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백면서생, 중원을 제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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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큐브
작품등록일 :
2024.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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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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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삿갓을 쓴 남자는? (1)

DUMMY

삿갓 사내가 긴 숨을 내쉬더니 삿갓의 끈을 풀었다. 

사내의 턱선과 입술이 여인처럼 곱다 생각했으나, 콧날과 눈은 더 고왔다. 

생각을 정리하는지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삿갓 사내가 결심한 듯 눈을 떴다.

“내 비밀을 말해드리리다. 나는...”


태현이 삿갓의 말을 서둘러 끊었다.

“내가 바보인줄 아시오?

공자가 남장한 여자라는 것은 진즉에 알아챘소.

말 못할 사정이 있으니 남장한 것이라 생각한 것 뿐이외다.

내가 정말 묻고 싶은 것은 공자의 성별이 아니라 공자가 어느 댁의 누구인가 하는 것이오.“


삿갓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지금 하려는 얘기가 그것이니 잠자코 들어 보시오. 

일단, 나는 선묘단의 단주이자 고려의 전 시랑이었던 정열안의 딸인 정시하요.

정단주는 후사가 없어 애를 태우다가 늦게서야 딸을 가졌소.

딸은 나름 미인으로 성장했다오.

그러니 정단주가 얼마나 어여삐 여겼겠소?

허나 딸이 미인인 탓에 고민이 생긴거요.

공자는 원에 고려의 공녀를 선발하고, 공물로 바치는 기관인 ‘진헌색’을 잘 아오?

그 진헌색을 담당하는 관리는 직급은 그리 높지 않으나, 그 권한과 힘은 국가의 기밀과 정보를 관장하는 중추원의 수장인 추밀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되오. 

진헌색 수장의 이름은 홍복권이고, 시하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이 있소. 


그 못된 자가 시하를 우연히 보고 마음에 들었는지, 제 아들과 결혼을 시키자고 정단주에게 거듭 청혼을 하였소.

그 제안은 비수와 같아서 만약 거절한다면 시하를 공녀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협박의 의미를 담고 있다오.

정단주가 비록 시랑의 지위까지 올랐다고는 하나 이미 현직에서 물러난지 오래요.

또한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딸만 공녀로 보낸다는 원망이 자자해 권문세가의 딸 또한 공녀에 포함해야 한다는 상소가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니, 그 협박이 얼마나 두려웠겠소?


하지만 정단주는 홍복권을 끔찍하게도 싫어했소.

공녀를 선발하여 공물로 바치는 관리 놈을 고려 사람 누군들 좋아할 수 있겠소?

그래서 정단주는 딸이 병환이 깊어 요양이 필요하다 소문내고 개경 외곽의 한 절에 딸을 맡겼다오.

절의 주지스님은 시하의 치료를 위해 산 중 깊은 암자에서 홀로 수련을 하게 하였소. 

물은 암자 뒷편의 바위샘에서 취하고, 음식은 절의 스님들이 하루 두번 공양했소.

모든 시간은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라 하였다오.“


“그런데 공자는 아니, 낭자는 스스로를 마치 제 삼자처럼 칭하는 습관이 있나 보오.

어린 아이들만 그런 말투를 가진 줄 알았는데, 낭자가 홀로 오래 살아 어릴적 습관이 남아있는 것이오?“


태현이 말을 끊고 질문하자, 삿갓 남자가 허리를 뒤로 길게 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아직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많으니 그냥 조용히 내 말을 마저 들으시고, 질문은 마지막에 몰아서 하시오.

아무튼 시하는 그 암자에서 딱히 큰 불편함 없이 책을 읽고 수련하며 거의 일년을 살았소. 

그러다가 정단주가 죽던 그 날, 그 시각에 시하 또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오.

숨은 고르고 얼굴도 평온하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소. 

주지 스님께서는 여승들을 시켜 시하를 돌보게 하였지만, 지금 시하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그저 잠만 자고 있는 상태라오.“


“내 비슷한 이야기를 서역에서 온 이야기꾼에게 들은 적이 있소.

