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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渗
그림/삽화
서서히渗
작품등록일 :
2024.08.21 23: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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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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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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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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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4. 녹검대 부활과 합방

DUMMY

‘비둘기가 없는데 서신을 작성했다는 건······.‘


손바닥 보다 작지만 일반종이와는 다른 종이를 보며 생각하던 고림소는 회주의 시체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우물을 들여다 보았다. 어두워서 보이 지가 않아 화섭자를 꺼내어 우물 안을 비쳤다. 작은 죽 통이 우물 밑으로 쑥하고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곽 수사관!!”


“예 대인”


“도성 내의 우물이 어느 강과 연결되어 있나?”


“세류강입니다. 대인”


“당장 세류강을 가서 이곳 회주가 전달하는 서신을 거두는 자가 있을거다. 작은 통을 우물을 통해서 보냈다. 찾아라!!”


“예”


곽 수사관이 나가고 고림소는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이미 죽어있는 두 사람의 시체와 딱 보이는 곳에 놓인 비밀 장부. 그리고 입구가 활짝 개방되어 있는 비밀 금고를 보았다. 관원들이 비밀 금고로 들어가 금 궤짝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관원 중 한 명이 금 궤짝이 무거웠는지 살짝 몸이 비틀 거렸고 중심을 잡기 위해 어깨를 벽에 기댔는데 하필 이면 난초 병풍에서 난초가 그려 진 부분을 건드렸다.


‘철컥 철컥’


순간 비밀 금고의 입구가 되는 양쪽 벽에 동그란 구멍들이 기계의 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고림소는 싸한 느낌에 입구에 서 있던 관원 한 명을 발로 차서 입구 안으로 떨어트렸다. 동시에 동그란 구멍에서 수십 개의 작은 암기들이 튀어나왔다.


“조심해!!”


“모두 궤짝 뒤로 숨어라”


고림소는 소리친 뒤 입구에서 자신이 발로 찬 관원을 다른 관원이 끌어당겨 궤짝 뒤로 숨는 것을 보고 난초 병풍을 들어 앞서 비밀 입구를 연 자와 똑 같은 방법으로 똑 같은 곳을 눌렀다.


‘철컹 철컹’


미세한 기계 음과 함께 작은 구멍들이 사라졌다.


“후우”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고림소는 비밀 입구 쪽을 봤다.


“다친자는 없느냐?”


“없..는것 같습니다.”


“가..감사합니다. 대인”


“됐다. 조심해서 옮겨라.”


목숨을 구함 받은 관원의 인사에 고림소는 본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무심한 듯 대답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자신보다 먼저 다녀간 자 들은 함정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그자들은···누구지?’


중요한 일이 있다며 건추는 하루만 자리를 비우겠다고 했으니 그 일행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적은 아닌 것 같으니 차차 조사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림소는 상가 밖으로 나갔다.


****


형부사람들이 에워싼 상가 건물이 보이는 골목 사이에 서 있던 여인은 뒤에 서있는 수하들에게 말했다.


“보고해라”


“모든 장부가 금선회의 이름을 빌려 기록됐습니다.”


“대장. 비밀 금고에 금 백관 정도가 있었습니다.”


“뭐어? 얼마??”


마지막으로 내뱉은 자의 말에 모두가 놀라 그를 보았다.


“한 제국의 일 년 세금이 금 3백관이야. 그 3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이 왔다 갔다 한거야? 무기 밀매로는 절대로 벌 수 없는 금액인데??”


잠시 생각하던 여인은 바로 말을 이어갔다.


“다른건?”


“융족에 연락하는 방법만 있을 뿐 태후와 관련된 건 없습니다.”


“그럼 금선회로 간다.”


“예”


20명에 가까운 자 들이 골목을 빠져나가 넓은 공터에 세워뒀던 말에 올라탔다. 그들은 전부 똑 같은 허리띠를 차고 있었는데 허리띠 가운데에 녹색의 장식 비슷한 것이 달려 있었다. 다만 지금껏 명령을 내린 여인의 허리띠는 전부 녹색으로 되어 있었다.

