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백면서생, 중원을 제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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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큐브
작품등록일 :
2024.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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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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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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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 토벌 (1)

DUMMY

​태현이 말을 옮겨야 하나 머뭇거리자 김윤호가 답을 하였다.

“이 대도는 큰 뜻을 위해 무상으로 임대한 것이라네.

하지만 우리 상단에 100년이 넘은 설삼이 들어온 적이 있었지. 

그 소식을 어찌 들었는지 정단주가 설삼을 팔라고 하였다네.

마침 나도 대보를 무상으로 임대하였으니 설삼을 그냥 주겠다고 하였지.

그했더니 정단주가 웃으며 이 설삼이 정말 귀한 것을 위해 사용될 것이니 값을 제대로 치르겠다 했네.

하지만 그 귀한 것이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았다네.“  


백년 설삼 이야기를 들은 시하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단주에게서 백년설삼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소. 

귀한 것이니 누구를 주었다거나, 본인이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작은 기억이라도 날터인데 아무 기억이 없소.

하지만 뭐 동래현까지 와서 환두대도 안에 있는 수수께끼 같은 문구를 발견했으며, 백년설삼의 이야기도 들었으니 이 정도면 큰 수확이 아니겠소?

이제 동경(경주)으로 가 봅시다.“


태현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백제의 보물 환두대도를 실제로 영접하니 감개가 무량하오.

이같이 선묘한 보물을 손과 눈에 새길 수 있었으니 낭자를 따라 길을 나선 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새삼 느꼈소.    

동경에는 또 어떤 보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심히 기대가 되는구료.“


김윤호가 일어서려는 태현과 시하를 만류했다. 

“잠시만 기다리시게. 

처음에 두 분께서 대뜸 환두대도를 보자 하여 분명 정단주의 여식을 사칭하여 대도를 노리는 도둑들이라 생각했지 뭔가.

그리하여 섣불리 오해를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큰 무례를 범했네. 

벗이었던 정단주에 대한 부조 겸 오해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선물을 하나 주겠네.

우리 상단에서 어렵게 구한 구진단이네.

내상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영약으로 알려져 있지. 

공자의 막힌 기혈을 치료하는데는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여행 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필요하실 때가 있지 않겠는가?“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재차 일어서 마당으로 나가려는데 처음에 태현과 시하를 맞았던 정 행수가 마당을 가로질러 뛰어와 김윤호 앞에 왼 무릎을 꿇었다.

“대방 어르신. 포구에 왜구 500여명이 처들어 와 노략질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인근의 일부 백성들은 동래성으로 피신 중이며, 관군들은 수성전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상단의 무사 이십여명이 관군들을 도와 육박전이라도 하려 하였으나 관군들이 성밖의 전투에 나가기를 두려워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 하오리까?“


“내가 동래현 부사를 만나 관군이 속히 움직이도록 설득해 보겠지만, 그렇게 되면 백성들의 피해는 이미 손쓸 수가 없을텐데 심히 낭패로다.

상단의 무사들을 이끌고 지휘하여 적을 공격하자니 중과부적이라 왜구의 노략질을 멈추기 어려울 것이고···.“


김윤호가 잠시 생각에 빠져 있다가 태현과 눈이 마주쳤다.

“공자께서는 무공이 높을 뿐 아니라 아까 손자병법의 삼십삼책을 논하는 것을 보고 병법에도 능한 것을 알았네. 

혹시 우리와 함께 싸워줄 수 있겠는가?

길이 급하여 싸움에 참전하기 어렵더라도 작은 힘이라도 보태줄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걸세.

보아하니 공자는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관심이 많던데, 우리를 도와준다면 내가 보유하고 있는 보물을 보여주겠네.

백제의 금동 대향로 같은 보물은 쉽사리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네. “

“금동 대향로라면 뚜겅에는 봉황과 용이 새겨져 있고, 몸통는 연꽃이 새겨져 있다는 백제의 향로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보물 때문이 아니라 원과 왜구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서 당연히 힘을 보태야지요.”


태현이 사방을 둘러보니 별채의 왼편으로 높게 솟은 망루가 보였다. 

