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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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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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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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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5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3)

DUMMY

35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3)


**


자신의 상황을 모두 털어놓은 단정민의 표정은 우울했다.

심리 상태 역시 상당히 의기소침해 있음을 나타내는 생체 정보가 옆에 떠 있었다.


「단정민: 예상은 했습니다. 솔직히 할아버지의 유언장이 아니었다면 지분을 헐값에 넘기고 쫓겨났을 겁니다.」


씁쓸한 미소가 보였다.


“그래도 프리미어 비전 엔터테인먼트는 단정민 님의 소유가 됐으니 다행입니다.”

「단정민: 솔직히 할아버지의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받기도 거절하기도 애매한 계열사를 남겨주시다니.」


모르는 게 당연했다.

원래 없던 내용을 내가 넣게 했으니까.


“그래도 덕분에 지분을 적정 가격에 넘길 수 있지 않았습니까?”


유언에 따라서 프리미어 비전의 주식과 계왕 그룹의 주식을 교환했다.

동시에 일부 지분을 넘겼는데, 이미 주식 교환 당시의 가치가 있었기에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라 정상적인 가격으로 넘겼다.


「단정민: 솔직히 더 화나는 건 숙부의 행태입니다. 프리미어 비전이 계왕 그룹의 광고로 유지되는 걸 뻔히 알면서······」

“확실히 자기 며느리를 시켜서 대형 광고기획사를 인수한 건 좀 양아치 짓이죠.”


앞으로 프리미어 비전 엔터테인먼트에는 광고를 안 주겠다는 뜻이었다.

가족의 정이고 뭐고 느낄 수 없는 짓이었다.


‘적어도 기반을 닦을 시간은 줘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계왕 그룹의 앞날을 보면 이렇게 깔끔하게 갈라서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1997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단수철은 막강한 현금동원력으로 재벌체계를 구축한 사람답게 외부 자금의 유입에 무척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단창희는 달랐다.

그는 계왕 그룹의 성장을 위해서 공격적인 경영을 했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


‘시청자가 아닌 사람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계왕 그룹의 광고만 받아서는 프리미어 비전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알잖습니까?”

「단정민: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을 줄 거로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습니다. 시기가 좀 더 빨리 왔다고 생각하십시오.”

「단정민: 그래야겠습니다. 당장 뭐를 할지 찾아야겠습니다.」


그가 걱정하는 건 알았으나,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원래대로 갔을 때도 영화계에 잠시 있던 인맥을 살려서 성공적인 투자를 끌어냈으니까.


‘조금 더 일찍 성공하는 것도 괜찮겠지.’


눈알을 땡글떙글 뜨고 채팅창 아래 있는 슬라임에게 물었다.


“지금 제작이 진행 중인 영화 중에 가까운 시일에 개봉해서 히트할 영화가 뭐가 있지?”


슬라임은 눈알을 굴리면서 검색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슬라임: 지금 제작이 진행되거나 제작 중인 영화 중에서는 13세기 스코틀랜드의 독립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하트 오브 브래이브’,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통제하려는 군과 의료진의 대립을 그린 ‘재앙의 서막’, 그리고 사이버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과 기계가 융합된 사회에서 사이버 범죄와 테러에 맞서 싸우는 수사관 이야기를 그린 ‘소울 인 더 머신’이 있어요.」

“소울 인 더 머신은 애니메이션이잖아? 애니메이션이 나쁘진 않은데······ 소울 인 더 머신이 그렇게 흥행했나?”

「슬라임: 소울 인 더 머신이 앞의 작품들보다 엄청난 흥행을 한 건 아니지만 그 뒤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첫 투자로는 괜찮을 듯해서 넣어봤어요.」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확실한 실적과 투자금 회수였다.

게다가 어째 슬라임의 사심이 들어간 걸 느꼈기에 소울 인 더 머신은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하트 오브 브레이브는 어떤 상황이지?”

「슬라임: 아직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정보에는 1994년 중반기부터 촬영에 들어간 걸로 나와요. 인맥만 있으면 지금도 충분히 투자할 수 있을 거예요.」


소울 인 더 머신이 제외당하자 살짝 풀이 죽은 듯한 모습이었다.


“재앙의 서막은 어때?”

