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과 함께 돌아온 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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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걸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7:51
최근연재일 :
2024.09.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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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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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업의 시작 (2)

DUMMY

대전 안이 무거운 적막으로 가라앉았다.


침묵 속에서 일말의 상기된 표정들.


상위종 이상만 모인 회의라 망정이지.


하위 및 중위종이 껴있었다면 환호성을 지르며 금새 부산스러워졌을 터다.


그리 되면 아홉 군주까지 갈 것도 없다.


군주의 권속, 고위종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


찰나의 순간.


감히 주군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로 모조리 죽었으리라.


여하튼, 묘하게 들뜬 고요속에서 서로 눈만 굴렸다.


대업.


우리의 주군이 몇 번 쓰지 않았던 단어.


보금자리가 될 저택을 건설할 때, 한 번.


판테아 4제국과 12신성왕국과 전쟁을 선포한 날, 한 번.


대륙 정화를 선언하던 날, 한 번.


전부 다 크고 굵직한 사건들 뿐이었다.


그만큼 엄중한 사안들.


아홉 군주의 반응은 솔직했다.


유일하게 이 공간에서 주군 외 의사표현 및 감정 표출을 허락받는 존재들.


"홍홍홍..대업이라..기대가 됩니다"


알랭은 핍박받고 흩어져 있던 제 종족을 규합하게 되었기에 더할 나위없이 기꺼웠다.


"크하하, 오랜만에 용광로가 들끓겠구먼!"


곧 밀려올 노동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드워프 바툼.


그들에게 노동이란 신성하고, 살아 숨쉬게 하며 즐거운 것이니.


용광로가 꺼진 적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욱 거센 불길을 자아내겠지.


"히이이잉!! 광란의 축제구나!"


사슴 쿤이 목을 크게 위로 젖혔다.


"크아아앙!! 오라비, 너무 흥분했어! 으르릉!"


제 오라비를 말리는 범 란 역시 갈기가 주체할 수 없이 떨어댔다.


수인 남매 쿤과 란 모두 흉부를 크게 부풀며 포효했다.


사냥, 쾌락, 전투!


짐승의 본능을 참을 수 없었다.


"난 뭐둔 조아!"


주군과 함께 하면 재밌는 일만 가득했다.


또 어떤 신나는 일이 생길까.


진조가 설렘에 발을 동동 굴렀다.


다만,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하암~. 이러면 잠 못 잘텐데...으으, 성가셔"


파브니르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질색했다.


제공권을 가진 그와 종속들이 제일 바빴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며칠이나 잠을 못 자려나.


우우웅–.


불현듯 한기가 발작했다.


더본이 눈치를 준 것이다.


시끄러운 장내가 조용해졌다.


"—하명하시옵소서—"


"—우리 아홉 군주는 언제나 주군의 뜻을 따르겠나이다—"


황금 자수가 촘촘히 짜인 소매가 펄럭이며 가슴팍 위에 얹었다.


칠흑의 번들거리는 비단 로브가 우아하게 떠오르다 가라앉았다.


비장하게 무릎꿇고 고개를 숙였다.


우르르–. 척–. 쿵—.


뒤따라 나머지 아홉 군주와 권속들 그리고 상위종도 충성 자세를 취했다.


그래, 우리끼리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는가.


그저 주군이 명하면 그대로 행하면 되거늘.


잠시간 침묵.


좌중을 살핀 성유마가 입을 열었다.


"내 고향이지만 세상이 많이 바뀌었더라"


"내가 기억하던 지구였다면, 이 저택을 영원히 숨기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조용히 살았을 거야"


"물론 너희들은 이 저택에서 평생을 지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좋다.


저택은 판테아의 절반 정도의 공간.


충분히 아늑하다.


전혀 비좁다거나 답답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저 주군의 곁이면 어디든 좋으니.


"아마 날 원망할지도 몰라"


"—전혀 아니옵니다—"


더본이 각혈하듯 외쳤고.


""절대 원망하지 않사옴니다!!""


동시다발적으로 각 권속과 상위종들이 울부짖었다.


원망? 감히 주군에게? 그런 미친 불충한 생각을 품을 수가 있으랴.


