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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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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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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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1)

DUMMY

33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1)


꽤 넓은 방 안은 온통 알록달록한 색으로 꾸며있었다.

각종 탱화와 제기, 법구가 여기저기를 채우고 있었다.

나와 연결하는 낡은 TV는 제단 같은 곳 위에 모셔져 있었고, 그 주위에 알록달록한 종이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건 완전히 법당이잖아?’


불교의 법당이 아니라, 무속에서 점을 치고 굿을 하는 법당의 모습이었다.

내 방송으로 들어올 수 있는 TV는 마치 신성한 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모셔져 있었다.


‘이건 좀 심한데?’


안병훈과 최희영이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위기에 빠진 걸 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당연히 숭배하고 싶겠지만, 좀 어이없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이걸 뭐라고 할 수는 없기에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제 말을 들어서 다행입니다. 정말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안병훈: 도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들어야죠. 그나저나 처음에는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전쟁도 아닌데 그런 폭발을 볼 줄 몰랐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들었습니다.”

「안병훈: 일단 제가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구한 것 같습니다. 그러지 못한 사람도 많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조금이나마 줄었다.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극장 안 사람들을 대피시켰습니까?”

「안병훈: 극장을 바로 구매했습니다. 그러고는 손님을 강제로 쫓아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극장을 샀다고요?”

「안병훈: 마침 극장주가 삼남 극장을 어딘가로 팔고 싶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약간 돈이 들기는 했지만, 덕분에 많은 사람을 살렸으니 다행입니다.」


안병훈이 삼남 극장을 사는 데 4,000만 원이나 들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 돈을 그냥 날린 거 아닙니까?”

「안병훈: 그렇지 않습니다. 폭발 사고가 있고 바로 대통령께서 내려오셨습니다. 그때 가수 강현미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위험에 빠지는 걸 막았다고 큰 칭찬을 받았습니다.」

「최희영: 국민훈장까지 받게 됐으니 그까짓 4,000만 원 아깝지 않게 됐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가?’하는 생각이었으나 두 사람이 만족했다니 다행이었다.


「안병훈: 보상금도 꽤 많이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토지는 어차피 제 소유이니 그곳에 새로운 극장식당의 문을 열 생각입니다.」


이리시가 그 정도 입지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직접 이리시를 보고 온 그의 판단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안병훈: 생명을 구해주신 것에 비하면 약소하지만, 후원했습니다.」


띠링-


후원 메시지가 떴다.


“1,000만 원이나? 통 큰 후원 감사합니다.”

「최희영: 저와 남편이 500만 원씩 넣었습니다. 여유가 되는대로 더 후원하겠습니다.」


아무리 두 사람이 지금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현재 가치로 3~4억 정도의 금액을 쉽게 후원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모두 나를 구독하는 것에 만족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큰돈을 또 후원하다니.

두 사람의 정성에 감동했다.


「안병훈: 아닙니다. 이번 일로 많은 정부 관리를 알게 됐고, 무엇보다 이수일, 그리고 강현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손해본 건 없으니 너무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이리역 폭발 사고는 엄청난 대참사였다.

그 폭발에서 안병훈이 비극을 맞지 않은 건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안병훈이 죽었다면 꿈자리가 사나웠을 거 같아.’


원래대로라면 이리역에 내려갈 리 없는 그가, 삼남 극장에 있던 건 내가 그의 삶에 간섭한 결과였으니까.


**


「JUNGMIN60: 도선생 말씀대로 해서 시나리오를 찾았습니다.」


단정민은 마지막 나와 이야기한 후 보름 정도 지났을 때 접속이 됐다.

가족 여행에서 돌아오고 안병훈이 이리역 폭발 사고에 휘말리는 걸 막아서 살짝 지쳐있을 때였기에 살짝 피곤했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그래서인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그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마른침을 삼켰다.

생체 신호도 긴장했다는 걸 알려왔다.


‘이거 참 편하네.’


지금까지는 시청자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는데, 베스트 스트리머가 되면서 얻은 스킬과 함께라면 걱정이 없었다.


「JUNGMIN60: 혹시 제가 너무 늦게 접속해서 화가 나셨다면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화가 난 건 아닙니다. 다만 희영 영화제 출품까지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지체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JUNGMIN60: 예, 하지만 영화서클의 시나리오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걸 전부 살피는 것도 이틀을 소모했습니다.」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영화서클에 굴러다니는 시나리오를 모조리 읽었다.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밤을 새우면서까지 시나리오를 찾았고, 마지막쯤에,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발견했다.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그가 가져온 시나리오를 보고 난 후, 그의 시나리오를 보는 눈을 의심하게 됐다.


「JUNGMIN60: 바로 올려드리겠습니다.」


단정민은 허둥지둥 시나리오를 스캔해서 올렸다.

바로 프린트해서 읽어보니, 이번에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재밌잖아?’


독립영화에 어울리게 예상 러닝타임도 길지 않았고,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시나리오였다.


“슬라임, 너의 생각을 들려줘.”

「슬라임: 그럴 줄 알고 미리 읽고 있었어요. 이게 제가 말했던 시나리오가 분명해요.」


그리고 보니 슬라임은 단정민이 학교의 영화서클에서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발견할 거라고 했지?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슬라임: 단정민의 입봉작 시나리오 작가가 썼던 시나리오가 나중에 그곳에서 발견되니까요.」

“저 시나리오는 단정민이 입봉한 후 발견되는 시나리오라는 거야?”

