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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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08시25분연재
작품등록일 :
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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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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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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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DUMMY

첫인상은 뭐랄까? 괴팍해 보인다랄까?


예전에 얼핏 봤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제법 체격은 있지만 깡마른 몸에 부리부리한 눈매와 날카로운 턱선. 눈을 마주치면 괜히 몸이 움츠러드는 기분이었지만 난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안녕하십니까. 숙조부님. 예전에 얼굴은 몇 번 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판결하라고 합니다.”


나의 당찬 인사에 책상에 앉아있던 화덕문은 나를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놈이 가람이 남편이더냐.”

“예.”


알면서 묻는 눈치다.


화씨 가문을 등에 업고 여기에 왔냐는 뜻이겠지. 하지만 그 역시 내가 화씨 집안에서 해 왔던 일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네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역시.


“MTC에 대해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게냐?”


올 게 왔다.


“저도 갑작스럽게 정해진 터라 이제 막 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가르침을 주십시오. 시키시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군말 없이 처리하겠습니다.”

“호오, 그래? 자신감이 대단하군.”


화덕문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비웃듯 말했다. 하지만 이 정도 공격은 나에겐 간지러울 뿐이다.


“예. 제가 일을 제법 잘합니다. 능력이 없었다면 애당초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재밌군.”


화덕문은 피식 웃더니 서랍을 열어 서류철 하나를 꺼냈다.


요즘 같은 최첨단 시대에 서류철이라니. 아직도 저런 게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툭!


“어디, 그럼 간단하게 이걸 한번 처리해 보겠나?”


그는 서류철을 책상 위로 던져놓으며 말했다.


가르침을 달랬더니 서류철을 주고 있다.


미리 준비해 둔 건가? 아니면 즉흥적으로? 과연 무슨 테스트일까? 애당초 불가능한 걸 주진 않겠지?


머릿속에선 수십 가지들의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겉으로는 절대 내색하지 않았다. 천천히 책상 앞까지 다가가 정중하게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동시에 그의 얼굴을 살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의 안색이 좋지 않다. 어딘가 아파 보이기도 하고.


“네놈의 방은 반대편에 있다. 볼일이 있으면 비서들을 통해 연락하거라. 필요하면 부르겠다. 그거나 잘 해결해 봐.”

“알겠습니다.”


이게 뭐냐고는 묻지 않았다.


“그만 나가 보거라. 피곤하다.”

“예. 숙조부님.”


‘친절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너무 매몰찬데. 뭔가 급해 보이기도 하고.’


난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뒤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비서실에는 이 비서와 다른 비서들이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방은 어디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미 이야기가 돼 있었는지 비서들이 빠르게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장실과 반대편 복도 끝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상당히 깔끔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미리 청소해 둔 모양이다.


‘꼭대기 층이라 그런지 전망 하나는 끝내주네.’


비서들이 인사를 하고 나가자, 이 비서가 재빨리 물었다.


“어땠습니까?”

“예상대로지 뭐.”


난 책상에 앉아 서류철을 펼쳤다.


“그건 뭡니까?”

“시험.”

“예?”


이 비서가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봤지만 난 묵묵히 서류철을 뒤적거리며 내용을 살폈다.


[MTC 마석 조사팀]


‘흐음, 일종의 감사 같은 건가.’


화덕문이 내준 미션은 바로 균열에 들어가 마석 회수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마석 채취, 운반에 손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마석을 빼돌리거나 분실되는 게 있는지 조사해야 했다.


어쩌면 MTC에서 가장 현장과 가까운 일이었다. 모든 일이 시작되는 지점.


그만큼 중요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했다.


문제는 최근 균열의 이상 현상으로 MTC 마석 조사팀의 70%의 인력들이 죽거나 다쳐 일을 그만뒀다는 점이었다.


‘난감하네.’


최근 균열에서 일어난 변칙적인 일들 때문에 안 그래도 균열을 클리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연히 어디서 빼 올 인력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지원을 나가야 할 판이다.


