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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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글
그림/삽화
귀글
작품등록일 :
2024.08.18 16:12
최근연재일 :
2024.09.04 21:11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79
추천수 :
1
글자수 :
21,066

작성
24.09.0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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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IMF(1)

DUMMY

“어서들 와.

앉아 있으면 금방 맛있는 돈가스 튀겨줄게.”


수호의 아버지는

수호의 생일을 맞아

반 친구들을 초대했다.


돈가스라니...


어디서 들어본

생소한 음식.


그것도 집에서 돈가스를

직접 해준다니.


반 아이들은 신이 났다.


스무명 가량

마루에 둘러 앉은 아이들은

생소한 나이프와 포크를 연신 만지며

신기해 했다.


하얀 그릇에 금방 튀긴

돈가스가 황금색 빛을 발하며

조심스레 담긴다.


하나 둘

그릇에 놓이는 돈가스.


빨리 어서.


돈가스의 온기가

식기전에.


수호는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아버지는

본래 방산업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었다.


낙하산을 주로 만든 방산회사는

큰 부지를 소유한

공장을 가동,

전국에 질 좋은 낙하산을 납품했다.


때는 1992년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낸 한국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경제우등생이란 수식어가

붙으며 옆나라 일본은 물론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뛰어넘으며 매년 7~9%

초고속 성장 중이었다.


당시 공무원은

가파른 성장세인 한국에서

아무도 가지 않는

3D업종이었다.


수호의 아버지는

안정적인 공무원을

그만두고 작은 회사를 차렸다.


㈜대우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을

맡은 그의 회사는

내려오지 않는 주가처럼

매출이 수직 상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변두리에 차린 작은 회사는

어느새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년 새 거느린 직원은

100여 명에 달했고,

비서까지 둔 그는

다가오는 수호의 8번째

생일을 위해 틈틈이

요리학원을 다녔다.


경영진까지 둔

그의 회사는

자신이 자릴 비워도

알아서 수익과 매출이 올라왔고,

그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여유롭고 풍족한 삶을 사는

그는 아들을 위해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안심돈가스를 준비한다.




마지막 흰 그릇에

돈가스가 담기자

일제히 소리치는

수호와 아이들.


“잘 먹겠습니다.”


서툰 칼질에도

부드럽게 잘리는 돈가스에

생전 처음 고급진 맛을

경험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수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왁자지껄 해가 지도록

떠들었다.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시간은 흘러...




어머니가 집을 나간 지

4년이 지났다.


아버지의 못된 바람기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어머니는 심한 다툼 끝에

수호에게 편지 한통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아버지는

외박은 물론이거니와

일주일간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수호는 그간

겪어왔던 따뜻한 사랑에

부모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아이는

아버지가 집에다 주는

돈으로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며 가정부도 두었다.


어머니의 얼굴이

점차 흐릿해질 즈음.

집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따르르르릉”


“여보세요?”


“....”


“누구세요?”


“....”


잊었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는 수호.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엄마야? 으아앙”


“....”


“삐삐삐익”


끊어진 전화기를 붙들고

수호는 한참 울먹였다.



이른 저녁.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버지는 수호를 찾는다.


“수호~ 우리 아들.”


인기척 없는 집안.


주방에서 가정부가 달려와

아버지를 맞이한다.


“오셨어요?”


“네. 수호는요?”


“그게... 지금 방안에서

안나온지 꽤 됐어요.”


“네?”


가정부는 아까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이이이...년이.”


직감적으로

집 나간 어머니가 전화한걸

알아챈다.


분노를 표출하는 아버지.


탁자에 놓인

죄 없는 도자기만 깨고

주택 전용 주차장으로 내려와

담배를 문다.


‘하... 안그래도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집안까지 어수선하니...“


1996년 이른 봄.


미국은 자국의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뇌관을 건드리는

시발점이 된다.


금리 인상으로 여러 자산에 투자된

달러가 은행 등에 예치되며

시중엔 달러가 부족,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한국은 예부터

자원이 없는 작은 나라다.


오직 수출로만 먹고 살아야 되는

기고한 운명이다.


다행히 삼면이 바다며

인근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수출 제약 없이

싼 노동력과 질 좋은 품질로

원가 우위에 서며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자유로운 수출에 발목이 잡힌다.


일반론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자(한국) 입장에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거라 기대하지만

경제란 단순한 이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는 줄며, 저축하는 풍조가

만연해지기 시작하며,

치솟는 물가로 미국내 소비조차 크게

위축되게 된다.


한국 수출 1번지였던 미국의 수요가

줄자 전체 수출은 점점 감소하고,

비싸진 달러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무역을 할때마다 적자가 일어나니

한국 정부는 숨겨둔 곳간을 푼다.


높아진 달러 가치를 낮추고

원화 가치를 상승하기 위해

곳간에 있던 외화 100억 불을

시중에 풀어버린다.


풀어진 외화는 재정난을 겪는

각 정부 기관과 은행. 대기업에게

아무런 제재 없이 흘러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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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편전쟁(1) 24.08.24 29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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