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26
추천수 :
0
글자수 :
79,216

작성
24.07.19 19:00
조회
7
추천
0
글자
6쪽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DUMMY

‘그자다!’


그자였다.

생김새는 달랐지만, 느껴졌다.

알 수 없이 너덜너덜해진 외관.

나에 나타났던 그 잘생긴 천사는 오간 데 없고,

여기저기 찢긴 둥근 물체에 날개는 너덜너덜해진 모습이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손을 뻗으십시오.”


본능적으로 손을 감췄다.

영문을 모르는 민혁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큰 소리로) 빨리 손을 뻗어달라니까!”


너무나 날카로운 음성에 나도 모르게 손을 숨긴 채

조금씩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는 민혁은

영문을 모르는 듯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자는 점점 나에게 다가왔다.

다가오며 외치는 말은 손을 뻗어 달라는 말이었다.

벗어나려 했지만 나갈 수 없었다.


“(짜증나는 듯) 제길. 방해꾼도 있군!”

민혁을 바라보는 듯 했다.

무언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듯,

천사는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시간이 없다. 얼른 손을 나에게 뻗어라!”

“(손을 뒤로 감춘 채로) 무슨 일이죠? 또 무슨 일을 벌이는 거예요?

잭에게 다 들었어요. 당신은 천사는 아니라고···. 저에게 원하는 게 뭐예요?”

“(짜증부리며) 시간이 없다니까. 나중에···. 나중에 설명해 주겠다.

지금은 너에게 부여된 힘을 회수해야 한다. 빨리!”


알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멈춰졌다.

내 마음속에서는 손을 뻗으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럴 순 없어요. 제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죠?

그러기엔 당신은 나에게 숨기는 게 너무 많아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지금 너에게 있는 것은 하늘로 가는 열쇠다.

나는 그 열쇠를 관리하는 자! 지금은 하늘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빨리! 시간이 없다니까!”


민혁은 떨고 있는 내게 다가와 내 앞을 감쌌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괜찮아?”


그자는 더 다가오려는 몸짓을 멈췄다.

그러고는 이야기했다.


“너는···. 오늘 일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내가 약속하지. 그 대가는 결코 편안한 대가는 아닐 것이다.”


그자는 사라졌다.

알 수 없는 벽이 사라진 나의 몸은

기댈 곳이 없어, 무너지고 말았다.


민혁은 그런 나를 잡고 일으켰다.


“괜찮아? 뭐야? 뭐가 있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에 정신을 차렸다.


“(엉덩이를 툭툭 털며) 괜찮아. 아마도 괜찮을 거야.”

“(당황한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 귀신이라도 본 거야?”

“(손사래 치며) 아니라니까. 잠깐 헛것이 보였나봐.”


천사를 봤다고 말할 수 없었다.

분명 나를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기타를 민혁의 손에 쥐어줬다.

“자···. 이거 아저씨가 가져다주래.”

“(잠시 머뭇거리며) 이제 기타는 필요 없어.”

“왜? 그래도 너한테는···.”


뒷말을 이어서 할 수 없었다.

무엇인가 아픔을 다시 들춰내는 느낌이 들었다.

민혁은 내 마음을 아는 듯 말을 꺼냈다.


“괜찮아. 그냥 잠깐 슬퍼했을 뿐이야.

나에게 처음으로 쥐어진 게 아쉬웠을 뿐이야.

이제 정말 괜찮아.”

“···.”


말하려 했지만, 말을 할 수 없었다.

왠지 모르는 미안함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미안해···. 그때 그렇게 가자고만 안했어도.”

“(웃으며) 괜찮다니까. 어짜피 망가졌었잖아.

그리고 너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내가 떨어뜨린 건데.”


민혁은 기타를 쥐고 말을 이어갔다.

“덕분에 새 기타도 얻었잖아. 아저씨한테는 내가 내일 고맙다고 말할게.”

“(미안한 듯) 억지로 나 때문에 가져가는 거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졌어. 이제 집에 가자. 비를 맞아서 좀 춥네.”


둘 다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가랑비는 조금씩이지만 그 시간만큼 우리를 적시고 있었다.


“그럼, 내일 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나는 내렸다.

나를 보며 손을 흔드는 민혁의 모습에서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날 민혁의 집에는 기타 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끄럽기보다는 안심이 되는 소리였다.


“잘 살아있나 보네.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했는데···.”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엄마는 한마디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전처럼 구슬픈 기타 소리가 아니었다.

무언가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다행이다. 그래도···.”


침대에 누운 나는 그자를 떠올렸다.

표정을 알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다급해 보였다.


“(손을 펴 바라보며) 하늘로 가는 열쇠라···.”

그자의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자의 말은 무섭지는 않았다.

단지, 나의 손에 있는 이 씨앗이

하늘로 가는 열쇠라는 것이 신기했다.


문득 오래된 서점에서 가져온 책이 생각났다.

잭과 콩나무가 있었던 부분만 없었던 그 책.

그 책을 다시 열어보았다.


“응? 뭐지?”


서점에서 보이지 않던 부분이 다시 생겨났다.


‘내가 잘못 봤나? 분명히 없었는데···.’


작은 삽화가 그려져 있는 책.

연필로 댓생을 한 듯 그려진 작은 삽화에는

나무 한 그루가 그려져 있었다.

나무 뒤로는 태양이 그려져 있었고

그 사이로 작은 날개 달린 물체가 그려져 있었다.


그자였다. 아까 본 그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오래된 책 속에 그려진 모습은 그자임이 확실했다.


그림 속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큰 나무와 태양 그리고 구름, 그자.

내용의 전부였다.


책을 읽어보았다.

한 자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한 자, 한 자 읽어나갔다.

어릴 적 보던 그 이야기였다.

다만 기억하지 못했던 그림이 있었다.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 그림이 무언가 힌트가 되지 않을까?”

오늘도 저녁은 지나, 밤이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그림을 보다 스르르 눈이 감기고 있음을 느꼈다.


모두가 잠이든 시간···.

창밖에는 하얀 물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물체는 점점 붉게 변하며, 나에게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금요일의 늦은 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EP-26. 순수한 어둠 NEW 6시간 전 1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7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6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5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2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8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7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10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6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9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7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