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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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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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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화 세상은 넓고(1)

DUMMY

36화 세상은 넓고(1)


**


띠링~


「슬라임: 한윤석 님이 접속했어요. 시간은 1967년이고 접속 디바이스는 TV예요.」


슬라임의 말에 접속자를 바라봤다.

한윤석의 이름이 깜박이더니, 모니터에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생체 정보를 보니 꽤 흥분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호텔이구나.’


침대와 의자, 작은 탁자가 놓인 흔한 비즈니스호텔이었다.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앉아있는 걸 보니 편하게 쉬는 중이 듯했다.


‘TV를 켰는데 접속이 된 건가?’


한윤석의 놀란 표정을 보니 예상이 맞았다.


「한윤석: 아, 아니 도선생의 방송입니까?」

“안녕하세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친구, 사짜 도선생의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한윤석: TV에서도 방송하고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이제 라디오의 시대는 저물어가니까요.”

「한윤석: 라디오 주파수를 몇 번이고 돌려봤는데 방송이 안 나와서 백일몽이라도 꾼 건가 했습니다.」


한윤석은 지금 상황이 신기한 듯했으나, 이상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래서 동남아시아를 둘러보니 어땠습니까?”

「한윤석: 예, 무척 좋더군요. 특히 홍콩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전에 무역회사에서 일만 하고 살았는데 이런 곳에서 한 번 휴양을 즐기는 것도 좋았습니다.」

“예?”


그건 또 뭔 소리야?

내가 그에게 동남아시아를 둘러보라고 한 건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설마 그 한윤석이 아닌가?’


샐러리맨의 전설이라고 불리며 나중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던 한윤석.

그가 창업하게 되는 계기가 런던으로 떠나다가 중간에 들른 동남아시아였다.

오랫동안 무역회사에서 섬유를 수입하던 업무를 했던 한윤석은 동남아시아에서 직접 원단공장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국에서 직접 원단공장을 창업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첫 사업을 시작할 텐데?


“정말 이 사람이 그 한윤석이 맞겠지?”

「슬라임: 시청자 정보로 확인해 보니 샐러리맨의 전설이라 불린 한윤석이 맞아요.」

“공장보다 노는 거에 관심이 더 많은 거 같은데?”


아무래도 그는 내 말을 휴양하고 가라고 오해한 듯했다.


「슬라임: 계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계기?

그게 뭔지 모르니 내가 만들어 줘야겠다.


“제가 동남아시아에 들르란 건 휴양을 하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한윤석: 예? 그럼 무슨 의미였습니까?」


와······

며칠 놀더니 뇌가 녹았나 보다.


“보통 낯선 곳에 가면 자기가 익숙한 곳을 찾기 마련 아닙니까?”

「한윤석: 그런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반대인 듯합니다. 낯선 곳에 왔으니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의 성향이라면 지금 말한 것이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여기서 휴양만 하다 가는 건 바로 런던으로 가는 것만 못한 일이었다.


“한 번 원단공장들을 방문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무역을 하면서 서류로만 보던 상품이 직접 만들어지는 걸 보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한윤석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한윤석: 그다지 내키지 않습니다만······」


머리를 긁적이는 그를 보며 살짝 당황했다.

이번에는 설득력 강화 스킬을 사용했다.


「슬라임: 경훈 님의 설득력이 강화됐어요. 설득에 성공할 확률이 60%입니다.」


“뭐, 저도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한 번 정도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윤석: 음······.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호텔 전화로 무역회사 다닐 때 알던 사람에게 전화했다.


**


「단정민: 투자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방 안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단정민을 보며 나 역시 황당했다.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은 거 아닙니까?”

「단정민: 예, 그래서 어떻게든 투자를 좀 해보려 했는데 어째서인지 거절당했습니다.」


이상한데?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투자는 다다익선이었다.

그런데 투자를 거절한다니.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습니까?”

「단정민: 기존의 투자사에서 다른 투자가 들어오는 걸 꺼린다고 합니다. 새로운 투자사가 들어오면 지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그렇다는군요.」

“기존의 투자사가 어딘지 아십니까?”

「단정민: BN 인베스트리라고 합니다.」


어라?

그 이름이 왜 여기서 나와?

BN 인베스트리는 정말 다양한 방면에 투자하는 듯했다.

김복남이라는 사람의 존재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슬라임의 조사에서도 그의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슬라임: 지금은 다른 투자할 곳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맞아, 일단 그게 중요하지.”


당혹스러운 표정의 단정민에게 물었다.


“혹시 소울 인 더 머신은 알아보셨습니까?”


애니메이션이고 하트 오브 브레이브보다 흥행이 떨어졌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작품이었다.


「단정민: 소올 인 더 머신은 이미 제작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작이나 촬영에 들어갔어도 투자를 받을 수 있을 텐데.

필요 없다고 생각한 듯했다.


“잠시만 기다려보십시오.”


다른 작품이 뭐가 있을까?


「단정민: 그냥 제가 영화를 찍으려고 합니다. 희영이가 좋은 시나리오를 찾아왔습니다.」


나쁜 생각은 아니었으나 주식회사에서 사장이 자기 영화에 투자하려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걸 증명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배임이나 횡령이 될 수 있었다.

단정민은 내 생각을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정민: 물론 위험이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활로가 그것밖에 없을 듯합니다. 다행히 제가 그동안 감독했던 작품들의 흥행 성적은 좋았습니다.」


그는 자신있는 듯했다.


「슬라임: 투자가 늦어져서 미뤄졌지만, 미래에 성공할 작품을 찾는 게 어떨까요?」


슬라임의 말에 눈이 번쩍 띄었다.


“그런 작품을 찾을 수 있겠어?”

