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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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도
작품등록일 :
2024.08.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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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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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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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억 치워 주세요

DUMMY

이세계 코모도 왕국에서 보내온 1미터가 넘는 황금 사자 상이 홍대 라이브 클럽 피아체래 무대 위에 위풍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오늘 7시 첫 공연팀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황금 사자 상을 안전하게 창고로 옮겨야 한다.


- 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


"네, 피디님 안녕하셨어요."


후드티 후드를 내리고 울프컷의 날카로운 눈매를 드러낸 키 큰 청년 주호가 진만을 보고 꾸벅 인사를 하자 빨강 머리 청년이 물었다.


"뭐야? 주호형 아는 분이야?"


"어, 나 예전에 소속이던 엔터 피디님이셔."


웬만해선 엔터 시절 얘기하는 걸 꺼려 하는 주호에게 언젠간 얼핏 들었던 그 피디라는 말이 나오자 3명의 청년들은 자세를 고쳐잡고 정중히 다시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새파란밴드라고 합니다."


인사하는 그들을 보며 의아해진 진만이 주호에게 물었다.


"밴드? 너 래퍼 아니었나?"


"그전에 원래 드럼 쳤었는데, 관심 없으셔서 잘 모르셨을 거예요.."


"왜 관심이 없어. 첫 프로젝트가 걸그룹이어서 그랬던 거지 내가 너네 팀 데뷔도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엔터 시절 함께 고생했던 멤버 주호를 보니, 아까부터 억눌렀던 감정이 다시 한번 울컥했다.

그리고 생각났다.

저 빨강 머리 청년.. 몇 달 전 유빈이가 보내준 유튜브 링크에서 봤던 밴드의 보컬이었다.


'아, 주호가 있는 밴드였구나... '


"아! 진짜.. 오늘 유비ㄴ.."


유빈이 공연 때문에 여기 올 수도 있다고 말하려다가 준비 없이 옛 친구를 마주치면 불편할 수도 있겠단 생각에 진만은 말을 끊었다.


"그.. 유빈이랑 아직도 연락 하나?"


"네, 가끔 안부 인사 정도..."


-우우웅


"아, 잠깐만."


진만은 울리는 폰을 확인하고는 잠시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았다.

오리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사유빈이였다.


"어, 그래 유빈아~"


["네, 쌤~ 지금 얘들이랑 만나기로 했어요. 몇 시까지 라인업이에요? 리허설 있어요?"]


"오늘은 리허설 없이 갈거라 메이크업 끝났으면 9시까지 와 9시30분 타임 올라가게."


["넵. 그럼 그렇게 할게요 있다가 봬요~"]


전화를 끊은 진만은 더 이상 잴 필요가 없게 된 4명에게 손짓했다.


"주호야~ 내려가자!"


피아체레 방음 문을 열고 홀에 발을 둘인 4인조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무슨 영화를 찍었길래... 진짜 금덩이 사자네.. 개간지!"


여태 입을 다물고 있던 베이스 기타를 멘 짧은 삐죽 머리의 덩치 큰 청년이 감탄의 비명을 지르자 주호가 받아쳤다.


"븅신, 진짜겠냐? 저게 진짜 금이면 500억도 넘겠다."


주호의 말에 진만의 심장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저 황금 사자 상이 만약 속이 꽉 찬 진짜 순금이라면 500억 앞에 2000은 더 붙여야 할것이다.


"자! 와서 한번 들어보자. 이게 무거워 보여도 속은 비었을 거라 4명이면 충분할 거야."


아무리 이세계 왕국이라 해도 상하좌우로 1미터도 넘어 보이는 크기의 꽉 찬 순금을 대번에 투척했을 리는 없다고 상식적으로 판단되는 것.

당연히 속은 비었으리라 생각한 진만이었다.


"일단 살짝 기울여 볼게."


베이스기타를 테이블위에 곱게 올려둔 덩치큰 청년이 무대위로 올라와 사자상의 머리를 힘껏 밀어보았다.


"으~아! 야, 이거 꼼짝도 안하는데?"


키180에 몸무게 90은 족히 되보이는 덩치가 있는 힘껏 밀었는데도 꼼짝을 안하는 사자상을 보자 진만은 설마했던 생각이 아차로 바뀌었다.

가로 세로 높이가 1미터면 1루베가되고1루베는 물의질량으로만 따져도1톤이다.