옛날 원의 서쪽에 있는 어느 나라에 왕과 비가 살고 있었다 하오.

그들에게는 오랫동안 후사가 없었으나, 정성으로 기도를 드린 덕에 어여쁜 공주를 가졌다오.

왕은 공주를 위해 여러 산신과 선녀를 초대했는데, 그만 한 선녀를 빠뜨린거요.

초대받지 못한 선녀가 앙심을 품고는 공주에게 저주를 내렸소.

16세가 되는 생일날 물레에 찔려 죽을 것이라는 저주였다 하오.

왕은 선녀의 저주를 막고자 나라의 모든 물레를 불태우라고 명령했고, 다른 선녀들이 공주를 숲속에서 안전하게 키우기로 했다오.

그러던 공주가 16세 생일을 맞았고, 우연히도 숲속에서 버려진 물레를 발견하고는 가지고 놀다가 그만 물레 가시에 찔려 잠이 들었다지 뭐요.

백년의 시간이 흐른 후, 이웃 나라의 태자가 숲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잠자는 공주를 발견하고는 입맞춤을 하자 공주가 깨어났다는 거요.

결국 공주는 그 태자와 혼인했다고 하던데, 그 이야기와 비슷한 것 같지 않소?

결국 시하 낭자도 입맞춤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겠소?

아니 일단 백년을 기다려야 하는겐가?“


태현이 이야기를 마치고는 갑자기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 그렇다면 대체 공자는 아니 낭자는 뉘시요?

아까 분명 정단주의 딸 시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소?

이미 깨어난게요? 입맞춤을 하였소?“


삿갓 남자가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말을 이었다.

“시하는 아직 죽은 듯 자고 있소.

그리고 나도 분명히 시하요. 

또한 나는 시하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시에 훨씬 고등한 생명체요.

정확히 말하기는 외양과 기억의 일부는 시하이나 본질은 고양이로소이다.“


“아니, 낭자는 고양이 상이 아니오. 

오히려 낭자는 강아지 상이나 사슴상에 가깝소?“


“고양이 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천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명체인 고양이란 말이요.

나는 본디 정단주와 시하가 극진히 봉양하던 고양이였소. 

나의 어미는 서역의 왕실에서 봉양받던 할미의 딸인데 어린 나이에 정단주와 연을 맺어 정단주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들었소.

또한 정단주가 나의 어미와 설악산을 여행했을 때 산을 군림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던 아비와 눈이 맞아 내가 태어났다 하며, 어미는 그만 나를 낳다가 죽었다 하오.

아무튼 이리도 고고한 혈통을 가진 내가 정단주가 죽음을 맞은 후 이렇게 몸이 추하게 변했소.

아주 긴박할 때는 잠시 고양이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으나 그 시간은 채 일각을 넘지 못하고, 다시 이런 흉측한 몸으로 돌아오게 되는거요.“


태현이 박장대소하며 박수를 쳤다. 

“내 최근에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독창적이되 가장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요.

고양이가 갑자기 주인의 딸로 변했다는 거잖소?

내 아까 그 서역 이야기꾼에게 개구리가 되었다는 왕자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소만, 고양이가 여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소. 

그리고 스스로 낮추는 것이 미덕이라 하지만 낭자는 흉측하지 않소. 

이런 말 하기는 예의가 아니나, 낭자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오.

아무튼 그래서 낭자는 정녕 누구요?“


“정단주가 하루에 두번 음식과 물을 바치고, 시간 날때 마다 무릎에 올려 털을 골라주던 고양이라 하지 않았소.

정단주는 나를 지하라고 부르며 살뜰히 모셨다오.

그리고, 외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는 부드럽고 따뜻하며, 희고 검은 아름다운 털을 잃었소.

나의 눈은 둥글고 크며 빛에 따라 변하고, 밤에는 빛을 반사해 별과 같이 아름다웠는데 이제는 눈도 어둡소.

