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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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도
작품등록일 :
2024.08.19 20:41
최근연재일 :
2024.09.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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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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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공연 (3)

DUMMY

"수고하셨습니다~"


무대를 내려오는 서드스카이는 BAR 안쪽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며 인사를 건네는 이쁜오리들을 보고 얼음이 되었다.

그건 관객석 쪽에 있던 새파란밴드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건 걸그룹을 실제로 마주친 젊은 남자들의 흔한 반응일 것이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얼음이 된 젊은 남자도 한 명 있긴 했다.


"유빈아... 너희들 여긴 웬일이야?"


"어? 강주호~ 너는? 모야~ 니가 왜 여기서 나와?"


자기도 모르게 후두티를 뒤집어쓴 주호를 새파란밴드 멤버들이 일제히 부러움과 리스펙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바라봤다.


"주호야.. 이 상황을 실제로 보네까, 니 과거가 실감 난다 야.."


"나는 예전부터 형이 좀 다르게 보이긴 했어."


주호의 발걸음이 몇 발자국 뒤로 빠지다가 멈칫하고는 사유빈을 한참 바라봤다.


"난, 공연하러 왔어.."


"우리도.. 진만쌤이 부른거야?"


BAR 안쪽에서 조용한 BGM을 플레이하고 나오는 진만이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어, 내가 불렀어. 주호가 밴드를 한다길래, 정식으로 인사들 해. 이쪽은 오늘부터 피아체레 하우스 밴드로 발탁된 새파란밴드야."


진만의 말을 듣고 이쁜 오리 멤버들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새파란밴드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움, 이쪽은.. 뭐, 다들 아는 눈치지만 이쁜오리고."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영광입니다."


역시 깨 발랄한 보컬 지민이 앞에 나서며 인사를 건넸다.


"자, 수고했어요. 서드스카이도 일단 이쪽으로 와서 좀 쉬었다가 가요. 여기 USB~"


진만이 MR이 들어있는 USB를 건네며 새파란밴드와 소나가 앉아있던 테이블 쪽을 가리켰다.


"오늘 공연 팀들이 다 모였네. 그럼, 다들 잠깐 앉아 봅시다."


옆 테이블에서 의자들을 챙겨와 이쁜오리들의 앉을 자리를 마련해 준 새파란밴드들까지,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 앉자 진만이 무대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급작스럽게 모이라 그래서 다들 준비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경황없이 온 우리 아티스트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늘 너무 완벽하고 기분좋은날 입니다."


서드스카이 멤버들이 살짝 박수를 치다가 눈치를 보고 멈췄다.


"오늘 공연이 어느덧 중반까지 달려왔습니다. 공연이 끝난 분들은 가셔도 되지만, 오늘은 저희끼리 즐기는 번개 공연이라, 다른팀들 무대도 자리를 지켜주시면 좋겠는데, 어떻게 다들 동의 하시나요? 오늘 공연 끝나고 밥은 제가 쏩니다."


밥을 쏜다는 말 때문인지 그제야 박수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진만쌤~ 그럼 저희도 남아요?"


무대 밑에서 손을 번쩍 들고 질문하는 사유빈.


"그래, 안바쁘면 멀리까지 왔는데, 뭐라도 좀 먹고가."


"우린 이 시간에 잘 안 먹긴 하는데.. 하여튼, 오늘 공연 뒤풀이 한다는 거죠?"


"움.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뒤풀이란 말에 새파란밴드 멤버들이 격한 박수로 화답했다.


"그럼, 있다가 다 같이 가는 걸로 합시다. 자, 이쁜 오리들은 이제 슬슬 무대 준비해 볼까?"


이쁜오리는 이미 피아체레 오픈 시점에 공연을 했던 터라 공연 자료들은 이미 셋업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진만은 무대를 내려와 BAR 안쪽에서 라인업하고 있는 이쁜 오리들에게 무선마이크를 하나씩 챙겨주었다.


"당일에 잡힌 스케줄은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지?"


"그러게요, 피아체레니까 가능한 겁니당.."


"민서랑 채린이도 갑자기 준비하고 먼 길 오느라 고생했고 오늘도 잘부탁해!"


"네에~"


이쁜오리들이 일제히 무대 위로 올라가 사유빈, 박주미, 유채린, 여민서 순으로 섰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저희는 날아~날아~ 미운? 아니 이쁜오리입니다."


"와아~ 이쁘다~~"


이쁜오리가 아이돌 인사를 하자 무대 밑에서 방금 전까지 얼었던 남자들이 일제히 환호를 했다.


