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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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4 13:44
최근연재일 :
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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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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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생존기 (3)

DUMMY

나는 최민호 대위의 집을 나가자마자 곧장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다만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시간이 늦은 건지 녀석들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간 거지?’


그러자 내 옷을 잡아당기는 누군가. 나는 자석처럼 빨려 들어간다.


“도대체 어디 가셨다 온 겁니까?”


말을 거는 이현석에게 구린 냄새가 풍겨온다. 나는 코를 막으며 말한다.


“야 이게 무슨 냄새야.”


이현석은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몇 시간이나 여기서 숨어있던 건지 아십니까? 사람들 지나갈 때마다 쓰레기통에 숨어있었다고요.”


덜컹─


말하는 중간에 1004번이 쓰레기통에서 나온다.


녀석의 꼴도 말이 아니다.


몸에서 쓰레기 냄새가 퍼져서 당장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다.


“대장 실망입니다.”


나는 기겁한 표정을 지으며 해명한다.


“다 사정이 있었어, 미안하다 애들아.”


나는 한참을 사과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있었던 일들을 설명한다.


내가 사실 김중사를 찾기 위해 여의도에 왔다는 사실부터 최민호 대위와의 만남과 작전 계획.


모든 사실을 애들에게 설명한다.


“내가 여의도에 온 이유는 사실 사람 한 명 찾으러 온 거다.”

“누구 말씀하시는 겁니까? 혹시 애인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순수한 궁금증으로 이현석이 묻는다.


“내가 군인 출신인 건 알지? 그때 같이 복무했던 가장 친한 전우 중 한 명이 여기에 있다는 정보를 군부대에서 얻었다.”


두 사람은 내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한다.


“아무튼, 나를 믿고 여의도까지 따라와 준 너희들한테 미리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나는 쉬지 않고 이어서 계속 사건을 설명한다.


“늦은 건 아까 몽둥이를 든 북한인을 따라 끌려간 곳은 63빌딩 재건 현장이더구나. 거기서 좀 사건이 있어서 시간이 끌리고 숨어든 곳이 한 군인의 집이었지.”


“그곳에서 집주인 최대위가 사건 때문에 도망 중인 나를 숨겨줬고, 이야기해보니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지. 결과론적으로 나는 그와 협상하기로 했다.”


“협상 내용은 여의도 연대의 소장인 리영식을 내가 암살하고, 최대위는 김중사를 찾아서 내게 데려오는 것.”


“암살 관련해서는 그때 최민호 대위가 말해준 바에 의하면, 정기적으로 연대 간부들이 모여서 연회를 즐긴다고 하더군. 거기가 그자의 무덤이 될 것이다.”


이현석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연회요? 밖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여의도 안에서는 연회를 한다는 말입니까?”

“그래, 아무튼 그 연회가 어디서 이뤄지는지, 참석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주변에 경호하는 중력장 능력자 때문에 반대 세력 그 누구도 리영식 암살 시도는 엄두도 못 해 봤다고 하더군.”

“어차피 근접전은 리영식 소장 자체가 워낙 괴물이고. 원거리는 중력장으로 다 막히는 느낌이니 말이야.”


내가 중력장 능력자를 죽인 것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이현석이 말한다.


“형님은 중력장 같은 거 별 상관없지 않습니까? 그때 군부대에서도 중력장 능력자 형님이 총으로 죽인 거 아닙니까? 그 자식도 자기가 뒤질 때 총에 맞아서 죽을 거라고는 꿈에서도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나도 은근히 자신 있다는 듯한 말투로 응수한다.


“뭐 멀리서 사람 쏴 죽이는 정도는 별일도 아니긴 하지.”


조용히 우리 둘의 대화를 듣던 1004번이 끼어들어 묻는다.


“그래서 그 작전 계획이라는 게 언제부터 시작입니까?”


“오늘 밤.”






***






한창 재건 중인 구 63빌딩 터. 오직 달빛만이 고고하게 멸망한 세상을 내려 보고 있다.


나는 타워 내부로 숨어드는 사람을 찾는 경비원의 눈을 피해 타워 옥상에 숨어들었다.


그리고는 엎드린 채 미리 준비한 저격 총을 내 볼에 가져다 댄다.


한겨울임을 알리듯 차가운 금속의 촉감이 짜릿하게 전달된다.


후우우─


숨을 내쉬자 새하얀 김이 나온다.


