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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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도
작품등록일 :
2024.08.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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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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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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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구석

DUMMY

가수들의 회식이 끝나고 공연진들 모두를 택시를 태워 보낸 후 진만은 차를 두고 집까지 걸어가는 중이다.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피이체레에서 상수역 근방인 집까지의 거리는 1.4km 정도로 도보로 25분 남짓 거리였다.


-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양갈래로 땋은 머리, 스모키 한 마스카라가 눈물에 번져 아담스 패밀리의 윈즈 데이가 툭 튀 한 것 같은 비주얼의 저 여자.

그리고 스냅백에 굵은 뿔테안경과 콧수염을 장착한.

방금 맞아 죽을뻔한 이 남자.

이들과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멀뚱멀뚱하고 있는 진만이 앞에 놓인 편의점 커피를 둘에게 건네며 10초간의 침묵을 깼다.


"전 잘 모르겠지만.. 지나가면서 듣기로는 음악 하시는 분들 같은데.. 그래요, 공동 작업을 하다 보면 가는 길에 혼선은 항상 있는 겁니다. 포지션이 다른 밴드들도 얼마나 싸우는데.. 프로듀서들의 협업이라는 건.. 어휴, 상상만 해도 전쟁터 지.."


얘기를 들으며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여자의 입꼬리가 다시 쳐지면서 울상이 되자 진만이 화들짝했다.


"오.. 노노! 그냥 그렇다고요.."


또 울음을 터트리려고 하는 여자를 달래는 진만에게 남자가 비장한 톤으로 사과를 하고 나섰다.


"제가 죄송합니다. 공동 작업자와 협의도 안 하고 마음대로 편곡을 바꿔 버린 건.. 제가 잘못한 거 같습니다.."


"아니.. 그게 나한테 사과할 건 아닌데..."


옆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며 말하던 진만이 마주 앉은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자, 지금 사과하는 거 들으셨죠? 잘못했다잖아. 이제 좀 풀어봅시다."


"저 새끼, 돈에 눈이 멀어가지고.. 우리 음악을 그따위 돈에 그따위로 망가트리냐?"


"뭘, 망가트려.."


"저 이씨~ 더 맞을래?"


"오. 오오.. 노노 진정.."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들어 항복 제스처를 취한 진만을 보고 여자가 한숨을 터트렸다.


"하아..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밤늦은 시간에 민폐네요.."


"아. 저.. 뉘신지?라고 하신다면 여기.."


진만이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여자에게 건네자 그녀는 유심히 명함을 쳐다보았다.


"피아체레.. 라이브 클럽 김진만 사장... 님.. 라이브 클럽 사장님?"


"네, 저도 음악인이라면 음악인이랄까요? 부니기상 대충 어떤 상황인 줄은 알겠는데.. 제가 봤을 때 음악에 정답은 없는 겁니다. 그니까, 국민은 통합! 응? 우리는 음악으로 화합! 오케이?"


진만이 여자에게 명함을 건네는 걸 보자 남자도 황급히 가방을 뒤적여 명함을 꺼냈다.


"아, 반갑습니다. 퀸비(Qeen B)라는 혼성팀을 하고 있는 변승민입니다."


그레이톤 배경에 팀 이름과 이름, 유튜브 주소가 심플하게 적혀있는 명함을 보고 있는 진만에게 웬즈데이 여자가 뒤이어 인사를 했다.


"저는 왕여진이라고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격식 있는 인사 자리로 탈바꿈한 골목 한 귀퉁이 편의점 테이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급 차분한 대화가 이어졌다.


"저도 한때 프로듀서로 살아봤지만, 음악이라는 게 원래 혼자 하면 재미없고 같이하면 골 아프고 좀 그런 부분들이 있는 거잖아요."


무표정으로 변승민을 째려보던 왕여진이 대답했다.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는 트러블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게 영혼을 갈아 완성 시킨 음악을 상의도 없이 갈아치워서 팔아버리는 건.. 그건 좀 아닌 거죠.."


"그러니까.. 아니, 왜 상의를 안 한 거야.."


진만의 질책에 변승민이 억울하다는 듯 답변했다.


"작업실 렌트비가 밀렸는데, 끝도 안 보이는 기다림을 계속할 수는 없잖아요."


변승민은 그제야 고개를 떨군 왕여진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말을 안 하려던 건 아닌데.. 보세요 말을 하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니가 순순히 말한 거냐? 내가 캐물으니까 어쩔 수 없이 털어놓은 거지.."


"그래, 알았다. 다 내 잘못이다.."


렌트비가 밀렸다는 말에 진만은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빠꾸없는 진만이 또 일을 벌였다.


