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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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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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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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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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시작

DUMMY

우리는 차를 급하게 돌려서, 은행동 지하상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 전과 달리 무언가 음침한 분위기가 풍겨온다.


“뭔가 닭살이 돋네요···.”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낀 이현석이 말한다.


우리는 이현석을 앞장으로 세우고 어두운 계단을 통과한다.


이건 내 안전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녀석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뒤에 서 있는 건 우리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이곳 지리는 이현석이 잘 알기도 하고.’


“이제 슬슬 도착했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입─”


이현석이 말하며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물컹.”


무언가 고인 웅덩이를 밟은 소리가 난다.


“어라 오늘 비는 안 왔는데?”


이현석이 자신의 신발을 들어 살핀다.


“히익─”


깜짝 놀란 이현석이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나도 곧장 녀석에게 다가가자 녀석의 신발에서 피 냄새가 올라온다.


나는 곧장 손전등을 켜서 주변을 스캔한다.


상가 주변엔 난도질당한 시체가 여럿 있었다.


나는 이현석에게 원래 그룹원이 몇 명인지 묻는다.


“저까지 포함에서 19명이었습니다. 저를 빼면 아마 18명···.”


‘그럼 233번까지 빼면 정확히 17명?’


나는 곧장 시체 머릿수를 센다.


“1, 2, 3, ··· 6 .”


총 6명이 죽어있었다.


아마 나머지 11명은 6명이 살해당하는 동안 233번을 저지하기보다 도망간 듯했다.


그 시체 중에 노인의 시체도 섞여 있었다.


‘아무리 그룹에 건장한 청년이 없어도, 처음 한 명이 당할 때 힘을 모아 다 같이 저항했다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뒤에 따라오는 1004번에게 묻는다.


“분명 노인이 죽기 전에, 내 말을 듣고 그룹에서 233번을 쫓아냈다면 이 그룹은 유지될 수 있었을까?”

“글쎄요. 만약 쫓아냈더라도 나중에 그 그룹에 위기가 닥쳤을 때 나설 용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녀석은 깨달았다는 듯이 말한다.


“아니면 그들에게 그 그룹이 별로 소중하지 않았을 수도 있죠. 시절 인연이랄까?”




***





“휴우 형님 끔찍하네요. 그래도 같이 몇 달간 살았던 사람들인데, 피 흘린 채 죽은 모습을 보다니─”


차는 대전 시내를 빠져나와 한참 칠암시로 가는 중인데도 아직 현장의 참혹함이 이현석에게는 가시지 않은 듯하다.


“네가 정상이야, 우리 같이 죽음에 무뎌지는 게 비정상인 거고.”


죽음에 반응하고, 감정이 살아있는 녀석이 정상이고, 우리같이 이런 세상에 적응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괴물에 가깝다.


다만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괴물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저렇게 감정이 살아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도 같은 사람이라는 걸 느낄지도.’


“형님은 비정상 맞긴 합니다, 마트에서 만난 미인도 생존에 방해된다고 그룹에 합류 안 시킨 거 아닙니까? 혹시 고자는 아니십니까?”


생각이 잠긴 내게 녀석이 말을 건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있는 녀석에게 총을 겨눈다.


녀석은 기겁하며 사과한다.


“아니 농담 좀 했다고 너무한 거 아닙니까? 형님─”


빵─


으아악─


입으로 낸 소리에 녀석이 기겁한다.


“이제 다 왔네.”


녀석은 감옥으로 눈을 돌린다.


지금 감옥은 겉보기에는 완전히 무너질 것 같은 외관이다.


대전으로 나오기 전에 1004번과 의도적으로 건물 외관을 훼손했었다.


내 능력으로 순간 근력을 올린 다음에 건물 기둥은 제외한 입구에 있는 멀쩡한 가로등과, 콘크리트 벽면을 절반 이상 망치로 때려 부쉈다.


마치 [우리 가게 정상 영업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유명한 무너진 가게 사진이 생각난다.


“아니 우리 거점이 이 정도입니까? 당장 짐 싸죠?”

“왜? 마음에 들어?”

“아이고 나 줄 잘못 탔네, 이거 완전 폐허 아닙니까?”


나는 녀석의 반응이 웃겨 사정을 설명한다.


“외관은 의도적으로 부숴 놓은 거야. 지나가는 사람이 봤을 때 여기 꿀단지라고 광고해놓을 순 없잖아?”