내 등판에는 최민호 대위가 빼돌린 낙하산이 있다.


[리영식을 저격한 뒤에 곧장 1층으로 낙하하신 다음 위병소를 통과해 여의도 밖으로 탈출하시면 됩니다.]


‘오늘 저녁 위병소 근무는 본인이 선다고 했었지.’


곧장 불빛이 나오는 고급 일식당으로 스코프를 가져다 댄다.


‘어디 보자, 옷에 별 두 개를 달고 있는 사람이.’


나는 고급 일식당에서 만찬을 즐기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스캔한다.


하나같이 대위, 중령, 준장 등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다.


“찾았다.”


별 두 개를 달고 상석에서 앉아 무언가를 마시는 남자가 리영식임이 틀림없다.


나는 조준할 때 이 한발에 내 모든 마나를 담는다.


3km 초장거리지만, 낙차 계산도 하지 않는다. 중력장 능력도 고려하지 않는다.


‘한발에 모든 마나를 담아 전력을 다해 쏜다면 거의 일직선으로 날아갈 게 분명하다.’


판단이 끝난 나는 전신의 마나를 탄환과 총으로 옮긴다.


거의 실신하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걸레를 쥐어짜듯이 짜낸다.


그리고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잠시 이 상태를 유지한다.


녀석의 움직임이 없는 순간.


단 한 순간.


녀석이 술잔을 들이키고 있다.


‘지금.’


타이밍에 맞게 호흡을 잠시 멈추고 방아쇠를 당긴다.


쿠아아앙──────────!


벼락처럼 쏘아지는 탄환.


다만 소리보다 탄환이 더 빠르다.


눈 깜빡한 사이.


타겟이 된 일식당은 난리가 났다.


엄청난 위력에 의해 목표로 했던 리영식과 그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까지 총격의 후폭풍에 휩쓸린다.


나는 성과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힘이 다 빠진 몸을 겨우 건물 밖으로 내던진다.


그리고는 가방처럼 등 뒤에 메고 있던 낙하산을 푼다.


낙하산에 의해 중력에 저항하며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몸.


그 사이 고개를 들어 잠깐 본 여의도는 주변의 휑량한 야경과 대조되는 느낌이라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다만 비 능력자들의 희생으로 여의도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순수하게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었겠지만. 약간의 역겨움도 같이 속으로 올라온다.


천천히 낙하하던 내 몸은 어느덧 지상 위에 도착하기 직전이다.


나는 곧장 시선을 옮겨 시동이 걸린 채 대기 중인 차 쪽으로 최대한 조종해서 착지한다.


그리고는 차 쪽으로 전력으로 달리며 칼로 낙하산을 끊어버리고 곧장 몸을 차 안으로 쑤셔 넣는다.


“출발해!”


부르릉─


운전대를 잡은 1004번이 엑셀을 밟는다.


차량은 몇 분을 움직이다 금세 여의도 검문소에 도착했다.


아직 소란이 검문소까지는 전파되지는 않았는지 검문소 인원들은 평소처럼 근무하고 있다.


운전자인 1004번이 차를 멈춘다


다가오는 총을 든 위병 근무자.


다만 익숙한 목소리가 다가오는 녀석의 무전기에서 들린다.


“통과시켜.”

“네 알겠슴다.”


끼이이이이이익───


최대위의 명령으로 검문없이 바리게이트가 열린다.


그리는 그 틈 사이로 곧장 여의도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나간 채 여의도 바깥에서 몇 시간이나 기다렸을까?


최민호 대위가 약속한 날짜까지 우리는 여의도 바깥에서 눈을 맞으며 차 안에서 계속해서 기다린다.


확실히 거점도시로 한창 개발 중인 여의도와는 다르게 주변이 썰렁하다.


“세상이 망했다는 사실이 다시 실감 나네.”

“그러게요. 뭔가 꿈을 꾼 거 같네요.”


여의도에서처럼 드문드문 길을 돌아다니는 사람은커녕, 생명체의 존재조차 찾기 어렵다.


이곳에는 그저 조용히 대기 중인 차 한 대만 쓸쓸히 서 있을 뿐이다.


다만 차 안에서 계속해서 관찰하던 여의도 쪽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존 위병소 쪽에 배치된 능력자가 1명에서 3명으로 늘었고.


잠입 전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철창을 순찰하는 군인들의 근무 간격도 엄청 조밀해졌다.