"밀린 렌트비가 얼마인데요..?"


.

.

.


(("그래비퍼.. 결국 나를 이곳까지 오게 했구나... 반역자여...))


새벽 5시가 다 되어 돌아온 진만은 오전 9시 폰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강렬한 꿈속 외침에 놀라 눈을 떴다.


"아.. 뭐야, 이세계 한번 넘어갔다 왔다고 꿈도 판타지냐.. 뭔..."


진만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식탁에 고이 모셔둔 금 포크, 수저, 나이프를 챙겨들고 종로로 차를 몰았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겨우 찾은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종로 금은방 거리에 도착한 그는 늘어선 매장 중 제일 규모가 있어 보이는 한 금은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입구에서 인사하는 여직원에게 진만이 물었다.


"여기 사장님 계시나요?"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사장을 찾자, 금은보석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는 대리석 베이스의 쇼케이스 뒤에 서 머리가 좀 벗겨지고 배도 나왔지만, 파이프 담배가 잘 어울리는 영국 스타일의 클래식한 정장을 입은 나름 세련된 60대 남자가 진만에게 다가왔다.


"제가 사장입니다만.."


자신이 들고 온 물건들이 꽤나 값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진만은 사장이 아니면 이런 큰 매입을 컨트롤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이거.. 전부 판매하려고 합니다."


진만은 바지 앞주머니에서 금수저와 포크, 나이프들을 주섬주섬 꺼내어 쇼케이스 위에 펼쳐 놓았다.


"아..."


"전부 순금 맞죠?"


"움... 도금이죠."


금은방 사장이 꺼낸 감별용 자석으로 진만이 펼쳐놓은 금수저와 포크, 나이프에 가져다 대자 척척 척하며 전부 붙어 버렸다.

진만은 아차 싶었다.


"아.. 도금이면 이거 얼마나..."


"도금은 저희가 매입 안 합니다. 이런 건 중고거래 앱에 올리셔야지.. 디자인이 이뻐서 금방 팔리겠네."


민망해진 진만은 다음에 오겠다는 인사만 남기고, 들고온 금수저와 포크,나이프들을 후다닥 챙겨 도망치듯 금은방을 나왔다.


"아.. 바보냐 이걸.. 도금이라는 생각을 못 했냐.."


다시 주차장에 도착한 진만은 차 시동을 걸고 펜던트를 꺼내 코모도 왕국 문양을 터치했다.


{"네, 수호자님~"}


"나티네님 지금 좀 급해서 그러는데 제가 혼자 들 수 있는 무게만큼.. 아니 그냥 1kg 순금 좀 보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네,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피아체레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진만은 급하게 폰의 지도 앱을 열어 피아체레 출발에서 현 위치 도착으로 거리를 계산해 보았다.


"아뇨, 피아체레에서 7km 정도 거리인데, 도착해서 연락드리면 거기서 받을 수 있을까 해서요"


{"네. 피아체레 반경 최고 15km까지는 가능합니다. 도착해서 연락 주시면 바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서둘러 폰을 꺼낸 진만은 여행 숙박 항공권 앱을 열고 근처의 호텔을 검색한 뒤 전화 연결을 눌렀다.


["네, 서울스테이 광화문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지금 입실 가능한 룸 있을까요?"


["아.. 저희는 전 객실 15시 입실 규정이라 지금은 입실이 좀 어려우세요."]


"제가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그럼 2박 결재하고 어제 날짜부터 연박으로 예약해 주세요."


["아.. 그러시면 지금도 바로 가능하시긴 한데.. 어떤 룸으로 예약해 드릴까요?"]


진만은 자신의 집에 포털이 열렸던 기억을 되짚었다.


"최소 13평 정도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럼, 저희 그랜드룸으로 하셔야 되는데 괜찮으실까요?"]


"네, 괜찮습니다. 바로 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 주신 번호 문자로 결제계좌 보내 드릴 거고요 입금하시면 예약 확인 문자 받으시는 대로 바로 방문하셔서 입실 가능하십니다."]


"네, 감사합니다."


지난달부터 이미 통장 잔고가 30만 원도 안 남은 진만은 하룻밤 33만 원의 서울 중심의 호텔 최고 등급의 룸 2박을 신용카드로 결제해버렸다.


"벌써 11시가 넘었구나.. 바쁘다 바빠."


진만이 이렇게 아침부터 서두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미 5일이나 지나버린 피아체레의 임대료와 어제 공연진들에게 약속한 출연료, 그리고 새벽에 사고 쳐버린 혼성팀 퀸비의 작업실 렌트비까지 입금이 끝나야 오늘 피아체레 공연이 차질 없이 진행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진만은 서둘러 예약한 호텔로 달렸다.