분홍색의 우아한 코는 이렇게 기다랗고 이상한 모양이 되었으며, 액체와 같이 유연하던 나의 몸도 이렇게 바뀌어 버렸단 말이오.

특히 길고 유연한 꼬리와 날카로우면서도 지적인 발톱은 아예 사라져 버렸소.

그러니 시하의 외모로 나를 평가하는 것은 나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오.”

 

태현이 웃으며 되물었다.

“아하. 그렇다면 그대는 백년 묵은 고양이인가 보오.

짐승이 백년쯤 수련을 하면 사람으로 둔갑할 수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소.” 


“고양이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소.

나 또한 이제 세살이 되었을 뿐이고 만으로는 두살에 불과하오.

하지만 아무리 말해도 공자는 믿지 못하는 것 같으니 내 직접 보여 드리리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기함을 할 터이니 문이 잘 닫혀 있나 확인하시오.“


태현이 방문을 잠시 열어 밖에 누가 있는지를 확인한 후 돌아오니 삿갓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삿갓 남자가 방금까지 입고 있던 옷가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어디선가 나타난 고양이만 태현의 종아리에 몸을 부벼 대었다. 


“낭자. 어디있소?

정녕 둔갑술이라도 하는거요?

장난 치지 마시고 이제 그만 나오시오. 제발.“  


옷장과 병풍을 포함해 온 방을 샅샅히 뒤졌지만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고양이만 애처로운 울음을 토해내었다.

고양이는 등과 머리가 검고 배와 다리는 새하얀 털이 반짝거리는 미묘였다.

태현은 고양이를 안아들어 이리저리 살피며 방금 들은 이야기 중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인지를 가늠하였다.


일각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안겨있던 고양이가 발버둥을 쳐 내려 놓았더니, 방 한쪽 병풍 뒤로 뛰어 들었다.

잠시 후 병풍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내가 옷 입는 것을 훔쳐볼 요량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옷을 던져주시든가, 아니면 잠시 방을 나가 계시오. ”

부리나케 방을 나서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데 방안에서 삿갓 남자가 불렀다.

“이제 그만 들어 오시오.”

방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삿갓 남자가 앉아 있었다. 


“훌륭한 도술이요. 

이제 나는 낭자가 최소한 사람들 눈을 피해 고양이로 둔갑하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는 기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그러니 고양이 이야기는 그만 하시고,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나 이야기하면 좋겠소. 

우선 낭자를 어찌 부르면 좋겠소?

낭자가 계속 남장을 하고 다닐거라면 정 공자라고 불러야 하오?

그러나 이렇게 고운 남자라면 사람들이 쉬이 의심을 할텐데.“


“말을 타든 걷고 달리든 사내의 옷이 편할테니 여행 중에는 지금의 옷을 계속 입겠소. 

하지만, 물건을 임대한 이들을 만날 때에는 그들이 나를 정 단주의 딸이라 생각하는 것이 나을테니 그 때는 여인의 옷으로 갈아입겠소. 

나의 옷에 따라 호칭을 번갈아 사용하든, 그냥 이름을 부르든 좋을 대로 하시오.“


“또 다른 궁금증이 있소. 

공자는 진정 우리가 보명단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하시오?

나야 뭐 선묘단의 보물을 볼 수 있는 기회라 여겨 수락하기는 했지만 말이오.“


“단주는 지병이 있었으나 깊지 않았소.

내가 달빛 속에서 쥐들을 쫒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와보니 단주가 쓰러져 있던 거요.

단주에게서는 평상시와 다른 이상한 냄새가 살짝 나는 듯 했소.

그리고 잠시 후 이인암과 호법이 방안으로 들어와 단주의 탐미선을 가져갔소.

그들이 나가고 내가 단주의 손을 핣아주자 단주가 힘들게 눈을 뜨더니 보명단을 가져 달라고 하였소.

