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야구 천재가 회귀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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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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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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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2)

DUMMY

[9월 로스터 확장과 주전의 부상으로 빅리그에 콜업된 이진홍(18). 꾸준한 활약으로 붙박이 중견수 확정?]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중견수 이진홍, 타자로 나선 4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내며 0.500 / 0.538 / 1.583로 OPS 2가 넘는 대활약!]


[매 경기 홈런을 치는 타자가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경신? 센세이션한 활약을 하고 있는 이진홍 선수가 사사한 고등학교 은사와의 인터뷰-1]


[어제저녁, 아빠가 된 이진홍. 혼전임신에 출산까지? 아이 엄마는 누구?]

└기래기야 기사 내려라. 고등학교 내내 사귀고 곧 결혼하실 분이란다.

└나 진홍이랑 고등학교 동창인데 캡쳐 땀.

└여자친구 무지하게 예쁘다는데 이 새끼 다 가졌네ㅡㅡ

└근데 이진홍 이 정도면 아시안게임 나가야 하는 거 아님?

└야야야. 이제 겨우 6경기 뛴 애다. 설레발은..

└근데 그 6경기가 메이저리그죠? 지금 당장 김학성이 메이저 가면 저 성적 나올 거 같냐?

└빅리그 콜업도 안된다에 내 전 재산을 건다ㅋㅋㅋㅋ

└누가 절대 안 된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거지. 플루크일 가능성도 있잖아.

└배트 스피드랑 포심 구속 메이저리그 1등한테 플루크 ㅇㅈㄹ ㅋㅋㅋ

└근데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명단 이미 나오지 않음? 웬 뒷북?

└ㅇㅇ 이미 지난달에 최종 명단 나옴.

└그래도 혹시 부상이나 논란 있으면 교체 가능한 거 아니냐?

└그렇긴.. 하지? 출국하기 직전에 바뀐 적도 몇 번 있으니까.


* * *


마이애미에 도착하자 캡틴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줬다.


“그래 소식은 들었다. 아들이라지?”


난 호텔 방에서 짐을 정리하며 내 룸메이트에게 대답했다.


“네, 캡틴. 근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옆으로 와 내 짐을 함께 정리해 주려던 캡틴이 갑자기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한 달만 있으면 비시즌이고 그때가면.. 알게 될 거다.”


비시즌에 뭐가 있나? 내가 애를 키워봤어야 알지..


“근데 캡틴, 전에 해줬던 초대 있잖아요? 아마 시즌 중엔 힘들 것 같아요. 가은이가 출산한지 얼마 안 돼서..”


“당연하지. 몸 다 추스르고 나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대답을 하고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이 캡틴이 재차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너희 조국에서 화제가 많이 됐던데? 국가대표 이야기도 나오는것 같고.”


“그런 것도 일일이 확인하세요, 캡틴?”


“그럼. 난 필리스의 캡틴이고 넌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팀원 중 하나니까. 그리고 요새 자동 번역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아나?”


국가대표라.. 껄끄러운 사람이 있어서 가기 싫지만 그래도 가긴 해야겠지.


군 면제를 못 받으면 천사와 악마 두 쪽 모두 목표 달성에 에러가 생기니까.


“갈 수 있으면 가야죠. 안 그러면 중간에 2년 동안 군대에 다녀와야 하거든요. 그나마 이번 리야드 아시안 게임이 겨울에 열려서 시기상 가장 좋긴 하네요.”


“하기야.. 공백기가 그렇게 길어지면 네 커리어에도 큰 영향이 있겠지. 연봉도 마찬가지고.”


“최대한 잘해서 뽑힐 수 있게 어필해 봐야죠. 이번에 안되면 다음 올림픽이라도요. 전 아직 어리잖아요? 큭큭.”


캡틴이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열심히 해. 너를 2년 동안 못 쓴다면 그건 우리 필리스에게도 큰 손실이니까.”


그럼요. 그러시겠지요..


“그건 그렇고 내일 경기는 어떻게 된대요?”


마셜이 짐 정리를 끝내고 소파에 앉아 말린스 선수들의 리포트를 펼쳐들며 대답했다.


