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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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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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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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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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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9. 데이트(2)

DUMMY

소란은 언제나 자신이 물어보던 바로바로 대답해주던 기능위가 이번에는 답변을 피하자 그를 봤다. 자신이 질문을 잘못했나 싶었다. 그래서 기능위가 못 알아 들었나 하여 소란은 직접 그 가게로 다가가며 말했다.


“부군. 제가 말한 가게는 여기···.”


가게로 다가가던 소란을 기능위가 기겁하며 끌어당겼다. 그때 다섯 명 정도의 남자들이 천으로 꽃을 만들어 대문을 장식한 가게 중 한곳의 문을 열었다. 순간 화려하지만 너무도 얇아 살결이 살짝 비치는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여자들이 유혹하는 나비처럼 쏟아져 나왔다.


“어서오세요 나으리”


“취아야 보고싶었다”


그녀들은 콧소리를 내며 남자들의 품에 안겼고 남자들은 그녀를 반쯤 안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기능위는 가게의 문이 열리는 그 순간부터 소란의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가렸다.


소란은 그 상태로 굳어버렸다. 생각지도 못했다. 그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기능위의 손에 가려져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그들의 대화 소리만 듣고도 그녀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수 있었다. 심 나으리가 자주 가서 마님이 화를 불같이 내던 그곳이라는 것을.


“부군”


“응?”


“손 좀······”



소란의 말에 기능위는 재빨리 손을 내렸다. 꽃이 장식된 집의 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언제가 마님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소리 없이 입을 틀어막고 우는 것을 본적 있었다. 나으리가 자주 가던 기루에서 아가씨보다 5살밖에 많지 않은 기생을 첩으로 들인 날 이었다.


“아!”


소란은 과거를 회상하다가 떠오른 기억에 놀라 기능위를 보았다.


“부군! 아가씨는요? 아가씨 지금 어디있어요?”


잘못한게 없는데 저 곳이 어떤 가게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죄진 것 같은 기분에 긴장해 있던 기능위는 갑작스러운 소란의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혔다. 심서언이 어떻게 살아났는지를 들으면 충격을 받지 않을까 해서였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소란의 시선을 피하려다가 기능위의 눈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국수 가게가 보였다.


“부인. 저기요 국수 가게 우선 저기로 갑시다. 가면서 말해줄게요”


기능위의 말에 소란은 언제나 그랬듯 순순히 따랐다. 그의 걱정이 무색하게 다행히 소란은 담담히 듣기만 했다. 그리고 도착한 국수 가게의 문을 열고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서 아복의 집에서 당분간······아복??”


들어서는 순간 국수를 먹다가 두 사람을 보고 어정쩡한 자세로 일어나 있던 아복을 보았다. 이럴거면 같이 가면 되지 않냐고 구박하기 위해 아복에게 다가가려 던 기능위는 자신의 옷자락을 잡는 손길에 고개를 돌려 소란을 보았다.


“부인?”


“예?”


그러나 오히려 소란은 무슨 일이냐는 듯이 쳐다봤고 기능위는 이번엔 바로 알아채고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소란의 손을 잡았다.


“어? 제가 왜?”


소란은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과 기능위의 옷을 보았다. 기억도 안나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소란이 또 미안해 하며 상처 입을까봐 기능위는 급히 말했다.


“여기 국수 진짜 맛있소. 저 녀석도 쉰다면서 여기 와서 혼자 국수 먹고 있잖소.”


“···..예”


가게 안은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아복의 앞에만 자리가 비어있어 기능위는 소란을 끌고 그곳에 앉았다. 은령대와 미령이 두 사람의 뒤에 섰다. 국수를 다시 먹으려던 아복은 자리에서 일어나 점원에게 국수 2개를 시키고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국수를 다시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소란은 주변을 힐끔거리더니 슬그머니 일어나려 했다.


“왜그러오?”


기능위의 질문에 소란이 작게 말했다.


“이분들도 국수 먹어야죠”


“걱정 말게. 아복이 다 먹으면 국수 싸가지고 갈거야. 11개. 지금 저들은 아무것도 안먹을거요. 호위가 우선이라”


소란은 다시 앉았다. 그때 아복이 국수를 빠른 속도로 먹고는 일어나려 했다. 이에 소란이 급히 아복을 잡았다.


“저기”


“예?”


