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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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파도
작품등록일 :
2024.08.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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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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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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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했다! 하우스 밴드

DUMMY

♪어두운 하늘 붉게 물든 지평선

세상의 끝에서 우리는 서있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먼지 속에 묻히면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뛴듯한 발자국


무너진 도시 잃어버린 꿈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인지

끝의 시점에서 진실을 보기 위해

혼돈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해


끝의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

사는것이란 의미 그걸 가슴에 새겨

그 마지막에 답을 찾을 때

진짜 소중한 시간의 길을 따라가


허무한 파도 사라진 별빛

모든 것이 무너져도 희망의 씨앗은 남아

역사의 잔해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다시 일어나


끝없는 어둠 속에서 비춰지는

작은 빛 한 점이 우리를 이끌어

세상의 끝 새로운 시작을 향해

진짜 나를 찾기 위해 걸어가


끝의 시점에서 각성의 길을 열어

진짜 나를 위해 그런 날보는 너를위해 ♫


- 이세계를 구해줘! 라이브 클럽 '피아체레' -


새파란밴드의 연주와 노래가 끝났다.

진만은 예상치 못한 실력에 두 손을 모은 채 박수도 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진만이 다녔던 미국 MI 실용음악 전문학교는 미스터빅의 폴기 버트나 제프 버클리 그리고 스티브 바이 밴드의 데이브 위너 등을 배출한 실용음악으로는 명색이 세계 톱클래스의 수준이다.

그만큼 엄청난 교수진들을 보유하며 학생들 역시 웬만한 실력으로는 한 학기도 버티기 힘들다는 이 학교의 모든 과정을 해낸 진만도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J-Rock의 디테일한 테크닉과 본토 하드락의 묵직함, 그리고 한국의 정서가 깊이 묻어 나오는 마이너 한 곡에 깊이 있는 가사를 이 어설퍼 보이는 20대 중반의 청년들이 거의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이다.


"저희 첫 번째 싱글 '끝의 시점'이라는 곡이었습니다."


-짝짝짝


"잘한다~ 앵콜~~"


멘트가 끝나고 나서야 박수를 친 진만은 리허설인 걸 망각하고 앵콜을 외쳤다.


"아, 한곡 더할까요?"


"아, 어? 그래, 그래.."


"그럼 순서대로 두 번째 싱글곡인 '상수동 블루스'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엔 마치 '게리 무어님 잠깐만 비켜주세요.'라고 하는듯한 기타 솔로가 피아체레 홀을 가득 메웠다.


♪흩어지는 연기속의 낮과 밤

네온 사인 속에 길을 잃은 꿈

우리의 소리는 폐허 속의 대화

이곳은 매일 밤 우리만의 무대

상수동 블루스


녹슬어가는 앰프 위의 먼지가

우리의 노래 같은데 시간은 빠르네

우리 고백이 담기는 스피커가

오늘 너의 귀에 닿을수있을까


상수동 블루스 이거리의 기억과 소음

사라진 니 미소를 찾으면 나타나 줄래?

창문도 없어 볼수없는 야경의 불빛을 맞으러

오늘도 거리를 나서 노래하네 이렇게

이 곳이 나의 집 그리고 나의 무대


아무리 네가 날 떠난다 해도 니가 묻어있는

이 멜로디는 내꺼니까 괜찮아

끊임없는 이 노래는 오랫동안

이곳에 함께 할테니♫


첫번째 곡과는 완전 다른 블루스의 찐득한 사운드가

깁슨과 아날로그페달을 지나 정통 락발성을 타고 흐르는 서정적인 곡이였다.

진만은 잠시 차오르는 감정에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짝짝짝짝짝


"아, 나 오늘 왜 이러냐.."


눈을 비비지 않았으면 눈물이 흐를 뻔했다.


"와~ 수고했어.. 아니, 너희들은 어디서 여태 짱박혀 있었던 거야.."


무대를 내려오는 새파란밴드들에게 다가가 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진만에게 각자 칭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건네는데, 유독 포니테일로 머리를 질끈 묶은 기타 멤버만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제가 산에서 내려온 지 얼마 안 돼가지고.."


"엥? 왠 산.."


"그게, 저 어릴 때부터 스승님이 피크 300개를 주시면서 이거 다 쓸 때까지 내려오지 말라면서, 별장을 내어 주셔가지고.."


"아니, 스승님이 누구시길래?"


