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사격 천재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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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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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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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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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동 지하상가 (2)

DUMMY

우선 주위가 깜깜해서 우리는 차를 산 중턱의 나무 그늘에 대놓은 다음, 출발을 미루고 잠시 차에서 자기로 한다.


“우선 나부터, 그다음은 이현석, 마지막으로는 1004번이 불침번이다.”


순서를 정해 한 명은 차 밖에서 망을 살피고, 두 명은 차 안에서 시트를 뒤로 넘기고 잠을 자기로 한다.


중간에 일어나야 하는 최악인 중간 불침번은 이현석에게 넘긴다.


‘짬도 없는 녀석인데 꿀 같은 초번과 말번을 시켜줄 순 없지.’


후임이라고 근무를 짬 때리는 것도 아닌데, 순서가 중간이라고 투정 부리는 녀석이 있으면 정신 개조 교육을 들어가야 한다.


“야 창문은 약간 열어놔라.”


내 소리를 들은 이현석이 창문을 손가락도 안 들어갈 정도로 살짝 내린다.


“형님 이러면 벌레 들어오는 건 아닙니까? 산에 있는 아디다스 모기는 진짜 독하던데.”

“우리도 숨구멍은 있어야지.”


나 대신 1004번이 이현석에게 대답한다.


나는 녀석들이 준비가 확인된 것을 체크하고 주변이 잘 보이는 바위 옆에 몸을 기댄다.


그리고는 두 사람이 자는 사이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재정비한다.


‘아직 차에 짐 실을 공간이 있으니 이왕 대전에 온 김에 마트는 털어서 물건 좀 챙겨가야겠어.’


지하창고에도 물건이 많아서 당장 급한 것은 아닌데, 기름까지 써가며 기왕 이곳에 온 만큼, 물건도 최대한 챙겨가는 게 이득이다.


그리고 생각이 잠긴 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덧 손목의 군용 전자시계 진동이 울린다.


차에 가서 이현석을 깨운 다음 나도 차에서 눕는다.


착─


혹시나 이현석이 자는 사이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차 문도 확실하게 잠가 놓는다.


‘이현석을 전적으로 믿으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만 능력자가 된 이후로 감각이 무언가 더 예민해져서, 자는 사이에 녀석이 돌발행동을 하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






눈을 떠보니 이제 슬슬 해가 올라온다. 다행히 자는 사이에 이현석이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았다.


‘조금은 믿어도 되려나?’


나는 녀석에 관한 생각을 뒤로하고 아직 잠에 빠진 이현석을 깨운다.


불침번 서던 1004번도 차에 합류하고 곧장 차 시동을 건다. 이번에는 걸었던 것에 비해 좀 더 수월하게 계룡산을 넘어서 대전 시내에 도착했다.


[E마트]


시내를 돌아다니던 중 마트를 발견하고 곧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트를 들어간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마트 내부는 이미 수많은 약탈자에 의해 털린 듯 물건이 전혀 없었다.


“칫, 헛방이네.”


우리는 곧장 마트를 나가려고 방향을 돌린다.


다만 출구에 무언가 인기척이 느껴진다. 각성 전이었다면 분명 몰랐을 것이다.


나는 주먹을 쥐며 왼팔을 들어 올린다. 그러자 옆에서 따라오는 두 사람도 멈춘다.


그리고 곧장 오른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권총을 자동 출입문 쪽으로 겨냥한다.


“나와라─”


내 말을 무시하듯이 마트 내부가 완전 조용하다.


‘말로 해서 들을 놈이면 애초에 수상스럽게 출구에서 대기하지는 않았겠지.’


경고사격에 사용되는 총알이 아깝지만 할 수 없이 천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타앙─


총알이 콘크리트 천장을 뚫고는 한층 위의 천장 박힌다.


그러자 발소리가 들려온다.


또각─ 또각─


청년 한 명이 벽을 등지고 얼굴을 유리 출입문에 살짝 비춘다.


그 서 있는 반대편 유리에 녀석의 주방용 나이프가 반사되어 보인다.


녀석이 유리 출입문 너머의 내가 들고 있는 권총을 확인하고는 아예 몸을 출구에서 떨어트린다.


“총이 있으셨네. 어이구 그냥 지나가쇼~”


녀석이 칼을 든 손까지 포함해서 양팔을 들고는 출구에서 멀리 물러난다.


그가 출구에서 안 보일 정도로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 우리도 다시 출구로 나가려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아무리 봐도 출구밖에 서 있는 트럭 뒤에 사람이 숨어 있을 것만 느낌이 든다.


나는 곧장 총을 꺼내 경계하며 트럭 뒤로 걸어가며 확인한다.