"어서 오십시오~ 예약하셨을까요?"


"네, 조금 전에 연락드리고 예약했습니다."


"성함이랑 전화번호 끝자리 말씀해 주세요."


"네, 김진만 0315입니다."


"잠시만요.. 네, 여기 키 받으시고 7층으로 가시면 됩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룸 키에 적힌 호실을 확인하고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탄 진만은 룸에 도착하자마자 펜던트를 꺼내 나티네에게 연락했다.


"나티네님 지금 여기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네, 수호자님 좌표 확인되었습니다. 지난번처럼 지금 서 계신 곳에 포탈이 열릴 거라 조금 떨어져 주세요, 약 2분 뒤 포탈로 요청하신 1kg 순금 보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아~"


긴장이 풀린 진만은 침대로 걸어가 풀썩 쓰러졌다.


"아.. 속 아파... 해장거리도 좀 보내달라고 할걸.."


-츄하하학 치지직


정확히 2분 뒤 서울 시내 한복판 호텔룸에서 이세계의 포털이 열렸다.

지난번 아침식사를 세팅해 주었던 왕국 시녀 중 한 명이 물티슈 통만한 크기의 박스를 진만에게 전해 주고는 포털로 사라졌다.

박스를 받아 들고 왕국 시녀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진만은 고개를 들자마자 건네받은 박스를 천천히 얼어 보았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도 멋지게 조형된 드래곤 형상의 금덩이가 박스 안에서 화려한 자태를 드러냈다.


"아.. 살았다..."


진만은 다시 침대에 다시 벌러덩 드러누운 채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에 금드래곤이 담긴 박스를 들고 호텔 주차장으로 향했다.


.

.


"어서 오세요~ 어? 다시 오셨네?"


열나게 다시 달려온 금은방에서 이번엔 금은방 사장이 바로 진만을 맞이했다.


"이거는 매입하시나요?"


진만은 두 손으로 조심스레 들고 온 금드래곤 박스를 금은방 사장 앞 쇼케이스 위에 올려놓고 조심스레 열어 보였다.


"오... 이건.."


금 드래곤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지는 금은방 사장이었다.


"움... 일단 신분증 주시고요, 보증서는 있으신가요?"


"아니오. 없습니다."


"아.. 그럼, 감정절차 몇 가지 진행하고 가격 알려드릴 텐데, 저기 안쪽에서 잠시만 기다리시죠. 여기 고객님 안내 좀 해드려."


"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여직원이 진만을 안내한 곳은 VIP라고 써진 커다란 소파가 있는 룸이었다.


"커피나 녹차, 탄산음료 있는데 어떤걸로 드릴까요?"


"네, 커피 하겠습니다. 아이스로.."


인사를 꾸벅하고 룸을 나가는 여직원.

금수저 포크 나이프를 들고 들어온 방금 전과는 너무 다른 대접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진만이 소파의 편안함이 익숙해질 때 즈음, 커피를 든 여직원과 금드래곤 박스를 든 사장이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진만 앞에 놓고 여직원이 나가자 금은방 사장이 입을 열었다.


"아~ 우리 선생님 아아 좋아하시는구나."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진만이 물었다.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아... 일단 본인 소유 확인 절차 질문 몇 가지만 좀 드리고..."


금은방 사장은 들고 들어온 금드래곤 박스를 열어서 테이블 위에 조심스레 올려두었다.


"선생님께서 직접 구입하신 걸까요?"


출처를 물어보는 질문이 들어오자 뭐라고 해야 할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진만이 살짝 당황했다.


"아.. 아니오."


"그럼, 혹시 가보? 이런 걸까요?"


"네, 뭐 그런 겁니다."


진만의 대답을 들은 금은방 사장이 목소리를 깔고 나지막이 말했다.


"저기.. 선생님. 사실 이건...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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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는 구석 24.09.06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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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수들의 회식자리 (1) 24.09.02 10 0 11쪽
10 번개 공연 (3) 24.08.30 11 0 11쪽
9 번개 공연 (2) 24.08.28 14 0 12쪽
8 번개 공연 (1) 24.08.27 12 0 12쪽
7 구했다! 하우스 밴드 24.08.26 12 0 11쪽
6 2500억 치워 주세요 24.08.24 14 0 11쪽
5 절대적 혜택 24.08.23 22 0 13쪽
4 왕국의 사연 24.08.22 26 0 10쪽
3 이세계의 안내자 24.08.21 28 0 11쪽
2 이 남자의 사정 24.08.20 39 0 12쪽
1 프롤로그 24.08.19 62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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