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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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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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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1화 7공자 사건(3)(수정)

DUMMY

21화 7공자 사건(3)


모니터 한쪽에 띄워놓은 7공자 사건의 정보.

원래대로라면 최희영이 김주명과 얽히는 건 돈뭉치를 받고 돌려주려 만난 것으로 끝이었다.


‘무슨 일인지 그 이후로 김주명은 최희영에게 관심을 끊었지’


그렇기에 당시의 증언에서 나온 이야기를 슬라임이 취합했다.

돈뭉치로 유혹하는 게 실패하면 마담뚜가 목표에 접근했다.

김주명에게 여자를 공급했던 마담뚜는 강미령이 대표적이었다.


“돈뭉치 주인과 직접 연락하지 않고 매니저를 시킨 건 잘한 일입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좀 더 노골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혹시 강미령이라는 배우를 아시나요?”

「최희영: 예, 인자한 외모와 웃음으로 안방에서 사랑받는 선배 배우시잖아요?」

“최희영 님에게 강미령 배우는 그런 이미지군요.”


이때까지 강미령의 정체는 아무도 몰랐다.

인자한 외모와 미소 뒤에 추악한 욕심과 욕망이 있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최희영: 무슨 문제가 있나요?」

“혹시 강미령이 접근하면 피하세요.”

「최희영: 예? 어째서죠.」

“강미령이 7공자에게 여자를 공급해 주는 사람입니다.”

「최희영: 예에?」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선배의 정체에 놀랐다.


「최희영: 하지만 강미령과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쩌죠?」

“그럼 무시하세요.”

「최희영: 아무리 그래도 선배님인데······」

“강미령과 사이가 안 좋은 게 나을 겁니다.”


7공자 사건으로 한참 마녀사냥이 벌어질 때 강미령이 마담뚜라는 사실도 퍼질 대로 퍼진다.

대중들도 그녀와 친하던 연예인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최희영: 알았어요, 노력해 보죠.」


김주명이 솔직히 이 정도에서 포기하기를 바랐다. 만약 놈이 한 걸음 더 내디딘다면 나 역시 가볍게 끝낼 생각은 없었다.


**


백연희와 접속은 오랜만이었다.


「백연희: 오랜만 정도가 아니에요. 접속을 못한지 10년이 넘었어요.」


백연희 말에서 그쪽에서는 꽤 세월이 지났다는 걸 알았다.


「백연희: 그나저나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저는 백발백염의 신선 모습으로 생각했어요.」


인식 저해 스킬로 그녀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는 알 수 없었다.


「슬라임: 본인의 내면을 투영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보일 겁니다.」


매니저 슬라임의 말대로라면 그녀에게 내 이미지가 백발백염의 신선은 아닌 듯했다.


“10년이나 방송에 접속이 안 될걸 보면 그동안 별일이 없었나 봅니다.”


화폐개혁 이후로 그녀의 앞을 막을만한 일을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백연희: 아니에요. 사실 그동안 도선생님의 혜안을 빌리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대증주 사태 때도 그랬고, 최근의 오일 쇼크 때도 그랬어요.」


대증주 사태는 대한증권거래소 주식을 비롯한 주력주의 매점을 둘러싸고 투기 세력이 싸움을 벌인 사건이었다.

이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투기 세력이 모두 싸움에 가담했다. 매점하려는 측과 막으려는 측의 치열한 다툼 속에 결국 주식 거래대금 결제 불이행이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만약 백연희가 끼어들었다면 그녀가 가담한 쪽이 승리했겠지.’


그녀는 직접 대증주 사태에 뛰어들지 않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투기 세력에게 자금을 빌려주었다.

대중주 사태에 참여했던 투기 세력 대부분은 손해를 봤지만, 백연희는 꽤 큰 이익을 챙겼다.


이렇게 현명한 그녀였기에 오일 쇼크 때도 현명하게 대처했으리라 확신했다.


「백연희: 제가 오늘부터 열혈회원이라네요. 앞으로 언제든지 원할 때 방송에 접속할 수 있다니 꾸준히 후원한 보람이 있네요.」


그녀는 그동안 큰 수익이 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후원했다.

어느새 백연희의 이름 옆에 열혈회원을 뜻하는 표식이 달려있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열혈회원 특전은 원할 때 언제든지 방송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인듯했다.

나 역시 그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좋았다.


“오늘은 열혈회원이 됐다는 걸 알리려고 접속하신 건가요?”

「백연희: 아니에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좋은 소식이요?“

「백연희: 아실지도 모르지만, 안 비서가 약혼했고 곧 결혼한다네요.」


어차피 안병훈이 내 소개로 그녀에게 갔던 시점에서 내 시청자라는 건 밝혀졌다.

다른 시간대에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는 것도 알겠지.


”예, 안병훈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백연희: 여자가 꽤 유망한 신인 여배우군요. 안 비서는 정말 다방면으로 운이 좋네요. 도선생님의 시청자가 될 것이 가장 크겠죠. 덕분에 조만간 독립할 테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니.」

”독립?“


안병훈의 독립은 원래보다 빠르지만, 백연희가 그럴 능력도 없는 사람의 독립을 허용할 리 없었다.


‘하지만 이럴 때 약혼녀가 사회적으로 물의가 생기는 사건에 휘말린다면?’


그의 독립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일로 안병훈의 재기가 몇 년 뒤로 밀려난 건지도 모른다.’


다만 내 개입이 없었다면 최희영과 어떤 식으로 만났을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원래의 삶과 지금의 안병준이 다르듯이 앞으로 벌어질 상황도 달라질 수 있었다.


내가 개입해서 백연희 밑으로 들어가서 수업을 쌓은 안병훈은 원래 삶보다 더 굳건한 정신력으로 최희영을 품을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모험은 피하는 게 좋겠지.’


