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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그림/삽화
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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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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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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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 흑객들

DUMMY

안채에 들어서서 한참을 말 없이 차만 바라보는 연 왕을 연 왕비는 기다렸다. 말을 하라고 재촉하기에는 연 왕의 모습이 매우 진중했기 때문이었다. 차가 식었을 때 연 왕이 입을 열었다.


“왕비 술 한잔 합시다.”


한참 기다린 뒤 나온 말에 연 왕비는 이건 또 뭔가 싶었지만 평소 보여준적이 없는 심각한 연 왕의 분위기에 하인들을 시키지 않고 직접 말없이 일어섰고 술과 술잔 그리고 간단한 음식을 가지고 들어왔다. 연 왕은 여전히 무게를 잡은 채 술을 따른 뒤 마셨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연 왕비의 술잔에 직접 술을 따라 주었다.


“왕비. 맨정신으로는 견딜 수 없는 말을 할거니까. 우선 마시는 게 좋을거요”


“도대체···..”


뭔가 말을 하려 던 연 왕비는 술잔을 연 왕비 앞에 들이대는 연 왕의 모습에 술을 마셨다. 그리고 바로 또 마셨다. 그렇게 네 잔을 연이어 마신 연 왕비가 술잔을 거칠게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마셨어요.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위아와 관련된 일인거죠? 아침에 정아 집에 가기 전에 위아가 무슨 말 했어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연 왕비의 질문을 들으며 연 왕은 품에서 서신 한 장을 꺼냈다.


“보시오.”


연 왕이 건넨 서신을 본 연 왕비는 새가 물고기를 낚아 채듯 가져가서 보았다. 그녀의 눈이 놀란 듯 천천히 커지더니 멈췄다. 그녀의 서신을 잡고 있는 손이 벌벌 떨고 있었다.


“이게···.이게···..정말로 사실이에요?”


“우리 아들이 직접 본거요. 그리고 그 때문에 3년동안 바보 인척 한거고.”


연 왕비는 바로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


“어디 가시오?”


“위아 데리고 와야지요.”


“이리와서 앉으시오”


연 왕비는 연 왕의 말을 무시하고 문을 열려했다.


“녹검대 수장 녹연수 명을 받들라!”


연 왕비의 몸이 한순간 정지했다. 그러나 곧 천천히 돌아서서 연 왕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3일의 기간을 줄 테니 태후가 외부와 접촉할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찾아 제거하라. 창랑국도 포함된다. 태후는 절대 몰라야 한다.”


“녹연수 명을 받습니다.”


“툰카족의 근거지가 연왕부 주위에 있다. 계속 위아를 노리고 있으니 전멸시키되 그전에 태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조사하여 그들을 통해서 태후가 외부와 연락하는 경로를 조사하면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연 왕비가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본 연 왕의 눈에서 아픔이 지나갔다.


“연수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낮고 부드러운 음성에 연 왕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연 왕이 다가와 연 왕비의 손을 잡고 직접 일으켰다.


“위아는 인피면구로 얼굴을 가렸고 월광을 가져간 데다 미령도 같이 갔으니 걱정말게.”


“미안하다고 말하려 거든 입 다물어요. 내 아들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 그런데 태후의 귀를 차단하는 건 녹검대가 할거고. 고대인은 그 아이들이 알아서 보호하는 중인데 당신은 뭐해요?”


연 왕비의 질문에 연 왕의 몸이 움찔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강아지 같은 눈빛이 되어 연 왕비를 보았다.


“부인···..태후 막는 건 내가 하겠소. 부인이 누님을 만나 주시면 안되겠나?”


연 왕비는 연 왕의 계획을 이제 눈치채고 연 왕을 와락 안은 뒤 그의 볼에 입을 맞췄다.



“당신은 여전히 계략의 천재네요. 그래서 태서각을 건드렸군요. 잘하고 와요! 물 벼락 맞을 수도 있으니까 옷 여벌로 꼭 챙겨가라고 집사에게 말해둘께요. 3일 뒤에 봐요. 왕야”


반대편 볼에 입을 맞춘 연 왕비는 할 일 다 했다는 듯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히야···.누님 만나 달라니까 바로 도망치네. 허 이 배신감 어쩌지?”


나오는 말의 내용과 다르게 연 왕의 입술은 웃고 있었다.



