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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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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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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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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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동 지하상가 (1)

DUMMY

나는 의도적으로 교도소 지하창고 입구를 각종 상자와 부서진 잔해로 가려놓는다.


‘교도소에 들어와 본 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이곳이 창고로 향하는 입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군.’


창고 위장 작업이 완료된 후 나와 1004번은 차에 올라탄다.


교도소가 있는 칠암시와 그 인근 10km 반경은 이미 전생에 다 파악해서 빠삭한데, 자체가 워낙 작은 도시다 보니 사람 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쓸만한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인 만큼 좀 더 큰 도시로 나가보기로 한다.


둘이서 차를 타고 칠암시를 통과해 계룡산을 오른다.


1004번은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서 권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한다.


계룡산을 오르는 길에, 나무 사이에 군부대 펜스가 보인다.


‘군부대 한번 털어서, 총이랑 탄약 좀 훔쳐야 하나.’


쿠쿠쿠쿠쿵─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엔진 소리가 무언가 이상하다.


“아니 차가 왜 이래?”


당황한 1004번이 차 안 버튼을 이것, 저것 눌러본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차 시동이 멈췄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린다.


다행인 건 멈춘 곳이 계룡산 중턱이라는 점이다.


“대전 한복판에서 멈춘 건 아니라서 다행이네.”


나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기름이 들어있는 차가 대전 시내에서 멈췄으면 분명 약탈자들의 눈에 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차를 뒤로하고 계룡산 정상으로 걸어서 향한다.


어느덧 밤이라 주변이 깜깜해지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희미한 달빛을 조명 삼아 계속해서 산을 오른다.


어느덧 상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산 아래의 대전을 내려다본다.


멸망한 세상임을 증명하듯이, 전기까지 안 들어와서 도시 대부분이 매우 어둡고 조용했다.


달빛을 조명 삼아 자세히 봐도 건물 대부분은 파손되었는데, 드물게 불이 들어온 멀쩡한 건물이 하나 있다.


그 건물 주변은 매우 환했는데, 건물 지상 주차장에는 레토나가 잔뜩 들어있다.


순간 호기심이 일어서, 산을 내려가 건물을 확인해본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건물은 7층짜리 건물이었는데, 그 입구에서 소총을 든 군인 두 명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아마 군에 끌려간 내 동료들도 살아있다면 저러고 있겠지.’


건물 창문밖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띈다. [ 신규 각성자 환영 – 귀신 대전 지부 ]


전쟁의 여파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에 전생의 808번처럼 각성한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본인들의 연대로 끌어들이는 듯했다.


계속해서 대기해보니 간헐적으로 건물 안으로 차가 출입하는데, 전부 전기동력 레토나였다.


소문에 따르면 특정 계열 능력자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든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 듯했다.


‘전기 계열은 당연하고, 화염 계열 능력자도 다수 가지고 있다면,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마 지부가 연대 본부에서 충전해준 대형 배터리를 보급받아 갈아 끼우는 식으로 지부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충당하는 듯해 보였다.


‘저 지부 안에 수많은 능력자나 기술자, 아마 전생에 나를 죽였던 얼음 계열 능력자도 이미 저기 안에 속해 있을 수도 있다.’


순간 권총을 쥐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아직은 아니다.’


냉정하게 판단해보면 힘이 더 필요하다. 화기도 부족하고, 병력도 부족하다.


나와 1004번은 방향을 돌려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며 피난민 쉘터를 찾는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사람이 있는 지하상가를 발견했다.


[은행동 지하상가]


쉘터 안에는 20명 정도의 피난민이 있는데 매우 왁자지껄하고 아기 우는 소리도 들리고 아주 개판이다.


나와 1004번은 같은 피난민인 척하며 자연스럽게 그룹에 합류한다.


그리고는 딱 봐도 분위기상 리더로 보이는 흰머리에 지긋한 60대 노인에게 우리가 다가간다.


내가 사전에 시킨 대로 1004번이 나 대신 노인에게 악수를 청한다.


동시에 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권총을 매만지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오오···. 그래 젊은이 두 명이 무슨 일로 왔어?”


그는 젊은이들이 쉘터를 방문해서인가 우리를 매우 환대해줬다. 아마 우리가 그룹에 합류하지 않을까? 하는 미약한 기대감도 있는 듯 보였다.


1004번이 계획한 대로 들고 온 물 2L 한 병을 가방에서 꺼낸다.


‘우리는 단수되기 전에 미리 물을 많이 받아놔서 물 2L 정도 주는 건 큰 부담은 없다.’