"와우~ 방금 최소 100명 환호성이었죠?"


"그러니까요, 군부대 온 줄.. 후훗"


유빈이 리더답게 첫 멘트를 치자 주미가 자연스럽게 받았다.


"움... 저희도 오늘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다같이 신나게 즐겨볼까요?


"좋아요~ 이쁜오리 파이팅!!!"


"오케이! 좋습니다아~ 그럼, 저희 데뷔곡 '난 이제 예뻐'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쁜오리 EP 두 번째 트랙에 수록된 이 곡은, Jpop 스타일의 밝고 신나는 노래로, 걸그룹 음악으로는 진만의 첫 작품이었다.


♪어린 날부터 난 미운 오리

내가 어디에 맞는지 몰라서

다른 친구들과는 달라서

늘 작은 세상 속에 갇혀 있었어


17번째 생일에 우연히 만난 너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난 깨달아

사랑이 온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난 이제 예뻐, 미운 오리 아냐

내 안의 상처는 안녕 영원히

하늘을 나는 백조처럼

사랑은 날아 날아 새로운 나로


네가 나를 만나 준 그날

내게 숨겨진 것들이 깨어나

슬픈 시절은 기억도 안나

이젠 밝은 날개를 펼친다

하나, 둘, 샛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 속에서

나의 모든 슬픔이 치유되었어

이제 알아 내가 누군지 니가 누군지


하늘을 나는 백조처럼

자유로와 고마워 내게 와줘서

니가 내게 준 기적을 꽉 잡아

내 세상은 환하게 빛나


너와 함께 라면 더 예뻐질 수 있어

넌 나의 무한한 날개니까

이제는 사랑 속에 나는 백조로

세상의 빛을 안고 날아가♫


TV에서, 모바일에서 예쁜 소녀들이 예쁜 옷을 입고 예쁜 춤을 추는 건 지겹도록 많이 봤다.

그런데 이 무대, 일반적인 아이돌그룹들과는 음악적으로 확실히 무언가 달랐다.

강주호는 다시 한번 김진만이 사실은 진짜 타고난 천재 프로듀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야, 근데 음악이 은근 좋다. 내가 아이돌 음악을 좋다고 할 줄은 몰라 가지고.."


기타현민이 팔짱을 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진만 저분, 역시, 뭔가 있어.. 자기는 잘 모르는 거 같지만.."


"그래, 이거 컨셉이 그래서 그렇지, 흔한 걸그룹 음악이 아니다."


주호와 현민의 대화에 베이스 오대상이 끼어들어 한마디 했다.


"주호 형 저 사람이 메.보예요?"


"어."


주미가 센터로 나오는 후렴 파트에 지민이 주호에게 물었다.


"보컬 트레이닝도 저 사장님이 하신 건가?"


"그건 아닌데, 듣기로는 디렉을 겁나 빡세게 하나 봐.."


"훔.."


어느덧 그녀들의 음악을 진지하게 듣게 된 새파란밴드였다.


"저 음악 미디로 찍은 게 아니네요.."


1열 횡대로 나란히 서있는 새파란밴드 한 발짝 뒤에 서 있던 소나가 말했다.


"설마요, 요즘은 밴드 음악도 미디로 하는데.."


"그냥, 느낌이 그러네요.."


지민이와 소나의 대화를 현민이 받았다.


"요즘은 미디 소스도 대부분 리얼이라 구분이 힘들긴 한데, 기타는 좀 티가 나가지고.."


"베이스도 세션이 맞는 거 같아요. 그런데 진짜 찍은 거 같다. 너무 칼 박이라.."


소나가 한마디로 정리하듯 말했다.


"Jpop 스타일이라..."


어느덧 이쁜오리 무대의 첫 곡이 끝났다.


"다음 곡은 좀 잔잔하게 가볼게요. 우리 메. 보 주미의 감성 보이스를 물씬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제목은 '야행(夜行) 도시'입니다.


로파이(lofi)의 그루브 한 드럼비트에 클래식 기타 연주가 분위기 있게 흘러나왔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 아래

네온사인에 물든 거리, 눈부신 야경

혼자 걸어가는 이 길의 끝에서

그리운 너의 목소리, 들려오는 것 같아


밤을 걸어, 기억을 쫓아

반짝이는 불빛 속에 잃어버린 꿈을 찾아

너와 함께였던 그 시간 속에서

다시 한 번만, 다시 한 번만


커피향 가득한 카페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가는 사람들 사이

이 순간을 기다려온 나의 마음은

끝없는 야경처럼 흐려만 가고


밤을 걸어, 기억을 쫓아

반짝이는 불빛 속에 잃어버린 꿈을 찾아

너와 함께였던 그 시간 속에서

다시 한 번만, 다시 한 번만


그때 그곳, 그리운 기억 속

우리의 약속이 아직도 살아있기를

이 도시의 밤, 그 끝에서

다시 너를 만날 수 있기를


야행 도시, 그대와 나의 기억이

이 밤하늘에 영원히 남기를♫


.