나는 평상시 단주가 부채의 선추에 가짜 보명단을 넣어 놓고, 진짜는 책상 서랍의 천독환들 속에 숨겨 놓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소.

천독환 속에서 보명단을 찾아 단주에게 가져다 주었으나 단주는 시하와 진해를 부탁한다는 말만 간신히 남기고 숨을 거두었소. 

그 순간 호법과 이인암이 의원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내가 그만 놀라서 물고 있던 보명단을 삼키었다오.

단주는 세상을 떠나고 나의 속이 불타는 듯 뜨거워져 아무도 없는 시하의 방으로 건너가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내가 이렇게 변했던 거요.

만독보명단은 내가 먹어 버렸으니, 어디서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단 말이오. “


태현이 눈을 치켜 뜨고 물었다.

“아니, 그럼 있지도 않은 보명단을 같이 찾자고 나에게 제안한 저의는 무엇이오?

보명단은 독에 중독된 나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이제는 그 희망 조차 사라져 버렸구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보시오. 

약을 먹은 후 나는 시하의 몸으로 변하였고, 또한 시하가 잠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소.

또한 나의 것이 아닌 시하의 기억과 지식이 혼재되어 내 머릿속을 헤집었소.

마치 시하의 의식이 나에게 전이된 것 같은 느낌이요. 

그러니 나는 시하인 동시에 고양이인 지하요.

고양이가 영물이라 하나 나 역시 이런 기이한 현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오. 

그러나 지금껏 나를 지극정성 봉양한 집사의 유언을 지켜 주고 싶다는 나의 기특한 마음, 아비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시하의 바람, 천하의 영약인 만독보명단의 약효가 어우러져 생긴 기이한 현상이라 이해하기로 하였소.


하여 어찌하면 집사가 죽은 비밀을 밝힐 것이며, 내가 다시 고양이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을 좀 하였지요. 

나의 생각에는 그 해답이 선묘고에 있을 듯 하오. 

선묘고에는 선묘단의 갖가지 보물은 물론, 보명단을 제조하는 방법도 들어 있으니, 나를 되돌릴 방법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소.

하지만 선묘고는 항상 단주 혼자 들어갔기에 나 역시도 개폐 방법을 알지 못한다오.

그리고 단주는 본디 중앙장로와 서북장로 둘 이외는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는데, 그 둘조차 선묘고를 들어가는 방법은 모르고 있었소. 

다만, 선묘고에 들어가기 전에는 늘 임대한 물품들을 걱정하였소.

그래서 임대인들을 찾아 보자고 생각하게 된 것이고, 돌칼과 임대증 같이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가지고 나온게요.

선묘고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단주 후보가 될 수 있는데다가, 보명단의 제조법도 알 수 있을테니 공자에게도 희망이 다시 생긴 것 아니오?“


“왜 하필 나에게 제안을 했소?

왜 나를 도와주었으며, 왜 나를 택했소?

총관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무공이 높고, 단주와 친분이 깊은 이들도 있을텐데,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좀 더 낫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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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악인은 일격즉살해야 제맛 (2) 24.08.06 69 1 13쪽
14 악인은 일격즉살해야 제맛 (1) 24.08.05 69 1 12쪽
13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3) 24.08.03 58 1 12쪽
12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2) 24.08.02 69 1 12쪽
11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1) 24.08.01 77 1 11쪽
10 왜구 토벌 (2) 24.07.31 74 1 12쪽
9 왜구 토벌 (1) 24.07.30 72 1 14쪽
8 백제의 보물, 환두대도 24.07.29 94 1 12쪽
7 첫 싸움 (2) 24.07.28 77 1 12쪽
6 첫 싸움 (1) 24.07.27 102 1 12쪽
5 삿갓을 쓴 남자는? (2) 24.07.26 131 2 14쪽
» 삿갓을 쓴 남자는? (1) 24.07.25 164 2 14쪽
3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3) 24.07.24 185 2 13쪽
2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2) 24.07.23 217 1 12쪽
1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1) 24.07.22 394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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