태현이 몸을 솟구치고는 망루의 외벽을 달리듯이 밟아 순식간에 꼭대기에 올라 상황을 살폈다.

망루에서 내려온 태현이 김윤호에게 물었다.

“이곳 동래현에는 화통도감에서 만든 화기가 몇기나 있습니까?”

“화기는 관군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스무문의 화포가 있네. 

또한 우리 상단에는 화약에 쇠조각을 박아 폭발의 위력을 높인 진천뢰를 백여개 가지고 있다네.“


“상단에서 지금 싸울 수 있는 무인들은 몇이나 됩니까?

또한 전투에 동원할 수 있는 백성들은 얼마나 되는지요?“


이번에는 정 행수가 답했다.

“지금 우리 상단의 무사 이십명이 동래성 근처에 대기 중이며, 상단에서 서른명을 더 동원할 수 있소.

백성들 중에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날래고 지리를 잘 아는 자들이 스무명 정도 있을 것이오.“


태현의 머리 속에서 어린 시절 스승들이 외우고 익히라며 잔소리를 했던 병법서와 지략서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시절 태현은 스물 다섯 이전에 죽을 터인데 병법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배우기 싫어하였지만, 하도 잔소리를 들은 덕분인지 귀결 하나하나가 머리에 떠올랐다.

“지리와 상황에 익숙지 않은 저의 생각이오니 잘못되거나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방 어르신은 동래 부사를 만나 관군의 참전을 요청하시되,  만약 거부한다면 최소한 화포만이라도 사용하여 적들의 정박된 배를 노려 주십시오.

시하 낭자는 여기 상단의 무사들과 십여명과 함께 진천뢰를 가지고, 적의 배후로 돌아 적들의 배를 화공으로 공격해 주시오.

저는 시하 낭자를 도와 배들을 공격한 후 상단의 남은 무사와 백성들과 함께 인근 숲과 계곡으로 놈들을 유인한 후 숲에서 기습하도록 하겠습니다. “


시하가 물었다.

“내 날래고 민첩하여 진천뢰를 들고 화공으로 공격하는 것이 퍽 재미있을 듯 하오.

그런데 놈들의 배를 공격하면 놈들의 후퇴를 막아 오히려 싸움이 더 커지지 않겠소?

놈들을 쫒아 내는 것이 백성을 위한 상책이 아니오?“


“어차피 왜구들은 먹을 것이 없어 노략질을 온 것이오.

지금 쫓아낸다 해서 얼마나 참을 수 있겠소?

노략에 실패한 왜구들은 바로 내일, 모레 아니면 이레 후 다시 나타날 것이오.

안에서는 원의 폭정이 심해지고 있는데, 밖으로 왜구까지 설쳐댄다면 어찌 백성들이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겠소?

오늘 놈들을 척결합시다.

물론 오백의 왜구를 척결한다해서 왜구의 노략질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걱정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오.“


이번에는 김윤호가 질문했다.

“왜구들이 노략질을 하던 마을을 벗어나 숲과 계곡으로 공자를 쫒을까 모르겠소.”

“배가 부서진다면 놈들은 배를 수리하기 위해 백성들의 노동력이 절실해 질 것입니다.

그러니 일부는 남아 노략질을 걔속하더라도 일부의 인원은 반드시 백성들을 쫒을 것입니다.

또한 제가 적절히 거리를 유지해 유인해 보겠습니다. “


생각에 잠긴 김윤호에게 정행수가 직언했다. 

“무릇 밭일을 농부에게 물어야 하고 길쌈질은 하녀에게 물어야 알 수 있다 하였습니다.

왜구를 징벌하고자 하시면서 희고 고운 얼굴에 오로지 글만 읽은 듯한 공자의 말을 중용하시면 어떻게 성공을 기약할 수 있겠습니까?“


​김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으로서는 발만 구르는 것보다는 공자의 전술대로 즉시 움직이는 것이 나을 듯 하네.

이번 전투는 무공과 병법이 뛰어난 공자가 지휘해 주시게.

공자께 나의 검을 드리리다.

