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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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도
작품등록일 :
2024.08.19 20:41
최근연재일 :
2024.09.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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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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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가 이런 거였어?

DUMMY

자세를 고쳐앉은 금은방 사장이 금드래곤을 양손바닥으로 정중히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이건... 말입니다. 예술작품입니다."


"네? 예술이요?"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금값만 받고 팔아넘길 게 아니란 거죠. 저한테 잘 오신 겁니다. 다른데 가셨으면 아마도 큰 손해를 보셨을지도..."


"아..."


이놈의 코모도 왕국 퀄리티.. 라고 생각하는 진만이었다.


"저희가 정식 절차를 통해 경매에 올려보겠습니다. 저희는 정책대로 대리판매 수수료만 받는 걸로 하고.. 어떠십니까? 선생님."


"아.. 그게 제가 돈이 좀 급해서요.. 오늘 저녁까지 입금해야 할 것들이 좀 있는데.."


"아... 그러시구나.. 그럼 그냥 저희에게 판매하시겠어요?"


"네. 그러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금액은 오늘 금 시세대로 무게 1kg 해서 1억 800만 원인데, 가치가 있어 보이는 물건이니 만큼 1억 1000만원까지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너무나도 쿨하게 대답하는 진만에게 나지막하게 깔렸던 금은방 사장의 진지한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


"알겠습니다. 현금이나 입금 둘 다 가능하고, 1억이 넘는 돈이 출처 없이 갑자기 입금되면 혹시 세금 관련해서 복잡해질 수 있으니까, 고객님들께는 입금 반 현금 반 가져가시는 걸로 추천 드리고는 있습니다."


"네. 시간이 없어서 바로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규모가 제일 커 보이는 금은방을 고르긴 했지만 역시 금은 거래의 메카인 종로 금은방 거리의 자본력은 대단했다.

30분만에 큰 종이봉투에 담긴 현금 5500만원과 진만의 계좌로 5500만원이 찍혔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시고 이렇게 좋은 매물 있으시면 꼭 저희에게 와 주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여직원과 문 앞까지 따라나와 인사하는 금은방 사장을 보며 자신의 업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정신을 장착한 양심적인 사업가의 면모를 느낄 수가 있었다.

갑자기 큰돈이 생겨서 그냥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걸 수도...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경제적 자유란 말인가.

차 보조석에 돈다발이든 커디란 현금봉투를 조수석에 던져놓고 진만은 방금 전 예약한 호텔로 차를 달렸다.


.

.


호텔 룸에 들어오자마자 생수 한 병을 원샷하고 침대에 털푸덕 드러누운 진만은 폰으로 밀린 피아체레 임대료 카드값 주류회사 입금과 어제 회식 때 문자로 받은 각자 공연진들 계좌로 공연 페이 송금을 모두 마치고 소나와 서드스카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 잘 들어갔어요? 오늘은 6시에 다 같이 모여서 리허설 간단히 할게요. 그리고, 어제 약속한 페이로 일단 10일 치 먼저 입금했습니다 :) 저녁에 봅시다.


다음으로 어제 공연 끝나고 만든 새파란밴드 단톡방을 열었다.


-다들 잘 들어갔지? 오늘은 6시에 다 같이 모여서 리허설하고 공연 시작할 거니까 시간 맞춰 오고, 일단 15일 치 하우스 밴드 페이 입금했다. 이따 보자.


그리고 이쁜오리 단톡방을 열었다.


-늦은 굿모닝~ 잠수니들 아직 자고 있겠지? 아, 주미는 미팅 갔으려나? 하튼 어제 오랜만에 공연이었다 그치? 너무 좋았고, 언제 또 날 잡아서 신나게 놀아 보자고. 항상 고맙다 얘들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만은 어제 편의점에서 받은 명함을 지갑에서 꺼내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문자를 보냈다.


"어제 말한 대로 두 분 작업실 렌트비는 오늘 공연 끝나고 드리겠습니다. 6시까지 제 명함에 나와 있는 주소로 오세요. 공연은 일단 15일 계약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들려주신 음악들 링크 좀 보내주세요. 왕여진님에게도 내용 잘 전달해 드리고 6시에 뵙겠습니다. 변동 사항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진만은 문자를 다 보내고 폰을 침대 한쪽으로 내동댕이쳤다.


"아~ 다했..."


왜 때문인지, 갑자기 벌떡 일어난 진만은 급하게 폰을 다시 찾아 들고 음원 유통사 뮤직허브 대표인 선배 박경민에게 전화를 했다.


"형, 난데 긴급 공지 하나만 더 부탁해!"


"아침도 먹기 전에 뭔 또 긴급이야.."


