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샌 것 같은 기분에.
"..."
달그락.
"..."
우물.
"..."
스윽.
탁.
"잘 먹었습니다."
반찬 투정 없이
사라진 야채들에서
자연스레 시선을 돌린다.
"응."
달그락.
사용한 것들을 치우며
말 없이 몰두하는
리스의 얼굴을 멍하니.
아일은 보고 있었다.
"? 아직 다 안 먹었네."
리스의 말에
쫓기듯 대답.
"아.. ㅎㅡ 그러네.."
평소랑 분명히 달라졌다.
그런데 티가 잘 안나.
존재했던 게
사라진 것으로
세상이 정상화되어 있는 게
우울하니
힘이 빠진다.
리스는 이미 생각을 마쳤다.
그래서
더 안쓰러워 보였어.
더 아팠으면
조금 더 힘들어했으면
"..."
넌 그래도 되는 아인데.
전부 나를 위해 짊어진 것처럼.
환각에 빠져
좀처럼 아일은 작동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임무는 몇 개? 어디?"
"아. 그게. 그. 아스판 광장 정찰, 아. 3개에 그."
"아일."
"어."
어.
그 미소를
뭐라 불러야 했을까.
감기약 같은 미소.
아일은 조금 정신을 되찾았다.
"고마워."
"오늘은 아스판 광장 정찰, 3,5구역 정보까지."
"3개 뿐이네."
"음. 그러네."
"같이 갈까?"
아일의 말에.
"으응. 괜찮아."
아일의 몸을 보며.
"아일은 환자니까."
"나을 때까지 내가 해도 되."
이리저리 찢어진 살결을
빨갛게 변한 붕대가 가리고.
누가 봐도 아픈 사람 이었다.
"그래! 이놈아. 생각해 줘서 고맙다.."
아일은 리스의 엉덩이를 가볍게 치며.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
"다녀오면 특별 선물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어!!"
"설마 아이스크림!!?"
하핫.
"예~!!"
어지럼증.
오랜만에 만난 진심.
역겹다며 장난쳐도
언제나 편했던 친구.
자도 자도
똑같은 기분이야.
회복제는
이미 만성이라.
신장 망가져.
같은 말도
이젠 들을 사람이 없다.
"..."
"아일."
"나..."
"좋아해..?"
웃으며 지나갈 것만 같은 시간에
망치로 깨어난 지금.
어떤 답을 해야 할까.
알려준다 해도
내가 그걸 말 할 수 있을까.
제목 같은 마음으로
눈을 돌렸다.
가장 바랬던 보석을 옆에 두며.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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