「슬라임: 재앙의 서막은 이미 촬영에 들어가서 투자에 들어가기 늦은 것 같아요.」

“그래, 그럼 하트 오브 브레이브겠군.”


그대로 단정민에게 이야기했다.


「단정민: 하트 오브 브레이브?」


잠시 고민하던 그는 흔쾌히 고개를 흔들었다.


「단정민: 제가 그래도 영화판에서 9년을 있었습니다. 투자 참여할 인맥은 있습니다.」


하트 오브 브레이브는 전세계적으로 2억 1,300만 달러의 이익을 얻고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다.

투자에 발만 담가도 프리미어 비전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이 시장에 각인될 터였다.


「단정민: 감사합니다. 덕분에 방향성이 잡힌 것 같습니다.」


단정민은 기뻐하며 후원창을 열었다.


“잠깐 기다리십시오.”


그가 후원 금액을 누르기 전에 막았다.


「단정민: 예? 무슨 일입니까?」

“후원금을 현금으로 주지 마시고, 프리미어 비전의 주식으로 주시는 건 어떻습니까?”

「단정민: 프리미어 비전의 주식 1억 원어치를 원하시나요?」

“예, 그렇습니다.”


1억을 후원하려고 했었군.

내가 해준 일을 생각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후원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후원을 수십 배로 늘릴 생각이었다.


「단정민: 지금 프리미어 비전의 주식이 15,200원입니다. 1억 원어치라면 6,578주가 되겠군요.」


생각보다 프리미어 비전의 주식가가 낮았다.

그렇다면 얼마를 벌 수 있는 거야?

오늘 프리미어 비전의 주가를 확인하지 않아서 바로 알 수 없었다.


「단정민: 바로 주식으로 후원했습니다.」


띠링-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후원금이 들어왔다는 메시지가 떴다.


“통 큰 후원 감사합니다. 하트 오브 브레이브,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혹시 여유가 되신다면 소울 인 더 머신이라는 애니메이션도 한 번 검토해 보십시오”


소울 인 더 머신 이야기를 하자 살짝 의기소침했던 슬라임의 표정이 밝아졌다.


「단정민: 하하하, 후원금에 대한 보너스 정보인가요? 감사합니다. 꼭 검토하겠습니다.」


홀가분해진 표정으로 그가 방송에서 나갔다.

단정민이 방송에서 나가자, 후원 메뉴를 확인했다.


「애청자 단정민 님이 프리미어 비전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6,578주를 후원하셨습니다.」


바로 환전 창을 열었다.


「프리미어 비전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6,578주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해서 28억 3,906만 4,800원으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 창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


「지금 공항이라고?」

“그래, 사장님이 왕복항공권이랑 돈을 좀 주셨어. 너를 만나고 영국 유학 절차도 좀 알아보려고.”

「사장님 너무 감사하다. 런던까지 왕복항공권이 한두 푼이 아닐 텐데.」

“나도 감사하고 있어. 아, 나 공중전화야. 도착하면 전화할게.”

「알았어. 윤석 씨 보고 싶어.」

“나도.”


달칵-


전화를 끊은 한윤석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나왔다.


“후우······”


김포공항은 사람도 없이 한산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일하던 무역회사의 사장님이 주신 왕복항공권을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품속에 넣었다.


“비행기 시간까지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


그는 휴대용 라디오를 꺼내서 주파수를 맞췄다.

최근에 비틀스의 음악에 빠진 한윤석은 음악채널을 찾아서 열심히 주파수를 돌렸다.


치이익-


한참 주파수를 맞추던 그는 익숙한 주파수를 찾았다.


“좋아.”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휴대용 라디오를 옆에 놓았다.


「시청자 여러분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방송. 사짜 도선생의 상담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


평소에 듣던 음악 방송이 아닌 다른 방송이 나왔다.


“이건 뭐야?”


자신이 잘못 맞췄나 해서 주파수를 새로 맞췄지만 소용없었다.


「시청자님의 친구처럼 허물없는 대화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똑같은 남자의 방송이 나왔다.


“하아······ 이놈의 라디오 너무 오래 썼나? 당장 버리고 새로 사야겠어.”

「시청자님의 라디오는 고장난 게 아니니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뭐?”


