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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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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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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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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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생존기 (1)

DUMMY

김전붕의 소식을 인트라넷에서 발견한 뒤 나는 성일이를 죽이지 않고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도망도 못 가고 여태 군 생활한 녀석을 조금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 굳이 죽이고 싶진 않았다.


내 질문에 성일이가 성심성의껏 답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뭐 내가 기절한 사이 이미 도망간 군인들도 있어서 굳이 성일이를 죽이는 게 내 신변의 안전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아 맞다. 헤어지기 직전에 성일이가 내게 물었다.


“형님 탄약은 있으세요? 저희 창고에서 좀 꺼내 드릴까요?”


나는 살짝 웃으며 대인배처럼 답했다.


“아니. 마음만 받을게.”


그건 1004번이 이미 다 가져갔걸랑.





***





숙소로 도착했을 때는 내 마음이 좀 싱숭생숭했다.


김중사가 살아있다는 소식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당장 귀신 연대 본부로 쳐들어가서 확인할 수도 없다.


‘능력자가 그 본부에만 7천 명이라고 했는데, 당장 가면 자살행위지, 자살행위야.’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아니고, 3명이 능력자 7천 명이 대기하는 곳에 잠입할 생각을 하는 놈은 미친놈이 분명하다.


그저 1004번과 현석이와 먹고 훈련하고 자고를 반복하기를 수십 번.


어느덧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고 밤이 일찍 찾아오는 계절이 다가왔다.


나는 감옥 운동장에 쌓인 차가운 눈을 삽으로 퍼내며 1004번에게 묻는다.


“여의도 관련해서 조사한 거 결과 나왔어?”


나는 훈련이 없는 빈 시간이 날 때마다 군부대로 출근시켜 전직 해커인 1004번에게 인트라넷을 좀 뒤져보라고 명령했었다.


“김성일이란 사람이 말해준 거 대부분은 사실 같습니다. 다만 더 여의도 정보는 대부분 접근제한이라서, 직접 가봐야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정찰 삼아 여의도로 가볼 만한 것 같아?”

“피크일 때 공사로 주둔하는 능력자만 7천인데 지금은 좀 줄었을 겁니다. 밑으로 잡일 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총 5만 명은 여의도에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정도로 큰 규모의 집단이면 우리가 잠입하는 것도 크게는 무리 없어 보입니다.”


나는 1004번의 말을 듣고 곰곰이 고민한다.


“현석이 불러와. 발전기 건드리고 있을 거야.”


1004번이 발전기를 만져 보는 현석이를 데리러 눈이 쌓인 바닥을 푹푹 밟아가며 뛰어간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1004번이 현석이를 데리고 내 앞에 섰다.


“내일 여의도에 간다. 오늘 짐 정리하고, 지금 날씨가 겨울인 거 생각하고서 침투 배낭 싸고 대기해”

“네.”

“질문사항은 있나?”


둘은 슬쩍 서로의 고개를 쳐다보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고 대답한다.


“없습니다.”


두 사람은 나에 대한 신뢰가 넘쳐서인가, 왜 안전한 감옥을 떠나 여의도로 가냐는 질문은 없었다.


그저 내가 하자고 하면 맹목적으로 따를 뿐이다.


그리고는 두 사람은 각자 배낭을 싸기 위해 감옥 내부로 들어가고. 나는 한겨울에도 추위를 버티며 아끼던 기름을 차에 털어 넣는다.


꿀렁─ 꿀렁─


연료통에서 교도소 수송차량 안으로 휘발유가 들어간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차 안으로 털털 턴다.


‘휴 기름은 끝났고.’


이제 마지막 점검을 위해 한 손에 권총을 손에 든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꾸준히 연습했던 능력.


마력을 응집시키고 형상화한다.


머릿속에서 리볼버용 38 탄환을 상상한다.


약간의 마나가 빠져나간 다음 텅 빈 실린더에 마력 탄환이 장전된다.


“격발.”


동시에 방아쇠를 당긴다.


피슝─


강력하게 쏘아진 탄환이 나무를 관통한다.


‘이 정도면, 30발까지는 만들 만하겠네.’


직감적으로 늘어난 마나 양으로 얼마나 탄환을 만들어 강력하게 쏘아낼 수 있을지 직감이 든다.


몇 달 전에 두 발 만에 실신한 나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확실히 마나도 훈련하기만 하면 늘긴 하네.’


다시 실린더에 장전된 나머지 5발의 마나를 수거해 몸으로 흡수한다.


탄환을 강제적으로 흡수하지 않으면, 어차피 몇 분 뒤 형상화가 풀려 공기 중으로 마나가 흩날려 사라지기 때문에 마력 손실을 막으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는 곧장 등에 메고 있던 멜빵을 앞으로 멘 다음 저격용 총을 양손에 든다.


가늠쇠로 목표물인 하늘을 조준하고.


호흡을 참는다.


자연스럽게 마나를 사용해 장갑 관통용 저격 탄환을 만든 후 장전.


