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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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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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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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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1화 이리역 폭발사고(2)

DUMMY

31화 이리역 폭발사고(2)


**


안병훈은 도선생의 말을 듣자마자 방송에서 튕기며 접속이 끊겼다.

그러나 그런 걸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는 급히 극장주를 찾았다.

방금까지 함께 있던 극장주 최형우는 오늘 있을 인기가수 강현미의 무대를 구경하려고 나갔다.

안병훈이 급히 찾자, 직원이 후다닥 뛰어나갔다.

방금까지 온화하고 신사적인 모습이었기에 살짝 놀라는 듯했다.

하지만 안병훈은 그런 걸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지금 상황에서 최선일까?’


도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이리역 인근에서 큰 사고가 벌어질 듯했다.


‘뭐지? 지진? 아니면 테러? 북괴의 폭격?’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불안은 커져만 갔다.


‘어쩔 수 없지.’


그는 품속에서 수표책을 꺼냈다.

혹시 삼남 극장이 마음에 들 것을 대비해서 가져왔다.

그래도 인기가수 강현미가 무대에 설 정도면 훌륭한 극장일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낡고 구시대적인 극장 모습에 실망해서 구매를 포기했었다.


“안 사장님,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이리시에서 제법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삼남 극장의 사장 최형우였으나 서울에서도 유명한 ‘평원의 집’ 사장인 안병훈에게는 허리 숙이고 달려올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 철없는 김 부장이 건달이 아니랄까 봐 구시렁거렸으나 최형우에게 들어줄 귀는 없었다.


“젊은 놈이 너무 건방집니다. 겁을 줘서 쫓아내시죠.”


급기야 이런 헛소리를 하기에 정강이를 한 대 걷어차고 말았다.


“씨발, 네가 저분이 어떤 분인 줄 알아! 무식하면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어!”


퍼억!


“죄, 죄송합니다.”


김 부장은 정강이를 쓰다듬으며 깨갱거릴 수밖에 없었다.


“안 사장님은 마음만 먹으면 이리역 일대를 전부 살 수 있는 분이야.”

“그, 그렇게 돈이 많습니까?”

“돈만 많은 줄 알아?”

“예, 그것 말고 또 뭐가 있습니까?”

“이것도 장난이 아니라는 소문이야.”


최형우는 주위를 살피고 조심스럽게 주먹을 쥐어서 흔들어 보였다.


“그, 그렇게 강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만.”

“멍청한 놈, 그러니까 평생 시골에서 기도 노릇이나 하고 있지.”


혀를 찬 최형우는 안병훈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안병훈의 아내는 현 최고 여배우인 최희영이었다. 두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 7공자 사건으로 유명한 김주명이 최희영에게 눈독을 들였다.


“이미 임자 있는 사람에게 뭔 짓이랍니까?”

“뭐, 김주명은 당시에도 소문난 망나니였으니까.”


결국 최희영이 거듭 김주명의 유혹을 거절하자 열받은 그는 자신이 부리는 주먹들에게 그녀를 납치하라고 지시했다.


“그,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김 부장은 주먹들 이야기가 나오니까 흥미가 생긴 듯 물었다.


“어떻게 되긴. 최희영을 납치하러 간 놈 두 놈은 이틀 뒤에 목만 내놓고 몸은 생매장된 채로 발견됐지. 두 놈이 죽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심한 충격을 받았는지 결국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지 못했다더라.”

“오오- 엄청난 건달패를 거느리고 있나 보군요.”

“그뿐이 아니라고.”

“더, 더 있습니까?”

“김주명이 어떻게 됐어?”

“구속돼서 지금 감방에 있잖습니까?”

“맞아, 그뿐 아니라 김주명이 후계자로 있던 사은그룹도 휘청거리고 있잖아? 그게 모두 안병훈 사장의 힘이라는 소문이 있어.”

“그, 그 정도로 거물이었습니까?”

“그래, 그 정도로 거물이야.”

“우와- 그런 거물과 알고 지내는 사장님도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커흠······ 그, 그렇지.”


사실 안병훈이 이곳에 온 건 강현미와 이수일이 초대해서였다.

최형우는 최근 안병훈이 지방에 평원의 집 같은 극장식당을 열려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렇기에 삼남 극장을 팔아보려고 찾아가서 아부를 떨어봤지만, 그는 별말이 없었다.

실망해서 강현미의 무대나 구경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르다니.


