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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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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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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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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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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 천생연분

DUMMY

연왕부로 들어서며 연 왕은 오상궁을 보고 말했다.


“소왕야는?”


순간 오상궁이 기괴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묘한 표정이 되었다.


“돌아오시기는 했습니다만······.”


연 왕이 걸음을 멈췄다.


“무슨..일 있나?”


“왕부에 도착하자마자 소 왕비께서 도망 치셨습니다.”



연 왕은 놀라 오상궁을 보았다.



“도도도···..도망을 쳐?? 어디로?”


“왕부 안에서 도망을 치신 겁니다. 반각동안 소왕야께서 소 왕비 찾으러 다니시고······.”



오상궁의 말을 듣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있었으나 연 왕은 더욱더 의아해 졌다. 어린 아이가 아닌데 그랬다는건···..



“소왕야는 어디에 있는가?”


“왕야의 서재에서 안 나오고 계십니다.”



연 왕은 잠깐 동안 오상궁을 보고 잠시 생각한 뒤 서재로 향하며 말했다.


“서재에는 아무도 접근하지 말도록”


“예 왕야”


연 왕의 말에 오상궁을 위시한 왕부의 하인들이 그대로 섰다. 연 왕은 바로 서재의 문을 열었다. 서재에는 기능위가 쪼그리고 앉아서 팽이를 돌리고 있었다. 손으로만 말이다.

연 왕은 문을 닫고 기능위와 마주 보고 쪼그려 앉았다.


“무슨 일이냐?”


“창랑국에 심어놓았던 수하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팽이가 쓰러지자 기능위가 다시 손으로 직접 돌렸다. 팽이가 돌아가는 모습을 부자는 바라보았다.


“창랑국에도 수하를 심어놓았느냐?”


“정아를 직접 죽인 건 창랑국의 그놈입니다. 부왕.”


연 왕은 확실히 자신보다 더한 놈이라 생각했다. 다른 나라의 국왕과 자기 나라의 태후를 복수하겠다고 덤비는 미친X은 이 후로도 없을 것 같다.



“무슨 연락이냐?”


“그자와 반대되는 세력을 도왔는데 그 세력을 이끄는 자가 우두머리를 만나고 싶어 한답니다.”


“너희들은 우두머리가 없잖느냐?”


“다른 형제들은 고대인의 이제부터 시작되는 독살과 암살 위협을 막아야 하고 모비께서는 녹검대 수장으로 돌아가셨고 부왕께서는 태서각 일을 해결하셔야 하니 저 밖에 없습니다.”


“어디서 만나기로 했느냐?”


“국경부근의 중간 지대 마을입니다.”


“거길 어떻게 가려고?”



이번에는 연 왕이 팽이를 돌렸다.


“중간지대 마을은 기괴한 약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곳에 자연스럽게 생성된 의원 마을이 있다는 데 그곳을 가려고 합니다. 저 실성하려고요”


힘이 없어 쓰러지는 팽이를 보며 연 왕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바보도 감당이 힘들었는데 이젠 미친 행세까지 한다니 저절로 나오는 한숨이었다.


“확실히 넌 나보다 더해.”


“예? 뭐 어쨌든 부인은 같이 안 갑니다.”


“그래라···.”



소왕야 기능위는 일어서며 약간 붉어진 얼굴로 빠르게 말했다.


“수궁사 없앴어요”


연 왕이 먹이를 찾은 짐승처럼 얼굴을 번쩍 들었다. 기능위가 서재의 문을 활짝 열며 소리쳤다.


“부인아!! 놀자!!!”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왜 소 왕비가 왕부에 도착하자마자 도망갔는지···..연왕은 웃음이 터질 것 같아 급히 손으로 막았다.


“아야야야야 큭큭”


그러다 찻잔을 손으로 잡아 다친 손가락이 얼굴에 닿아 아파하면서도 연 왕은 웃었다. 드디어 꿈에 한 발자국 다가서게 되었다.


****


정신 없는 하루였다. 수십 명의 상인들을 일일이 심문하고 조사하여 죄의 여부를 가려내고 죄가 있는 자 들은 그 증거까지 찾아야 하기에 다시 감옥으로 보내는 등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형부를 나서는 길에 하늘을 보니 어느새 달과 별은 하늘에 떠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고림소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마차에 올라타다가 양건추의 몸에서 술 냄새가 맡아져 그를 보았다. 고림소의 시선의 의미를 눈치챈 양건추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대인 오늘이 저희 대장 기일이라 술을 좀 마셨습니다.

마차를 모는 데에는 지장이 없게 하겠습니다.“


대장 기일이라는 말에 의문이 들었으나 고림소는 그 의문을 접었다.


“지금 몇시지?”