방아쇠를 가볍게 당긴다.


쿠아아앙───


벼락처럼 쏘아지는 탄환.


내 능력에 의해 가속된 탄환은 체감상 기존의 3배나 되는 속도로 맹렬히 직진한다.


대충 들으면 벼락이 떨어졌나 싶을 정도의 큰 소리가 울려 퍼진다.


“확실히 장갑 관통용이 쌔긴 해.”


분명히 이 정도면 전차 갑판도 뚫을 위력이다.


나는 이 기술의 명칭은 [탱크킬러]로 하기로 정했다.


저격용 총으로 현대식 탱크를 뚫는다니, 이 얼마나 미친 소리인가.


‘아마 국방비를 아끼고 싶은 해외의 군대가 있다면 나를 무조건 스카우트했을 것이다. 대충 제블린 미사일이 한 발에 1억 좀 넘으니깐, 얼마나 이득인 거야?’


나는 기분 좋은 상상을 접어두고 총을 등에 다시 등에 멘다.


내가 탄환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아껴 써야 하는 탄환을 두 사람이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뭔가 싶었는지 애들이 밖으로 나와 내가 허공에 총질하는 걸 뒤에서 구경한다.


“형님 그거 뭡니까? 갑자기 아깝게 탄환 낭비?”


이현석이 마땅한 의문을 품고 묻는다.


나는 왼손을 펴 권총 탄환을 만든다.


응집된 마나에 의해 만들어진 38 탄환.


녀석은 깜짝 놀라 눈 위에 엉덩방아를 찍는다.


“어 그거 뭡니까? 형님 마술도 배우신 겁니까?”


내가 단순히 신체 능력만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현석이 묻는다. 1004번의 눈에도 호기심이 가득하다.


“인간 탄약공장.”

“네? 형님이 탄환을 만들 수 있다고요? 형님 신체 강화 계통 능력자 아니었습니까?”


나는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설명한다.


“원래부터 주변에 간섭하는 계통의 능력자였어. 실처럼 빠져나온 마력의 실로 신체를 강화하거나, 탄환의 관통력을 올렸지.”

“그런 계통도 있었습니까? 능력자는 신체 강화, 발현계 두 개로 나뉘는 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나도 원래 이현석처럼 알고 있었지만, 각성자가 되며 느낀 건, 각성에 대한 정보는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 많다.


“뭐 당연하지만, 우리가 아는 게 세상의 전부는 아니더라고. 우리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여의도에 거점도시가 올라간다는 것도 몰랐잖아?”

“그렇긴 합니다. 그럼 아무튼 우리 탄약 걱정은 없는 겁니까?”

“아니, 유지 시간은 3분에, 마나가 최대일 때 만들 수 있는 게 지금은 30발 정도.”

“아쉽지만 그 정도만 해도 어딥니까. 그래도 형님 혼자 쓰는 건 무리가 없겠네요.”


녀석이 현실적으로 생각하고는 능력에 대한 감상을 말한다. 이때 1004번이 대화 도중에 끼어든다.


“그럼 기존의 탄약 분배는 저랑 이현석 위주로 다시 나누겠습니다. 효율적으로.”


1004번은 누구를 닮아서 그런지 몰라도 효율적이란 걸 참 좋아한다.






***







다음날 새벽 5시 어두운 경기도 외곽 교도소 수송차량 안.


졸린 듯 하품을 연거푸 하며 세 남자는 서울로 향한다.


몇 분쯤 차를 탔을까 슬슬 해가 뜬다.


동시에 운전대를 잡은 이현석이 외친다.


“여기가 과천시 북쪽 끝입니다.”


사전 계획상으로 서울 진입하기 전에 걸어서 진입하기로 했으므로, 우리는 차를 인적이 드문 나무 밑에 세우고는 서울 안으로 들어간다.


좀 걸어서 들어가 보니 서울 외곽은 여전히 황폐화된 도시나 다름없다.


“이런 곳 안에 멀쩡한 도시가 있다니 믿기 힘드네요.”


실감이 나질 않는지, 1004번이 말한다.


“뭐 그래도 그때 김성일인가 그 군인이 말한 것도 그렇고, 인트라넷에서도 찾아보면 나오는 자료니깐 여의도는 분명히 여기랑 다르겠지.”


1시간을 꼬박 더 걷자 여의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황폐해진 노량진 건너편 여의도의 외관은 꽤 도시다웠다. 분명히 여의도는 너무나 이질적이어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보인다.


“우리 신기루 보는 거 아니지?”


대답이 없다. 다들 오랜만에 본 화려한 도시의 외관에 정신이 살짝 나간 듯했다.


나는 망원경을 꺼내 도시 내부를 살핀다.


“여의도 내부로는 철창이 있어서 그냥은 못 들어갈 것 같네. 옆의 입구 지키는 문지기는 능력자 같고.”


옆에서 망원경으로 같이 보던 이현석이 묻는다.


“문지기가 능력자인 건 어떻게 알고요?”