그야말로 역사상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태.


그런데 오히려 조사팀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 해결하라는 내용이었다.


난 서류철을 이 비서에게 건네준 뒤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은 직원들을 새로 채용하는 것. 하지만 업무의 중요성을 보자면 아무나 시킬 수는 없는 노릇. 거기에 균열 안으로 들어가야 하니 꺼리는 게 당연하다. 아무리 선발대가 몬스터들을 처리한다지만 언제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직원 채용은 잠시 미뤄 두고 다른 방법을 모색했지만, 딱히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균열이 전처럼 안정이 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와! 이걸, 이걸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맥이는 건가?”


서류를 모두 확인한 이 비서가 헛바람을 내쉬며 투덜거렸다. 물론 난 신경 쓰지 않았다.


‘뭐가 있을까······ 특단의 조치라면······ 음······ 여기서 머리를 굴려 봤자 한계가 있다.’


“가자.”

“예? 어딜요?”

“어디긴, 조사팀이지.”


내가 성큼성큼 사무실을 빠져나가자, 이 비서는 늦을세라 빠르게 따라붙었다.


‘그래. 과감하게 가자. 화씨 가문에서 당당하게 살기 위해선 MTC는 꼭 접수해야만 한다.’


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


MTC 마석 조사팀.


사람들은 흔히 줄여서 엠사팀이라고 불렀다.


다이아 센터 맞은편에 있는 엠사팀은 3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100명가량의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남은 인력은 기껏 해 봐야 30명 남짓.


최근에 이들을 이끌던 이태용 대장이 몬스터 웨이브로 식물인간이 되어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후, 이번에 부사장이 새로 왔던데. 들었어?”


엠사 1팀장인 조위건이 건물 옥상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물었다. 그러자 마찬가지로 옆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엠사 2팀장 이태호가 답했다.


“니미럴. 이 판국에 그런 게 신경 쓰이냐?”


우락부락한 몸에 흉터투성인 얼굴. 그에 걸맞게 입도 걸다.


“온 게 누군지 알아?”


조위건은 그의 말투가 익숙한지 평범하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누구든 뭔 상관이야. 내일 당장 팀이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판국에.”

“판결하래. 그 화가람 남편.”


조위건이 주위를 한차례 둘러본 뒤 소곤거리듯 말했다.


“뭐? 그 판결하 실장? 정말?”


담배를 새로 꺼내 물던 이태호가 살짝 놀란 듯 조위건을 쳐다봤다. 조위건은 목소리를 낮추라고 손짓했다.


“그렇다니까.”

“화씨도 아니잖아.”


이태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쩌면 의아한 게 당연한 일이었다.


MTC가 어디인가. 화승 그룹의 돈줄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곳이다. 그런 자리의 수장에는 당연히 화씨 가문의 핏줄을 앉히는 게 정석이었다.


“그게 의외긴 해. 데릴사위가 MTC 부사장으로 온다는 건 화씨 집안사람들 다 제치고 들어왔다는 거잖아. 안 그래도 사장님도 옷 벗을 준비하는 거 같던데······. 심상치 않아.”

“염병. 심상치 않기는. 자칫 잘못하다간 우리도 옷 벗게 생겼다고.”


이태호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던 조위건이 물었다.


“내일까지 돌아야 할 곳이 몇 군데지?”

“세 군데.”

“큰일이네. 정말······.”


삐빅- 삐빅-


그때 조위건의 품속에서 기계음이 들렸다.


“벨소리 좀 바꿔라. 제발.”


이태호가 투덜거리며 말했지만, 조위건은 귓등으로 흘려보내며 전화를 받았다.


“어, 왜.”

-팀장님! 빨리 오셔야 할 거 같습니다.


부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니까 왜?”

-그게······ 지금 1층에 부사장님이 와 계십니다. 팀장님들을 만나고 싶다고······


순간 조위건의 눈이 화등잔만큼 커졌다.