“인시(새벽 12 ~ 1시)입니다.”


“알았네. 출발하게”


“예 대인”


마차에 탄 고림소는 어깨가 뻐근하여 어깨를 두드리며 생각했다. 그가 만난 자가 대장이라 생각했었다. 그냥 자신을 숨기기 위해 대장이 아니라고 말한 것 뿐이라고. 그런데 진짜 대장이 죽었다면 그가 만난 자는 기능위 소왕야가 아니었던 걸까. 고림소는 생각에 빠진 채 자신의 침실에 도착하자 옷을 갈아입고 탁자에 앉아 처리하지 못한 서류를 쌓아놓은 뒤 습관적으로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차를 마시려는 순간이었다. 손 하나가 그의 팔목을 잡았다.


“누···..!!!!”


“이 차 마시면 내일 형부로 출근하지 못할 겁니다. 고대인”


얼굴을 모자로 가린 흑의인의 말에 고림소는 그를 껌벅거리며 쳐다보았다. 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고대인 방안에서 나는 이 향기가 안 맡아집니까?”


“예?...향기요?”



자신은 방에 향로를 피우지 않았다. 그런데 향기라니? 흑의인의 말에 코로 숨을 들이켠 고림소의 코끝에서 낯선 냄새가 맡아졌다.


“이 냄세는······?”


고림소의 질문에 흑의인은 답하지 않고 고림소가 들고 있던 찻잔을 빼앗아 그 안 에든 찻물을 창문 밖으로 버렸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고림소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


“섭은초 라는 것을 태우면 이런 향이 납니다. 그리고 섬은화를 우려서 차를 끓이면 그대로 영원히 잠듭니다.”



“태운 섭은초는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버렸습니다”


“소왕야께서는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고림소의 말에 소왕야 기능위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우선···.제가 머리를 다쳐 왕부로 돌아온 순간부터 이런 시도를 받아왔기에 잘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든 시도를 막아준게 건추이고요. 그래서 건추를 대인께 보낸겁니다. 그 녀석 의원 마을 출신이라 독은 기가 막히게 알아내거든요”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기에 고림소도 의원 마을에 대해서는 들어보았다. 그곳에 있는 의원들이 치료를 목적으로 부대로 오곤 했기에 가 본적은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선 고림소는 기능위의 말에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 나라의 소왕야를 독살 시키는 시도를 할 자가 몇이나 있을까.



“태후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바보 흉내를 내신거군요”


“예.”


“그렇겠지요. 혹시나 했는데 저희 형님 일가족을 죽인 것도 태후가 맞았군요”



고림소의 말에 기능위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형님···가족이요?”


“아······아닙니다. 그냥 개인적인 일이라 그냥 넘어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죽은 자이다. 소왕야에게 괜히 말해 뒤숭숭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고림소는 대충 얼버무렸다. 기능위는 고림소가 원하는 대로 그냥 넘어가려는 건지 바로 다음 용건을 말했다.



“의원마을에 가는 척 하면서 어딜 다녀와야 할 것 같아서요. 태후를 끝까지 몰아붙이십시오. 제가 간 일이 잘 처리되면 태후는 대인을 신경 쓰지 못하게 될겁니다. 아니 자신의 수하들을 챙길 정신이 없어질 겁니다. 그때 태후의 수하들을 제거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고림소는 대답을 한 뒤 시선을 느껴 고개를 들었다. 기능위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아주 빤히.


“소왕..야?”


“제가 어릴 적에 정혼녀의 집에 몰래 간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그때 안대인이 한 소년을 붙잡은 채 가지 말라고 애원하시는 걸 봤습니다. 고대인 그 소년과 많이 닮으셨네요. 안대인은 정랑부마의 친척이자 제 정혼녀의 가족으로서 황가의 일원으로 죽임을 당한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태후의 짓이라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고림소가 눈을 크게 떴다. 기능위는 넘어가줄 생각이 전혀 없던 것이다. 방심하게 만든 뒤 오히려 피해갈 수 없게 한뒤 훅하고 찔러 들어왔다.



“저를 본적이 있으시다고요?”


“예. 처음 만났을때 어디서 본적이 있다 생각했죠. 뒤늦게 떠올라 대인을 직접 만나러 왔습니다. 어째서 태후짓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그때 전부 독살 당했을 텐데요”


“그래서요. 형님 가족은 독살 당하지 않았습니다. 어디를 급히 가시려 한 건지 마차를 타고 가던 도중 식구들이 전부 화살을 맞고 죽었지요”


기능위는 방금 자신이 무슨 소리를 들었나 싶었다.


‘화살이 오빠를 죽이고 아빠를 죽이고 마차 안에 같이 있던 엄마도 죽였어요.’