그리고는 곧장 차에서 내린다.


“따라와.”


말없이 따라오던 녀석이 지하 창고 앞에 도착했다.


나는 창고 앞에 무너진 잔해를 살짝 치워서 입구를 드러낸다.


“오오.”


비밀스러운 장소에 들어가게 돼서인지 약간 흥분한 이현석.


내가 열쇠로 창고 출입문을 연다.


열린 문 사이로 녀석의 눈에 들어오는 엄청난 양의 보존식품과 물.


순간 녀석이 말을 잃었다.


나는 녀석의 허리를 팔꿈치로 살짝 친다.


“좋아?”


“이 그룹에 뼈를 묻겠습니다.”


충성심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엄청난 물자 앞에서, 자동으로 충성을 맞이하는 이현석.


세상에서 한때 유명했던 “이재용 vs 카리나” 같은 밸런스 게임이 떠오른다.


‘지금 내가 이현석 앞에서는 이재용 아니겠는가?’


“그래그래, 말없이 물자 건들면 뒤지는 수가 있어. 너는 보급받은 양만큼만 소비하면 된다.”


“네 알겠습니다.”


가벼운 경고와 함께 나는 녀석을 멈춘 발전기 쪽으로 데려간다.


발전기는 교도소에 대탈출이 있던 날부터 고장 난 채 방치되는 중이었다.


“이거 손볼 수 있겠어?”

“발전기는 안 만져 봤는데 해보겠습니다. 다만 되든 안 되든 확인해보는데 시간은 좀 걸릴 겁니다.”

“그래? 지금 말고 나중에 시간 날 때마다 종종 와서 건드려 봐. 지금은 급한 게 있으니.”


그리고는 나는 차를 주차하고 첨탑에 올라 주변을 경계하던 1004번까지 불러들인다.


“대전에서 느낀 점 하나씩 말해봐.”


우선 이현석이 말한다.


“일단, 미인은 위험하다. 그겁니다.”

“뭐?”

“형님이 말한 대로 미인은 시한폭탄입니다. 남자들이 다수 모인 그룹에서 여자 문제로 내분이 일어나면 그것만큼 곤란한 문제가 따로 없죠. 우리 그룹은 남자 위주로 가야 합니다.”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반박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 남자건, 여자건 필요한 인재면 받고, 그룹에 필요 없으면 버린다. 단지 그뿐이야.”


그리고는 계속해서 설명한다.


“미인이 시한폭탄 내가 한 건 맞는데, 거절하기 위한 대외 명분에 가까운 거고, 사실 그 여자가 다른 능력이 있었으면 받았을 거야. 반대로 너도 능력이 없었으면 이 그룹에 받지 않았을 거고.”


이어서 1004번이 느낀 점을 말한다.


“교전 실력을 늘려야 합니다. 마트 집단은 손에 무기만 들었지, 그리 능숙한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더 강한 집단 상대로도 싸울 힘을 키워야 합니다.”


“정확해. 사실 우리 그룹에서 확실히 교전력을 가진 사람은 나 혼자고 그나마 1인분 가능한 게 1004번, 현석이는 사실 고기 방패에 가깝지.”


이야기를 듣던 이현석의 얼굴이 살짝 민망한 듯해 보인다.


“나는 너희들이 자기 몸을 지키고 앞으로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교육을 할 생각이다.”


총기 가방에서 권총을 한 정 꺼낸다. 그리고는 이현석에게 던진다.


“자 우선 이건 네 권총이다.”


자기가 총을 다루게 될 정도로 그룹에 신뢰를 줬다는 사실에 이현석이 약간 감동한 듯했다.


다만 나는 의도적으로 녀석에게 총을 빨리 줬다.


서로 간에 신뢰를 쌓아나가기 위해 먼저 나는 너를 이 정도로 믿는다~ 라고 보여준 것이다.


창고 안을 구경시켜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뭐 이렇게 했는데도 뒤통수치면 진짜 곱게는 못 죽을 거다.’


“이 총은 S&W M60, 장탄 수는 5발이다. 우선 발사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싱글 액션부터.”


아직 제대로 총기에 관해 교육받지 못한 1004번도 내 설명에 완전히 집중 중이다.


“정확히 쏘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고, 이걸 공이치기, 특수부대에서는 미국식으로 해머라고 부르지.”


