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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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4 13:44
최근연재일 :
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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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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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DUMMY

공기를 가르며 맹렬하게 질주하는 탄환.


푹─


어느새 탄환은 도망가는 녀석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관통한다.


총알에 피를 분수처럼 내뿜으며 쓰러지는 녀석에게서는 일말의 단말마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즉사했을 것이다.


‘결국 나는 오늘도 사람을 죽였다.’


서로 죽고 죽이는 비정상적인 세계에서 오늘의 승리자는 나.


아무리 적대하던 사람이라지만, 타인을 죽이는 경험은 유쾌할 리가 없다.


결국 내가 죽였지만, 이 두 눈에서는 가식적인 눈물조차도 흐르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아니면 괴물만 살아남게 만드는 이 비정상적인 세계를 원망할까?’


다만 나는 내일도 살기 위해 이보다 더한 세계라도 적응하고 버텨낼 것이다.


어느덧 놈이 제어하던 중력장이 한순간에 풀린다.


하아─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쉰다. 강한 중력 때문에 중력장 안에서는 숨 쉬는 것조차 중노동이었다.


다만 내 마나가 이제 바닥이다.


‘늦게 각성해서 마나 통이 적은 건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이어서 나도 전신의 힘이 빠져서 바닥으로 쓰러진다.


‘총알에 능력을 좀 과하게 담긴 했는데, 단 두 발 만에 탈진할 줄이야.’


마나 탈진 상태는 굉장히 느낌이 안 좋다.


어지럽다. 정신적으로.







***







눈을 떠보니, 내 머리맡에 무언가 푹신한 게 놓여있다.


손을 가져다가 만져 보니, 이건 군에서 보급으로 지급되는 베개인 게 분명하다. 내 오랜 군 생활 경험이 말해준다.


“얼마나 기절 했던 거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니, 저 멀리 이현석이 보인다.


얼핏 봤을 때는 우리가 아까 꺼낸 총과 감시장비를 나무 뒤로 숨기고 있는 듯해 보인다.


나는 겨우 몸을 일으켜 세운 다음 이현석에게 접근한다.


내가 접근하는 인기척을 들었는지 이현석이 먼저 말을 건넨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진짜 아까는 죽은 줄 알았습니다.”


나는 그의 안부 인사를 뒤로하고 내가 기절한 게 몇 분 정도 지났는지 묻는다.


“내가 몇 분이나 쓰러져 있었지?”

“대략 10분 정도일 겁니다. 중력장이 풀리자마자 저희는 바로 정신 차렸는데 형님은 완전 죽은 것처럼 쓰러져 계시더군요”


이현석은 당시 생각만 하는 것만으로도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다행히도 가까이 가보니 숨은 제대로 붙어있길래 제대로 눕혀 놓고 저희는 아까 못했던 거 마무리하는 중이죠.”



그리고는 머리를 슬며시 긁더니 시선을 돌려 1004번이 갔던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재는 총알 필요하다고 탄약고부터 털고 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며 되묻는다.


“이 부대 지키던 다른 군인들은 다 뭐하고? 혼자서 탄약고를 턴다고?”

“아까 그 중력 능력자가 지키고 서 있던 곳이 탄약고 같던데, 녀석이 여기로 와서 총에 맞는 걸 다른 군인들도 본 건지 다 도망간 거 같다고 하더군요.”


나도 고개를 같은 방향으로 돌리니, 1004번이 양손 가득히 탄약통을 챙겨 오는 모습이 보인다.


진짜 이현석의 말대로 1004번 뒤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보이던 군인들이 아무도 없어 보이긴 했다.


“오케이, 일단 둘이서 전리품 전부 차로 옮겨 놓고 탑승 후 대기해. 나도 다른 일 마무리하고 곧장 합류하마.”

“넵 알겠습니다.”


이현석은 말 끝나기 무섭게 멀리서 다가오는 1004번에게 몸짓을 보낸다.


1004번을 쳐다보다가 오른손으로 장비가 쌓여있는 바닥을 가리키더니, 우리가 건너온 펜스 쪽을 향해 몸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왼팔을 펴 크게 휘젓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형님이 이거 다 차로 옮기래] 라고 말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는 곧장 이현석 본인부터 장비를 한가득 메고 우리가 펜스가 있던 곳으로 이동한다.


