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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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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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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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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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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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DUMMY

연 왕은 누가 볼 세라 재빠르게 기능위와 소란을 자신의 처소로 들인 뒤 문을 닫았다. 그리고 아들과 마주섰다. 기능위를 바라보는 연 왕의 눈에는 명백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꿇어라”


단호한 연 왕의 말에 기능위는 바로 무릎을 꿇었다. 소란도 옆에서 같이 꿇었다. 그런 소란의 행동을 본 연 왕 부부는 기막힌 표정이 되어 둘을 바라보았다.


“소란. 너도···.알고 있었느냐?”


연 왕비의 질문에 소란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작은 행동은 충분한 답변이 되었다. 이에 연 왕의 분노가 폭발했다.


“황당하구나! 황당하기 그지없어! 소란은 그렇다 쳐도 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거냐???”


“왕야 목소리를 낮추세요. 누가 들을까 무섭습니다.”


“들으라 하지! 연왕부가 한 제국에서 사라지는 것 밖에 더 있느냐?!!”



말은 그렇게 해도 이미 연 왕의 목소리는 많이 누그러진 채였다. 소란이 겁을먹고 떨리는 손으로 옷자락을 꼭 잡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소란은 일어나서 나가 있거라”


보다 못해 연 왕비가 한 말에 일어서려 던 소란은 기능위가 잡은 손을 놔주지 않아 다시 앉아야 했다. 그 모습을 본 연 왕과 연 왕비의 눈빛이 황당함을 담은 채 서로를 보았다가 아들 기능위를 보았다. 마침 두 사람을 바라보던 기능위와 눈빛이 마주쳤다.


“부왕, 모비 불효라는 것을 알았지만 왕부에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해서 지금껏 숨겨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어 져서···..”


“어짜피 지금 밝혔으니 말해라. 왜 이런 짓을 했느냐?”


“복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복수라니···.이건 또 무슨······왕비 앉읍시다. 아무래도 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연왕부부가 의자에 앉는 것을 보고 기능위는 다시 입을 열었다.



“창랑국과의 국경에 도착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알게됐습니다. 군사 기밀을 창랑국에 넘기는 첩자가 있다는 것을요. 게다가 군수 물품을 중간에 관리들이 착복하여 제대로 도착하지 못한 적이 많아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사상자가 늘어났습니다.”


“전쟁비용을 중간에 가로챈 자 들이 태후의 측근 들이었고 그래서 태후에게 복수하려고 부모를 속여가며 바보짓 했느냐??!!”



연 왕의 분노가 다시 한번 터져나왔다. 소란은 놀라서 몸을 움찔했으나 기능위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은 채 연 왕을 주시할 뿐이었다. 이에 무슨 일이라도 날까 싶어 연 왕비가 앞으로 나섰다.



“왕야 여지껏 역정 한번 내신 적이 없던 분이 오늘 따라 왜 이리 분노하십니까? 차분하게 해결 방안을 논의하시면······”


“내가 화나지 않게 생겼소? 오늘 고대인이 와서 내게 말한 도성을 발칵 뒤집는 일을 거침없이 하는 그 뒤에 저놈이 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지 않소??!!!”


연 왕은 너무 분노한 나머지 연 왕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능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에 연 왕비가 연 왕의 팔을 잡았다.


“예 원래는 이렇게 드러내지 않고 복수하려고 했다 고도 했지요. 그런데 지금 급하게 서둘러야 하는 일이 발생해서 이리 했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들이 도와달라 청하는데 언성만 높이실 겁니까?”


연 왕비의 말에 연 왕은 그제서야 기능위가 자신들을 보고 말한 내용을 다시 떠올렸다. 연 왕은 화를 삭이려는 듯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기능위를 다시 보았다.


“말해봐라.”


“부왕 25년 전에 살고자 하여 모비를 맞이하신 거 아니라는 거 압니다. 혹시 25년 전으로 되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한다.”


“지금도 왕야라는 지위보다 모비가 우선이십니까?”



