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24
추천수 :
0
글자수 :
79,216

작성
24.07.05 19:00
조회
9
추천
0
글자
7쪽

EP-12. 왜 안되는 건데!

DUMMY

“(울부짖으며 계단을 내려오며) 으아~~~!”

민혁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계단을 넘어질 듯 내려오고 있었다.

민혁의 울부짖음을 듣고 나온 아주머니는 눈앞의 광경에 입을 막고 놀란 듯 멈춰 서 있었고, 우리도 그런 민혁의 모습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도와 줄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저 하염없이 울부짖는 민혁을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참의 눈물 뒤, 주섬주섬 민혁은 부서진 기타를 조심스레 주워 나갔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기타의 작은 파편까지도 찾아 민혁에게 건네주었다.


“(걱정스러운 듯) 미···안해.”

나도 모르게 민혁을 보며 나온 첫 마디는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민혁은 그런 나를 흘끗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시 민혁을 쳐다보며) 우리가 오자고 하지만 않았어도.”“(한숨 쉬며) 아냐. 내가 놓친 건데.”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래도···.”


파편을 다 치운 민혁은 기타였던 물건을 한 곳에 고이 모아놓고, 방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절망한 목소리로) 오늘은 그냥 쉬자.”


『저벅! 저벅! 저벅! 쿵!』

민혁은 자책한 듯 문을 세게 닫고 들어갔다. 따라 올라간 민혁의 방 문틈 사이로 오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간절하게) 도와주고 싶어! 소중한 물건을 다시 되돌려주고 싶어!’


나도 모르는 죄책감과 민혁을 도와주고 싶은 복합적인 감정이 내 머릿속과 가슴에 휘몰아쳤다. 나의 불끈 쥔 손에 작은 빛이 흘러나오며, 창밖으로 나무 넝쿨이 보였다.


무작정 뛰었다. 이성을 잃은 듯, 단 한 가지 생각을 가지고 나무를 올라가고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왠지 더디게 느껴졌다. 이윽고 올라간 하늘 위.

입을 벌리고 있는 잭의 모습이 보였다.


“(멀리서부터 소리치며) 잭! 잭! 기타! 기타를 고쳐줘!”

멀리서부터 소리를 지르며 잭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기타를 생각하고 들어온 내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잭에게 다시 한번 소리쳤다.

“(다급하게) 잭! 기타는? 기타는 어딨어?”

《(울리는 목소리로) 순서가 틀렸습니다.》

“(당황하며) 순서? 무슨 순서? 그때도 이렇게 했는데 옷이며, 구두며 다 있었잖아.”

《(똑같은 목소리로) 순서가 틀렸습니다.》

“(울먹이며) 순서가 있어?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면 돼? 내가 그때 어떻게 했었지? 좀 알려줘. 급하단 말이야.”


잭은 묵묵부답이었다.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반복하며, 여러 번 다른 행동을 해보아도 잭의 입속은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깜깜했다.


수십 번도 더 오르락내리락했다. 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울먹이며 잭을 올려보았다.

“(거친 숨을 내쉬며) 제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려줘. 답답해서 미치겠단 말이야.”


내 외침에도 고요했다. 잭을 바라보니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무엇을 생각하는 듯.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잭이 입을 열었다.


《아직 순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에게 부여된 바람이 아닙니다.》

“(답답한 듯 소리치며) 순서? 바람? 내가 바라는 건 기타를 고치는 것 밖에 없는데, 무슨 바람이야?”

《순서가 틀렸습니다. 그 순서가 돼서도 다시 원하면, 이루어질지 모르지요···. 그 순서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순서를 건너뛸 수는 없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조언일지도 모르겠군요.》


“(울먹이며) 도대체 뭐를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거야! 누구는 기회라고 하고, 누구는 순서가 잘못됐다고 하고! 천사도 너도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기회이고, 소원이면 다 이루어져야 하는 거 아니야?”

《(눈빛이 흔들리며) 그자를 만났습니까? 내 이야기를 하지는 않던가요?》

“소원을 들어줘! 그럼, 이야기를 해줄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럼 이야기를 듣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제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제한적입니다. 이것마저 어기면 저는 소멸합니다.》


절망이었다. 소원을 빌면 뭐든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자의 이야기가 맞았다. 나는 다시 잭을 만나는 것을 선택했고, 내 의지로 잭에게 소원을 빌었다.

“(혼자 되뇌며) 그자의 말이 맞는 건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생기면, 사람은 다시 쉬운 길을 찾게 되는 것. 옆에서 위로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기타를 고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똑같은 기타를 가져다주는 것을 생각해서 수십 번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잭의 존재를 몰랐다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성을 잃고 생각한 것이었다.


혼자 생각에 잠긴 나에게 잭은 말을 건넸다.


《(체념한 목소리로) 그자의 이야기는 해주지 않을 것 같군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이만 내려가야 할 듯합니다.》

“(덤덤하게) 그자가 말했어. 너는 나쁜 아이여서 벌을 받은 거라고. 근데 나는 아니래.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고, 내 의지대로 끝낼 수도 있다고 했어.”

《그렇군요. 저는 나쁜 아이가 맞았습니다. 하지만 무한의 시간에서 되뇌고, 되뇌며 반성하고, 또 용서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제 의지대로 할 수 없더군요. 저는 지금은 나쁜 아이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나쁜 짓을 할 생각도, 할 수도 없거든요.》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잭을 보고 더 혼란스러웠다.

“무···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나쁜 아이와 착한 아이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자를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자는 당신을 착한 아이로 만들 수도, 나쁜 아이로 만들 수도 있는 자입니다. (진심 어린 듯) 당신을 걱정하여 하는 소리입니다. 적어도 첫 번째 소원과 두 번째 소원 모두 당신을 위해 쓴 소원이 아니었기에 하는 주제넘은 말입니다.》


불현듯 잭의 웃음소리가 생각났다.

“(당당하게) 그럼, 그때 내가 내려갈 때 그 의미심장한 웃음은 뭐야?”

《언젠가, 당신도 나와 같은 상황이 되면 알 수 있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 입니다. 당신의 바람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때에도 지금의 소원이 기억난다면 이루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죠.》


잭의 성화에 밀려 다시 민혁의 집으로 돌아왔다. 땀에 젖어 무거워진 옷으로 방으로 들어왔다. 방에 오기 전 잠깐 스친 민혁의 방문에는 아직도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여름방학도 끝이 났다. 어머니의 기타를 집에 있는 땅에 묻고, 민혁은 많은 눈물을 흘렸다.

민혁이 밤새 써 내렸을 편지도 그 땅에 함께 묻었다.

행복한 추억을 남기려고 했었던 여름방학은 이렇게 우울함을 안고 마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EP-26. 순수한 어둠 NEW 6시간 전 1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7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6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5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2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7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7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10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6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7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