나는 이현석을 뒤로 하고, 다시 건물 안으로 몸을 옮긴다.


건물 입구에는 총에 뒤통수에 깔끔하게 구멍이 뻥 뚫린, 능력자가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다.


다만 건물 내부에 들어왔는데 아까와는 달리 움직이는 인기척이 전혀 없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리더인 능력자가 죽자마자 남은 군인들은 전부 도망간 듯했다.


‘역시 전쟁에서 손쉽게 이기려면 지휘관부터 잡아야 한다.’


나는 남은 볼일을 보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간다.


그리고는 곧장 행정반으로 들어가 마취총에 기절 당한 근무자를 찾는다.


“이제 슬슬 깨어날 때도 됐는데. 아 찾았다.”


녀석은 세상모르고 바닥에 엎어져서 자고 있다.


나는 녀석의 뺨을 가볍게 때린다.


찰싹─


그러나 근무자는 잠에 깰 기미도 없이 아직도 세상모르고 자는 중이다. 어쩔 수 없이 강도를 올린다.


찰싹───


찰싹─────


찰싹───────


고통에 깜짝 놀라며 얼른 일어나 눈을 뜨는 근무자.


“중위 김성일!”


군기가 바짝 든 듯했다.


“성일아, 형 예비역 대위거든? 형 말 안 들으면 하극상이다. 너?”


내 얼굴을 본 순간 한방에 기절 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성일이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보인다.


“네 대위님 말씀하십쇼.”

“너희 인원 몇 명이야?”


질문에 잠깐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 기절하긴 싫은지 순순히 말한다.


“저희는 독립 중대라서 좀 적습니다, 이 내부엔 20명 정도입니다.”

“원래 한미 연합 부대 아니었나? 이 큰 부지에 고작 20명?”

“원래 인원들은 전쟁 1년 만에 대부분 죽고 그 뒤에 부대 개편으로 새로 배치받은 인원이 저 포함 30명입니다. 그중에서 또 죽은 인원 10명을 빼면 20명 남았습니다.”


“능력자는 여기 몇 명이나 있어?”


매우 민감한 질문이 들어오자 잠깐 고민한다. 다만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영원히 잘래?”

“1명, 1명입니다. 중대장 김지상 대위.”


이 녀석의 진술 신빙성을 얻기 위해 알던 정보지만 추가로 묻는다.


“능력은 뭔데?”

“중력입니다. 녀석 주위에 중력장이 생겨서 그 내부에 있는 모든 걸 전부 지구 중심으로 세게 끌어당깁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궁금했던 질문을 던진다.


“여기 부대에서 동료들이 도망갈만한 곳은? 내가 그 김지상인지 뭔지 하는 놈을 방금 죽였거든.”


녀석은 김지상이 죽었다는 말을 믿기 힘든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진짜 죽었습니까?”

“김지상 구경시켜줄까? 1층 나가보면 내 총알로 머리에 구멍 뚫린 채 쓰러진 사람 한 놈 있을 거야. 얼굴 보면 알지?”

“진짜 한번 봐야겠습니다. 능력자에 총기도 안 통하는 인간인데, 총 맞아서 죽었다고 하면 믿기 힘들죠.”


나는 주먹을 올려 위협한다.


“이건 아무리 위협하셔도 제 눈으로 직접 봐야겠습니다.”


녀석의 단호한 눈빛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녀석을 밖으로 끌고 간다.


“자 봐.”


김성일은 뒤통수에 구멍이 뚫린 채 엎어진 시체로 다가간다.


그리고는 어깨를 들어 얼굴을 확인한다.


미간에 구멍이 뻥 뚫렸지만, 면식이 있으면 얼굴을 확인하는 정도는 무리가 없다.


다시 시체를 내려놓고 내게 걸어오는 김성일. 다만 시체를 발견한 녀석의 표정이 은근히 밝다.


“어떻게 김지상을 죽이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애들도 이걸 봤다면 분명히 다 탈영했을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김지상은 본부에서 보낸 감시자에 가깝거든요. 사실 다들 밑에서 강제로 굴려진 거죠. 애초에 능력자가 아니었으면 진작에 하극상으로 죽었을 인물입니다.”


그리고는 과거를 회상하며 말한다.