.


새파란밴드와 소나 옆에서 조용히 무대를 보고 있는 서드스카이 리더 김호창은 고등학교를 입학하자마자 새로 생긴 베프를 따라 처음 교회란 곳을 가 보았다.

그곳은 웃는 사람들이 참 많은 곳이었는데, 한가지 이해가 안 되는 건 금요일 밤이면 사람들이 전부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중심에는 신미주라는 찬양팀 리더가 있었다.


.

.


'이름까지 비슷하네..'


박주미가 첫 멘트를 할 때부터 김호창은 머리를 강한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 같았다.

허스키하지만 강한 여성스러움이 묻어나오는 매력적인 목소리...

그건 김호창의 고딩시절을 가득 채웠던 신미주 그녀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이쁜오리 두 번째 곡 '야행 도시'는 보사노바풍의 라운지 음악으로 깊은 밤을 진하게 녹이며, 아름다운 일렉트릭 피아노 연주로 마무리되었다. 박주미가 왜 메인보컬인지 여실히 드러난 멋진 음악에 역시 많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감사합니다. 무대 올라오기 전에 잠깐 들었는데, 오늘을 시작으로 그동안 멈췄던 피아체레 공연이 다시 시작된다고 합니다 여러분."


무대 박수가 채 끊나기도 전에 리더 사유빈의 멘트를 듣고 무대 밑에선 다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또, 뜻깊은 자리에 저희를 불러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아, 저희가 이래 봬도 여기 오픈 멤버라.. 헤헤."


"그래서, 오늘 더 아주 많이 기쁩니다. 앞으로도 피아체레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그럼, 저희는 오늘의 마지막 곡 들려 드리고, 다음 무대해 주실 멋진 우리 하우스 밴드님들 응원하러 내려가 보겠습니다."


"저희 타이틀곡 이팅 (E.A.Ting)입니다. 감사합니다."


한마디씩 돌아가며 멘트를 마친 이쁜 오리가 뒤돌아 안무 라인에 섰다.

그러자 시티 팝 스타일의 경쾌하고 세련된 인트로가 터지고, 168cm 키의 길쭉한 팔과 다리로 화려한 안무를 하며 걸어 나오는 이쁜오리의 비주얼 담당 유채린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여긴 우리의 시간

서로의 꿈을 얘기해

그리고 너와 나의 길이

이어져 이렇게 손을 잡으면


빛나는 너와 날 봐 지금

뭔가 느껴지면 날 당겨

별빛처럼 반짝이는

우리의 꿈을 향해 달리게


이엔디 아니야, 에이엔디

우린 계속해 나아가 티아이엔지

팅클하고 빛나는 순간에

우리의 시작을 노래하게


꿈의 에이엔디 눈물 이엔디

포기하지 말고 항상 티아이엔지

팅클하고 빛나는 순간에

우리의 사랑을 노래하게


세상은 계속 변해가지만

우린 변하지 않아, 언제까지나

끝없는 이 길을 함께 걷는

우리의 발걸음은 영원히


우리의 빛나는 시간을 순간을 느껴봐

별빛처럼 반짝이는

우리는 꿈을 향해 달려가


매일매일이 새로운 시작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빛나는 우리는 언제까지나


끝이 아니고 그리고

팅하고 빛나면 너와 나의

꿈이 이뤄져♫


이쁜오리의 퍼포먼스 때문인지, 곧 올라갈 자신들의 무대 때문인지.

새파란밴드의 심장이 점점 더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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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수들의 회식자리 (1) 24.09.02 10 0 11쪽
» 번개 공연 (3) 24.08.30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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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번개 공연 (1) 24.08.27 12 0 12쪽
7 구했다! 하우스 밴드 24.08.26 12 0 11쪽
6 2500억 치워 주세요 24.08.24 15 0 11쪽
5 절대적 혜택 24.08.23 22 0 13쪽
4 왕국의 사연 24.08.22 26 0 10쪽
3 이세계의 안내자 24.08.21 28 0 11쪽
2 이 남자의 사정 24.08.20 39 0 12쪽
1 프롤로그 24.08.19 64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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