저 사자 상이 진짜 속이 가득 찬 금덩이라면 적어도 2톤은 넘을 것이고 남자 몇 명이 모였다고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야, 하나둘셋에 밀자 하나,두울,셋 끄아아아~"


건장한 4명의 젊은 남자 녀석들이 일당10만원을 벌어 보겠다고 황금사자상에 들러붙어 씨름하는 동안 진만은 깊은 고뇌에 빠졌다.


"얘들아, 안되겠다. 일단 놔두고 올라가면 1층에 커피샾 있을거야. 가서 피아체레에서 왔다 그러고 뭐좀 마시고 있어라."


"하아, 하아.. 이거 무대밑으로 내릴거 아니면 조금씩 밀어서 옮길수는 있겠는데요."


그새 빨강머리가 땀에 범벅된 채 진만에게 말했다.


"아냐, 그냥 너희들 일단 올라가있어 금방갈게."


의기소침한 4인조가 문을 닫고 나가자 진만은 팬던트 왕국문양을 터치했다.


{"네, 수호자님 말씀하세요."}


"나티네님, 이거.. 보내주신 금사자상이요..."


{"아, 네~"}


"이거, 너무 무거워서 무대에서 내릴수가 없어서요, 좀 있다가 공연해야되는데 좀 치워주실수있으실까요?"


{"핫! 죄송합니다. 그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 30분내로 조치 하겠습니다."}


"네, 아까 보내주신 식기세트만 주셔도 2주는 공연하는데 문제없으니까요. 감사합니다."


김진만은 그냥 이런 인간이었다. 뭔가, 이상한 홀가분함을 느끼며 4인조가 있는 1층 커피숍으로 향했다.


-우우웅


-안녕하세요. 뮤직허브 공지 보고 문자드립니다.

1인 밴드하고있는 소나(SoNa)라고 합니다.

음악들어보시고 괜찮으시면 연락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https://soundclouds.com/utm_source=clipboard&utm_campaign=wtshare&utm_medium=widget&utm_content=https%253A%252F%252Fsoundcloud.com%252Fkorean_sona%252FDon't wander for too long


잠시 계단에 멈춰 링크를 눌러보았다.

미성의 남자가 부르는 몽환적인 사운드의 락 음원 이였다.


' 움.. 사이키 델릭... 느낌 괜찮은데.'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음원 잘 들어보았습니다.

7시30분 오프닝 공연 가능하시면 7시까지 라인업 해주시면 됩니다.

25분에서 30분 타임해주시면 되구요. 게런티 20만원 입니다.

답변주시면 주소보내드리겠습니다.


-할수있습니다. 주소보내주시면 7시까지 찾아 뵙겠습니다.


소나라는 뮤지션에게 피아체레 주소를 보내준 진만은 4인조가 기다리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저 테이블 계산이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계산대에서 주문과 계산을 마치고 4인조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향하자 4인조가 일어나 진만을 맞이했다.


"사자상은 어떻게 하시기로 했어요?"


"어, 그.. 영화사쪽에 연락해서 치워주기로 했어... 그건 그렇고, 너넨 무슨음악하냐?"


긴머리를 포니테일로 질끈묶고 기타 가방을 메고있던 청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하드락을 바탕으로 저희만의 스타일을 만들고있는중입니다."


"움, 자작곡은?"


"네, 싱글4곡 있구요 지금 EP준비중 입니다."


진만이 묻자 베이스기타를 메고있던 삐죽머리에 덩치가큰 청년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오케이, 그럼 오늘 약속한 일당은 챙겨 줄테니까 5곡정도만 무대 할수있겠어?"


그렇잖아도 허탕치고 돌아가는게 아닌가 라고 걱정중이던 4인조의 표정이 일제히 활짝피었다.

현재시간 4시10분 공연시작까지 3시간이 채남지않은 상황에 이쁜오리와 방금 연락온 1인밴드 '소나' 라고 하는 뮤지션 밖에 섭외가 안된상황에 이 청년들을 활용하자라는 생각에 이르게된 진만이 커피샾 시계를 올려다봤다.


"자, 그럼 30분만 있다가 내려가서 사운드체크하고 몇곡 들어보자고."


"네."


백팩에서 드럼스틱을 꺼내며 대답하는 주호에게 진만이 물었다.


"회사는 언제 나온거야?"


"피디님 나가시고 몇주 안되서요.."


"다른 얘들도 다같이?"


"그랬을거예요. 모여있을때 통보받았으니까."


"통보? 뭐라고?"


"회사가 다른데로 넘어가는데 연습생들은 안받는걸로 결정났다고 했던거 같아요.."


"그래.. 너희들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온거같아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었다. 고생 많이 했다.."