"그리 말해주니 고마워"


"그런데 다행히도 그럴 일은 없을거야"


"여긴 저택을 숨길 필요도 없고, 너희들이 평생을 갇혀 지낼 일도 없을거야"


어찌됐든 희소식이란 거지?


주군께서 직접 바깥을 확인하고 오셨으니 확실할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다.


"다만"


주군의 음성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래, 지금부터가 본론이니라.


"우리가 여전히 이방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귀환자니 뭐니 하는 것들이 만든 고정관념.


우호적인 인맥 하나는 만들긴 했지만.. 이거 하나에만 기댈만큼 어리석진 않다.


거기다 조직에서 그리 파워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무엇보다 이리저리 얽히고 섥킨 현대 사회 아닌가.


개인 하나가 뭘 할 수 있겠다고.


"너희들이 나서면 충분히 이 땅을 손아귀에 쥐겠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판테아라는 전례가 있다.


그 끝은 결국 종말이니라.


물론 두 차원 간 생태계나 이해 관계는 상이하게 다르다.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그래도 일을 그렇게까지 크게 벌일 필요가 있으랴?


"이 지구에서 오순도순 적응하고 적당히 잘 지내는 게 최적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다다렀다"


서로 건드리지 않고 데면데면 하면서 지내는 게 최고 아니겠어?


지금처럼 선 넘는 놈만 조지면 된다.


"먼저 저택 바깥에서 지낼 지원자가 필요해. 바깥 동향을 살피는 거야,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참에 인맥도 만들어서 호감작도 해두면 더 좋고.


피아식별도 확실히 되고 말이야.


""소인을 보내#%_@₩!!""


성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전이 울렸다.


일제히 자신이 가겠다고 성토한 것.


영광된 임무다.


주군이 지금 제일 신경쓰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거론한 거 아닌가.


"다들 마음은 고마운데.."


유마는 6층계 군주 악마 데몬의 휘하, 상위종들을 흘겨보며 곤란한 표종을 지었다.


공통적으로 흑안, 잿빛 베이스에 은은한 유황불과 묘한 악취 내음을 달고 다니는 종족.


외관은 다채로운 이족 보행 키메라들.


인간이 보면 기겁하며 달아날 얼굴.


아니, 게이트에서 나온 마물이라 오인해서 공격할 게 분명하다.


"아무래도 사회에 섞이려면 인간과 닮은 게 좋겠지?"


차마 쓴소리는 못하겠다.


저래봬도 마음은 여린 애들이니.


소음이 줄었다.


시무룩한 얼굴들을 애써 외면했다.


"쭈군! 그롬 우리 애두리 체고야!"


진조가 자기 좀 봐달라는 듯 손을 번쩍 들며 폴짝폴짝 뛰었다.


입을 벌리면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 창백한 피부, 분노같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면 도드라지는 적안.


그걸 제외하면 완벽한 인간.


"그래, 알겠어. 진조의 권속은 앞으로 나와봐"


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둠 속에서 둘이나 되는 인형이 재빨리 튀어나왔다.


움찔거리는 기척은 수십에 달했으나.


앞에 두 사람의 수준이 월등히 높았다.


나머지도 이들이 나온걸 보곤 도로 멈췄으니까.


"신臣, 4층계를 주관하는 '만월滿月의 군주' 샤를로트 드 베르무트님의 총괄집사장 진혈 '팔로스' 입니다"


깔끔하게 올린 백발.

자잘한 주름이 멋드러지게 난 노인.

각 잡힌 충성 자세와 먼지 한 점 없이 깔끔한 연미복 차림새.


진조의 권속, 최고위종 중 하나이자 오랫동안 보필해온 충복 중의 충복.


무엇보다 진혈.


체내에 흐르는 피의 순수와 농도에 따라 신분과 재능, 한계가 정해지는 종족.


순혈만 해도 당대에 몇 없는 천재에, 매우 희소함에도.


그보다 윗줄인 게 진혈이다.


"신臣, '만월滿月의 군주' 샤를로트 드 베르무트님의 수석시녀장 진혈 '엘로인' 입니다"


깔끔하게 위로 묶어 올린 찰랑이는 긴 흑발.

날카로운 눈매와 표정 한 점없이 차가운 인상의 미인.

