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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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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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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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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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3. 씨앗의 비밀

DUMMY

상상이라기엔 너무 생생했다.

잠시 정신을 잃고 꿈을 꾼 것이라기엔 나에게 그 정도의 상상력은 없었다.


‘(손바닥을 바라보며) 도대체 뭐였을까?’


천사라는 사람과 이마를 마주한 촉감이 남아있다.

씨앗을 받았을 때 그 오묘한 색도 너무 생생하게 기억한다.

천사의 잘생긴 외모도···.


“(머리를 맞대는 시늉을 하고, 씨앗을 건네받는 흉내를 내며) 나는 분명 이마를 맞댔고,

씨앗도 받았고, 왜 다음이 기억나지 않지? 간절하게 원하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 답답해서 너무 씨앗을 보고 싶은 게 간절한데 왜 보이지 않는 거지?”


“(아니꼬운 목소리로 헛웃음 치며) 너 뭐하냐? 이제 미친 척해서 돈을 벌어보려고?”


김.지.선. 항상 나를 스토킹하고 있는 존재를 잊었다.


“아주 가관이 아니구먼. 다음 계획은 뭐야?

행동을 보아하니 누굴 머리로 들이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설마 그거 나한테 하려고 하는 거야?”


“(발끈하며)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아침에···.”


“아침에?”


‘내가 미쳤지. 얘한테 말했다간 정신 나갔다고 학교 전체에 소문날 거야.’


“(목소리를 다듬으며) 흠흠. 아침에 지각했을 때 쓰러진 상황을 생각해 본 거야!”


“(혀를 차며)쯧쯧! 지각한 이유를 만들고 싶었겠지. 참~힘들겠어.

착한 거랑 모범생은 완~전 거리가 먼 X인데, 코스프레 하느라 얼마나 힘들까?

그냥 편하게 살아.”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며)나도 그냥 내 모습대로 살고 싶다.

이 X아! 근데 너무 멀리 와버렸어.’


지선이의 말도 맞다. 솔직히 하루 이틀이지.

이런 코스프레는 너무 힘들다.

나도 모르게 지선이의 비꼬는 말투에 긍정의 대답을 건넬 뻔했다.


솔직히 지선이는 질투만 빼면 좋은 친구다.

태어난 순간부터 같이 자랐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까지···.

비슷한 처지였기에 서로 의지도 했고,

친구들의 가난에 대한 경멸 섞인 시선도 둘이였기에 담담히 넘길 수 있었다.


솔직히 그날 돈을 주울 때도 지선이랑 함께 먹을 피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일이 꼬이고 꼬여 이렇게 됐지만···.


그날 이후 친구는 생겼다. 호기심에, 아니면 부모님들의 치맛바람에···.

하지만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친구는 없었다.

착.한.아.이.라는 이미지를 좋아했을 뿐이다.


이런 고민의 시간은 항상 혼자였다. 아무리 운이 좋다 한들 고민이 없을까?

그냥 멍하게 시선을 흐리고 여러 가지 상상을 한다.

마음속의 나와 대화도 하고, 혼자 수고했다는 대화도 한다.

남들에게는 착한 아이지만 사실은 ‘착함’이라는 감옥에 갇혀 혼자 허우적대고 있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고 싶다.’


갑자기 손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점점 눈앞이 흐려져 가고 있었다.

불이 꺼진 교실. 깜빡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친구들은 모두 하교했는지 아무도 없었다.

짐을 챙기려 하는데 가방도 핸드폰도 없었다.


“(어이없는 듯 한숨 쉬며) 하~요즘 누가 이런 장난을 치나.”


터벅터벅 교실 밖을 나가고 있었다. 정말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도, 경비원 아저씨도···.


“(입을 삐죽 내밀며) 오늘 무슨 날인가? 왜 아무도 없지?”


운동장을 지나 교문으로 나가려는데, 운동장 옆에 하늘까지 높게 솟은 넝쿨이 보였다.

어둠이 내려앉은 학교 운동장에 그 덩굴은 마치 가로등처럼 은은한 빛마저 흐르고 있었다.


‘언제 이런 게 자랐지?’

당황스러웠다. 두려움에 학교 교문으로 전력질주했다.