오히려 20명이나 이끄는 리더의 호감을 싸게 산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저희는 인근에 사는 피난민입니다만, 수도가 끊기기 전에 미리 받아놓은 물은 좀 여유 있어서요. 여기 쉘터에 사람 소리가 들려 물을 좀 나눠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래? 고맙게 쓰지.”


요즘 같은 세상에 물을 그냥 준다는 건 우리 측에서 엄청난 호의를 베푼 것인데, 자기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반말하는 노인의 말투가 은근히 거슬린다.


1004번과 노인이 대화하는 동시에 나는 쉘터 안 인물들을 스캔한다.


‘아기는 제외, 그러면 애 엄마도 제외, 신문지 위에 앉아있는 노인들까지 제외하면 외부 활동이 무난히 가능한 사람은 이 그룹에 2명뿐, 이 그룹 오래는 못 가겠어.’


나는 외부 활동이 가능할 만한 사람 두 명을 자세히 살핀다.


첫 번째 청년은 벽에 기대서 1004번과 노인의 대화를 유심히 듣는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 바닥에 누워 자는 중인 녀석의 얼굴이 무언가 낯이 익다.


‘누구더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나는 기억 안 나는 녀석에게서 시선을 떼고 1004번과 노인의 대화에 집중한다.


1004번이 노인에게 질문한다.


“여기는 젊은 청년들은 거의 없네요?”

“최근에 쓸만한 녀석들은 거의 다 능력자 연대에 지원해서 나갔지. 거기 가면 전투에 휘말려 위험할지는 몰라도, 최소한 밥은 안 굶을 거니깐. 하여튼 젊은것들은 아주 노인 공경이 없어요.”


노인은 떠난 이들을 원망하는 듯하며 말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스스로 몸을 지키기도 버거운 사람들을 그들이 자신을 희생하며 지켜야 할 이유가 왜 있겠는가?’


남아있는 청년이 오히려 봉사하는 것에 가까운 것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답도 없는 그룹을 떠난 이들이 악은 아니다.


그 순간 자는 녀석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233번.’


낮은 번호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장기수인데,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 독방을 썼던 놈이다.


같은 죄수들끼리도 싸이코 패스라고 하며 녀석과 같은 방을 쓰는 것을 다들 멀리했다.


‘아마 녀석은 오늘 아침에 독방을 탈옥한 직후 걸어서 곧장 이 쉘터로 온 것이 분명하다.’


나는 확실히 하기 위해 둘 사이의 대화를 끼어들어 자는 청년에 관해서 물어본다.


“저기 자는 사람은 언제쯤 여기에 합류한 겁니까?”

“오늘 저녁에 합류했지? 저런 청년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40살은 먹은 것처럼 보이는 233번도 노인에게는 청년일 것이다.


나는 아무튼 의심이 확실시되자. 노인에게 말한다.


“저 청년을 조심하세요. 오늘 감옥에서 대규모 탈옥이 있었는데, 원래 살인죄로 수감 된 사이코패스 녀석입니다.”


노인은 무슨 소리냐고 하며 못 믿는 눈치이다.


나는 쉘터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충고를 한다.


“죽이던지 당장 그룹에서 쫓아내든지 하세요. 분명 위험할 겁니다.”

“뭔 개소리야? 너 다른 그룹에서 온 첩자지? 죄수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고? 텔레비전도 안 되는데?”

“저도 오늘 아침까지는 같이 수감 된 죄수였으니깐요. 제 죄명은 ─”


내 죄명을 말하기도 전에 같은 죄수였다고 말하는 순간 노인이 흥분해서, 역으로 우리를 의심한다.


“아니 얼마 만에 우리 그룹에 합류한 힘 좀 쓰는 청년인데, 그걸 가로채려고 하나. 어디 다른 쉘터에서 온 첩자 맞지? 갓 만에 온 청년인데 우릴 괴롭히려고 작정했구먼.”


그리고는 건네받은 물병까지 의심한다.


“여기 물에 이상한 약 탄 거 아니야?”


그리고는 곧장 물병을 저기 멀리 바닥으로 던진다.


던져진 물병이 터져 물이 졸졸 흐른다.


“썩 꺼져 이놈들아. 아주 우리 그룹을 못살게 굴고 난리야.”


나는 성내는 노인들 뒤로한 채 1004번 눈을 쳐다본다.


그리고 곧장 말이 통하지 않는 노인에게 더 설명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쓸만한 사람 찾아보려고 했는데 뭐 분위기상 저기에 더 있을 수는 없겠네.”


계단을 올라가며 1004번에게 말을 건네는 순간.