깔끔한 정장 차림에 금테 안경이 도도한 분위기를 풍겼다.


도드라진 흉부 탓에 그 아래 숨겨진 암기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팔로스와 엘로인이 흔들림 없이 충성 자세를 취했다.


"아아, 팔로스와 엘로인이구나. 두 사람의 능력이면 충분히 믿고 맡길 수 있지"


정보전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종족이다.


어둠 속 잠행에 능통하고, 변장술 역시 탁월한 이들.


수백 년의 생을 살아왔고, 숱한 전쟁에서 수많은 공훈을 올린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만큼 훌륭한 인재다.


흠.., 다 좋긴 한데..


유마가 팔걸이를 툭툭 건드렸다.


"상위종 애들에게 기회를 줘볼까 했는데.."


권속인 팔로스와 엘로인를 보내기엔 너무 과하다 싶은 감이 있다.


판테아도 아니고 지구가 아닌가.


물론 귀환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고작 몇 시간 둘러보고 성급하게 수준 판단을 한 걸수도 있다.


타 지역은 물론이고.


타국의 영웅을 본 적도 없으니.


이를 어쩐다..


유마의 상념이 이어지는 동안.


상위종은 좌불안석이었다.


주군의 말에 기뻤으나, 엘로인의 눈치가 보인 탓이었다.


솨아아–.


알게 모르게 상위종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는 엘로인.


그 바람에 상위종은 자기 어필도 못하고 있었다.


"주군, 신 팔로스가 감히 한 마디를 올립니다"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던 팔로스가 입을 열었다.


"그래? 뭔데, 말해봐"


가끔 알짜배기 지식을 내놓곤 했다.


살아온 연륜만큼 아는 것도 많고, 지혜로웠지.


중간에 영면에 든 샤를로트보다 실제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었으니.


"엘로인 수석시녀장과 상위종 몇 분을 한 팀이 되어 정찰하는 것이 적절하다 사료됩니다"


"상위종 아이들에게 교육과 식견을 넓혀줄 좋은 기회가 될테고, 또한 수석시녀장의 타고난 지도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생각하면 보호자 역할로도 충분하리라 여겨집니다"


본인이 가겠다고 하지 않는다.


양보하는 건가?


"신, 팔로스는 주군과 군주 곁에서 보필...-"


아아, 생각났다.


팔로스 이 양반 진조를 극성으로 보호하는 양육자이기도 했지.


혹여나 지목당할까 미리 선수친건가.


백 년이 넘게 아직도 과잉보호라..


"빠브! 이고 머글래?"

"하암~ 됐다니까 꼬맹아"


졸고 있는 파브니르와 투닥이는 진조.


"꺼맹이라 하지마라!"

"꼬맹이를 꼬맹이라 하지 그럼 뭐라..하암~졸리네"


충분히 걱정할만 하네.


"괜찮네, 엘로인 넌 어때?"

"신! 엘로인, 주군이 하명하시면 곡직불문 따릅니다!"


엘로인은 잘 차려진 밥상을 걷어찰 생각은 추호도 없다.


"팀원은 그대가 알아서 뽑아라"

"엄격히 골라 최고의 아이들로 뽑겠습니다"


엘로인이 경건하게 고개를 숙였다.


용건은 끝났다.


이내 손을 휘젓자, 두 사람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외 또 추천할 사람은?"


흡혈 일족 말고도 엘프가家가 괜찮을 것 같은데..


별로 나설 생각은 없나보네.


요지부동으로 서있는 엘프들.


아무래도 층계 일로 많이 바쁜 모양이다.


이해하지.


어쩔 수 없다.


수가 부족하지만 일단 이정도로 만족하고-.


회의를 파하려는 순간.


"...저기.."


바들바들 떨리는 어느 여인의 조용한 음성.


미약한 존재감.


허나, 한없이 고요한 홀에선 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충분히 크게 들렸다.


"히익"


제 목소리에 놀라.


또 순식간에 쏠린 수백 개의 이목에 놀라.


여인이 어깨를 한껏 움츠렸다.


"왕녀님, 할 수 있습니다. 그간 알지 않았습니까, 자애로운 자이옵니다. 분명히 들어줄 겁니다"


보석과 여러 장신구로 잘 치장된 드레스를 입은 여인.