“아가씨···어떻게 지내요? 아복의 집에 있다면서요”



소란의 질문에 아복은 눈만 껌뻑거렸다. 그 모습이 당황한거라는걸 젖 형제인 기능위는 바로 알아챘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어떻게 지내는지 말해주면 된다”


“옷을 만들 거라고 하길래 옷감과 바느질 거리 그리고 자수 틀을 사다줬습니다. 또 하문하실 거 있으십니까?”


“아복은···..부군 옆에 안있어요?”



소란의 질문에 아복이 기능위를 보았다. 기능위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을 보곤 입을 열었다.


“소왕···..마님께서 절 무서워하시는 것 같아서요. 원래 주군의 곁을 지켜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럼”


아복은 직설적으로 할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능위의 말대로 국수를 포장해서 들고 갔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란은 아복이 국수를 들고 나갈 때까지 보았다. 자신도 이해가 안갔다. 그냥 왠지 무서웠다. 처음에는 싸움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무서워하는 줄 알았으나 기능위도 엄청난 고수이고 또 다른 고수인 미령에게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기에 자신의 짐작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는데 자신이 아복을 두려워한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을 줄은 몰랐다.


“부인”


생각에 빠져있던 소란을 이번에도 기능위가 불렀다.


“에..예?”


“국수부터 먹어요. 생각은 나중에 하고. 아복 문제는 천천히 같이 해결합시다.”


소란은 자기가 또 생각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자신이 해결 못하는 일은 기능위가 해결해 줄 것이다. 그걸 알고 있기에 소란은 국수를 한 점 집어 먹었다.


“우와 맛있어요”


뒤늦게 식욕이 확 올라왔다. 맛있게 먹다 보니 기능위가 자신의 그릇에 있던 국수를 덜어주었다. 사양하지 않고 먹었다. 국수 한 그릇을 다 먹고도 배가 고파 양고기 탕을 한 그릇 더 먹었다. 소란이 밥을 다 먹기를 기다려 기능위가 물었다.


“부인. 아복을 볼 때 드는 무서움이 어떤 건지 모르겠소?”


“모르겠어요. 저는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직 까지 무서워하는지도 몰랐어요. 또 과거의 일 때문일까요?”


기능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의식중에 그런 거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소. 워낙에···.무서웠으니까.”


“후우~ 답답해요. 기억은 없는데 무서워하니 아복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그건 걱정말아요. 그걸로 꽁할 녀석은 아니니까. 겉으로는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 같고 퉁명스럽게 대해도 마음은 바다 같은 녀석이오”


“그러고보니 아복은 왜 15살때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황가 모임에서 아복의 무공이 뛰어나다는게 알려져 태후가 황제의 무사가 되라고 했는데 아복이 거절해서 도망가듯이 고향으로 내려가게 됐소”


“그리고 군대에서 다시 만났구요?”



기능위는 웃었다. 다시 만났던 그때가 떠올라서였다. 정말로 무심하게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매고 있던 10명 가까이 되는 사내들 사이로 머리를 불쑥 디밀면서 아복은 안내를 시작했다. 그때의 황당했던 느낌은 아직도 생생했다.



“그것도 여기서 만났소.”


“예에? 진짜요?”


“남은 이야기는 나가서 애기합시다”



기능위의 말에 소란은 뒷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해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기능위는 그런 소란을 잡지 못하고 우선 계산대에 가서 천천히 계산을 했다. 녹검대는 물론 은령대는 보호를 목적으로 훈련을 받은 자라 그 외 자잘한 것은 아예 할 줄 몰랐다. 눈치도 없었다. 그래서 집사나 상궁이 따라오지 않으면 자잘한 건 기능위가 직접 해야 했다. 음식점 주인이 부를 때 응대를 해야 하는 것도 자잘한 일에 속했다.


“공자. 아까 일행 분이 국수 11개 싸갔죠?”


“그렇소만”


“아이쿠 죄송합니다. 저희 점원이 10개만 싸드렸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금방 싸서 드리겠습니다.”


잠시 주위를 본 기능위는 미령과 다섯 명의 은령대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가게 주인에게 말했다.


“싸는 김에 빵도 싸주시오. 많이”


“예 알겠습니다요”


기능위는 다시 계산을 한 뒤 문밖으로 몸을 내밀어 소란을 찾았다. 가게 건너편 길가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뭔가를 발견한 듯 길 건너편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뒤에서 열 발자국 정도 떨어진 거리에 미령과 은령대가 서 있는 것이 보여 기능위는 잠깐 기다리라고 말을 하려다가 다시 가게로 들어갔다. 시간이 포장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고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아 다른 거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오랜만에 보기에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밖으로 나온 소란은 기능위를 기다리다가 꽃 하나가 눈에 띄어 다가갔다. 순간 소란은 반색했다.