"오늘 피아체레 스페셜 공연에 3명 이상 동반 입장 시 치킨 1마리 쏜다고 해줘. 7시 30분부터 공연 시작이니까 6시 30분부터 입장 시작이고 선착순 30팀. 내가 저번처럼 내용 정리해서 보내줄게 부탁 좀 하자! 형집으로도 치킨 한 마리 보내줄게~"


"하아.. 유통사 채널 공지 창이 무슨 커뮤니티 게시판이냐? 일단 알았어! 담당한테 전화 넣어야 되니까 끊어."


"어.. 오케이.. 아! 형은 양념 보내줘? 후라이드보내줘? 주소 찍어줘어~"


-뚜뚜뚜


"이그, 승질머리는 급해 가지고.."


어느덧 9월로 접어든 늦여름의 오후.

침대 모퉁이에 앉아 무언가의 생각을 정리한 진만은 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2시가 넘었네.. 여기 런치 뷔페 있나?"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객실 전화를 들고 프런트에 문의를 했다.

2시에 마감이란다.

진만은 아쉬운 대로 배달 앱을 열어 치즈돈가스를 시켰다.


커튼을 열고 창가 쪽 소파에 앉아 늦은 점심을 기다리며 창문 너머 풍경을 바라보았다.


'응? 저게 뭐지?'


도심의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었다.

진만은 폰을 들고 스마트 렌즈로 사진을 찍어 검색해 보았다.


"아... 조계사야?"


각진 도시의 분주함 속에서 숨겨진 곡선의 고요함..

진만은 잠시 동안 이색적인 풍경에 심취해 창밖을 바라보며, 침대처럼 편안한 소파에서...


잠들어 버렸다.


.

.

.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오.. 내..사랑...비비아라..나티... 으으윽!"))


검은 안개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건장한 남자가 피투성이가 된, 찢어진 옷을 걸치고 어딘가에 매달려 신음하는 꿈을 꾼 진만이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흐억.."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며 호텔 룸인걸 인지한 그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흐억..."


데자뷔처럼 두번 놀란 진만은 서둘러 세면대로 달려가 호텔 패키지안에 있던 칫솔과 비누를 꺼내서 양치와 세수를 했다.


"아.. 미친, 그냥 자 버린 거야?"


서둘러 호텔 룸을 나서며 문을 여는데, 문 앞에 무언가가 툭하고 걸렸다.

배달 앱으로 시킨 치즈 돈가스였다.


"뭐야.. 배달비가 없었나? 그냥 놓고 갔..."


혼잣말을 할 시간도 없다. 냅다 치즈 돈가스 봉투를 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한 진만은 1층 프런트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주차장에서 호텔 발레파킹 직원들에게 차를 받아 서둘러 피아체레로 향했다.


5시 20분.

다행히 오픈 준비는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시간에 도착한 진만은 먼저 단골 치킨집 연락처부터 찾았다.


"네, 튀네 치킨입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여기 피아체레인데요. 후라이드 30개 지금 바로 되나요?"


"아, 안녕하세요. 되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1시간 반 정도..?"


"네, 괜찮습니다. 찍어 먹는 양념도 개수대로 보내 주세요."


치킨주문을 마친 진만은 팔을 걷어붙이고 BAR에서 앞치마를 꺼내 두른 뒤 테이블을 닦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제일 먼저 도착한 새파란밴드가 오픈 준비를 하는 진만에게 인사를 하며 들어왔다.


"와, 밖에 사람들 뭐예요? 줄을 섰는데?"


"아, 벌써?"


선배 음원 유통사의 공지글이 유튜브 구독자 32만 명의 입소문을 타고 5시간 만에 피아체레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치킨의 슈퍼 울트라 초대박 힘을 빌리긴 했지만 말이다.


"안녕하세요~ 와.. 밖에 사람들.. 다 여기 손님들이에요..?"


오늘도 원피스룩으로 여성미 가득 화려하게 꾸민 소나와 아이비리그 교복 같은 모범생 콘셉트의 서드스카이가 함께 들어왔다.


"밖에 몇 명이나 온 거 같아?"


진만의 질문에 서드스카이 김호창이 답했다.


"한.. 20명 정도?"


"오늘 제 팬카페에서도 좀 오기로 했는데.."


"오, 누나 팬카페도 있어요?"


대답하는 김호창 옆에서 소나가 자기 팬카페를 언급하자 새파란밴드 보컬 유지민이 감탄을 하며 다가왔다.


"이름만 팬카페고 그냥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거야. 나한테 별로 관심도 없어 후훗.."


새파란밴드 오대상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나의 겸손을 받아쳤다.


"에~이 설마.."


BAR 안쪽에 앞치마를 벗어놓은 진만은 출연진들이 모여있는 중앙 테이블 쪽으로 걸어왔다.


"오늘 새로운 팀도 합류합니다."