「슬라임: 지금 찾아보겠어요.」


잠시 눈을 깜박이던 녀석이 팔짝 뛰었다.


「슬라임: 찾았어요. 폭풍의 길(The Road of the Storm)이라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있어요.」

“폭풍의 길(The Road of the Storm)?”


폭풍의 길은 2010년에나 개봉하는 작품 아닌가?

그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 작품이 1994년부터 기획에 들어갔다고?”

「슬라임: 예, 하지만 예산 부족과 스튜디오의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제작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어요.」

“흥행 성적은 어떻지?”

「슬라임: 전세계적으로 8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으며 특히 비평가들 사이에서 혁신적인 시각 효과와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극찬을 받게 될 거예요.」

“그렇다면 괜찮을 듯한데?”


바로 단정민에게 말을 걸었다.


“폭풍의 길(The Road of the Storm)이라는 영화를 아십니까?”

「단정민: 처음 들어보는 영화입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못 들어봤겠죠.”

「단정민: 커흠······ 그다지 재밌지 않습니다.」

“현재 투자를 구하지 못해서 제작을 진행하지 못하는 영화입니다.”

「단정민: 들어본 적이 없는 영화지만,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 작품에 투자하기를 권합니다.”

「단정민: 알겠습니다. 꼭 찾아서 투자를 해보겠습니다.」


**


콜록콜록-


한윤석은 먼지로 인해 터져 나오는 기침을 참으며 방문한 원단공장을 나왔다.

원단공장을 방문한 그는 솔직히 놀랐다.

사용하는 기계나 장비가 생각보다 별거 없는 탓이었다.


‘이 정도면 기계나 장비만 사면 우리가 직접 원단을 제작해서 판매할 수 있겠는걸?’


아직은 한국의 섬유가공 기술이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서 동남아시아에서 원단을 수입해서 한국에서 상품 제작 후 해외로 팔았다.

하지만 이런 기계와 장비만 있으면, 원단도 굳이 수입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원단을 수출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생각보다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도선생이 공장을 돌아다녀 보라던 이유가 이거였나?’


어째서인지 믿음이 가는 말투의 도선생.

원래는 동남아시아에 온 김에 휴양하려 했다.

뭔가 거부하기 힘든 말투로 공장을 둘러보라고 했기에 과거 거래하던 현지인과 현장을 찾았다.


공장을 몇 군데를 둘러보니 슬그머니 욕심이 생겼다.


‘이건 놓치기 아까운 사업 기회야.’


런던에서 유학한다고 해도 어차피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해야 했다.


‘그때 지금 같은 비즈니스를 찾아내지 못할 듯했다.’


바로 호텔로 돌아온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인 김일중에게 전화를 걸었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원단 제작 기계를 수입하자니?」

“원단 제작 기계를 수입해서 한국에서 원단을 만드는 거야. 그렇게 되면 국내에도 공급할 수 있고, 수출도 가능할 거야.”

「런던으로 간 거 아니었어?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야.」

“나 지금 태국에 와있어.”

「태국? 거긴 왜?」


김일중이 놀라는 건 당연했다.

그를 비롯한 친구들과 당분간 만나지 못할 거라며 송별회를 꽤 거창하게 했었으니까.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서 동남아시아의 원단공장들을 둘러보고 있어.”

「설마 유학은 포기한 거냐?」

“지금 유학이 문제가 아니야. 이건 절호의 사업 기회야.”


한참 동안 아무 말 없던 김일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희 씨는?」

“나중에 내가 연락할 거야.”

「으음······ 그 정도로 괜찮을 것 같냐?」

“그래,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알았어. 내가 그리로 갈게.」


김일중이 당장이라도 태국으로 날아올 듯 말했다.


“아니야, 너는 한국에서 회사 설립을 준비해 줘.”

「돈이 어딨다고?」

“그동안 회사 다니면서 모아둔 돈이 있어. 그리고 너도 모아둔 돈 있을 거 아냐?”

「하아······ 우리 둘이 모은 돈을 합쳐봤자 얼마나 되겠냐?」

“정 안 되면 집안에 손을 좀 벌려봐.”


잠시 고민하던 김일중은 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한윤석은 이곳에서 원단 제작 기계를 사 가기로 했다.


‘일단 나랑 일중이가 돈을 모으면 그래도 몇백만 원은 될 거야.’


그 정도 돈이면 직장인 몇 년 치 월급이었다.

나중에 사업할 것을 생각해서 이를 악물고 모아둔 돈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새 제품을 사는 건 무리가 있었다.


**


“굳이 새 제품을 살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한윤석: 중고 제품을 사라는 겁니까?」

“어차피 원단 제작 기계가 정교하고 예민한 기계는 아니잖습니까? 중고를 사도 충분히 제 몫을 할 겁니다.”


기계의 작동 상태나 마모 정도,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사면 되지 않을까?


「한윤석: 중고로 산다고 해도 돈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의 고민을 알만했다.


“지금 얼마 정도 여유자금이 있습니까?”

「한윤석: 친구와 제 돈을 합치면 300만 원 정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었다.

지금 돈 가치로 생각하면 1억이 넘는 돈이었다.


“돈이 되는 만큼만 구매하십시오. 괜히 규모만 늘렸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까요.”

「한윤석: 하지만 너무 소규모라서 과연 수지가 맞을지······」


한윤석의 표정을 보면서 그의 말로를 떠올렸다.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대규모 투자로 평생 걸려서 이룩한 그룹을 산산조각 냈던.


‘하지만 지금은 한윤석의 말이 맞을지 몰라.’


그렇기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십시오.”

「한윤석: 예!」


그가 귀를 쫑긋 세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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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2) +2 24.09.08 2,029 65 12쪽
33 33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1) +4 24.09.07 2,132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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