****


관모를 쓰고나서 고림소는 눈을 감았다. 연 왕 덕분에 제재를 당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해를 할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을 죽이는 것이리라. 그러나 한 나라의 그것도 제국의 형부시랑이 죽는다면 현재 조사 중인 태후의 측근들이 의심 받을 거였다. 태후라면 그런 것쯤은 방해 거리도 안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도 오늘부터는 대놓고 그들의 비리를 조사할 수 있기에 그는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목숨을 건 조사였다.


‘형님의 복수는 할 수 있다’


고림소는 눈을 떴다. 오로지 이것만 생각할 것이다. 오로지. 한 걸음 한걸음 마음을 다잡으면서 걸어 고부의 대문을 나가 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마차를 타려다 말고 그는 잠시 멈췄다. 그의 시선이 마차 앞을 향했다.


“처음보는 얼굴인데? 양씨는?”


마부 석에 앉아 있는 자는 30대 중반으로 건장한 체격의 사내였다. 상황이 상황 인지라 신경이 민감해 진 고림소는 갑자기 바뀐 마부 때문에 그를 마중하기 위해 나와있던 집사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건가?”


“송구합니다. 대인. 양씨가 갑자기 허리를 다쳐서 조카를 대신 보냈습니다.”


고림소는 마부를 다시 보았다.


“양씨의 조카가 맞느냐?”


“예.”


“어느 쪽이냐?”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저에게 숙부님 되십니다.”


“전에 살던 곳은 어디냐?”


“고향은 남부 송림입니다만 여기저기 떠돌며 장사를 했습니다.”


양씨의 고향과 같았다.


“얼굴을 들어라”


사내가 얼굴을 들었다. 한쪽 뺨에 검에 당한 흉터가 보였다.


“국경에 간적 있느냐?”


“장사가 안 되서 밑천 다 날리고 돈을 벌기 위해 2년간 국경에 있었습니다.”


“이름이 뭐냐?”


“건추입니다. 대인”


“알았다. 형부로 가자”


“예”


국경에 있었던 것 때문에 집사가 들였나 보다 생각한 고림소는 마차에 올랐다. 국경의 부대에 소속되는 것은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은 걸리지만 정확한 신분을 알 수 있었기에 마부에 관한 일은 신경 끄고 마차에 앉아 오늘은 어느 대인의 집 앞에서 소란을 피워야 하나 생각하던 고림소는 갑자기 마차가 멈추는 바람에 마차의 창문을 잡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대인 달구지가 바퀴가 빠졌는지 움직이지 못해 길을 막고 있습니다. 어찌할까요?”


‘벌써?’


고림소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마차 밖을 보았다. 야채를 가득 실은 달구지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젊은 자가 마차를 들고 있고 아버지로 보이는 나이든 노인이 어떻게든 마차 바퀴를 달기 위해 용을 쓰고 있었지만 제대로 껴지지 않고 있었다.


“대인 가서 도와줄까요?”


“그래라”


마부는 마차에서 뛰어내려 노인이 들고 있던 바퀴를 건네받아 바로 마차에 꼈다. 노인이 고맙다며 인사를 하는 듯 마부인 건추의 손을 살짝 잡고 놓아주었다. 건추는 바로 돌아서 마차 위에 앉았다.


“대인 출발 하겠습니다.”


“그러게.”


고림소는 황급히 마차의 창문을 가리고 있던 천을 다시 내렸다. 다시 출발하던 고림소는 뒤에서 들려오는 삐걱거리는 소리에 창문으로 뒤를 보았다. 야채를 싣고 가던 달구지가 마차 뒤에서 바짝 따라오고 있었다.


“건추야.”


“······..예 대인“


“달구지가 가까이 쫓아오는 것 같은데 속력 좀 내거라. 부딪칠라”


“잠시만요······..속력을 내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부드럽게 속도가 빨라졌음을 느꼈다. 뒤에서 마차를 따라오던 달구지 소리가 약간 멀어진 듯 했으나 여전히 들려왔다. 고림소는 긴장을 멈추지 않고 뒤쪽에서 따라오는 달구지를 신경썼다. 그러나 형부에 도착하기 전 지나야 하는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달구지는 마차를 지나 그대로 큰길로 지나갔다. 고림소는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형부에 거의 다 왔기에 내리겠다고 말하려 던 순간 천으로 가려진 창문 사이로 검 날이 불쑥 들어왔다.



고림소는 급히 몸을 앞으로 숙여 검을 피해 마차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놀라 버렸다. 먼저 흑의를 입은 열 명 정도의 검을 든 자객들이 보였다. 너무도 빠른 자객의 등장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오히려 자신의 마차를 감싸고 서서 자객과 대치 중인 다섯 명의 사내가 이해가 안갔다. 게다가 그 다섯 명에 마부 건추와 달구지를 몰고 따라오던 사내와 노인도 껴 있었다.