‘뭔가 실수한 거라도 있나?’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되살려봤지만 잘못한 걸 찾을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만나보면 알겠지.

그는 김 부장과 함께 안병훈이 기다리는 응접실로 다시 들어갔다.


“부, 부르셨습니까?”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는 최형우를 맞이하는 안병훈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좃됐다.’


그의 표정을 보니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듯했다.


“앉으시죠.”


안병훈의 말에 최형우는 재빠르게 맞은편에 앉았다.

자기 극장의 응접실이었으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최형우는 힐끔 안병훈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제 삼십 대 초반인 안병훈은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자신감과 오만함까지 느꼈다.


“이 극장 얼맙니까?”

“예?”


안병훈의 갑작스러운 소리에 최형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토록 듣고 싶은 말이었으나, 안병훈이 아무 말 없어서 포기했던 말이었다.


‘여, 여기서는 잘해야 한다.’


극장을 팔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삼류였다. 최대한 팔고 싶지 않은 척해서 가격을 올려야 했다.


“저, 저는 극장을 판다고 이야기한 적 없습니다만······”

“삼천만 원.”

“예에?”


최형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


“삼······”


옆에서 김 부장이 놀라서 소리치다가 입을 막았다.

그의 눈알이 굴러가는 걸 보고 최형우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커흠······ 삼천만 원이라고 해도······”

“사천만 원······”

“허억!!”


사천만 원이라는 소리에 평정심이 무너졌다.

그 돈이면 서울 시내에 아파트를 여러 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서울 외곽 지역에 상당한 면적의 땅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런 시골에서 극장을 운영하는 것과 격이 달랐다.

그러나 너무 갑작스러웠기에 말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른침을 삼켰다.

이런 낡은 극장을 사천만 원이나 주고 산다는 건 미친 짓이었다.

그런 미친 짓을 서울에서 내려온 안병훈이라는 청년 부자가 하고 있었다.


“당장 수표를 줄 수 있습니다.”


꿀꺽-


안병훈이 수표책을 흔들었다.


“팔겠습니다!”


이 정도 돈이면 지방에서 벗어나 서울에서 떵떵거리고 살 수 있었다.


“좋습니다. 당장 계약하죠.”

“다, 당장 계약서를 가져오겠습니다.”


김 부장을 시켜서 사장실에서 계약서를 가져오게 했다.

최형우는 혹시나 안병훈의 마음이 바뀔까 봐 연신 눈치를 봤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 부장은 한참 있다가 나타났다.


“으음······”


안병훈은 그런 그를 봄 시계를 봤다.

도선생이 말한 시간까지 1시간 3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김 부장에게 계약서를 급히 빼앗은 그는 테이블에 놓았다.


“혹시 지불이 가능하실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최형우가 안병훈을 의심하는 건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TV나 신문을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지불 능력의 확인보다는 안병훈이 정말로 삼남 극장을 사려는 마음이 있는지 확신이 필요했다.

안병훈은 손에 든 수표책을 펼쳤다.

그러고는 거기에 사천만 원이라는 금액을 적었다.


‘사, 사천만 원······’


최형우는 급히 손을 뻗어서 수표를 집으려 했다.

하지만 안병훈이 수표를 뒤로 뺐다.


“어?”


당황한 최형우가 얼빠진 소리를 내자 안병훈은 턱짓으로 계약서를 가리켰다.


“아, 당장 도장 찍겠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도 최형우의 시선은 안병훈의 손에 들린 수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어서 바로 안병훈이 사인했다. 동시에 수표가 최형우의 손에 들어갔다.


“흐흐흐······”


최형우는 저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안병훈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삼남 극장을 팔아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가격에 팔릴 줄은 몰랐다.


“이제 이 극장은 제 겁니다.”

“물론입니다. 법적 절차는 내일 당장이라도 진행하겠습니다.”


계약서와 돈을 교환한 것 외에도 법적 절차가 필요했으나, 최형우는 이미 삼남 극장을 완전히 안병훈에게 넘겼다고 생각했다.


“자네.”


안병훈이 최형우 옆에 멀뚱거리며 서 있는 김 부장을 불렀다.


“예, 사장님.”


그는 이제 극장이 안병훈에게 넘어간 걸 깨닫고 급히 고개 숙였다.


“지금 당장 여기 손님들을 전부 내보내. 이리역에서 최대한 떨어진 다른 곳으로 보내면 더 좋고.”

“예?”



