뚝 멈춰선 나가 마법사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녀석의 눈알이 도르륵 굴러 자신보다 눈높이가 낮은 정한의 눈을 정확하게 응시했다.


‘젠장!’


나가 마법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정한은 깨달았다. 이 나가 마법사가 이미 진즉에 제 은신을 눈치채고 있었음을.

녀석은 단지 자신의 반응이 궁금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녀석의 의도를 파악한 정한의 이빨이 ‘뿌득’ 소리를 냄과 동시에 그의 칼이 날카롭게 나가 마법사를 향해 파고들었다.


콰직-.


날카로운 칼이 약간의 틈을 남기고 허공에 멈췄다.

순식간에 만들어 낸 보호막으로 정한의 공격을 막아낸 나가 마법사가 정한을 향해 비소를 머금었다.


정한이 재빨리 나가 마법사와 거리를 두고 물러나자, 그의 공격을 막아냈던 보호막이 ‘쨍그랑’하는 소리를 내며 산산이 조각난 채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나가 마법사는 제 보호막을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 깨트린 정한을 놀랍다는 눈으로 내려보더니 허리춤을 감싸고 있던 나머지 두 개의 팔을 꺼내 들었다.


‘저게 옷이 아니었어?’


정한이 갑자기 팔이 네 개가 되어버린 나가 마법사를 보며 당황해할 겨를도 없이 네 개의 손 위로 각각의 마법이 생겨났다.

정한은 제게 폭격처럼 쏟아지는 마법을 이리저리 피해 가며 나가 마법사를 향해 제 검을 찔러 넣었다.

나가 마법사는 네 개의 손을 이용해 정한의 공격이 향하는 방향에 보호막을 만들어 냈다.

녀석의 사각지대로 숨어들었던 분신이 나가 마법사를 향해 재빨리 공격을 가하자, 허공에서 나타난 거대한 손이 그의 분신을 잡아채 벽에 내던졌다.


콰앙-!


벽에 처박힌 분신의 위로 수십 개의 마법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내렸다.


[분신의 생명력이 다해 소환이 해제됩니다.]


[지속 분신]을 선택한 이후, 처음으로 소환된 분신이 몬스터에 의해 강제로 해제되는 순간이었다.


‘쉽지 않겠는데?’


분신이야 다시 소환하면 된다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죽어 나간다면 괜히 마나만 소모하는 꼴이 된다.

정한은 차라리 기회를 엿보다가 정말 필요할 때 분신을 소환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나가 마법사가 퍼붓던 공격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몬스터라고 해도, 마나의 양은 정해져 있는 법.

나가 마법사는 정한과 그의 분신을 상대하느라 이미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하고 있었다.

태연하던 나가 마법사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느 파 마쉬”


[대상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패시브 ‘통역 Lv. 1’을 습득합니다.]

[통역 Lv. 1]

[이 종족과의 대화할 수 있습니다.]


“공격. 않는다. 통하지.”


[패스브 ‘통역 Lv. 1’ 의 레벨이 낮아 해당 대상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굳이 필요 없는 스킬이 생겼네.”


정한은 나가 마법사를 향해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는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휘둘렀다.


치이이이익-.


나가 마법사의 잘린 손목이 새카맣게 그을렸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손 하나로 잘린 손목 주변을 감싸 쥐고 나가 마법사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봐봐. 이런 건 굳이 통역 안 해줘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있거든.”


정한이 녀석의 두 번째 팔을 잘라 냄과 동시에 제 분신을 소환해 냈다.

녀석의 뒤에서 나타난 분신이 그대로 세 번째 손마저 잘라 내자, 나가 마법사가 주춤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너! 죽인다. 기필코!”


정한은 소리치는 나가 마법사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제 분신에게서 느껴지는 살기에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을 죽인 적에 대한 분노.

제 얼굴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우면서도 그다지 보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다.

정한은 손등으로 제 옆에 서 있는 분신의 어깨를 툭툭 쳤다.


“진정해. 쟨 그냥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몹이야.”


정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분신이 고개를 모로 꺾었다.


“그냥 쉽게 경험치라고 생각해. 돈이라고 생각하던지. 괜히 쓸데없이 감정 낭비하지 마.”