이 검은 예리하여 적의 목을 베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대방인 나를 상징하므로 모든 상단의 무사들이 공자를 따를 것이네. 

나는 바로 동래 부사를 만나러 갈터이니, 정 행수가 공자를 도울 것이네.“


김윤호가 즉시 말을 타고 떠났다.

사내의 옷으로 갈아입은 시하가 진천뢰를 가진 무사 열명과 출발함과 동시에 태현 또한 스무명의 무사를 대동하고 말을 달렸다.

갈림길에서 태현이 정 행수에게 명했다.

“행수께서 저를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하니 힘을 합쳐 적을 물리치는 것에 집중합시다.

행수께서는 지금 싸움을 도와줄 수 있는 백성들에게 전하시오.

몸을 숨기고 기습하기 좋은 장소로 유인할 수 있도록 숲의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려 달라 말해 주시오.

또한 이미 그곳에 대기 중인 상단의 무사들과 여기의 스무명의 무사들과 같이 가 백성들을 보호해 주시오.”

​“존명”

정 행수가 마치 태현이 진짜 지휘관이라도 되는 양 예를 갖추고는 말에 채찍질하며 사라졌고, 스무명의 무사도 그를 따랐다. 


말을 달리니 일각에 못 미쳐 정박되어 있는 왜구들의 배가 나타났다.

배는 모두 열 여섯척이었으며, 배 마다 두세명의 왜구들이 앉아 망을 보고 있었다. 

“시하.  

나와 다섯명의 무사들이 놈들의 시선을 어지럽히고 엄호할 터이니 배의 격꾼칸에 서너개의 진천뢰를 떨구어 폭파시켜 주시오.

나머지 다섯분의 무사들께서는 폭파가 일어난 배에 불화살을 쏘아 왜구의 배에 미치는 타격을 높여 주시오.

또한 왜구들과 전투가 일어날 시에는 적은 인원이니 바로 맞서지 말고 가급적 저와 합류하여 주시오.“


태현과 다섯명의 무사들이 왜구 앞에 나타나자 배에서 망을 보고 있던 놈들이 저마다 칼과 창을 꺼내들고는 배에서 뛰어 내렸다.

태현은 그들의 칼과 창이 미치는 곳까지 달려갔다가 멀어지며 그들을 유인하였고, 대형을 이탈해 고립된 왜구들을 공격했다. 

태현이 왜구들의 시선을 빼앗자 시하가 배로 날아들었다.

움직임은 빠르고 가벼우며 조용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시하가 첫번째 배와 두번째 배를 돌아 세번째 배의 격꾼칸으로 들어가는 순간 첫번째 배에서 폭발이 일었다.

동시에 불화살이 첫번째 배를 향했다. 


왜구들의 일부가 배의 불을 끄려 첫번째 배로 달려가는 순간 두번째 배도 폭발했으며, 불화살들이 두번째 배로 날았다. 

왜구들이 반을 나누어 첫번째 배와 두번째 배의 불을 끄려는데 이번에는 세번째와 네번째 배가 폭발했다.

왜구들이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거렸다. 


배들은 연이어 폭발했고 불이 타올랐다. 

왜구들은 각기 자기가 지키던 배의 불을 끄고자 뿔뿔히 흩어졌다.

둘셋으로 흩어진 왜구들은 태현의 적이 되지 못했다. 

태현이 배위를 날아다니며 왜구들의 팔과 다리를 잘랐다. 

김윤호의 칼은 명검이어서 내공을 실은 태현의 검법에 예리함과 힘을 실어 주었다.

오십에 달하던 왜구의 수가 반으로 줄었고, 나머지 반은 본대를 향해 도망가기 시작했다. 


왜구를 쫒으려는 무사들을 태현이 만류하고는 무사들에게 배에 불을 더 질러 완파하도록 지시하였다.

마침 김윤호가 동래현의 부사를 설득했는지 성안에서 화기들이 불을 뿜었다. 

배들을 공격하는 것은 화기들에 맡기고, 태현은 시하와 함께 백성들과 합류하기 위해 말을 달렸으며 나머지 무사들이 뒤를 따랐다.