“그래”



연 왕의 말에 기능위가 미소를 지으며 소란을 보았다. 소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으나 기능위가 미소를 짓자 같이 미소를 지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기능위는 그렇게 말하며 소란의 오른쪽 팔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계속 손을 잡고 있어서 땀이 벤 자신의 손으로 소란의 오른팔을 쓸었다. 그 순간 붉은 색의 수궁사가 드러났다. 그걸 본 연 왕과 연 왕비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졌다. 연 왕이 털썩 주저 앉더니 소란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이리도 보고 저리도 보았으나 아무리 봐도 수궁사가 맞았다.


“너···.누구냐?”


“예?...소···.소란···.인데요?”


“심가의 하녀잖아······근데 왜 이게 네 팔에 찍혀있냐?”


“이···이건 수두..자국···.”


소란은 연 왕이 왜 팔의 수두 자국을 보고 놀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연 왕과 연 왕비의 태도로 이 점이 수두 자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만 짐작할 수 있을 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눈동자만 굴리다가 기능위를 보았다. 기능위가 답을 알려 줄 것만 같아서였다.


“부인. 이건 수두 자국이 아니오. 수궁사라고 해서 황실에서만 찍어 주는 거요.”


“황···.황실이요?”


“그렇소. 황실에서 태어난 사내아이의 정혼녀에게 황실의 사람이라는 증거로 찍어주는 거요”


소란은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나 싶었다. 기능위가 한 말이 하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또 했다.


“현재 정혼녀가 없는 황가의 남자는 나와 황제 폐하 뿐이오. 내 정혼녀는 13년 전에 일가족이 몰살당했고 황제 폐하의 정혼녀는 실종되었소. 정혼녀가 살아 있다면 어느 누구와도 혼인을 하지 못하는 게 황가의 법도요.”


“흐힉!!”


소란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황가. 황실. 무서웠다. 무서운곳. 도망가야해. 그곳에서부터 얼른 도망가야 가족들이 안죽어. 소란은 기능위의 곁에서 멀어지기 위해 온 몸을 움직이며 뒤로 물러났다.


“소란!!”


기능위가 소란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소란은 양팔을 허우적 거려 기능위의 손을 거부했다.


죽는다.


소란의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단어였다. 소란은 필사적으로 기능위의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 움직였으나 생각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흐흐흑!’


급기야 소란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지만 소란은 흐느끼면서도 계속 문 쪽으로 기어가려 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아이가 왜 이러느냐?”


“위야. 어떻게 좀 해보거라.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라 연왕부부는 기능위만 바라보았다. 기능위는 소란이 마차에 서처럼 과거의 어떤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마 수궁사가 드러나서 저런 행동을 취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능위는 손을 뻗었으나 소란은 필사적으로 거부할 뿐이었다. 본능적으로 피하는 움직임이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움직이는 중이라 조금씩 밖에 이동을 못했지만 어쨌건 소란은 문 앞까지 도착했고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았다. 그 문이 열리면 소란이 도망치고 영원히 놓치게 될 것 같아 기능위는 다급한 마음에 소리쳤다.


“란아 이건 꿈이다!!!”


****


태서각.


황궁에서 100보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커다란 건물 이었다.

한 국이 제국이 아닌 작은 소국이었던 때 한 국의 2대 왕이 만든 뒤 팔백 년이 지나는 동안 공간을 넓히고 넓혀서 제국이 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건물이었다.

이 건물에 있는 건 자료였다.

황실 사람만이 아닌 황가에서 태어나고 죽은 모든 이의 신상 정보를 적어놓은 기록서 였다. 팔백 년 전 당시 제국이었던 호 나라가 주변의 작은 나라를 삼키기 위해 절세 미녀의 여인들을 훈련시켰었다. 그 여인들을 각 나라에 보내 왕의 후궁이 되면 호국 황제의 자식을 임신한 뒤 그 나라에서 호국 황제의 아들을 낳아 왕위에 올린 뒤 전쟁 없이 호국의 속국이 되는 계획으로 훈련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그 계획을 실행하던 도중 호국 황제가 죽어 모든 계획이 들통났고 각 나라에서는 호국의 황제가 보낸 후궁을 죽인 것으로 끝냈으나 한 국은 태서각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황가의 혈통을 지키고자 만들었으나 한 나라가 제국이 되면서 부터 혈통의 정통성을 알려 주는 증거가 되었다. 이에 매년 마다 한번 씩 황가의 사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세하게 기록해 태서각에 보관했다.


즉 1년에 한번만 열리고 황제조차도 들어갈 수 없는 곳.