정한은 분신에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건 본인에게도 하는 말이었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해서 그들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처럼 변한 세상에서 저들은 그저 플레이어의 레벨을 올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정한은 검을 고쳐 잡으며 앞에 있는 나가 마법사를 향해 몸을 날렸다.

마나가 없는 마법사는 그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정한이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휘두르는 족족 마법사의 새파란 피부 위에 붉은 선혈이 낭자했다.

정한의 분신도 그에 질세라 나가 마법사의 몸을 무차별하게 난도질했다.

그의 분신의 검은 칼날이 나가 마법사의 목을 꿰뚫었다.


“원한. 켁. 잊지. 않겠다. 쿨럭.”


나가 마법사는 끝까지 제 할 말을 다 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정한의 분신은 제가 마지막으로 나가 마법사의 숨통을 끊은 것을 만족해하며 미련 없이 녀석의 시체를 두고 돌아섰다.


나가 마법사를 처치하고 안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이번엔 나가 전사 두 마리가 동굴 안쪽을 향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잡는 건 아직 무리일 것 같은데······.’


액체 괴물을 잡고 레벨이 오르면서 받은 스킬 포인트를 모두 분신에게 투자해 동화율이 많이 올랐다고는 해도 아직 75%였다.

정한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건지 분신이 제 가슴을 내밀고 주먹으로 탕탕 치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조금 전 나가 마법사한테 된통 당한 놈이······.’


정한은 황당하다는 듯이 제 분신을 쳐다봤지만, 녀석은 이미 마법사에게 복수를 끝낸 뒤라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재사용 대기시간도 돌아왔으니까, 괜찮겠지?’


서로 눈빛을 교환한 정한과 분신은 동시에 모습을 감췄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정한과 그의 분신에게 당황한 것도 잠시 나가 전사들은 곧바로 그들에게 반격을 가해왔다.

정한이 단검을 내리그을 때마다 검날을 타고 흐르는 붉은 불기둥에 나가 전사의 상처가 검게 그을렸다.


[‘푸른 나가 전사’가 상태 이상 ‘화상’에 걸립니다. 20초 동안 2초 간격으로 공격력의 40% 데미지를 받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터지는 지속 데미지까지.

정한은 붉게 타오르는 나가 전사를 칼로 베어내며 제 분신을 흘끗 돌아봤다.

제법 호각으로 나가 전사를 상대하는 제 분신을 보며 정한은 마음 놓고 앞에 있는 자신의 적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플레이어의 레벨이 높아 상태 이상 ‘기절’에 저항합니다.]


나가 전사의 방패 공격을 막아낸 정한의 머리 위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분신과 함께 싸울 수 없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까지 사라지자, 정한은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나가 전사를 도륙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적의 공격을 피하면서 적의 빈틈을 파고드는 정한의 공격에 결국 그를 상대하던 나가 전사가 쓰러졌다.

정한이 바로 두 번째 나가 전사에게 붙자 이미 생명력이 반 정도 깎여있던 녀석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어째 나가 마법사 한 마리랑 싸울 때보다 나가 전사 두 마리랑 싸우는 게 쉬운 거 같은데?’


정한은 차마 제 분신에게는 말하지 못할 생각을 마음속으로 고이 접어놓고 길게 뻗어있는 길을 따라 내려오는 나가들을 처리하며 이동했다.

처음 갔던 오른쪽 길이 나가들의 실험실이었다면, 왼쪽 길은 감옥으로 이어져 있었다.


정한은 제 앞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무수히 많은 감옥과 그 안에 잡혀있는 이 종족들을 보며 길게 감탄했다.


‘오······. 제법 그럴싸한데?’


감옥에 갇혀있는 이 종족들은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멀쩡한 녀석이라곤 없었다.

저마다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녀석들을 신기한 표정으로 구경하며 걷던 정한은 저 멀리 떠 있는 노란색 느낌표를 발견했다.


‘허······. 저건,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정한은 번쩍거리며 제 존재를 뽐내고 있는 커다란 느낌표를 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물고기까지 구현해 놨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게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퀘스트 알림 방식에 정한은 의아해하면서도 느낌표가 떠 있는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느낌표가 점점 가까워지자, 감옥에 들어와서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나가 전사들이 한두 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볍게 나가 전사들을 쓰러트리며 도착한 곳에는, 느낌표의 주인으로 보이는 인어 한 마리가 양팔이 모두 고정 당한 채 가둬져 있었다.