“더블헤더. 넌 처음이지? 2시부터 시작이라고 알고 있으면 돼. 넌 첫 번째 경기에선 불펜 대기, 두 번째 경기에선 중견수로 나갈 거라고 감독님이 전하라 하시더군.”


“허리케인 피해가 심하긴 심한가 봐요. 사무국이 이틀도 아니고 3일이나 경기를 취소하다니..”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하더라고. 아직도 비가 저렇게 오잖아? 내일 경기도 돔 구장이 아니었으면 쉽지 않았을 거야.”


벌컥.


“오우, 진! 돌아왔구나.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나도! 뭔가 허전한 느낌.”


방문을 열고 우리의 센터라인 내야수, 이반 가드너와 루카스 닉슨이 들어와 나의 복귀를 축하해 줬다.


“루카랑 내가 네 아이에게 줄 선물을 사봤지. 내년이 FA라 아직 큰돈은 없지만 이 정도 살 돈은 있다는 말씀!”


“난 3년이나 남아서 조금만 보탬.”


둘이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더니 내에게 짠하고 보여준다.


“저기.. 이반?”


“왜, 진? 어때, 마음에 들지?”


“아들이라고요. 아들! 태어난 지 3일 된 제 아이의 성별을 바꾸지 말아 주시겠어요?”


루카와 이반이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린 예쁜 드레스와 세트처럼 보이는 신발을 들고 쌍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어... 어릴땐 다 똑같지 않을까? 예쁜 옷 입으면 좋잖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자 누군가 방문을 걷어차듯 열고 들어온다.


쾅!


“애송이! 왔으면 인사를 하러 와야지! 내가 이렇게 친히.... 뭐야 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역시..


“어.. 그게 루카랑 이반이 축하 선물을 가져왔거든요.”


“어 그래? 나도 가져왔는데 혹시 여자애였냐?”


“아니요! 남자예요. 이반이 착각했죠.”


그럴 줄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조도 메고 있던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선심 쓴다는 듯 내게 건넸다.


“자, 사인까지 들어간 내 300번째 홈런볼이다! 귀한 거니까 잘 간직하라고.”


하.. 정말.. 야구 선수들의 센스란..


내가 한숨을 내쉬고 있자 뒤에서 내야 브라더스가 킥킥대며 소곤댄다.


“아자! 너 이따가 100달러 줘야 한다? 큭큭. 내가 저럴 것 같댔지? 35살인데 아직도 총각인 이유가 다 있다니까?”


“아니 왜 때문에! 아무리 그래도 애한테 야구 용품을 선물할 줄은 몰랐지!”


그 와중에 내기를 하셨네? 가지가지 한다, 아주.


“어이, 거기 바보 형제들! 애 쉬는데 옆에서 헛소리 그만하고 어서들 돌아가지?”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루카와 이반을 양팔에 하나씩 끼우고 돌아가는 조를 무시한 채 간절한 표정으로 캡틴을 바라봤다.


당신만은 제발 정상적인 뇌구조를 가지고 있기를..


탁.


“분유값이나 해.”


언뜻 봐도 두툼한 봉투였다.


오오오 마셜! 이 정도는 돼야 캡틴이란 무게를 짊어질 수 있는 거였군요!


* * *


마이애미 말린스.


1993년 창단이라는 비교적 많지 않은 역사에 월드시리즈 우승은 필리스와 같은 두 번. 그 와중에 지구 우승은 한 번도 없이 두 번 모두 와일드카드로 진출해 우승한 특이한 이력의 팀이다.


연고지가 플로리다라는 휴양지인 탓에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그리 많지 않고 그나마 있는 관심도 NFL과 NBA가 휩쓸어간 곳.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부동의 꼴찌를 제외하고 메이저리그 관중 동원 29위를 5년 연속으로 차지한 야구 불모지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한국의 서울 쌍둥이보다도 관중이 안 들어온다는 슬픈 사실...