의심이 틀리지 않았다. 트럭 뒤에 칼을 들고 무릎을 바닥에 채 대기하던 다른 남자가 있었다.


나는 곧장 그에게 총을 쏜다.


타앙─


녀석은 일어나기도 전에 머리에 총알이 박혀서 그대로 쓰러진다.


타다다닥─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뛰어드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곧장 고개를 반대로 돌린다.


반대편 기둥에 숨은 녀석이 한 명 더 달려온다.


내가 급박하게 총을 또 쏘려는 순간.


타앙─


옆에 있는 1004번이 내가 준 권총으로 녀석의 머리를 정확히 노렸다.


달리던 녀석이 관성에 의해 구르며 쓰러진다.


얼굴을 확인해보니 이 녀석이 아까 출입문에서 대기하던 녀석이다.


겨우 상황이 정리되고 나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파악한다.


이현석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지 뒤에서 꽁꽁 굳어있다.


그런데 그가 오른손으로 어느 곳을 가리키며 경악하고 있다.


그의 손이 향한 곳에는 어떤 여자가 몸이 밧줄로 완전히 구속된 채 입이 청색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우리가 그 여자 쪽으로 걸어가자, 여자가 말하는 소리가 테이프 너머로 들린다.


“읍읍읍···. 살려주세요.”


1004번과 이현석이 나이프로 여자의 밧줄을 풀어준다.


밧줄이 풀리자 아무런 옷도 없이 묶였는지 밧줄 안에 감춰진 여자의 맨몸이 드러난다.


다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자에게는 부끄러움보다 살았다는 감정이 더 큰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주었는데, 이 여자 얼굴이 꽤 예쁘다.



“감···. 감 감사합니다.”

“저기 죽은 녀석들이 당신을 구속한 게 맞습니까?”


여자는 말할 힘도 없는지 고개를 겨우 끄덕이며 힘없이 대답한다.


“네 맞아요, 며칠 전에 집에 보존식품이 다 떨어져서 식량을 구하러 마트에 들어왔는데 그만···.”

“두 명 맞습니까?”

“네 맞아요. 최소한 제가 본건 두 명이 전부였어요.”


여자의 증언대로라면 녀석은 2인조로 마트에서 활동하는 게 확실한 듯했다.


“녀석들이 식량을 어디에 보관한 건지는 아나요?”

“아뇨, 녀석들이 따로 물품을 보관하는 공간이 있는 듯해 보였지만, 장소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어요.”


여자에게 굳이 묻지는 않았지만, 여자가 옷도 없이 밧줄로 묶여있는 걸 보아하니, 그들이 어떤 용도로 이 젊은 여자를 납치했는지 이유가 보였다.


나는 상황 파악이 끝나자, 1004번과 이현석을 챙기고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애들아 우선 오늘은 거점으로 복귀하자, 더 하는 건 위험해서 안 되겠어. 총소리 듣고 누군가가 또 마트로 접근할지도 모를 일이고.”


그러자 여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녀의 검은 생머리가 출렁인다.


“저도 거기로 데려가 주세요, 빨래, 요리 등 각종 집안일은 다 할 줄 알아요. 제발···.”


나는 냉정한 눈빛으로 여자를 쏘아본다.


다만 여자는 멈출 기세가 없다. 여자가 처절하게 말한다.


“아까 싸우는 모습 봤을 때 꽤 강해 보이셨는데 제발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제발요.”


그리고 내 눈에 여자의 은근한 몸매가 들어온다. 아마 전생의 나였으면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여자 한 명이 더 는다고 해서 지하창고의 물자가 막 부족한 것은 아니다.’


실제 감옥에는 거기는 수백 명이 일주일은 먹을 수 있는 보존 식이 보관되어 있다.


다만 한번 죽은 목숨, 진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두 번째 삶인 만큼 더욱 냉정하게 현실을 판단하기로 한다.


“혹시 전생에 대학은 나오셨습니까? 나오셨다면 무슨 학과였어요?”


나는 내심 실용적인 공학이나, 의료 쪽 학과를 기대하며 여자에게 묻는다.


“한국대 국문학과 나왔어요.”


‘한국대면 꽤 명문대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건 별 의미도 없고 학과도 국문학과라는 게 더 문제다.’


나는 여자에 대한 영입 생각을 완전히 접고 말한다.


“저도 아래에 장난감은 달린 놈이라서, 당신 같은 여자 한 명쯤은 데리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죠.”


여자의 얼굴이 순간 밝아진다.


“그런데 생존 집단에서 내분이 왜 일어나는지 아십니까?”