그 옆에 든든히 서있는 호위와 여러 대신들.


생물학적으로도 완전한 인간으로 보였다.


그렇다, 이종족이 아닌 인족.


판테아의 멸망한 103개의 군소왕국과 4대제국 그리고 12신성왕국의 몇 안 되는 생존자 무리다.


약 20만 명의 인족을 대표하는 자.


멸망한 군소왕국 《사하라》 의 일곱째 '이스트라' 왕녀.


그녀가 탑에 정착하고나서 처음으로 입을 뗀 것이다.


"호오.. 그래, 할 말이 뭐지"


그렇기에 성유마는 지금 이 상황이 흥미로웠다.


그간 조용히 지내던 그녀가 수많은 압박감 속에서도 용감히 나섰다.


분명 도움이 필요하거나 해결해야 할 중요한 논제가 있단 소리겠지.


그녀가 도움을 청할 정도로 힘든 문제에 직면했나?


흠.. 이들이 머무는 3층계는 흠잡을데 없는 최상의 환경이었을텐데.


그렇다고 이들이 무능력하다는 건 아니다.


정확히는 충분히 거둬둘만한 인재.


아니면 변심이라도 했나?


신분고하에 상관없이 고르고 고른 옥석들이나.


사람 마음은 이들과 달라 언제든 변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용했다.


부디 내 손으로 내칠 일이 없었으면 한다.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부족한 손이나마 저희도 성聖 유마 폐하를 위해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시길 바랍니다"


왕녀가 조심스럽게 꿇어 앉으며 고개 숙였다.


동시에 그녀의 신하 수십 명이 따라 숙였다.


아아, 기특하다.


허나.


그들 옆에 있는 다른 상위종들은 못마땅한 모양이다.


쉭쉭-.


수인 중 가장 순박한 양 수인이 뜨거운 콧김을 뿜고.


끄음..


드워프들이 팔짱낀 채 고개를 가로 젓고.


언제나 무신경한 엘프들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들이 인족이 이리 시건방지게 나선 게 싫었다.


하기사.


인족에게 수천 년에 걸쳐 쌓인 한과 업은 쉬이 풀 수 있는 게 아니지.


거기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임무를 해내는 자신들과 달리 불리하거나 무섭거나 위험하면 내팽개치는 게 인족의 종특 아닌가.


이 거룩한 임무에 감히 주제도 모르고 들이대?


-라는 표정이 다 보였기에.


왕녀를 비롯한 인족 무리는 가해지는 살기와 눈치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애써 용기낸 당찬 다짐이 순식간에 와해되기 직전.


"훌륭하다"


유마가 이어 받았다.


동시에 타 상위종들이 살기와 기세를 거짓말처럼 거둬들였다.


주군의 뜻이 그렇다기에.


"수행에 적합한 인재가 있는가?"


"예, 예! 비, 비록 엘로인 수석시녀장 분들께는 한참 못 미치지만, 문화와 사회 적응은 제일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같은 인간이니.


그리고 그녀가 천거한 인물은 의외로 제 왕국민이 아니었다.


그녀의 출신국 《사하라》의 양민을 누구보다 많이 죽인 공국의 책사, 전혀 교류가 없던 나라의 귀족 자제.. 기타 등등.


약 5명의 이름을 읊었다.


그래, 역사적으로도 양립할 수 없던 사이, 데면하던 사이, 아예 모르던 사이, 혈맹 등 모든 고리를 완벽히 봉합하고 통합하는데 성공한 그녀였다.


그게 그녀의 능력이었고, 대표로 추대받는 이유였다.


"그럼 이 일은 엘로인 수석시녀장과 이스트라 왕녀에게 맡기겠다"

"소임을 다해 완수하겠습니다!"

"주, 죽을 힘을 다하겠습니다!"


이로써 대업을 위한 회의가 끝마쳤다.


*


서울 동북구.


해가 저문 밤.


덕지덕지 그은 폴리스 라인.

창공을 낙서하는 서치라이트들.

난잡하게 친 천막들.


아직 어지러운 탑의 밖.


쥐도 새도 모르게 몇몇 인원이 바깥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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