새파란밴드 드럼 강주호가 손바닥은 탁 쳤다.


"아, 맞다! 이쁜오리가 못오는구나.."


"움... 그러고 보니, 주미는 미팅 잘했나 모르겠네.."


진만이 폰을 들어 이쁜오리 단톡방을 확인하려는 순간 진동이 울렸다.


"아, 오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주소로 도착했는데 입구에 줄이 있어서 일단 줄 섰습니다."]


"아.. 아니, 출연진들은 줄 안 서셔도 돼요. 지하 1층으로 내려오세요."


["아, 넵.."]


역시나 변함없는 웬즈데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왕여진이 어쿠스틱 기타를, 스냅백에 뿔테안경은 똑같지만 면도를 깔끔하게 해서 완전 동안이 된 변승민이 카혼을들고 내려왔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새파란밴드와 소나, 그리고 서드스카이와 진만에게 인사를 건네고 테이블 한쪽에 자리 잡은 퀸비 (Qeen B)까지 이세계 구하기 프로젝트 공연 2일차 출연진 라인업이 끝났다.


"자, 오다가 보셔서 다들 아시겠지만, 오늘은 클럽 홀이 좀 찰 겁니다."


진만의 말에 새파란밴드와 소나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부푼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쪽은 새로 합류한 퀸비(Qeen B)라고, 어쿠스틱 음악 하는 친구들."


시선이 퀸비에게 몰리자 변승민과 왕여진이 다른 출연진들에게 인사를 했다.


"자.. 그래서, 오늘 라인업은 오프닝 퀸비 그리고 서드스카이, 소나, 새파란밴드 순으로 가봅시다. 오늘부터 저~기.."


진만이 무대 왼쪽을 손으로 가리키자 다들 미어캣 마냥 일제히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저 파티션 뒤에 있는 테이블이 출연자 대기실이고, 그 바로 앞에 있는 계단으로 입, 퇴장 동선 잡을 겁니다. 그럼 퀸비부터 차례대로 장비 세팅하고 런스루 쭉쭉 가보고 7시 정각 관객 입장, 7시 30분에 오프닝. 다들 아셨죠?"


"네~"


"새파란밴드는 어제처럼 소나랑 같이 차에 가서 악기들 좀 들어 드리고, 퀸비랑 서드스카이는 대기실로 이동합시다."


진만, 서드스카이와 함께 대기실로 향하던 퀸비의 왕여진이 무대 위에 있는 신시사이저를 보고 진만에게 물었다.


"저 모티프 XF8는 하우스 거예요?"


"네."


"아.. 그럼 제가 두 번째 곡할 때 좀 써도 되나요?"


"그럼요, 얼마든지.. 지금 올라가서 볼륨 레벨도 같이 잡아봅시다."


잠시 후 어제 새벽 홍대 벽화거리 편의점 앞에서 이들에게 밀린 2달 치 작업실 렌트비를 내주는 조건으로 피아체레 공연 제의했던 진만에게 오디션으로 보여 주었던 유튜브 영상 속 음악이 피아체레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재현되었다.

어쿠스틱한 포크 감성의 코드 진행을 거칠게 연주하는 왕여진의 기타와 마이크를 스탠드에 꽂아놓고 카혼에 걸터앉아 리듬을 채우며 속삭이듯 부르는 변승민의 부드러운 벌스는 브리지 부분에 치고 들어오는 카랑카랑한 왕여진의 튀는 보컬링으로 이어지고, 후렴구의 어우러지는 화음은 마치 영화 비긴 어게인의 키이라 나이틀리와 애덤 리바인을 연상시키는 무대였다.


이세계 구하기 프로젝트 공연 둘째 날 오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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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존재와 생존 다음 24.09.13 11 0 12쪽
15 인디신 공연 부활의 신화 24.09.11 14 0 12쪽
» 경제적 자유가 이런 거였어? 24.09.09 12 0 12쪽
13 믿는 구석 24.09.06 14 0 12쪽
12 가수들의 회식자리 (2) 24.09.04 11 0 11쪽
11 가수들의 회식자리 (1) 24.09.02 10 0 11쪽
10 번개 공연 (3) 24.08.30 11 0 11쪽
9 번개 공연 (2) 24.08.28 14 0 12쪽
8 번개 공연 (1) 24.08.27 12 0 12쪽
7 구했다! 하우스 밴드 24.08.26 12 0 11쪽
6 2500억 치워 주세요 24.08.24 15 0 11쪽
5 절대적 혜택 24.08.23 22 0 13쪽
4 왕국의 사연 24.08.22 26 0 10쪽
3 이세계의 안내자 24.08.21 28 0 11쪽
2 이 남자의 사정 24.08.20 39 0 12쪽
1 프롤로그 24.08.19 64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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