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의 색.
"응."
철컥.
등 뒤로 숨긴 손.
사람들은 얼굴을 보며 안다.
투구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그녀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운 체
데려가고 있다.
군인은 아니다.
병사.
연합 따위가 아닌
국가의 것.
그녀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의 눈빛에
걱정이 서려있어서
눈이 시렸어.
"잠깐."
"어."
옆에 서 있는 건
이름 모를 사람.
굳이 말하자면 대장.
사실 부른 적도 없다.
"끝이야?"
으음.
"아직은."
허.
"다행이네."
그간 어두웠던 분위기는
실은 방의 패색에 따랐던 걸까.
그의 얼굴은
사람에 가까워져 있었다.
"..."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를 걸면
그건 아름다움.
사물이 위치를 정하기에
수갑에 들린 손이
어찌나 무겁던지.
목 디스크가 파열되기 직전.
그녀는 허리를 쭉 피며
뚜뚝.
기분 좋은 뼈 소리를 들었다.
"흐음~"
만족스런 얼굴.
옆에선 두 사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고정.
아니 애초에 관심도 없는 건가.
"풀어줘."
"..."
아무래도 승자는 그.
덜컥.
어느덧 창백해진 두 손.
그러나 손톱의 색마저
차마 빼앗지 못했다.
툭.
"..."
아일의 인사.
그도 돌아보며.
"..."
같아진 위치.
극단적으로 들거나
내릴 필요 없이 본
그의 얼굴.
그녀의 표정을 읽긴 어려웠다.
그 얼굴에 있는 게
라이한의 표정인가.
간단한 질문도
잠시 묻어두기로 했다.
그리고.
"그..."
"..."
다시 입을 다문다.
습관.
미약한 마음은
점차 숙연해진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의 눈은
어떤 색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일반적으로는
검정색.
원래는 그랬는데.
그래서 드는 의문.
높은 사람들과는
다른 느낌.
넘겨받은 침묵을
응시하며
그가 말했다.
"난 아직."
"인간이 필요해."
아.
조금은 보인 거 같아.
나만 모르던 것.
아니.
나만 알고 있던 것.
고개를 끄덕.
이건 명령이 아닌
푸념.
"응."
!!!
점 3개가 찍힌다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건.
너무 없어 보이잖아.
...
갑작스레 날아든 나비.
반자동적으로
아일은 눈을 감았다.
흙바닥의 모래가 들어간 걸지도 모르지.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이야기에서
가장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 작가의말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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