한번 태서각에 보관된 자료서는 폐기 시킬 수도 없었고 뺄 수도 없었다. 팔백년간 절대적으로 지켜진 그 규칙을, 황가의 모든 것을 상징하게 된 그 자료서 중 하나를 폐할 것을 의진 13년이 되던 해 연 왕이 아침 조례 시간에 조정에 정식으로 상정(上程)하였다.

그리고 태후는 이를 승낙했다.


황궁을 나서는 관리들의 얼굴이 매우 어두웠다. 몇몇은 혀를 차고 또 몇몇은 낙심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마차에 올라탔다. 고림소는 마차에 오르기 전 멀리 떨어져 있는 연 왕을 보았다. 연 왕은 자신이 상정한 안건으로 인해 어떤 후폭풍이 오든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얼굴로 마차에 오르고 있었다. 그때 연 왕이 고림소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 연 왕은 곧 마차에 올라 문을 닫았다. 바로 고림소도 자신의 마차에 올랐다.


“집으로 가자”


“예 대인”


“하···.하하하하···.하”



고림소는 마차에서 헛 웃음을 지었다. 저승 문턱 까지 갔다 온 기분이었다. 목숨을 걸고 조회 시간에 태후 측근들의 비리를 상세히 보고하는 순간 태후는 예상대로 진노하며 비리에 대한 정보의 출처를 캐물으며 자신을 죽이려 했다. 그 순간 연 왕이 끼어들어 태서각의 일을 말하자 태후는 화가 난 탓에 바로 승낙해 버린 것이다. 그건 분명 연 왕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정당한 제안이기는 했다. 그러나 태후는 보지 못했다. 태후가 승낙한 순간 급변한 조정 대신들의 얼굴과 굳어버린 눈동자를 말이다.

또한 태후는 알지 못했다. 황가의 법도를 바꾼 자가 어떠한 말로를 겪었는지 그때 그녀는 하 국의 공주로 황제에 의해 납치 되다시피 하여 황궁에 갇혀 있었기에 모를 수 밖에 없었다.


팔백 년간 이어져 온 한 제국의 황가의 법도를 잔인한 방법으로 바꾼 자는 선대 황제였다.


아우의 정혼녀인 현 태후를 사랑하게 된 선 황제는 아우를 자신의 정혼녀의 집안과 같이 엮어 역모의 혐의로 누명을 씌워 죽여버리고 아우의 정혼녀였던 그녀를 황후로 앉혔다. 동시에 태서각에 있던 황후의 신분을 아우의 정혼녀가 아닌 황제 자신의 정혼녀로 바꾸라 따로 명했다. 그 일을 알게된 다른 형제와 황제의 윗대 친왕들이 황제가 아우의 정혼녀를 노리고 일을 꾸몄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를 황위에서 쫓아내려 했고 그 움직임을 눈치챈 선 황제는 선수를 쳐 모든 형제와 왕야를 비롯해 황가의 사내를 죽이는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때 정혼녀가 어릴 때 사망해서 아직 혼처가 정해지기 전이었던 연 왕만이 자신의 수하와 결혼하여 황가의 일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권력과 권리를 포기하여 살아남은 것이다.

그러나 황제는 사랑하는 여인은 얻었지만 그로 인해 황가의 권위를 추락 시켜 신하들의 충성을 받지 못하였고 그로 인한 심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태서각의 규칙은 별거 아닌 듯 보였으나 황가의 존엄이었고 정통성과 충성의 대상이 되는 것임을 타국의 공주였던 태후가 알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연 왕이 노린 한수였다.


태후를 끌어내릴 수 있다. 외삼촌의 아들로 호적에만 올랐을 뿐 무시당하며 살았던 자신을 찾아와 공부시켜주고 멋대로 군대에 들어간 자신에게 때마다 물품을 챙겨서 보내줬던 형과 그 일가의 복수를 드디어 할 수 있게 됐다. 고림소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고림소의 굳은 결의를 안고 달리던 마차가 골목이 많은 큰 길가로 들어선 순간 골목 안쪽에서 누군 가가 고림소의 마차를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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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12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5 0 20쪽
»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5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4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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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0 0 17쪽
1 01. 붉은 신부 복 24.08.21 28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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