“이···이게···..??”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뭐라 말을 못하던 고림소 대신 하얀 수염이 달린 노인이 흰 수염을 떼어버리며 말했다.


“한명도 살려둬선 안된다.”


“당연한 소릴 한다.”


“형님이 대장인 척 하지 마쇼”


갑자기 나타난 다섯 명 때문에 상황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춰있던 흑의인들은 눈앞의 다섯 명이 전부라고 결론 지었는지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다섯 명의 사내들은 그 검을 피하며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팔뚝 길이 만한 몽둥이가 손에 잡혔는데 그것을 바닥에 물 뿌리듯 터는 순간 그들의 어깨까지 오는 길이의 긴 봉이 되었다.


봉을 잡은 순간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마리의 맹수처럼 기운이 날카롭게 변했다. 통상적으로 10대 5면 한 명이 두 명을 맡아 상대하지만 이들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좁은 골목이라 10명이 전부 마차를 둘러싼 게 아니라 다섯이 조금 앞에 남은 다섯이 조금 뒤에 간격을 두고 마차를 에워쌌던 것이다.

봉을 든 그들은 정확하게 흑의인의 검 면 혹은 팔목을 때려서 공격성을 떨어트리는 것을 시작으로 봉과 하나가 된 듯 자객들에게 공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일각도 채 되지 않아 자객의 검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를 기다렸던 듯 다섯 명이 봉의 윗부분을 툭 건들자 날카로운 창 날이 튀어나와 자객들의 심장 혹은 목을 정확하게 찔렀다. 다섯 명의 사내는 창에 뭍은 피를 털어낸 뒤 날을 집어넣고 봉 부분을 네 개로 나눈 뒤 접어 허리에 찼다. 그리고 각자 골목을 나가더니 흩어졌다. 건추와 수염을 뗀 자가 남아 있다가 고림소를 보았다.


“건추와 항상 같이 다니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지킬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뒤처리는 대인이 맡아 주셔야 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았던 자도 사라진 뒤 고림소는 건추를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보았다.


“그때 만났던 분이 지켜주는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저희가 모두 동의한 것 뿐입니다. 우선 고대인이 무공을 할 줄 안다는 것은 숨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타십시오. 형부 앞까지 모셔다 드려야지요”


“고맙네.”


얼결에 인사 한 뒤 고림소는 마차에 다시 오르고 마차는 출발했다. 그때 건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인 제 이름 일반 병사 명단에서는 찾지 못하실 겁니다. 그리고 오기로 했던 양씨의 조카는 대인의 이름을 빌려 오지 말라고 전달했습니다. 함부로 대인의 이름을 써서 송구합니다.”


“아···.알았네”


그럴 것이다. 몸과 하나가 된 듯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창. 본능인 듯 검을 피하는 움직임. 빠지고 혹은 치고 들어가는 딱 들어맞는 호흡. 이들은 한 두해 같이 싸워본 것이 아니었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그런 특수하게 만든 창을 가지고 있고 현재 국경에 없는 자들이라면

기능위와 어릴 때부터 같이 무공을 연마하고 국경까지 따라가 친위무사들을 지휘하고 통솔했던 친위 군장 12명 뿐이었다. 그들은 소왕야와 부하들의 관계가 아니라 어릴 때 부터 같이 자라 친 형제 같은 관계였기에 온갖 영웅담과 소설에 등장하는 단골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럼 그때 자신이 만난자는······고림소는 그때 자신이 한말이 떠올라 눈앞이 캄캄해져와 눈을 감았다. 기능위는 바보가 아니었다.


“대인 내리십시오”


고림소는 마차의 문을 열었다. 형부의 간판이 눈앞에 보였다. 확실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고림소는 두려운 마음이 아닌 담담해진 마음으로 형부로 들어가는 계단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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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녹검대 부활과 합방 24.09.12 15 0 17쪽
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 12. 흑객들 24.09.10 14 0 12쪽
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4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5 0 12쪽
9 09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1) 24.09.05 13 0 18쪽
8 08 소란이 알고있는 것 24.09.04 16 0 18쪽
7 07 소란의 과거 24.09.03 14 0 14쪽
6 06 오해 24.09.02 15 0 18쪽
5 05 변수 24.08.30 17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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