김 부장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아직 강현미의 공연이 시작되지는 않았고, 이름이 없는 코미디언들이 나와서 분위기를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좌석이 꽉 차지는 않았지만 한 30% 정도는 손님이 있었다.

그들을 모조리 내보내라니?


“갑자기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기껏 극장을 인수하고 망하려고 작정한 건가?

그런 그에게 수표 한 장이 나아왔다.


“오, 오십만 원?”

“손님들 모두 내보내면 기도들과 함께 술이라도 한잔해.”


김 부장의 자세가 부동자세로 바뀌었다.


“다, 당장 손님들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는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야- 애들 모아!!”


그런 모습을 얼떨떨하게 바라보는 최형우.

안병훈은 그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지금 즉시 이리역에서 최대한 떨어지는 게 좋을 겁니다.”

“아, 알겠습니다.”


어차피 최형우는 더 이상 삼남 극장에 미련이 없었다.


“사, 사장실에 있는 건 그대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 그러면 나중에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그는 급히 극장 밖으로 나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씨발, 나 돈 냈다고.”

“왜 멀쩡하게 들어온 손님을 쫓아내는 거야!”

“이러려면 돈을 돌려줘!”


한편 극장 안은 난리가 났다.

덩치 큰 기도들이 손님들을 강제로 밖으로 내몰았다.

당연히 손님들은 난리가 났으나, 김 부장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기도들에게 지시했다.

무대에서 공연 중이던 무명 코미디언은 이미 기도들에게 밀려 극장 밖으로 쫓겨났다.


“아니, 김 부장님.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갑작스럽게 난리가 나자 밖으로 나왔던 가수 강현미의 매니저가 김 부장에게 물었다.


“강현미 씨도 데리고 밖으로 나가십시오. 새로운 사장님 지시입니다.”

“새로운 사장님이라니요?”


그때 강현미가 나와서 물었다.

한참 물오른 인기를 자랑하는 강현미답게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 부장은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제가 새로운 극장주입니다.”


내가 나서자, 강현미의 눈이 커졌다.


“안 사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그녀는 이수일을 통해서 극장식당 평원의 집에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강현미가 준 초대권으로 삼남 극장에 내려오기도 했다.

당연히 두 사람은 꽤 친분이 있었다.


“모두를 위해서 그렇습니다. 제 말대로 따라주십시오.”

“이유를 설명해 주셔야 하지 않나요?”

“이유는 나중에 설명해 드리죠.”


사실 안병훈도 자세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도선생이 거짓말을 할 리 없잖아.’


그러나 너무나 급박했던 도선생의 목소리가 기억났다.

도선생을 믿어서 잘못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그의 목소리는 확신이 가득했다.


“일단 사장님 말씀에 따르는 게 어떨까요?”


이수일까지 옆에서 권하자, 강현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와 강현미는 인연이 꽤 오래됐다.

이수일이 땜방 MC를 하면서도 그나마 굶어 죽지 않았던 건 강현미가 가끔이라도 무대에 세워준 덕분이었다.

강현미가 기억하기로 이수일은 허언할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안 사장님의 말씀이 어긋난 적 없었습니다.”


확신에 찬 듯한 이수일.

도선생의 말에 따르는 거였으나, 그 존재를 알 리 없는 이수일의 눈에는 안병훈이 대단해 보였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죠. 대신 아무 일 없으면 책임을 져주셔야 해요.”

“물론입니다. 어서 차에 타시죠.”


시간을 보니 도선생이 이야기한 시간이 15분밖에 남지 않았다.


“서둘러!”


김 부장에게도 기도를 모두 이리역에서 최대한 떨어지라고 한 후 차에 올라탔다.

급해서 강현미의 차는 매니저가 끌고 가기로 하고, 이수일과 그녀는 안병훈의 차에 올라탔다.


부으응-


그의 캐딜락이 빠르게 삼남 극장 앞을 떠났다.


‘3분······’


그러는 동안 도선생이 말한 시간이 다가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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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1) +4 24.09.07 2,132 63 12쪽
32 32화 이리역 폭발사고(3) +4 24.09.06 2,172 70 12쪽
» 31화 이리역 폭발사고(2) +3 24.09.05 2,248 74 12쪽
30 30화 이리역 폭발사고(1)(수정) +4 24.09.05 2,371 74 11쪽
29 29화 재벌가의 장손(5)(수정) +4 24.09.03 2,586 67 11쪽
28 28화 재벌가의 장손(4)(수정) +5 24.09.02 2,757 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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