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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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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과 회오리의 차이점

DUMMY

화려함과 우아함을 담고 있는 적의를 입고 맑은 소리의 패옥이 흔들리며 정다운은 복도를 걸어가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매서운 눈초리에 시녀들은 고개를 떨군다.

"소양이 이리 와"

주소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자 정다운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감히 너 따위가 전하 앞에서 추파를 던져?"

"아닙니다. 오해이십니다. 얼굴에 파리가 앉아 너무 간지러워 입꼬리를 올린 것인데 그것이 다른 방향으로 소문이 부풀어지고 엉뚱하게 변질이 되었습니다. 믿어주세요"

"그걸 내 앞에서 변명이라고 말하는 것이냐? 에잇"

발로 주소희의 배를 가격하자 뒤로 벌러덩 넘어진다. 시녀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고 주소희가 벌떡 일어나더니

"야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는 장면인데 그 더러운 발로 배를 차다니 너 죽고 싶어"

"컷"

이시온 PD가 잔뜩 화난 표정을 보이며 걸어오자 주소희는 손가락을 내밀며 정다운을 가리킨다.

"정다운이 대본에 없는 장면을 했어요"

"이봐요. 소희씨 제가 그만 하라면 그만하지. 그리고 이 장면이 더 과격하고 몰입감이 최상으로 흘러가는 순간에 일을 망치다니 그만두고 싶습니까?"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뜬다. 주소희는 고개를 떨구고 낮게 목소리를 던진다.

"남자친구가 여기로 오는데 이런 모습을 보이면 굉장히 맘이 아프겠죠"

이시온 PD는 백성일을 만나 감전된 느낌이 들고 기절한 기억이 불현듯 떠오르자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아니 촬영장에 남자친구가 왜 오는데요?"

"태풍이 오는데 혹시 제가 다칠까 걱정이 된다며 제가 사양을 했는데도 워낙 고집이 세다 보니 어쩔 수가 없이 그렇게 되었네요"

"하여튼 내가 그만하면 그때 소희씨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이시온은 두려운 모습을 보이며 주위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정다운이 비웃음을 보인다.

"회초리 보다 발로 하면 조금 더 아프지 않을 꺼라 생각했는데 그냥 회초리가 낫겠네"

"지금 그걸 말이라고 씨벌이나?"

이시온이 손을 든다.

"자 자세 잡고 시작합니다."


방미정이 양산을 들고 주소희가 다가오며 의자에 앉는다. 부채를 열심히 흔들며 걱정스러운 눈망울로 바라본다.

"괜찮나요?"

주소희는 치마를 걷더니 벌게진 종아리를 쳐다본다.

"배도 아프고 그래서 혹시나 종아리에 로션으로 잔뜩 떡칠을 했는데도 저 가시나가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이걸 보라고 내 예쁜 종아리가 무슨 통나무처럼 보이네. 분명히 나를 골탕 먹이는 짓거리가 분명한데 어떻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조금만 참으세요. 드라마가 시작되면 아가씨가 더 인기가 올라갈 거에요"

주소희는 멍하니 방미정을 쳐다본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더 인기가 올라간다니"

"드라마 제목이 시궁창에 피어나는 진실이잖아요.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이건 분명히 아가씨를 위한 드라마입니다. 보세요. 지금 왕비역을 맡은 정다운이 시궁창에 있습니까? 아니죠 아가씨가 시궁창에 지금 있잖아요. 이건 김은숙 작가의 숨겨진 놀라운 반전이 있다는 결론이죠. 그러니까 조금 더 참으세요"

주소희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제목이 왜 이렇게 유치하다 생각했는데 미정이 얘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야. 만약에 이 드라마가 우리 뜻대로 흘러가면 이건 나에게 엄청난 기회가 온다는 말인데 조금 더 참아야지"

"잘 생각했어요. 이 드라마로 정다운의 높은 콧대를 납작하게 뭉개야죠"

주소희의 눈빛이 반짝이며 주먹을 움켜쥔다.


가덕도 파출소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자 김상중 소장이 박수를 친다.