『쿵!!』


정문은 열려 있었지만 나갈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어라? 이거 천사를 만났을 때 같은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잘생긴 천사를 또 만나는 건가? 또 내가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 하는 건가?

왜 사람들은 아무도 없지?’


두려웠다. 또 무서웠다. 겁쟁이는 아니지만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후문으로 숨도 쉬지 않고 내달렸다. 담벼락이라도 넘으려 담장을 올랐다.

하지만 나갈 수는 없었다.


“(운동장에 빛이 나고 있는 나무 넝쿨을 바라보며)하늘로 솟아야 하나···.”


넝쿨에 가까이 가보았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높이 솟아있었다.


‘(침을 꿀꺽 삼키며) 오를 수 있으려나?’


넝쿨에 손을 댄 순간 꽈배기처럼 꼬여있던 넝쿨이 스르르 풀리며 마치 들어오라는 듯 빛을 내뿜고 있었다.


‘(즐거운 듯) 뭐야~ 꿈이라기엔 너무 재밌어. 흥미진진해!

설마 여기 들어가면 다른 세계로 가고 막 그런 건가?’


미쳤나 보다. 두려움이 없었다. 뭔가 착한 아이로 살아서

억압되었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그래! 뭐 천사가 운도 좋다는데.

죽으면 천국에 갈 거고, 다른 세계면 더 좋은 데로 가겠지!”


나무 넝쿨로 들어서자, 넝쿨이 스르륵 닫혔다.

잠시 몸이 둥실 떠오르는 듯하더니···.


“끼야악~~ 엄마~~.”


너무 빨랐다. 자이로드롭? T-익스프레스?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마치 로켓 위에 바람을 맞으며 올라가는 느낌이랄까.

아! 아까 지른 소리는 무서워서 낸 소리가 아니다.

(솔직히 조금 무서웠지만···.) 즐거움에 기쁨의 비명을 지른 것이었다.

그런데 너무 길었다. 길어질수록 두려움이 앞섰다.


‘혹시 돌아갈 때는 이 높이만큼 떨어진다는 건가···.’


그러한 두려움도 잠시. 구름과 같은 안개 사이로 잠깐 솟구치더니 추락하기 시작했다.


『퐁신! 퉁!퉁!퉁!』


말랑말랑했다. 올라온 만큼 떨어질 것 같아 긴장했는데 의외의 전개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하얀 구름이 가득했다.

햇빛은 찬란했고, 하얀 구름이 사이로 빛이 투과되어 신비롭게 아름다웠다.

천국이 있다면 여긴가 싶은 아름다움에 넋이 나갔다.


걸을 때마다 마쉬멜로 위를 걷는 듯 퐁신퐁신 거리는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트램펄린에서 뛰놀 듯 주위를 둘러보며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아무도 없었다. 하얀 구름 위에 살아있는 생명은 나 혼자인 것 같았다.

한참을 뛰놀다 멈춰 선 곳.

새하얀 구름으로 만든 거대한 문이 있었다.

문의 높이는 마치 63빌딩만큼 거대했다. 문을 당겨보았지만 열리지 않았다.

마치 굳게 잠겨있는 것처럼.


『찰칵, 스르륵』


구름문이 열리고 있었다. 몹시 놀라 구름문을 따라 뒤로 숨었다.


“(문틈으로 거대한 강아지가 얼굴을 내밀며) 무슨 소리가 났는데···.

(두리번거리며 킁킁댄다)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거대한 강아지는 한참을 두리번대고 냄새를 맡았다.


“(멀리서 들리는 목소리) 여길 들여보낸 이가 없는데 누가 있겠어?

있어도 어짜피 우리가 열어주지 않는 한 나오지 못하잖아. 그만하고 나와”


“하긴, 함부로 들어오지도 못하지. 천상의 보물창곤데···.”


『스르륵, 찰칵』


문이 닫혔다. 그리고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흥분하며) 천상의 보물창고라고?

어딨지? 보물이 어딨을까?”


좌, 우, 앞, 뒤 하늘과 땅을 다 둘러봐도 보물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라? 저건 뭐지?”


저 멀리 구름 사이로 어떤 물체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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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7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6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2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8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7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10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6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2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9 0 8쪽
»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8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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