"함석호 선생님이신데.."


90년대 대한민국 세션계의 기타 거장 이름이 나오자 진 만은 무릎을 탁 쳤다.


"아! 그랬구나.. 나도 예전에 한번 뵙긴 했었는데, 그분은... 제자는 안 키우는 걸로 유명했는데?"


"그게, 저희 외삼촌이셔가지고.."


"아... 함석호 선배님 조카였구나."


이제서야 나이답지 않게 나오는 깊이 있는 기타 연주의 이유를 알게 된 진만은 뒤따라 내려오는 빨강 머리 보컬에게 칭찬을 이어갔다.


"아니, 이 친구는 완전 정통 락 발성을 해버리네?"


"아, 예에 제가 부산 출신이라.."


"역시 락의 도시 부산! 살아있네."


그리고 덩치가 있는 푸근한 인상의 짧은 머리 베이스 맴버에게는 어깨를 툭툭 쳐주며 무언의 감탄을 표현한 진만이 드럼 세트에서 빠져나오는 주호에게 말했다.


"주호야, 수고했다. 자~잠깐 다들 여기 앉아 봅시다."


새파란밴드의 음악을 들은 진만은 황금 사자 상을 대면했을 때보다 더 흥분해 있었다.


"야.. 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다들 음악 잘한다.

자 이제 우리 통성명 좀 해볼까?"


무대를 내려오자 다시 헤헤거리는 모드로 급변한 빨강 머리 보컬부터 입을 열었다.


"네, 전 유지민이라고 하고 25살입니다."


"아, 그래 지민이, 그리고 우리 함석호 선배님 조카분은?"


"현민 입니다. 성이 현씨고 이름이 외자 이어 가지고... 기타 치고 있고, 저도 25살입니다."


"오.. 그래 민이 이름도 멋있네.. 그리고 듬직한 포스의 베이스 자네는?"


"아, 네 저는 오대상이라고 합니다. 주호랑 동갑, 26살입니다."


"그래, 그럼 이렇게 둘이 친구고 이렇게 둘이 친구구나 하하하.."


보컬 유지민과 기타 현민을, 그리고 드럼 강주호와 베이스 오대상을 손으로 이으며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는 진만.

그는 엔터 계를 떠난 이후 웬만해선 잘 웃지 않는 사람이 되었지만, 오늘은 그냥 입이 귀에 걸리는 날인가보다.


"주호는 내가 잘 아니까 패스하고. 나는, 아까 잠깐 들었겠지만 전 음반 프로듀서이자 현 피아체레 라이브 클럽 사장 김진만이라고 한다. 다들 만나서 반갑고, 다들 우리 주호 친구, 동생들이라고 하니까 말 편하게 할게."


"넵."


음악으로 의기투합되는 기분 좋은 부니기에서 새파란밴드는 진만에게 한목소리로 크게 대답했다.


"그리고, 너희들 혹시 소속이나 하는 일들이 있어?"


"아뇨, 아직.. 지금은 다 같이 앨범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컬 지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다른 멤버들도 따라 고개를 저으며 다음 진만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럼, 너희 여기서 매일 공연해 볼래? 하우스 밴드 계약 제의하는 거야."


자신들의 음악을 좋게 들어준 것 같은 클럽 사장에게 은근히 기대했던 말이 나오자 새파란밴드 멤버 전원은 다들 두 손 들어 환호했다.


"아, 진짜요? 와.."


"예스! 감사합니다."


"짐 나르러 왔다가 하우스 밴드 계약이라니.. 대박."


"봐봐, 오길 잘했지. 내가 촉이 있다니까."


"피디님, 괜히 저희 생각해서 무리하게 제안 주시는 거 아니세요?"


맴버들의 환호 속에 강주호는 혹시 진만이 자신에게 미안했던 과거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닌가 싶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아냐, 아냐. 이제 팬데믹도 어느 정도 안정화됐으니까, 그동안 못했던 공연들 너희들이랑 좀 빡세게 해보려는 거야.

그래야 관객들도 좀 모일 거고, 사실 그동안 텅텅 비는 날이 많았거든.

파이팅 해서 피아체레 다시 한번 살려보자."


"네!네! 사장님!"