“뭐? 그 새로 부임하신 판결하 실장님?”

-예, 맞습니다.

“이런 젠장······!”


조위건은 대답을 듣자마자 전화를 끊으며 담배꽁초를 튕겨 버렸다.


대화 내용을 눈치챈 이태호 역시 눈살을 찌푸리며 담배를 힘차게 빨곤 주머니 속에서 구취제를 꺼내 입안에 뿌렸다.


“염병. 갑자기 여긴 왜 온 거야? 쥐뿔도 모르는 샌님일게 뻔한데.”


이태호가 투덜거리며 뒤따라가자, 조위건이 돌아보며 검지로 가리켰다.


“난들 아냐. 너 행동거지 조심해라. 진짜.”

“내가 뭐. 가기나 해.”

“그리고 양치 좀 해. 그거 좀 그만 뿌리고.”

“염병. 니가 내 마누라냐? 왜 이렇게 잔소리야?”

“됐다. 됐어. 말을 말자.”


이태호가 버럭 소리치자, 조위건은 고개를 내저으며 옥상을 내려갔다.


1층에는 부하의 말대로 판결하와 비서들 그리고 임원 몇몇이 도착해 있었는데 그의 비위를 맞추느라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판결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자세하고는. 싸가지 없을 게 뻔하군.’


둘은 판결하를 재빨리 훑어보며 계단을 내려갔다. 왜 왔는지는 몰라도 벌써부터 짜증이 솟구쳤다. 또 다른 년놈들처럼 갑질이나 하러 왔겠지란 생각이 든 것이다.


“오, 저기 오는군요. 자네들 빨리 안 오고 뭐 하나!”


임원들의 다그침에 둘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재촉했다.


“바로 이 두 사람입니다. 이쪽은 1팀장인 조위건, 이쪽은 2팀장인 이태호.”

“반갑습니다. 팀장님들. 판결하라고 합니다.”


그가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두 팀장은 번갈아 가면서 악수를 나눴다. 생각보다 예의는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런 부류들은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니까.


돌아서면 생각이 달라지는 놈들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태호는 여전히 그를 경계하며 물었다. 그러자 판결하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당분간 마석 조사팀에서 일할 생각입니다.”

“예? 왜요?”


이태호가 깜짝 놀라며 되묻자, 옆에 있던 임원들이 못마땅한 듯 손가락질했다.


“왜요라니! 부사장님이 그러신다면 그런 거지.”


그러자 조위건이 재빨리 이태호를 뒤로 물러서게 한 뒤 침착하게 말했다.


“부사장님. 죄송하지만 이곳은 부사장님이 계실 만한 곳이 못 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지금 이곳 상황을 잘 모르시나 본데······”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조위건 팀장님.”

“이번에 사람이 50명 넘게 죽은 것도 알고 계십니까?”

“예. 저도 뉴스로 봤습니다.”


순간 조위건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도 여기서 일하신다고요?”


재차 확인하듯 묻는 조위건.


“네.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죠. 오늘 가야 할 균열이 어디입니까?”

“예? 직접 들어가시기까지 하신다고요?”


판결하의 말에 다들 입을 쩍 벌렸다.


“아니, 부사장님. 그렇게까지······”

“안 들어가셔도 됩니다. 부사장님.”


임원들이 당황하며 그를 말렸다. 만약 균열에 들어가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자신들의 목이 달아나는 건 당연했기 때문이다.


“조사팀이니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지만 판결하는 꿋꿋하게 밀어붙였다.


“아······.”

“언제 출발합니까?”


판결하는 앞장서라는 듯 손짓했고 임원들과 비서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쩔쩔맸다.


순간 조위건과 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래서 샌님들이란. 대체 균열을 뭐로 보고 이러는 거지? 어디 놀러라도 가는 줄 아나? 한번 된통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겠군.’


조위건은 앞장서서 나가는 판결하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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