필연적으로 스몰 마켓일 수밖에 없는 탓에 작년까지 같은 지구의 필리스와 꼴찌 싸움을 치열하게 했지만 지금은 거의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오랜만에 치르는 경기에 어수선한 분위기, 만만한 약팀을 만나 풀린 긴장감, 와일드카드 4위와 벌어진 격차에 마음에 깃든 안일함.


인정한다. 오늘 우리는 보약 한 첩 먹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다가 한방을 얻어맞았다.


내가 감기몸살에서 복귀한 오웬의 뒤를 이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 따냈을 때만 해도 다 이긴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9회 말에 올라온 마무리 투수, 퀸시 스트롱이 끝내기 홈런을 내준 것이다.


“괜찮아요, 퀸시. 뭐 이럴 때도 있는 거죠.”


“그래, 20분 있다가 바로 경기니까 거기서 이기면 되는 거야.”


모두 퀸시를 위로하며 말은 하고 있지만 속으로 뜨끔했을거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50승 92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허리케인으로 인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꽤나 많은 관중들이 들어찬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방금 전 굿바이 홈런을 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저 선수가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올해 이 팀에 데뷔해 엄청난 활약을 해주며 2034년 ROY(Rookie of the Year)가 확실시되는 선수이자 여전히 부진한 성적에 지친 팬들에게 마이애미의 보물이라고까지 불리는 루키, 데클란 포터.


22살의 어린 나이에 몰아치는 능력이 강해 벌써부터 허리케인이라는 별명도 생긴 그가 오늘, 필리스의 승리를 집어삼켜버렸다.


저렇게 활약하는 것도 아마 올해까지 일 테지만.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허리케인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팬들에게 오늘 경기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바랍니다.”


와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하네? 저거 나중에 배우 쪽으로 나가는 거 아냐?


“요새 화제가 되고 있는 신인, 리에 대한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죠. 데클란 선수도 9회엔 끝내기 홈런을 치셨지만 7회, 리를 상대로는 삼진을 당하셨는데요. 같은 신인인 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데클란이 라틴계 특유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찡그린다.


“그냥 상대한 타석이 한 번이었을 뿐입니다. 전 그다음 타석에서 홈런을 쳤고, 투수가 리였더라도 그건 변함이 없었을 겁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나를 보고는 기분 나쁘게 씨익 웃는다.


“반짝 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즌 내내 증명했고 리는 아직 그러지 못했죠. 결국 ROY를 받을 자격이 있는 건 오직 저뿐입니다.”


“자신감 있는 답변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허리케인’ 데클란 포터 선수와의 인터뷰였습니다.”


얼씨구! 나 참 어이가 없네?


내가 반짝 활약일 수 있다는 거, 인정.


니가 시즌 내내 증명했다는 것도 인정.


근데 니가 신인상 자격이 있다고?


빌어먹을 약쟁이인 니가?


*카르마 스킬(악) - 금강불괴 Lv. 2 (9.41%)

1. 인대와 관절이 강화되고 손상, 마모 정도가 감소합니다.

2. 근육이 강화되어 유연성과 탄력성이 증가합니다. 근육 부상의 위험이 감소합니다.

3. 미개방


스킬이 레벨이 올라서 그런가, 안 그래도 경험치가 더디게 오르기 시작했는데..


망나니 짓이라도 한번 해야 하나?


딱.


“애송이 녀석이 뭐가 좋다고 애처럼 웃고 있어, 기분 나쁘게! 얼른 가서 다음 경기나 준비해!”


말로 하면 될 것이지 뒤통수를.. 그나저나 내가 웃고 있었나?


“그리고 애송이! 감독님이 오늘 널 2번 타자로 내보내신단다. 앞에서 맥없이 죽지만 말도록! 그러면 내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그런 건 걱정 안 해도.. 그것보다 조 앞에서 싹 쓸어먹을 테니까 타점 올리시려면 홈런 치셔야 할거예요.”


오케이! 그럼 판도 벌어졌겠다. 칼춤 한번 제대로 춰 보자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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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홈런(2) 24.09.08 1,624 48 12쪽
34 홈런(1) 24.09.07 1,664 48 12쪽
33 위기(2) 24.09.06 1,737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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