천진난만하게 어린이집 대답을 합창한 새파란밴드가 들떠있는 동안 진만의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저 소나입니다. 지금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문자를 확인한 진만은 새파란 밴드에게 오늘 함께 공연 라인업 예정인 아티스트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같이 공연할 사람 위에 도착했나 보다. 1인밴드라고 하는 남자 아티스트인데, 아까 음악 들어 보니까 느낌 괜찮아서 리허설 겸 몇 곡 들어보고 무대 올려보려고 하는데.."


"오~ 제가 올라가서 모셔올까요?"


"아, 그래줄래?"


"넵, 다녀오겠습니다."


성격이 가장 밝아 보이는 보컬 유지민이 벌써 하우스 밴드 막내 역할을 하려는 듯 1층으로 후다닥 뛰어 올라갔다가, 3~4분 즈음 지나 뻘쭘해 하며 혼자 내려왔다.


"왜? 없어?"


"안 계신 거 같은데요? 잠깐 어디 가셨나?"


-우우웅~


-지하로 내려가면 될까요?


"모야? 내려오면 되냐고 문자 왔는데?"


"어? 아닌데.. 건너편 편의점이랑 주차장까지 가봐도 없었는데."


"잠깐만... 그냥 내려오시라고 해야겠다."


-네. 저희 밴드 멤버 올려보냈는데 못 만나셨나 봐요. 지하로 내려오시면 됩니다.


-넵.


약 30초 후 피아체레의 방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진만과 새파란밴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라색 숏커트, 그리고 몸 곳곳에 타투를한 강인한 인상에 짧은 원피스를 입은 글래머스 한 여자가 수줍게 인사를 하며 들어온 것.


"혹시... 소나 님?"


"아, 네 맞아요. 아까 문자 주신 분이세요?"


"헐... 그럼, 아까 보내주신 음원은 피처링인가요?"


"아뇨, 제가 부른 건데.. 아, 남자인 줄 아신 거죠?"


뜻밖의 등장이었다.

진만의 질문에 답하는 목소리는 분명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목소리만 아니면 그녀를 성소수자라고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뭐, 매번 있는 일이라 괜찮습니다. 후훗.."


"아, 하하;; 그랬구나.. MR 가지고 오신 건가요?"


"아뇨, MTR (Multi Track Recorder)로 연주할 거고요, 장비가 차에 있는데...

지금 세팅할까요?"


"그래야겠어요, 첫 타임이 7시 30분이라 이제 한 시간 정도 밖에 안 남아서."


진만은 새파란밴드 멤버들을 불렀다.


"차에 장비가 있으시다니까, 세팅하는 거 좀 도와드리자."


멤버들과 주차장으로 나간 그녀는 양손에 노트북과 미디 컨트롤러를 들고 방음 문을 등으로 힘겹게 밀고 들어오자 진만은 뛰어가 문을 잡아주었다.

뒤이어 덩치가 제일 큰 베이스 오대상은 신시사이저, 보컬 유지민은 기타와 화려한 보라색 크롬이 도금 되어 있은 마이크와 스탠드를, 다른 멤버들은 기타와 일렉트릭 퍼커션, 그리고 디제잉 장비를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1인 밴드라 그러시더니 이걸 다.."


"아.. 죄송해요, 제가 장비가 좀 번잡해서..."


새파란밴드의 도움으로 30분 만에 세팅을 마친 1인밴드 소나가 기타를 메고 무대 중앙에 섰다.

진만이 무대 밑에서 그녀를 향해 손짓하며 사인을 준다.


"자, 그럼 리허설 겸 한두 곡만 해 보실까요."


"네, 감사합니다."


신시사이저와 퍼커션 디제잉 장비들과 미디 컨트롤러에 둘러싸인 그녀는 노트북의 스페이스바를 누르고 미디 컨트롤러의 패드를 터치하며 첫 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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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수들의 회식자리 (1) 24.09.02 10 0 11쪽
10 번개 공연 (3) 24.08.30 12 0 11쪽
9 번개 공연 (2) 24.08.28 14 0 12쪽
8 번개 공연 (1) 24.08.27 12 0 12쪽
» 구했다! 하우스 밴드 24.08.26 13 0 11쪽
6 2500억 치워 주세요 24.08.24 15 0 11쪽
5 절대적 혜택 24.08.23 22 0 13쪽
4 왕국의 사연 24.08.22 27 0 10쪽
3 이세계의 안내자 24.08.21 28 0 11쪽
2 이 남자의 사정 24.08.20 39 0 12쪽
1 프롤로그 24.08.19 64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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