말 위에서 무사 하나가 물었다.

“공자께서 계속 왜구들의 팔과 다리 만을 자르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수급 대신 팔과 다리를 노리십니까?“


“수급을 잘라내면 그 놈은 죽지만 다른 놈들은 동료를 잃은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게 되어 전력이 오히려 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팔과 다리를 잘라 내면 홀로 움직일 수 없을 뿐더러 다른 군사들이 다친 군사를 도와야 합니다.

또한 남은 군사들도 자신이 팔다리를 잃을까 두려워 몸을 움츠리게 되니 전력이 더 축소될 수 있음을 노리는 것입니다.“


탄복하는 무사를 지나 시하가 태현 옆으로 나란히 말을 몰았다.

“나는 알지. 왜 공자가 팔과 다리만을 베는지를.

공자는 그저 겁이 나는 것 뿐이오.

검법은 책으로 배우고 전투 또한 글로만 익혔으니 어찌 죽음에 당당히 맞서겠는가?

목숨을 빼앗아 본 경험이 없으니 수급을 벨 자신이 없고, 죽이지 못하니 팔과 다리만을 노리는 것 아니오? 

전력을 감소시킨다는 전술은 공자의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허울일 뿐이오. 

왜구들이 동료가 팔을 잘렸다 해서 돕는 것을 보았소?

오히려 우리 군사가 팔을 잘려 날뛰는 왜구의 목을 치느라 힘만 더 들지 않았잖소.

어떠하오? 공자.

나의 추리가 정확하오?“


태현이 아무 말도 못하자 시하가 충고했다.

“내 공자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가 아니오. 

나도 처음 쥐를 잡을 때가 있었소. 

내 날카로운 발톱 사이에서 바들거리며 떨고 있던 작은 쥐가 아직도 선명하오. 

검고 맑은 눈은 공포로 질려 있었고, 제대로 호흡조차 하지 못했다오. 

어찌나 안타까운지 내 그만 놓아 주었소. 

하지만 그 쥐는 하루를 참지 못하고 또다시 곡식 창고를 노렸고 나에게 잡혔다오.

내가 고민이 많았소.

내가 이 쥐를 먹지도 않으면서 생명을 빼앗는 것이 옳은 일인가?

아니면 나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는 정 단주의 음식을 노리는 이 쥐를 처벌하여 다른 쥐들의 귀감이 되게 하는 것이 옳은가?

나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기를 택했소. 

대신 쥐들이 가장 고통없이 죽을 수 있도록 목을 물어 한방에 보내 버렸지.

공자도 같잖은 동정심이 적들을 더 큰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무엇이 더 좋은 방도인지 잘 생각하기를 바라오. “


시하의 충고는 따끔했지만 옳았다.

태현은 결심했다.

‘우리의 나라, 우리의 백성들을 위해 나의 손에 피를 묻히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하지만 적도 인간이기에 불필요한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일격필살해야겠다.“


왜구의 본대가 태현과 시하를 발견하고는 일부의 왜구들이 활을 쏘며 그들을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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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악인은 일격즉살해야 제맛 (2) 24.08.06 69 1 13쪽
14 악인은 일격즉살해야 제맛 (1) 24.08.05 70 1 12쪽
13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3) 24.08.03 60 1 12쪽
12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2) 24.08.02 69 1 12쪽
11 신라의 보물을 훔쳐라 (1) 24.08.01 77 1 11쪽
10 왜구 토벌 (2) 24.07.31 74 1 12쪽
» 왜구 토벌 (1) 24.07.30 73 1 14쪽
8 백제의 보물, 환두대도 24.07.29 94 1 12쪽
7 첫 싸움 (2) 24.07.28 77 1 12쪽
6 첫 싸움 (1) 24.07.27 102 1 12쪽
5 삿갓을 쓴 남자는? (2) 24.07.26 132 2 14쪽
4 삿갓을 쓴 남자는? (1) 24.07.25 164 2 14쪽
3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3) 24.07.24 185 2 13쪽
2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2) 24.07.23 217 1 12쪽
1 신입 단원이 되어야겠다 (1) 24.07.22 394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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