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의 주인

아편전쟁(1)

1870년대 초

유럽의 상류층은

차를 몹시 즐겼다.

특히 영국은 홍차가

매우 인기가 높아

수요가 폭증했다.

영국은 홍차를 청나라(중국)에서 전량 수입하였다.

홍차 수입의 대가로

채굴한 은을 주었는데

이는 엄청난 무역 손실로 이어진다.

청나라는 당시 문호를 극히 일부분만

개방하여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나라는

동아시아의 호랑이.

침묵하는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 베일에 싸인 나라였다.

홍차를 수입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자 영국은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아편에 주목한다.

청나라는 영국으로부터

아편을 소량만 수입하여

진통제 및 마취에 활용하고 있었다.

영국은 아편을 중국으로 밀반입하여

수출 적자를 상쇄시키기로

모종의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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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 Excellent ~”

영국 어느 귀족 집.

잘 정돈 된 잔디 위

하얀색 원형 테이블.

따스러운 햇살을 맞으며

테라스에서는 뜨겁게 달인

홍차를 여럿이서 음미하고 있다.

“홍차 맛이 어떻습니까? 공작님?”

“아주 좋습니다. 전보다 더 진하고

끝 맛이 부드럽군요.

입안에 풍미가 가득 차 황홀할 지경입니다.

브리튼경 ...

자주 봐야 될 것 같군요.”

”하하 과찬입니다. 어너 공작님

제가 무역상에게 특별히 부탁해

최상급 홍차를 밀수했으니

자주 저희 저택에 들려주십시오.“

18070년대 초

당시 영국은 돈보다

최상급 홍차가 로비에 도움이 되었다.

귀족끼리의 결혼도

예물엔 홍차가 꼭 들어가 있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보니

당연히 가격은 치솟았고,

최상급 홍차는 상류층에게조차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

이 귀하디 귀한 홍차는

청나라에서 은과 교환했다.

막대한 무역 손실을 입으면서도

홍차는 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았다.

고민 끝에 영국은

무역 손실을 메꾸고자

청나라에 진짜 마약을 팔기로 결심한다.

**

청나라의 어느

시골 부둣가.

한적한 시골 어촌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모여든 사람들의 상태가 좋지 않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있다.

입안 이빨은

없거나 전부 누렇게

물들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 국기를 단 큰 함선이

3대의 수송선을 이끌고

모습을 드러냈다.

굉음을 내며 오는 함선은

거칠게 파도를 가르며 부둣가로 향했다.

청나라 관리로 보이는 사람이

부둣가의 질서를 바로 잡는다.

큰 함선이 먼저 부둣가에 닿았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함선의 선원들.

닻이 내려지고,

거친 나무 판자를 타고

그들은 청나라의 땅을

밟는다.

”오셨습니까 남작님.“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청나라 관리 망량은

영국 남작 브리튼경을

반갑게 맞이 한다.

”안녕하십니까 망량님

2주일 만에 또 뵙게 되네요.“

”귀국 하셨다가

바로 출발 하셨나 봅니다.

아무리 홍차가 좋다 한들

그러다 몸 탈 납니다. 남작님.“

”제 한 몸 부서져라 일해도

홍차를 먹는 귀족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이번 물량은 어떻습니까.

아편이라면 저기 3대 수송선에

가득 실어 놓았습니다.“

아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좀비처럼 서서히

그들에게 다가 왔다.

이미 사람들은 아편 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영국은 이제 더 이상 은으로

홍차를 교환 하지 않는다.

여러 식민지로부터

아편을 공급 받은 영국은

값싼 노동력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아편 생산이 가능했고,

수확한 아편은

청나라의 최상급 홍차와 교환하여

자국으로 밀반입 했다.

청나라의 관리 망량은

영국 브리튼 남작과 모종의 계약을 하고

정부 몰래 영국에게 홍차를 수출하고 있었다.

거래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나자

영국에서 반입된 막대한 아편은

청나라 전국 곳곳에 퍼졌으며,

하류층 하인들도

하루 종일 일해서 받은 임금으로

아편을 흡입하는 사태까지 이른다.

아편중독자의 나라.

동아시아의 최고 강자로

동아시아 전역을 주름잡던 청나라의

옛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