“특별한 무장 없이 저렇게 깔끔한 도시를 지킨다고? 일반인일 리가 없지.”


단순 경계 임무지만, 고급인력인 능력자가 도시에 몇천 명씩 거주한다면 몇 명쯤 차출해서 경계를 서는 건 충분히 있을법할 이야기이다.


우리는 멀리서 철창을 어떻게 넘을지 상의한다,


이때 트럭 한 대가 여의도 입구에 도착했다.


트럭에서 운전자가 내려 검문소에서 조사를 받는가 하더니, 문지기가 트럭 내부를 검사한다.


“멀리서 봐도 근무도 대충 서는 모양은 아니고.”


그리고는 멈췄던 차가 여의도 내부로 들어간다.


“검문소 쪽으로 뚫고 가는 건 불가능, 무조건 담을 공략해야 한다.”


의견을 나눠보니 북쪽에서 진입하자, 위장하고 여의도 거주민인 척하자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그중 1004번이 제시한 의견이 가장 적합하다.


“몸은 좀 힘들겠지만, 네 말대로 3km 떨어진 거리에서부터 포복으로 기어서 철책에 도착하고 이후 내 능력으로 칼을 강화해 철책을 절단하고 들어간다.”


우리는 주변에 쌓인 눈에 위장하기 위해 흰 천을 옷과 가방에 둘러 묶은 후 눈 위에 엎어진다.


그리고 거북이처럼 3km 거리를 2시간 동안 포복한다.


한겨울이지만, 극심한 체력소모에 땀이 저절로 쏟아진다.


다만 평소에 체력훈련을 꾸준히 해서 이탈자가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내가 허리에서 나이프를 꺼내 마나를 나이프로 모은다.


그리고는 누운 채 세차게 철창으로 나이프를 휘두른다.


능력에 의해 가속되어 더 날카롭게 철창을 베어내는 나이프.


칭칭── 칭칭──


나는 네모난 쥐구멍 모양으로 철창에 구멍을 낸 다음. 기어서 구멍을 통과한다.


뒤따르는 1004번과 이현석도 무사히 통과했다.


우리는 겨우 식은땀을 손으로 닦아내며 계속해서 도시 안으로 포복한다.


그리고는 초입의 어느 한적한 건물 뒤에 도착한 뒤 숨을 몰아쉰다.


다만 건물 벽면에 붙어있는 선전 문구가 심상치 않다.


[위대한 지도자 리영식 동지의 사상으로 무장하자!]


[귀신 연대 여의도 지부는 새로운 능력자 동지를 환영합네다.]


우리는 의아해하며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다,


“우리가 휴전선을 넘어온 건 아니지? 여기 여의도는 맞지?”


다들 대답 없이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멘탈이 나간 모양이다.


나는 좀 더 거리 쪽에 붙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본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좀 적극적으로 노동 하라우!”


일개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전부 남한사람 말투를 쓰는데, 능력자처럼 보이는 귀신 연대 장교 군복을 입은 사람들은 반절이 넘게 북한말을 쓴다.


도저히 들어도 이 난감한 상황이 이해 가지 않아서, 전투 무장은 동료들에게 맡긴다.


“너희는 건물 뒤에 계속 숨어있어. 나는 가서 정보 좀 얻어 올게.”


내 몸에는 리볼버 한 자루만 팬티에 숨긴 체 같은 노동자인 척 혼자 앉아 있는 늙은 노동자에게 접근한다.


“어이 형씨 여기 왜 이리 북한말을 쓰는 사람이 많은 거야?”

“자네는 여의도에서 노동 안전교육 시간에 졸았는가? 귀신 연대가 다른 연대와의 전쟁에서 궤멸 직전에 북한 쪽의 능력자를 포섭해서 간부랑 전투 요원으로 쓰고 그 위기를 극복했다네.”


그리고는 멀리 떨어져 있는 능력자 간부의 눈치를 살짝 보더니 다시 내게 말한다.


“전쟁 소강상태인 지금은 연대에서 한 자리 차지한 북쪽 능력자 사람들만 4천 명이나 된다네. 북쪽 출신들이 지금 본부인 여의도의 귀족이자 실세인 셈이지.”


이때 떠드는 우리를 발견한 제복 입은 귀신 연대 능력자 한 명이 외친다.


“얼른 와서 이거 총력적으로 나르라우!”


그러면서 손에 든 몽둥이를 만지작거린다.





이거 단단히 잘못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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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의도 생존기 (3) 24.08.23 15 0 11쪽
9 여의도 생존기 (2) 24.08.21 15 0 12쪽
» 여의도 생존기 (1) 24.08.20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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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훈련 시작 24.08.13 41 0 11쪽
4 은행동 지하상가 (2) 24.08.08 50 0 12쪽
3 은행동 지하상가 (1) 24.08.07 58 1 12쪽
2 남을 죽이려면 본인도 죽을 각오를 해라 24.08.05 75 1 12쪽
1 마지막 코인 24.08.04 1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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