“김지상 밑에 있는 건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하루 2교대 근무, 보급은 자기가 대부분 챙겨가면서, 반복되는 폭언과 구타.”


다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3명은 탈영을 시도했는데, 결국 다 잡히고 죽었고, 그 전우의 죽음에 화난 7명은 쿠데타를 일으키다가 1:7로 생채기 하나 못 내고 전멸했습니다. 군인의 무기인 총이 안 통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회상에서 빠져나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어떻게 총을 쏴서 김지상한테 맞추신 건지는 몰라도 이걸 봤다면 분명 동료들 전부 부대 밖으로 도망갔을 겁니다. 아마 개인 화기 정도랑 보급품만 적당히 챙겨서요. 단체로 도망갈 기회만 늘 엿보고 있었거든요.”

“그럼 내가 너희들 은인이네?”

“네 맞습니다. 궁금하신 거 더 없으신가요?”


녀석은 태도가 180도 돌변해서, 적극적으로 Q&A를 해줄 기세로 물어본다.


“너희 부대가 여기서 맡은 임무는?”

“저희는 근방 피난민들을 모아 본부가 만드는 거점도시로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분기에 한 번씩 수송 버스가 본부에서 여기로 오거든요.”


이건 전생에도 듣지 못한 이야기다.


“거점도시가 어딘데?”

“일단 능력자 연대 간 전쟁 양상은 아십니까? 대한민국을 3등분으로 나누면 서북부는 귀신이 먹고, 동북부는 태양. 남부는 폭풍이 먹었죠.”


그가 군에서만 알 수 있는 내부 정보를 계속해서 설명한다.


“최근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서로 너무 극심해서 교전은 소강상태에 빠진 이후 최근에는 다들 점령 지대에서 거점도시를 키우고 일할 노동자를 뽑는 데 매진 중입니다. 연대끼리 땅따먹기는 이제 거의 끝난 느낌이죠.”

“당장 도시를 키운다고? 뭐 사람들을 건축 노가다라도 시키는 건가?”

“아니요. 이미 도시 기반은 거의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전기, 건축, 토목, 수도 각양각색의 능력자들이 능력으로 엄청나게 빨리 만들어내면 끝이거든요. 그래도 서비스직이나 기타 인력이 필요한 부분은 있으니, 그런대서 일할 노동자를 외부에서 강제로 뽑아가는 겁니다.”


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다시 묻는다.


“도대체 능력자가 본부에 몇 명이나 있길래?”

“다른 쪽은 몰라도 귀신 연대만 해도 소속 능력자만 거의 만 명이고, 거점도시 개발에 투입돼서 일하는 능력자만 추정치가 7천 명입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거의 70만 명이 한 달 동안 할 일을 이번에 7천 명이 일주일 만에 끝냈다고 하더군요.”


내 머릿속에 대전에서 봤던 능력자모집 현수막이 오버래핑된다. 아마 그때 본 현수막도 이 도시 개발사업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그에게 되묻는다.


“그래서 도대체 어딘데?”

“여의도입니다. 거기가 귀신 연대 본부가 있는 거점도시입니다. 능력자들이랑 살아남은 군인들 대부분이 거기서 도시 재건작업을 했었죠.”


‘여의도라···.’


나는 순간 군에 끌려간 전우들이 머리에서 떠오른다.


“지금 인트라넷은 되냐?”

“네 됩니다. 2층 행정반으로 가시면 됩니다.”


나는 곧장 2층으로 되돌아가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는 곧장 전우들 이름을 쳐본다.


[최승현]


수많은 동명이인이 뜬다.


다만 군번을 대조해봐도 승현이와 똑같은 이가 없다.


카톡에서 승현이가 폭풍 쪽으로 소집 통지서가 날아왔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아무래도 내전으로 다른 능력자 연대에 소집된 승현이는 이쪽 인트라망에서는 안 뜨는 모양이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중사 이름을 친다.


[김전붕]


이름이 희한해서 검색 결과로 뜨는 건 한 명 뿐이다.


확실하게 군번을 확인해보니 확실히 내가 알던 김중사 군번이 맞다.


[중사 김전붕, 12-12131452, 소속 : 능력자 연대 귀신 여의도 본부 1대대 2소대 2분대]


‘김중사가 여의도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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