한윤석은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라디오 속 남자가 자기 말에 반응한 것 같았다.


“지금 내 말에 반응한 거요?”


설마 하는 마음에 물었다.


「맞습니다. 시청자님은 양방향 소통을 처음 시도하는 사짜 도선생의 방송에 들어와 계십니다.」

“양방향 소통······?”


어디선가 그런 기술이 있고, 최근 대중화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아니, 그게 왜 내 라디오에······”

「시청자님의 운이 좋으신 거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방송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거니까요.」

“뭐, 내가 최근 운이 좋기는 합니다.”


다니던 무역회사가 망한 건 아쉽기는 했다.

그곳에서 많은 걸 배운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최근 무언가 갈증을 느끼고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게 어떤 종류의 갈증인지는 알지 못했다.


‘공부에 대한 건가?’


그런 생각을 할 때 무역회사 사장이 런던 왕복항공권과 돈을 꽤 쥐여주었다.

그러니 자신의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군요. 나는 곧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가야 해서, 라디오를 오래 들을 수가 없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의 무료함을 달래드릴 수 있을 것 같군요.」

“난 음악을 듣는 게 더 좋습니다만?”

「음악 좋죠. 요즘 해외에서는 비틀스가 한참 인기더군요.」

“맞습니다, 비틀스는 스토리도 좋지만, 음악은 더 좋죠. 지금은 슈퍼스타라고 해도 아무도 부정 못 합니다.”

「저 역시 비틀스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번에 발매된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은 희대의 명반이 될 겁니다.」

“오오- 잘 아는군요?”


어째서인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남자의 말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한윤석은 저도 모르게 그와 진지하게 음악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이야기가 해외로 흘러가자, 무역회사에 다닐 때의 경험을 화제가 흘러갔다.

그리고 자신이 왜 지금 런던행 비행기를 기다리는지도 이야기하게 됐다.


「런던에서 연인이 기다리신다니 기대가 크겠습니다.」

“1년 만에 만나는 겁니다. 이번에 아예 런던에서 유학할 생각입니다. 다행히 영어는 자신있으니까요.”

「한윤석 님의 영어 실력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한윤석은 자신이 라디오 속 사내에게 자기 이름을 이야기했는지 잠깐 갸웃했다.


‘신나게 이야기하다가 이름을 말했나 보군.’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도선생이라고 부르면 됩니까?”

「편한 대로 불러주십시오.」

“그럼 도선생, 나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슬슬 탑승 수속을 해야 했다.


「헤어지기 전에 한윤석 님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나에게 도움 될 이야기?”

「어차피 런던으로 바로 가지 않으셔도 되잖습니까?」

“런던에 안 가고 어디를 간단 말입니까?”

「중간에 동남아시아를 들렀다 가는 건 어떻습니까?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등을 들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그곳에 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하하하, 다니시던 무역회사가 섬유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곳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이 기회에 섬유공장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요.」

“으음······?”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며칠 늦어지는 것뿐이니 여자 친구도 이해하지 않을까요?」


그의 말에 엄청난 설득력이 느껴졌다.


“지금까지는 별생각 없었는데······ 도선생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동남아시아를 둘러보고 싶어졌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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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세상은 넓고(3) +3 24.09.12 1,434 52 12쪽
37 37화 세상은 넓고(2) +2 24.09.11 1,540 50 12쪽
36 36화 세상은 넓고(1) +3 24.09.10 1,770 55 12쪽
» 35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3) +6 24.09.09 1,910 65 12쪽
34 34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2) +2 24.09.08 2,029 65 12쪽
33 33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1) +4 24.09.07 2,132 63 12쪽
32 32화 이리역 폭발사고(3) +4 24.09.06 2,172 70 12쪽
31 31화 이리역 폭발사고(2) +3 24.09.05 2,248 74 12쪽
30 30화 이리역 폭발사고(1)(수정) +4 24.09.05 2,371 74 11쪽
29 29화 재벌가의 장손(5)(수정) +4 24.09.03 2,586 67 11쪽
28 28화 재벌가의 장손(4)(수정) +5 24.09.02 2,757 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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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재벌가의 장손(2) +3 24.08.31 3,007 75 12쪽
25 25화 재벌가의 장손(1) +5 24.08.30 3,134 8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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