"자 여러분 조용하세요. 제 옆에 계시는 분을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행정복지센타 이덕진 과장님 이십니다. 박수"

이덕진은 손을 흔들며 밝은 얼굴을 내민다.

"김상중 소장님 감사합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어촌 계장을 거쳐 행정복지센타를 책임지고 마을 주민들의 생활 안정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도서관을 설립했으며 여기 다래마을 등대를 새롭게 세우고 바짝 붙어있는 다포리마을의 낡은 지붕을 12채나 교체했으며"

박봉팔이 벌게진 얼굴로 외친다.

"여기에서 선거 하나? 그리고 선거 하는 의원들이 아무리 두꺼운 철판을 깔아도 쪽팔려서 지 자랑을 이렇게 뱉어내지 못한다. 그만하고 태풍에 대비요령이나 말해라"

이덕진은 얼굴이 벌게지더니 손가락을 내민다.

"야 봉팔이 어촌 계장에서 나에게 밀려나 지금 나에게 앙갚음을 하는 기가?"

박봉팔이 벌떡 일어난다.

"뭐라? 지금 내 인격을 어떻게 보고 함부로 씨벌이노. 너 같이 모기의 간보다 작은 인간과 대화를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김상중 소장이 두 사람의 가운데에 위치하며

"잠시만 참으세요. 지금 태풍이 오고 있습니다. 우선 급한 사항부터 과장님이 말씀하시고"

이덕진은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열 받지만 지금은 인내를 갖고 참겠습니다. 지금 굴착기 5대와 모래 주머니가 도착했습니다. 위험하거나 허술한 곳을 단단하게 고정하시고 확실하게 보강하세요. 머리가 뜨거워서 이만 가겠습니다."

이덕진이 투덜거리며 파출소를 나간다. 김상중이 사람들을 둘러보며

"점점 파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굴착기와 모래 주머니가 필요하신 마을은 지금 저에게 말씀하시고 복지센타로 가시면 됩니다. 필요하신 분은 앞으로 나오세요"

사람들이 앞으로 나서고 박문득은 서류에 기록한다. 백성일은 밖으로 나오며 높은 파도가 밀려오는 광경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이 보인다. 하지만 큰 파도를 굳건한 자세로 갯바위에 서 있는 남자가 위험하게 보이자 발걸음을 옮긴다. 가까이 다가서자

"여긴 위험합니다. 다른 곳으로 가세요"

검은 가죽 옷을 입은 남자는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섬뜩한 미소를 보인다. 백성일의 직감이 위험한 남자라는 판단이 빠르게 뇌를 스치고 지나간다.

"난 이런 곳을 좋아합니다. 위험하니까 당신이나 안전한 곳으로 가세요"

"전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이 정도의 태풍은 저의 코털도 건드리지 못하죠. 처음 보는 분인데 혹시 누굴 찾으러 왔습니까?"

"하하. 정확히 보셨네요. 태풍과 함께 사라져야 할 남자를 찾고 있습니다."

백성일은 눈에 힘이 들어간다.

"그 찾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짐작이 가네요. 하지만 그 남자 강합니다. 조심하세요"

백성일은 뒤돌아 발걸음을 옮기자 뒤에서 묵직하고 거친 말투가 흘러 나온다.

"백성일 내일 밤에 이 곳으로 와. 괜히 다른 사람들 목숨을 허무하게 잃고 싶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백성일은 발걸음을 옮기고 차가운 눈빛으로 백성일의 뒷모습을 노려본다.

"아직 내가 누군지 모르는군. 근데 죽고 나면 더 모르겠군. 하하"


파출소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박봉팔이 다가온다.

"백형사는 처음으로 섬에서 태풍을 만나니까 되도록 안전한 마을회관에 머물게 육지와 섬에서 느끼는 태풍의 강도는 엄청난 차이가 보일 거야"

"알겠습니다. 오늘은 펜션에 모래 주머니를 포개어 얹어서 높은 파도를 대비해야 합니다."

"만득이와 내가 하겠네. 자네는 다래마을 주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알겠습니다."