위잉─ 위잉─


차 안에서는 대화 없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닦아내는 와이퍼 소리만 들린다.


잠시 뒤 멀리서 다가오는 한 사람을 발견한 이현석이 말을 건넨다.


“형님 약속이랑은 다르게 보이는 게 한 명인데요? 저 사람이 김중사라는 사람입니까?”


분명 김중사와 최민호가 같이 오기로 했는데 한 명만 온다는 게 뭔가 이상하다.


나는 조수석으로 머리를 가져다 대 실루엣을 확인한다.


“아니, 저건 최민호 대위다. 김중사는 저 정도로 키가 크진 않은데?”


잠시 뒤 차에 도착한 최민호 대위는 문을 열고 차에 탄다.


그리고는 곧장 계획의 결과에 관해 설명한다.


“작전은 성공입니다. 리영식 소장은 죽었고, 옆에 같이 따라다니던 몇몇 심복들까지 총격에 휩쓸린 덕분에 다음 지휘자는 남한쪽 사람이 무난히 잡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무언가 말하기 힘든 눈치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부탁하신 김중사 관련 정보입니다”


그가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낸다.


나는 그 종이를 꺼내 펴 읽는다.


[중사 김전붕, 12-12131452, 소속 : 능력자 연대 귀신 여의도본부 1대대 2소대 2분대 ]


밑에 내가 이전에 못 봤던 추가 정보가 더 있다.


[특이사항 : 실종 ]


“알아보니 본부에서만 접근 가능한 정보인 것 같더군요. 김전붕씨는 실종된 상황이고, 현재 생사가 불투명합니다.”


나는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에 휩싸여 최대위 멱살을 잡는다.


“뭐라고? 나는 당신이 해달라는 거 다 해줬잖아?”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이미 실종인 사람이라 제가 뭐 더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살았을 가능성은? 아니 찾을 가능성이라도 있는 건가?”

“전쟁 중에 일어난 일이라, 언제 실종된 건지 자료를 찾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죽었다고 보는 게 ···. ”


나는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아 주먹을 날린다.


퍽─

퍽─


몇 대를 그렇게 때렸을까.


다만 최민호는 저항하지 않는다.


퍽─

퍽─


1004번과 이현석도 나를 말리지 않는다.


아니 말릴 수 없다,


“씨─이발.”


창문을 열고는 곧장 얼굴에 피멍이 든 채 저항하지 않는 최민호를 차 밖으로 밀어낸다.


다만 최민호는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차 문을 여는 최민호.


“다른 걸 해드리겠습니다.”

“뭘 할 수 있는데? 죽여 줄까?”


나는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아 이성적으로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녀석은 냉철하게 이 상황을 풀어나가려고 이야기를 꺼낸다.


“사실 비 능력자나 저를 포함한 윗줄의 라인이 없는 사람들은 지금 여의도의 지배구조에 관해서 만족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북한, 남한 어느 쪽 세력이 정권을 잡는 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일까요? 애초에 여의도는 잘못 설계된 사회입니다.”


“냉정하게 남한 출신이 지휘봉을 잡던 북한 출신이 지휘봉을 잡던 그 밑에 있는 사람들만 희생하고 갈려 나가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구조 자체를 부수어버리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피멍이 든 얼굴을 들며 내 눈을 쳐다본다.


“당신이 활개 칠 환경을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저도 그 능력 잘 봤습니다. 멀리서 사람을 쏘는 초장거리 저격.”


“뭐 내 화풀이 겸으로 마음껏 총 쏠 환경이라도 만들어 주게? 다 죽이면 끝나는 건가?”


최대위는 확신하며 말한다.


“네. 확실히 이 비극은 죽음으로 끝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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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생존기 (3) 24.08.23 15 0 11쪽
9 여의도 생존기 (2) 24.08.21 14 0 12쪽
8 여의도 생존기 (1) 24.08.20 23 1 12쪽
7 변곡점 24.08.16 31 2 11쪽
6 최후의 한발 24.08.14 47 0 13쪽
5 훈련 시작 24.08.13 41 0 11쪽
4 은행동 지하상가 (2) 24.08.08 50 0 12쪽
3 은행동 지하상가 (1) 24.08.07 58 1 12쪽
2 남을 죽이려면 본인도 죽을 각오를 해라 24.08.05 75 1 12쪽
1 마지막 코인 24.08.04 1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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