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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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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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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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EP-26. 순수한 어둠

DUMMY

“우리는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거야?

그냥 네 생각일 뿐이잖아.”

“시간의 관리자가 한 명이 아니었다.

그리고 검정색 돌맹이도 무언가 짐작은 간다.

나에게 이 책임이 맡겨졌을 때 태양은 시간은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한테도 되풀이되라는 보장은 없잖아.”

“왜 시간을 지나가거나 흐른다고 하는 줄 아나?

시간은 물과 같이 거꾸로 거스르지 않는다.

설령 『그것』이 있어도 변하지는 않겠지···.


애초에 할 수가 없었던 것을 우리가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덜 피곤한 일이겠지.”


“그건 네 생각이고,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어?”

“시간은 흐른다. 균열은 점점 커지고 있고, 우리에게는 그것을 막을 힘이 없다.”


“그럼. 검정색 돌맹이는? 그것은 뭔데? 시도는 해봐야 할 것 아니야?”

“순수한 어둠이다. 그것은 너무도 가까이 있지.”


“어디에 있는데? 그게 뭔데?”

그자는 나의 말에 대답하듯 민혁을 쳐다보았다.


“너.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 말한 것이 아니지?”

민혁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혁아. 무슨 말이라도 해봐. 뭐야? 도대체 뭐길래 그래?”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흔들며 소리쳤다.


“그게···. 그러니까 말이야.”

“빨리 말해봐. 뭔가 너도 알고 있는 거야?”


“부모님을 만났어. 이야기도 들었지.

다가오지 말라고 하더라. 이렇게 죽음도 감수하고, 부모님을 만났는데···.”

“부모님이 왜?”


“내가 태어나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어.

본인들의 재능도, 삶도, 추억들도···.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남았던 본인의 영혼들 까지도

모두 내가 가져갔다고 말하더라.”

“뭐라고? 설마···. 잘못 들었겠지.”


“아니야. 부모님은 나에게서 벗어나려 무던히 애를 썼더라.

내가 그 집에서 아주머니랑 살았던 것도, 해외로 나돌았던 것도.

그저 나를 피하기 위한 구실이었던 거야.


피할 수가 없었대. 그래서 삶을 끝낸 것인데

내가 그곳까지 찾아갈 줄은 몰랐다더라.

나보고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더라고.”

“너···. 괜찮아?”


“처음엔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대.

하지만 내가 자랄수록 본인들이 점점 어둠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고···.


돈, 시간, 재능, 명예까지···.

모두 내가 자라나면서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하더래.

무슨 블랙홀처럼 나는 둘 사이를 조금씩 어둠으로 채워갔고,

본인들의 영혼도 나로 인해 어둠 속에 묻힌 거라 말하더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그냥 본인들의 어려움을 너한테 돌린 것 아니야?”


그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그들도 부정했겠지···.

아이들은 보통 부모들의 시간을 먹고 자라난다.


하지만 그 욕심이 과한 아이들이 가끔 태어나지.

그런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것을 양분으로 자라난다.

본인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너도 무언가를 봤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어떤 시간 속에서···.”


침묵도 없었다. 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맞아. 그 시간에서 나는 부모님의 그림자를 먹고 있었지.

어느 순간 내가 깨달았어. 내가 그런 존재라는 걸.

그랬기에 그 시간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고···.”


그자가 말했다.

“시간은 밝음과 어둠의 순환으로 움직인다.

밝음은 어둠이 있기에 존재하고, 어둠도 밝음이 있기에 존재한다.

하지만 너는 어둠을 먹고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냥 본능이었을 것이다.

너도, 너의 부모도 운이 없었을 뿐.”


“단순히 그런 건가? 운이 없었다?

나는 다녀온 이후에 수 없이 자책하고 나를 원망했는데···.”


“시간 위에 올라타는 순간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너의 존재는 그런 시간에 올라탔던 것이다.


운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시작점이 그러했기에 너는 그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고,

너희 부모도 그것을 끊을 방법을 몰랐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너의 어둠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고,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될지도 모르지···. 단, 시간이 있다면 말이다.”


민혁은 그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거야?”

“방법은 없다. 너의 어둠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이 멈추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나 이전의 관리자들은 순수한 어둠이 시간의 균열을

메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네가 보지 않았나?

그러한 노력에 집착하면 그 시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한 집착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본인의 어려움만 증폭할 뿐이다.


무의미한 일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그럼 이렇게 끝나는 건가?”

“그 시간이 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때 우리는 각자의 시간에 갇혀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해는 어느새 우리의 그림자를 가장 작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우리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고,

우리는 그 사람들을 시간의 흐름처럼 보내고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듯

구름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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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7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7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6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2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8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7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10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6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2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9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8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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