주소희와 방미정은 거실로 들어오고 주소희는 소파에 앉으며 종아리를 쳐다보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아후. 정다운 저 가시나를 그냥 몽둥이로 종아리 뼈가 부서지도록 패고 싶네"

"아가씨 성일씨 만난 다음부터 듣기 좋은 예쁜 말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어머 내 말투가 그렇게 변했니?"

"그래요. 남자가 싫어하는 여러 억양들이 있는데 정다운에게 말하는 지금 아가씨의 모습이 딱 그렇네요. 상대방을 높이되 자신을 낮추지는 않는 그런 어법이 중요하죠. 정다운에게 높이듯이 말하지만 안에는 가시가 들어간 전술로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아가씨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죠"

"난 모르겠어. 미정이는 어린 나이부터 수련을 했지만 난 평범하게 자랐으니 머리 회전이 그렇게 빠르게 판단하며 돌아가지 않아. 그냥 편안하게 살래"

현관문이 열리며 주정철이 들어오자 방미정이 고개를 숙인다.

"수고 하셨습니다. 식사는 하셨나요?"

"그래. 소희도 이제 왔니?"

"네 아빠 오늘 촬영장에서 다운이가 나를 폭행했어요. 대본에도 없는 발차기로 내 배를 가격하고 또 회초리로 내 종아리를 얼마나 세게 때리는지 하마터면 아픔에 그 자리에 졸도를 하는 줄 알았다니까 미정이 맞지?"

방미정은 아무런 대답 없이 뒤돌아 걸어간다. 주정철이 소파에 앉으며

"내가 말했지? 제일기업과 우린 한 목숨으로 연결된 고리라는 것을 지금은 무조건 참아라. 나에게 계획이 있으니까. 알겠니?"

"알았어요. 저도 이번 드라마에 모든 집중을 할 거에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주소희는 일어나더니

"그러면 편히 쉬세요"

멀어지는 주소희를 바라보며 눈동자가 흔들린다.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내 딸은 목숨을 걸고 지켜낸다는 다짐을 다시 굳건한 맘으로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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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내 앞길에 태풍도 무릎을 꿇는다. NEW 15시간 전 3 0 9쪽
» 태풍과 회오리의 차이점 24.09.16 12 0 9쪽
50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24.09.14 9 0 9쪽
49 12천사의 행동 대원들 24.09.13 8 0 9쪽
48 죽느냐 사느냐 그건 내 능력으로 24.09.12 9 0 9쪽
47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24.09.11 12 0 9쪽
46 천하 통일을 꿈꾸는 자 24.09.10 14 0 9쪽
45 신의 재주로 불치병을 이겨내다. 24.09.09 14 0 9쪽
44 최대의 적수가 모래알 24.09.05 15 0 9쪽
43 전설의 소나무 비밀 24.09.03 16 0 9쪽
42 강 대 강의 만남 24.09.02 18 0 9쪽
41 호동이의 필살기 24.08.28 15 0 9쪽
40 닮은 친구 만들기 24.08.27 18 0 9쪽
39 생명의 씨앗을 그대에게 24.08.26 22 0 9쪽
38 검은 권력의 암투 24.08.23 15 0 10쪽
37 물랑루즈 클럽 24.08.21 17 0 9쪽
36 밝게 빛나는 도검의 위력 24.08.20 19 0 9쪽
35 내 길은 형사다. 24.08.19 21 0 10쪽
34 병실에서 인연은 이어지고 24.08.17 28 0 9쪽
33 최건과 백성일의 혈투 24.08.16 28 0 9쪽
32 연인 아닌 친구 24.08.15 26 0 9쪽
31 제일기업 가족 모임 24.08.14 24 0 9쪽
30 기운을 보충하다. 24.08.14 24 0 9쪽
29 원수와 은인의 사이 24.08.13 22 0 9쪽
28 심증과 물증을 확인하다. 24.08.13 20 0 9쪽
27 해저 선물을 찾아라 24.08.12 23 0 9쪽
26 은밀하게 침착하게 24.08.12 24 0 9쪽
25 블랙홀 능력자 주정철 회장 24.08.11 30 0 9쪽
24 완벽한 만남 완벽한 계획 24.08.10 28 0 9쪽
23 우연과 인연의 만남 24.08.10 2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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