백연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기로 했다.


「백연희: 도선생님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죠. 무엇인가요?」

”단수철을 통해서 한가지 의뢰를 해주십시오.“


내 시청자 중에서 아직 무력이 필요한 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었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사람이 단수철이었고, 백연희는 내 조언으로 그와 손잡은 적이 있었다.


「백연희: 정말 어려운 부탁이네요.」


그녀가 단수철을 싫어하는 건 알았다.

하지만 최희영과 안병훈을 도우려면 단수철이 해줄 일이 있었다.


**


단수철은 백연희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 할멈이 왜?”


엄밀히 말하면 백연희가 할멈이라는 소리를 들을 나이는 아니었다.

단수철은 백연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았기에, 그녀가 싫어할 만한 호칭을 일부러 골라 불렀다.


“모르겠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합니다.”


비서의 말에 단수철은 혼자서 두던 바둑판을 가만히 바라봤다.

두 사람의 인연은 화폐개혁을 앞두고 화교 상인 연합이 부동산을 대거 매입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지.’


단수철은 현금을 무기로 사채를 굴려서 돈을 버는 사람이었고, 백연희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서 돈을 불리는 사람이었다.

어찌 보면 빛과 어둠으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도 않지만, 사이가 좋아질 수도 없었다.

그걸 알기에 백연희가 단수철을 싫어해도 밉살스러운 호칭으로 부르는 정도로 그치는 두 사람이었다.


“그 할멈 주위에 뭔가 수상한 움직임이라도 있어?”

“별다른 낌새가 없습니다. 최근 몇 년 섬겼던 비서가 독립하려 한다는 이야기 말고는 화젯거리도 없습니다.”

“비서가 독립? 그걸 허락했다고?”

“예, 투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쪽으로 뭔가 있겠군. 자세히 알아봐.”

“알겠습니다.”

“그리고 할멈과 약속도 잡아.”

“만나시겠습니까?”

“뭔가 재밌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걸 기회로 한몫 크게 잡을 수도 있잖나?”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


백연희와 단수철의 만남은 시내의 작은 호텔 커피숍에서 이루어졌다.

2성급 호텔 정도로 규모도 작고 손님도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다.

백연희와 단수철이라는 경제계 거물이 만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듯했다.

두 사람이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정한 것은 작은 호텔에 어울리지 않게 프라이빗 룸이 있어서였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비밀스러운 룸에는 각각 증권계와 지하 경제계의 거물이 어색한 분위기로 앉아있었다.

단수철은 백발이 성성했지만, 덩치도 크고 제법 살집도 있었다. 고운 한복을 입은 백연희는 4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였으나 여전히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모를 자랑했다.


“커어-”


단수철은 자신 앞에 놓인 커피를 단숨에 마셨다.

반면 백연희는 차를 시켜놓고 한 모금씩 입에 머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활동하는 영역만큼이나 극단적으로 보였다.


“그래, 할멈. 나를 왜 보자고 한 거야?”


단수철의 말에 백연희의 고운 아미가 꿈틀거렸다.


“할멈이라니 너무하네요. 저는 아직 40대에요.”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백 할머니라고 불린다며? 뭐, 마음에 뭐라고 불러줄까. 동생?”


백연희는 찻잔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냥 할멈이라고 부르세요.”


단수철에게 동생이라고 불린다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흐흐흐, 결국 할멈이라고 부르게 할 거면서 말이 많기는.”


백연희는 그의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도선생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하려는 일은 단순히 도선생의 부탁만으로 하는 게 아니었다.


‘설마 안 비서와 약혼녀가 얽혀있다니.’


도선생에게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7공자의 소문은 그녀 역시 풍문으로 들었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솔직히 도선생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자신이 나서야 했다.


“오늘은 제가 부탁하러 온 이장이니 참기로 하죠.”


그녀의 말에 단수철은 뚱한 표정으로 잔을 탈탈 털어서 커피 한 방울까지 입안에 넣었다.


“그래서 부탁이라는 게 뭐지?”


단수철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던 백연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영감님의 아래에 있는 애들을 좀 빌리려고요.”

“내 아래 있는 애들? 건달들?”


노골적인 말에 살짝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말 한마디를 끝으로 단수철은 커피의 리필을 부탁했다.


“이유는 묻지 않는 건가요?”


백연희의 말에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할멈이랑 일하면 재밌더라고. 화교 상인들을 상대할 때도 그랬거든? 오랜만에 스릴를 느꼈다고.”

“나와 손잡지 않아도 화교 상인들과 충돌하셨을 거잖아요?”

“그랬으면 마음 편하게 싸우지 못했겠지.”

“스릴을 느껴서 좋았다고 하셨잖아요?”


마음 편하게 싸운다는 말과 스릴은 안 어울렸다.


“흐흐흐, 이길 것을 알고 싸울 때나 스릴을 느끼는 법이야. 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릴을 느낄 틈이 있겠어?”


어이없는 말이었으나, 단수철의 사업 철학을 듣는 것 같기도 했다.


“저와 손잡으면 이길 것 같았다니, 뜻밖의 칭찬이라서 기분이 좋네요.”

“할멈은 화교 상인들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알아차리더라고.”


단수철의 눈이 번뜩였다.


“마치 미래를 아는 것처럼 말이야?”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네요.”


백연희는 일부러 대답을 회피했다.


“흐흐흐, 그래, 그렇겠지. 좋아, 내가 부하들을 빌려주는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부탁이요?”


어쩐지 흔쾌히 허락한다고 생각했다.

대가를 요구하리라는 그녀의 예측이 맞았다.

단수철은 백연희를, 먹이를 눈앞에 둔 뱀처럼 사악하게 바라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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