나는 [베어 그릴스의 뜨거운 삶의 법칙]에서 강조했던 내용을 떠올린다.


“여자, 여자 하나 가지고 싸운다는 겁니다. 남자 쪽수대로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십 명이 살아가는 집단을 망하게 하는 내분이 여자 한 명 가지려고 일어납니다. 뭐 대단히 고귀한 가치 때문에 내분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요.”


이야기를 듣던 1004번과 이현석이 놀라 반응한다. 마치 본인들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계속해서 말한다.


“지금 팀원들은 꽤 통제가 잘 되고 있지만, 다만 우리 그룹이 더 켜졌을 경우는 다릅니다. 당신 때문에 유능하고 그룹에 도움이 되는 남자를 받을 때 성욕 제어도 잘한다는 조건을 추가해서 받을 수도 없고 말이죠. ”


나는 여자의 반반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다.


“다시 봐도 당신 정도면 꽤 예쁜 편이라, 더 그럴 겁니다. 지금처럼 누구나 인간 본능에 충실한 상황에서 예쁜 여자는, 시에라리온의 피의 다이아몬드와 같습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나눠서 가질 수가 없죠.”


“잠시라도 좋으니 제발···.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


그러나 여자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관해서 왜 그렇게 고민하냐는 눈치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거짓 식량 방패를 들었다.


“그리고 애초에 우리 먹을 식량도 거의 없어서 마트에 온 겁니다. 우리 그룹에 온다고 해서 당신 먹이고 챙길 능력도 되질 않아요.”


여자는 식량이 없다는 얘기에 실망한 건지 금세 마음을 접는다.


“알았어요.”


나는 여자를 뒤로하고 곧장 주차장으로 발을 옮긴다.


그리고는 녀석들을 챙겨서 차에 탄다.


나는 운전대를 잡은 1004번에게 감옥으로 가라고 지시한 다음 뒷자리에서 겨우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


“휴우 수확은 없었지만, 아무도 안 다쳐서 다행이네.”


다만 조수석에 앉은 이현석의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


‘자식 여자를 놔두고 온 게 내심 마음에 걸린 건가?’


생각이 들자 이현석에게 설명한다.


“야 그 여자 놔두고 온건 어쩔 수 없어, 나도 남잔데 당연히 미인이면 데려오고 싶지. 그런데 우리 그룹을 키우려면 분명 그 여자는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 뭐 간호학과라도 나왔으면 감수했을지도 모르지만.”


다만 녀석은 무언가 다른 곳에 꽂힌 듯하다.


뒷자리로 고개를 돌리며 내게 묻는다.


“형님 우리 식량 못 구해서 큰일 난 거 아닙니까? 저는 거점을 안 가봐서 몰랐는데, 당장 먹을 것도 충분치 않다면서요. 다른 마트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나는 속으로 웃으며 녀석에게 말한다.


“큰일이긴 하네. 그래도 거점부터 가자.”


녀석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지만, 내가 하자고 하니 별수 없이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나중에 지하창고 보고 기절하겠어, 아주.’


속으로 나중에 녀석을 깜짝 놀라게 할 생각을 하며 대전 시내를 빠져나오려는 순간. 창문에 도시를 돌아다니는 한 남자가 보인다.


그 남자가 점점 차로 다가와서 얼굴이 자세히 보이는데 분명 233번이다.


녀석은 내가 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손을 흔들어서 히치하이크하려고 한다.


“저 좀 태워주십쇼.”


나는 내 쪽 창문을 내려 내 얼굴을 보여준다.


녀석은 순간 차 문대신 왜 창문을 열어준 건지 의아해하더니 금세 내 얼굴을 떠올린다.


“912번?”


녀석은 같은 죄수였음을 깨닫고 태워줄 리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멀리 뛰어 도망간다.


감옥 내에서도 자기가 사이코패스로 워낙 유명했다 보니 녀석으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다만 나도 당장 녀석이 위협되지 않는데 대전을 빠져나가기 직전에 굳이 소란스럽게 총을 쏴서 시끄럽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총알이 아깝기도 하고.’


그런데 멀어지는 녀석을 바라보는데 어제는 못 본 듯한 빨간 핏자국이 녀석의 팔에 묻어있다.


나는 곧장 1004번에게 말한다.


“차 잠시 돌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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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여의도 생존기 (2) 24.08.21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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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동 지하상가 (2) 24.08.08 50 0 12쪽
3 은행동 지하상가 (1) 24.08.07 58 1 12쪽
2 남을 죽이려면 본인도 죽을 각오를 해라 24.08.05 75 1 12쪽
1 마지막 코인 24.08.04 10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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