은행동 지하상가를 벗어나 다시 지상으로 도착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뛰어 따라온다.


아까까지만 해도 노인과 1004번의 대화를 유심히 듣던 그 녀석이다.


“아까 그 얘기 진짭니까?”


나와 1004번은 못들은 채 하며 계속해서 무시하고 지나간다.


다만 청년이 계속해서 따라온다.


“저 데려가 주십시오. 그 얘기가 진짠지 가짠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저 그룹은 미래가 없습니다.”


나는 녀석의 얘기에 고개를 뒤돈다.


청년은 헥헥 거리며 손을 허벅지에 올리고 상체를 굽힌 채 겨우 숨을 쉬고 있다.


녀석은 호흡을 억지로 삼키며 계속해서 본인 어필을 한다.


“저는 전직 자동차 수리공 이현석입니다. 차뿐만 아니라 기계는 좀 잘 다룹니다. 꼭 데려가 주십시오.”


나는 녀석의 판단 근거가 궁금했다.


“왜 본인의 그룹이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나?”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노약자에, 갓난아기에 애 엄마까지 다 품으려고 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능력이 되는 사람이 하면 몰라도, 능력도 없이 그러는 건 오만입니다.”


나는 녀석의 판단에 은근히 놀라며 더 묻는다.


“그러면 왜 그 그룹에 남아있었던 거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어디 능력자 연대라도 들어가서 병사라도 하면 밥은 잘 챙겨 먹을 텐데.”


나는 의문이 가던 부분에 관해서 묻는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동정심에 노인들 케어하며 제가 위험을 무릅쓰고 마트로 나가 식량을 가져다주곤 했습니다만, 갈수록 제가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서 식량을 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리고 울분을 토해내며 말한다.


“그리고 애초에 능력자 연대가 이런 상황을 만든 범인 아닙니까? 차라리 싸우다가 죽으면 죽었지, 녀석들 밑에서 일할 생각은 죽어도 없습니다.”


아무나 우리 쉘터에 받을 심산은 아니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고민한다.


고개를 돌려 1004번을 쳐다보니 녀석은 별 생각없이 내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순간 고장 난 자동차가 기억난다.


“수리공이라고 했지? 우리 차가 좀 고장 났는데 봐줄 수 있나?”


나는 오르막을 오르다가 시동이 꺼진 차에 경위에 대해 이현석에게 설명한다.


“우선 연료 펌프나 필터가 막혔을 경우나 차 점화 플러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겠군요. 아니면 엔진에 과부하가 걸렸을 수도 있죠. 우선, 차로 가기 전에 인근 정비소에서 공구랑 부품부터 챙기죠.”


녀석은 내게 차종과 실제 마지막에 어떻게 멈췄는지 자세히 물어보더니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공구와 부품을 챙긴다.


그리고는 우리는 녀석을 계룡산 중턱으로 안내했다.


숨돌릴 틈도 없이 차에 도착한 녀석은 차 보닛을 열고 이것저것 만져본다,


1004번을 옆에 세워놓고 이것저것 수리 보조를 시키더니, 시간이 한 시간 정도 흘렀을까.


녀석이 부품을 바꿔 끼우자 다시 차의 시동이 걸린다.


부르릉─


“다행히 간단한 연료필터 문제였네요, 단순히 필터가 막혀서 연료 공급 때문에 시동이 꺼졌던 겁니다.”


녀석이 쓸모를 보였다는 듯이 잇몸을 드러내며 환한 미소를 뽐낸다.


‘기계를 잘 다루는 기술자에, 능력자 연대에 대한 반발심도 있고.’


아무리 생각해도 녀석을 우리 그룹에 합류시키는 건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이 선다.


나는 고쳐진 차 뒷문을 열며 녀석에게 당부의 말을 말한다.


“너도 차에 타라. 만약 배신하면 죽을 줄 ─”


그런데 내 뒷말을 들기는 한 건지, 녀석은 [타라]는 말이 들리기 무섭게 곧장 대형 골든 리트리버처럼 조수석에 잽싸게 올라탄다.


“출발~”


아주 신이 난 듯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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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여의도 생존기 (2) 24.08.21 15 0 12쪽
8 여의도 생존기 (1) 24.08.20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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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훈련 시작 24.08.13 42 0 11쪽
4 은행동 지하상가 (2) 24.08.08 50 0 12쪽
» 은행동 지하상가 (1) 24.08.07 59 1 12쪽
2 남을 죽이려면 본인도 죽을 각오를 해라 24.08.05 75 1 12쪽
1 마지막 코인 24.08.04 1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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