「슬라임: 예, 단정민은 나중에 저 시나리오를 발견하고 개인적으로 제작하고 싶어 하지만 여건이 안 돼서 포기해요.」

“여건이 안 된다고? 재벌가의 장손인 단정민이 포기할 정도로?”

「슬라임: 그가 저 시나리오를 발견했을 때는 작가가 이미 세상을 뜬 뒤였어요.」

“아······”


그렇다면 제작이 안 될 수도 있었다.


「JUNGMIN60: 이 시나리오를 발견한 후 작가를 수소문해서 간신히 찾았습니다. 다행히 시나리오 사용 계약을 해서, 이제야 가지고 온 겁니다.」


나에게 보여주기도 전에 시나리오 계약을 했을 만큼 그의 마음에 들었던 듯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쓴 작가라면 현업에 있었겠군요.”

「JUNGMIN60: 그건 아니고······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때부터 몸이 안 좋다가 단정민의 입봉작 시나리오를 쓴 후 병세가 깊어져서 세상을 뜬 듯했다.


“그 시나리오 작가의 이름이 뭡니까?”

「JUNGMIN60: 장은서입니다.」

“장은서 작가에게 한 번 큰 병원에서 진료받으라고 하십시오.”

「JUNGMIN60: 큰 병원이요? 갑자기 무슨 소립니까?」

“집에서 요양한다면서요? 한 번 진료를 받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JUNGMIN60: 아, 그렇군요.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쓴 작가라면 좀 챙겨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JUNGMIN60: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렇게 소통이 끝나고, 며칠 후 이번에는 단정민이 우울한 표정으로 접속해 왔다.


“오늘은 그다지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JUNGMIN60: 도선생 말씀대로 장은서 작가를 억지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았나 봅니다?”

「JUNGMIN60: 후우······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저는 처음 들어보는 병이었습니다.」


호지킨 림프종?

그건 나도 처음 들어봤다.


「슬라임: 림프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림프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서 종양을 형성하는 병이에요.」

“암이라고? 그럼 85년도에 치료가 가능할까?”

「슬라임: 80년대 초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종양이에요. 아마 좀 더 일찍 연구가 시작됐다면 85년 정도에는 80~90%의 치료가 가능할 거예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슬라임: 저는 백도 재단을 활용할 걸 추천하고 싶어요.」

“한 사람을 위해서 그래야 할까?”

「슬라임: 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치료법이 일찍 확립하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맞아. 그렇지.”


슬라임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JUNGMIN60 님, 혹시 백도 재단이라고 아십니까?”

「JUNGMIN60: 백도 재단이요? 소문은 들었습니다. 몇 번 신문 기사로도 봤고요. 국내에서 가장 선진적인 암 치료 연구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곳과 한 번 이야기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JUNGMIN60: 그런 수가 있었군요. 알아보겠습니다.」


단정민은 시나리오를 구했으니, 앞으로 영화서클의 장비를 빌리고, 후배들과 힘을 합쳐서 크랭크인에 들어갈 거라고 했다.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내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그는 접속했을 때와 달리 기운을 찾고 방송을 나갔다.


「백연희: 백도 재단의 일이 또 늘어나겠네요.」

“보고 계셨나요?”

「백연희:예, 후후후 다른 세상의 일을 보는 건 언제나 즐겁네요.」

“백연희 님은 여기서 얻은 지식을 활용하셔도 될 듯합니다.”

「백연희: 아니요, 저는 사람의 삶을 바꾸는 무게를 짊어질 용기가 없어요.」


확실히 그녀는 열혈 시청자답게 자신이 나서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했다.


「슬라임: 열혈 시청자가 되는 조건 중에는 많은 후원도 있지만, 방송을 악용하지 않는 인격도 중요해요.」


슬라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열혈 시청자가 되면 내 방송을 계속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알게 모르게 원래라면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얻게 된다. 그걸 악용하면 곤란하니 그런 조건이 있는 듯했다.


‘내 방송에서 소통하던 모습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번에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백도 재단이 일찍 연구를 시작하면 호지킨 림프종의 치료법은 일찍 확립할 수 있을 겁니다.”

「백연희: 그것도 암의 일종이라고 하니, 백도 재단에서 연구할 가치가 있을 거예요.」


슬라임의 말처럼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었다.


**


그 뒤로 단정민이 다시 접속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는 한 달이 지나도록 접속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궁금했으나, 언젠가는 접속을 해올 거로 생각하고 신경을 끄고 지내기로 했다.


‘나도 바쁘다고.’


두 번째 콘텐츠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도 기획도 본격적으로 굴러갔다.

그동안 형철과 미루 둘 뿐이었던 크리에이터도 세 명이 더 늘었다.

모두 너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했고, 내가 직접 발굴했기에 장래성도 충분했다.

덕분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오랜만에 단정민이 접속해 왔다.


「JUNGMIN60: 드디어 접속됐군요!」


화면에서 보이는 단정민은 마지막 접속부터 몇 년은 지난 듯 나이가 들어 보였다.

수염이 정리되지 않고 살짝 초췌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이군요. 무슨 일이 있습니까?”

「JUNGMIN60: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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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재벌가 장손의 독립(2) +2 24.09.08 2,029 6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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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이리역 폭발사고(2) +3 24.09.05 2,247 7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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