소란이 별장에서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쉿! 왕야···..저들이 찾아내면 지는 거예요’


‘제발 조용해 마차 문이 열리면···.’


소란이 마차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간절하게 내뱉은 말이었다. 심장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형부 문서에는 다른 이들과 똑같이 환관이 가서 독주를 내밀었고 그 독을 일가가 전부 마시고 몰살 당했다 고만 적혀있는데?”


“강집사가 살아 있었습니다.”


기능위의 눈이 커졌다. 심서란이 말한 소란을 데리고 있었다는 강 아저씨였다.


“그가···..알려준건가?”


“예. 서신으로”


“그리고? 그 외에 뭘 알려줬습니까?”



고림소가 심상치 않은 모습의 기능위를 보았다.



“소왕야 괜찮으십니까?”


“묻는말에 대답하시오. 그 외에 더 알려 준거 있습니까?”


“없습니다. 마차에서 화살로 습격당했다. 조사해달라. 억울함을 풀어달라 그뿐이었습니다.”


“제 정혼녀의 이름이 안성란 맞습니까?”


“그건 태후가 내려 준 이름입니다. 실제 이름은 안소란입니다. 가족들만 알고 있는 이름이죠”


기능위는 벌떡 일어났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 하나 씩 하나 씩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기능위는 우선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가보겠습니다. 돌아오면 다시 만나러 오죠”


“···.들어가십시오···..”



심상치 않아 보이는 기능위의 표정에 어색하게 건네는 고림소의 인사를 듣지도 않고 기능위는 그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달렸다. 온 힘을 다해. 지붕 위를 밟으며 경공으로 새처럼 날 듯이 달렸다. 고림소의 집에서 느꼈던 혼란스러움과 당혹감은 곧 기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소란이······보고 싶었다. 집에 도착한 기능위는 자신의 처소의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실을 본 그의 걸음이 멈췄다. 소란이 곤히 자고 있었다. 그녀가······기능위는 침실로 다가가 누워있는 소란을 뒤에서 안았다.



“으음···.오셨어요? 오늘은 빨···.읍”


소란의 입술을 막았다. 가슴속을 가득 채운 이 말할 수 없는 충족감과 기쁨을 그녀도 알게 해주고 싶어서 기능위는 보드라운 입술에 닿고 또 닿았다. 그러는 사이 소란의 얼굴이 점점 이불 속으로 숨고 싶은 듯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그 움직임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느껴져 기능위는 끝내 웃음을 터트렸다.



“크크크크크 언제까지 도망칠거요? 학이 아기 줄 때 까지?”


“히힝!!!”


소란이 묘한 콧 소리를 내며 얼굴을 이불로 가려버리자 기능위는 더욱 크게 웃었다.


“괜찮소. 부인. 모비도 부왕과 혼인하시기 전까지는 그렇게 알고 있으셨다하오”


“진짜요?”


소란이 이불 사이로 눈만 빼꼼히 내밀며 물었다.


“응. 모비께서도 부모님이 안계시니까.”


“아···.그렇구나.”


“부인 그리고 이제부터 나 실성할거요. 어디를 좀 가야 하는데 실성하지 않고 서는 갈 수가 없는 곳이라서 말이오 내일부터 놀라지 마시게”


“어디 가시는데요?”



소란의 질문에 기능위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말했다.


“이번에 가는 곳은 좀 위험해서 나 혼자 갔다올거요. 혼자···.지낼수 있지요? 정 혼자 있기 싫으면 오상궁 불러도 되고.”


순간 소란의 얼굴이 바로 버림받은 강아지 표정이 되었다.


“어디···가시는데요?”


“국경 근처요. 그래서 부인을 데리고 가지 못해.”



소란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기능위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이미 지워 진 수궁사가 찍혀있던 곳을 자신도 모르게 쓰다듬었다. 소란은 자신의 정혼녀였다. 그런데 왜 도망치려 했을까. 어떻게 자신을 죽일 거라는 걸 알고 도망을 칠 수가 있었던 걸까? 한창 생각하던 기능위는 뭔가 가슴 부근을 간질간질 거리자 고개를 숙여 보았다. 소란이 움직이다가 생선 훔치다 걸린 고양이처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하시오?”


“그게···.손이···..저려서···..”


이 어여쁜 사람을 어찌할까. 기능위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침실의 휘장이 다시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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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12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5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5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4 0 18쪽
8 08 소란이 알고있는 것 24.09.04 16 0 18쪽
7 07 소란의 과거 24.09.03 15 0 14쪽
6 06 오해 24.09.02 15 0 18쪽
5 05 변수 24.08.30 1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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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 소란의 비밀 24.08.26 18 0 18쪽
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0 0 17쪽
1 01. 붉은 신부 복 24.08.21 28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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