나는 리볼버 해머를 당겨 리볼버 실린더를 한 칸 회전시킨다.


그리고는 최대사거리인 약 50M 전방의 돌멩이를 조준한다.


피슝─


방아쇠를 당기자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총탄.


총탄은 어느새 돌멩이 정 중앙을 뚫고 지나간다.


순간 감탄하는 녀석들.


나는 녀석들의 감탄을 모른 채하고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간다.


“가까운 적을 상대하거나, 급박한 상황일 때는 다소 명중률이 낮지만, 해머를 당기지 않고 바로 방아쇠를 세게 눌러 발사하는 방식인 더블액션도 있다.”


나는 방아쇠를 세게 눌러서 총알을 발사한다.


방아쇠를 세게 당겨야 하는 탓에, 다소 리볼버가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피슝─


그래도 돌멩이 옆면은 스쳐 지나가는 총탄.


“지금 총탄은 300발 보유 중이고. 각자 75발씩 나눠주마. 나머지 150발은 내가 사용하고.”


그리고는 1004번과 이현석에게 총탄을 나눠주며 추가설명을 한다.


“일주일 정도 교육할 생각인데, 우선 6일 동안은 총알 소모 없이, 빠르게 권총을 꺼내는 드로우 법부터, 3KM 러닝 후 사격, 표적 전환 연습, 마지막 날은 실사격으로 통과하는지 최종 테스트.”


“통과 못 한 녀석은 다시 일주일 뒤에 재시험을 볼 거고, 그동안 보급되는 식량은 반씩 줄어들 거다. 한번 배울 때 제대로 배워놔라.”


“그리고 너희 모두 사격 시험에 통과하면, 최종목표는 계룡산 넘어가는 길에 봤던 군부대 잠입. 이후 총기함 및 각종 감시장비 털이다. 질문은?”


그러자 이현석이 손을 든다.


“저 다른 질문이 있습니다. 두 사람 서로 번호로 부르는 거, 그건 상관없는데 소개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녀석의 말대로 번호로 부르는 게 서로 익숙해져서, 감옥을 나왔는데도 이름 소개도 없이 관성적으로 서로 번호로 부르긴 했었다.


‘죄수로 살았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


“나는 유명한, 전직 육군 특수부대 707 대위 출신이다. 감옥에 끌려간 이유는 전쟁 소집거부.”


그리고 1004번이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저는 이민우, 사회에서 블랙 해커로 활동했습니다. 감옥에 오게 된 이유는 일하다가 전쟁을 일으키려는 능력자 연대의 계획을 알게 되어 방송사에 제보했더니, 역으로 정보를 구한 경로를 추궁받고 감옥에 오게 됐네요.”


놀란 이현석이 되묻는다.


“블랙 해커가 전쟁을 일으킨다고 방송국에 제보했다고?”


나도 전생에 녀석에게 왜 감옥에 왔는지 물어봤을 때 개인정보유출 죄로 왔다고 대략적으로만 들었었지, 정확히 어떤 죄로 왔는지는 몰랐었다.


“저도 사정이 있습니다. 블랙 해커가 항상 나쁜 짓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블랙 해커가 어디 편인가에 따라서 제가 하는 해킹이 여러분에게 좋은 일일 수도 있으니.”


그리고는 녀석이 한숨을 쉰다.


“뭐 지금처럼 인터넷도 안 되는 상황에서는 제 해킹 능력이 별 쓸모는 없지만, 그래도 평소에 밀리터리 영화나 소설은 취미로 즐겨 읽어서, 그런 지식은 은근히 이런 세상에서 도움이 되더군요.”


1004번의 설명을 들으니, E마트에서 녀석의 은근히 뛰어난 전투력이 이해가 간다.


‘군인은 아닌 것 같은데, 은근 총을 잘 다룬다 싶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나 보네.’


나도 전생에는 하루 먹고 사는 데에 집중하다 보니 녀석과 따로 진지하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서 몰랐었다.


“그럼 통성명은 끝났고, 시작해볼까?”



녀석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일주일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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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은행동 지하상가 (2) 24.08.08 50 0 12쪽
3 은행동 지하상가 (1) 24.08.07 58 1 12쪽
2 남을 죽이려면 본인도 죽을 각오를 해라 24.08.05 75 1 12쪽
1 마지막 코인 24.08.04 110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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