"고생은요... 다들 좋아서 한건데.. 저, 잠시 화장실좀.."


"아 그래.. 잠깐 먼저 내려가서 무대 정리됐는지 좀 보고 올테니까 20분뒤에 내려와라."


지난 이야기가 불편했는지 자리를 피하려는 듯한 주호와 맴버들을 뒤로하고 다시 피아체레로 돌아온 진만은 무대 위에 있던 황금 사자상이 말끔히 사라진 걸 보고 중얼거렸다.


"역시 나티네 님의 일 처리는 장난 없구나."


-우우웅


-오늘 저녁 공연팀 아직 티오 남았나요?


진만에게 공연문의 문자가 또 하나 날라왔다.


-네 아직 한 팀 자리 있습니다. 공지 내용대로 5곡 정도 25분에서 30분 정도해 주시면 됩니다. 팀이신가요?


-네, 저희는 대학 동아리 보컬팀입니다. 이번에 첫 번째 싱글로 데뷔는 했고요, 공연 레퍼토리는 커버 곡해도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싱글앨범이랑 커버하신곡들 몇개만 들어볼수있을까요?


-네네, 지금 보내드리겠습니다.


보내준 유튜브 링크에는 꾸밈없이 순수해 보이는 대학생들 3명이 국내외 명곡들을 아카펠라로 편곡해 대학 교정으로 보이는 곳에서 노래하는 영상 2곡이 있었다.


'화음 편곡이 되게 좋네, 아카펠라팀이구나..'


-8시 30분 무대 가능하실까요? 8시까지만 오시면 됩니다. 주소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럼 8시에 뵙겠습니다.


"됐다! 어찌어찌 오늘 공연팀 섭외는 완료다."


2000억을 순식간에 날린 진만이 무대 위에서 혼자 파이팅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데 방음 문이 천천히 열리며 4인조가 들어왔다.


"어? 진짜 금방 치웠네요.."


주호가 무대 위에 서있는 진만을 향해 말했다.


"영화사 미술팀 장비가 좋더라고 으흠, 자 일단 악기들 들고 올라와봐, 몇 곡 들어보자."


밴드 이름이 새파란밴드라고 했던가.. 어설픈 이름과는 달리 처음 서는 무대인데도 멤버 하나하나가 능숙하게 세팅을 해나갔다.

특히 처음 진만의 눈에 띈 것은 기타 멤버였는데, 들고 다니던 페달 보드를 열자 보스꾹꾹이 3종이 보였다.


'호.. 멀티이펙터 케이스인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정겨웠던 깁슨 레스폴에 잘 어울리는 이펙터들이란 생각에 기대심이 슬쩍 차오르는 진만의 귀에 튜닝을 하며 살짝 플레이한 기타 리프가 사정 없이 때려 박혔다.


'오...'


놀라고 있는 진만에게 마이크를 체크업 하던 빨강 머리 보컬이 물었다.


"아~아. 하나둘.. 사장님 보컬 EQ 좀 만져도 되나요?"


"그래. 케이블에 채널 넘버 붙어 있으니까 보고. "


시종일관 장난스럽게 헤헤 거리던 빨강 머리 보컬이 무대에 오르자 빙의라도 된 듯 사뭇 진지한 포스로 믹서 앞으로 다가갔다.


'움... 풋내기는 아니라 이거지..?'


이세계 코모도 왕국의 소멸을 막기 위한 작은 공연이 차근차근 준비되어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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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존재와 생존 다음 24.09.13 11 0 12쪽
15 인디신 공연 부활의 신화 24.09.11 14 0 12쪽
14 경제적 자유가 이런 거였어? 24.09.09 11 0 12쪽
13 믿는 구석 24.09.06 14 0 12쪽
12 가수들의 회식자리 (2) 24.09.04 11 0 11쪽
11 가수들의 회식자리 (1) 24.09.02 10 0 11쪽
10 번개 공연 (3) 24.08.30 11 0 11쪽
9 번개 공연 (2) 24.08.28 14 0 12쪽
8 번개 공연 (1) 24.08.27 12 0 12쪽
7 구했다! 하우스 밴드 24.08.26 12 0 11쪽
» 2500억 치워 주세요 24.08.24 15 0 11쪽
5 절대적 혜택 24.08.23 22 0 13쪽
4 왕국의 사연 24.08.22 26 0 10쪽
3 이세계의 안내자 24.08.21 28 0 11쪽
2 이 남자의 사정 24.08.20 39 0 12쪽
1 프롤로그 24.08.19 63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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