주변을 지키고 있던 나가 전사들을 쓰러트린 정한이 감옥 가까이 다가가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감옥을 열려면 열쇠가 필요합니다.]


정한은 인벤토리에 넣어뒀던 [알 수 없는 열쇠 – 퀘스트 아이템]을 꺼내 감옥 자물쇠에 꽂아 넣었다.


[감옥이 열렸습니다.]


알림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의 손에 있던 열쇠가 사라졌다.

그리고 느낌표의 주인이 고개를 들어 정한을 바라봤다.


“사비르 모아.”


[대상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패시브 ‘통역 Lv. 1’이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구하라. 나를.”


[패스브 ‘통역 Lv. 1’ 의 레벨이 낮아 해당 대상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통역 패시브 덕분에 인어의 말을 대충 알아들은 정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인어의 얼굴이 환해졌다.

정한이 ‘큐베로스의 송곳니’를 꺼내자, 인어가 두려운 듯 몸을 움츠리며 울상을 지었다.

정한은 무기를 들지 않은 손바닥을 인어에게 보여주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고정하던 쇠사슬을 단검으로 내리쳤다.

몇 번의 시도 끝에야 겨우 인어를 속박하고 있던 족쇄가 끊어졌다.


“누구. 너. 여기. 오다. 어떻게?”


손목이 자유로워진 인어가 정한을 향해 물었다.


[도움말 : ‘엘리시온’에는 다양한 종족이 존재합니다. 상위 종족일수록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엘리시온’과 함께 제2외국어를 공부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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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Lv. 48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1) 24.07.04 234 6 11쪽
48 Lv. 47 파티플레이 (2) 24.07.03 234 8 11쪽
47 Lv. 46 파티플레이 (1) 24.07.02 252 8 11쪽
46 Lv. 45 가출 (3) 24.07.01 241 10 11쪽
45 Lv. 44 가출 (2) 24.06.30 252 9 12쪽
44 Lv. 43 가출 (1) 24.06.29 257 7 12쪽
43 Lv. 42 남산 타워 (8) 24.06.28 262 9 11쪽
42 Lv. 41 남산 타워 (7) 24.06.27 260 8 11쪽
41 Lv. 40 남산 타워 (6) 24.06.26 271 9 11쪽
40 Lv. 39 남산 타워 (5) 24.06.25 278 8 11쪽
39 Lv. 38 남산 타워 (4) +2 24.06.24 302 9 11쪽
38 Lv. 37 남산 타워 (3) 24.06.23 318 8 11쪽
37 Lv. 36 남산 타워 (2) +1 24.06.22 328 7 11쪽
36 Lv. 35 남산 타워 (1) 24.06.21 340 10 11쪽
35 Lv. 34 일상으로의 복귀(4) 24.06.20 351 11 11쪽
34 Lv. 33 일상으로의 복귀(3) 24.06.19 349 10 11쪽
33 Lv. 32 일상으로의 복귀(2) 24.06.18 361 12 11쪽
32 Lv. 31 일상으로의 복귀(1) 24.06.17 393 13 11쪽
31 Lv. 30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6) 24.06.16 385 14 11쪽
30 Lv. 29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5) 24.06.16 395 13 11쪽
29 Lv. 28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4) 24.06.15 398 14 11쪽
» Lv. 27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3) 24.06.15 415 15 11쪽
27 Lv. 26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2) 24.06.14 428 13 11쪽
26 Lv. 25 깊은 심연의 동굴 지하 2층 (1) 24.06.14 444 14 11쪽
25 Lv. 24 서울 나들이 (3) +1 24.06.13 456 14 11쪽
24 Lv. 23 서울 나들이 (2) +1 24.06.13 470 14 11쪽
23 Lv. 22 서울 나들이 (1) +2 24.06.12 479 13 11쪽
22 Lv. 21 던전 (4) 24.06.12 490 14 12쪽
21 Lv. 20 던전 (3) 24.06.11 498 13 11쪽
20 Lv. 19 던전 (2) 24.06.11 508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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