“두어화?!”


자신이 살던 곳 안양에서는 여인들이 축제나 자수 대회 같은 것을 할 때 머리에 꽂고 나가던 꽃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아니었다. 그래도 두어화보다는 약하지만 이 꽃도 꽃의 줄기가 일반 꽃과는 달리 단단해서 꽂아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소란은 꽃을 뽑아 머리에 꽂았다. 안양에서 지냈던 시절이 떠올라 소란은 살짝 들뜬 마음이 되어 꽃을 꽂은 자신의 모습이 보고 싶어 볼 수 있는 게 없나 두리 번 거렸다.


그때 허리에 검 집 없이 중도를 찬 일단의 무리들이 지나가다가 소란을 보았다. 무리 중에 한 발자국 정도 앞서 나와 있던 자가 소란을 위 아래 흝었다. 그리고 소란의 뒤에 서 있는 은령대와 미령을 보고는 뒤에 서있는 사내들에게 은령대와 미령을 가리켰다. 그 간단한 손짓 만으로 뒤에 서 있던 사내들은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뒤쪽 골목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사내는 소란에게 다가갔다. 그의 오른손에 검은색의 동그란 물체를 쥐고 있다가 그것을 소란이 서 있는 곳 바로 옆에 다가 던졌다.


‘펑 퍼펑’


한순간 소란의 몸은 연기로 감싸였다. 소란은 눈앞에 자욱하게 퍼지는 하얀 연기에 놀라 온몸이 긴장되어 굳어졌을 때 거친 손이 소란의 입을 막고 바로 소란이 몸부림 치지 못하도록 온몸을 꼼짝 못하게 한 뒤 그녀의 몸이 번쩍 들려졌다. 심서언이 보낸 자 들에게 납치를 당할 때와 똑같은 상황에 소란은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밧줄에 묶인 듯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미령과 은령대가 옆에 있기에 구해줄거라 생각하고 미령과 은령대가 서 있던 곳으로 신경을 집중했다.


“챙 채챙.”


“윽!”


“커억!”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내뱉는 고통에 가득한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소란의 몸은 빠르게 움직여지기 시작했다.


“부인을 찾아라. 어서!”


소란의 귓가에 들려오는 미령의 다급한 목소리에 소란은 아주 잠깐 미령과 은령대의 시선을 가리고 자신을 납치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한번 당해봐서 그런지 소란은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래서 바로 생각하고 움직였다. 다리는 움직임이 자유로웠기에 그녀는 발버둥 치는 듯 하며 다리를 움직여 신발을 바닥에 던졌다.


‘툭’


신발이 떨어지는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지만 은령대와 미령이라면 이 소리 만으로도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란은 혹시 몰라 나머지 신발 한 개도 떨어트렸다.


‘휘리리릭’


“어이쿠 이게 뭐야?”


“꺄아악!”



신발을 떨어트리고 소란은 무서움을 참기 위해 숫자를 셌다. 다섯까지 셌을 때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와 함께 자신을 어깨에 멘 사내가 놀라 피하려는 듯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소란은 밑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몸이 떨어지는 느낌에 소란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곧 예전에 느꼈던 아픔을 다시 경험 할 거라는 생각에 소란은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드러운 것이 등에 닿은 것을 느끼며 소란은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 눈을 떴다. 그런 소란의 귓가에 미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십니까? 부인”


“미령!!”


소란은 자신의 몸 아래에서 들려오는 미령의 목소리에 놀라 몸을 일으켰다가 바로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칼집이 없는 도를 허리에 찬 사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고 그 주위를 열 명의 은령대가 감싸고 있었다. 다섯 명이 아닌 열 명이라면 기능위가 있다는 의미이기에 소란은 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바로 보였다. 자신이 떨어트린 신발을 주워 들고 오는 기능위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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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야황 24.09.13 19 0 15쪽
14 14. 녹검대 부활과 합방 24.09.12 16 0 17쪽
13 13. 밟힌 꼬리 24.09.11 16 0 16쪽
12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7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9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7 0 18쪽
8 08 소란이 알고있는 것 24.09.04 18 0 18쪽
7 07 소란의 과거 24.09.03 16 0 14쪽
6 06 오해 24.09.02 18 0 18쪽
5 05 변수 24.08.30 20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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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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