그들은 도성의 성문을 나서는 순간 북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금선회는 황가 소유의 광산을 관리하기에 본부가 북쪽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


“대장을 위하여!”


평소에는 사람의 흔적이 없던 산속 작은 초가에 우렁찬 사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탁자에는 음식은 한 개도 없이 술병만 한 개 씩 들고 있었다. 술병을 부딪친 그들은 그대로 술병 채로 마셨다.


“카핫 술 맛 좋다. 이걸 드디어 마시네?”


“그러게. 제대로 익었는데?”


술을 마신 뒤 한 마디 씩 던지던 그들은 탁자 한가운데에 사람은 없고 네 개의 술병만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전쟁에서 돌아오면 같이 마시자고 뭍은 건데······”


“술은 익을 대로 익어 그 향기 짙은데 같이 마셔 줄 이는 낯선 땅에 뭍 혀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노인으로 분장하여 고림소 대인을 지켰던 사내가 술병을 든 채 내뱉은 말에 방안은 순식간에 슬픔으로 가득찼다.


“목검으로 치던 나무 인형이 아직도 있으니 주인 잃은 그 검을 그 옆에 꽂으리라.”


기능위가 답하듯 내뱉은 시의 대구를 들은 사내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좋습니다. 역시 소왕야!”


“그만 청승 떨고 마셔! 오늘 지나면 정신이 없을 거다.”


“잠..잠깐만. 어디서 맛있는 냄새 나지 않냐?”



다시 술병을 들고 병째로 마시던 사내들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고 코를 벌름거렸다.


“요 알싸하면서 고소한 향기는 참기름에 버무린 드룹 냄센데?”


“시원하면서 개운한 이 향기는 깻잎 냄세고?”


사내들이 강시처럼 코를 벌름 거리며 이리저리 방황할 때 문이 열리고 소란이 음식이 담긴 쟁반을 들고 왔다. 순간 기능위를 제외하고 전부 벌떡 일어났다. 자신은 본체만 체 하던 녀석들이 소란을 향해서는 소 왕비로서 대우 해주는 이 상황에 기능위는 우선 어이가 없었지만 넘어갔다. 상전을 향한 예를 받는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소란이 얼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인 그건 뭐요?”


“아······빈속에 드시면 안될 것 같아서 주방을 뒤졌더니 참기름이랑 소금이며 몇 가지 조미료가 있길래 산에서 직접 따서 만들어 왔어요. 드실 래요?”



소란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내가 냉큼 쟁반을 받으며 말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소 왕비 마마”


“송구합니다. 마마”



딱 봐도 정갈하게 접시에 담겨 진 음식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만들었다. 침이 고이지만 소 왕비 앞이라 먹지 않는 사내들을 보며 기능위가 소란을 보았다.


“부인 옆방에 있으시오. 이 녀석들은 이거 한 병 마시고 바로 돌아갈거요”


“예”


소란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수십 개의 젓가락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잠깐. 이거 내 부인이 만들어 온거거든?”


“여기 있는 놈들 다 총각입니다. 어디 가서 이런 음식 먹습니까?”


“이건 우리겁니다. 아니면 그냥 옆방으로 가시든가”


“장군 께서는 왕부에서 맘만 먹으면 매일 드실 수 있잖아요. 양보하시죠”


강력한 항의와 마지막 아복의 말에 기능위는 집어 들었던 젓가락을 슬그머니 탁자에 내려놨다. 뭐 왕부에가면 혼자 서만 먹을 수 있으니까.


*****


저녁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 형부로 수많은 사람들이 묶여서 잡혀 들어오는 모습을 수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지켜보았다. 상가라는 특성 상 한 곳에서 오랫동안 장사하기에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가 대부분이었기에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소리가 형부 대문 밖을 가득 메웠다. 형부 내부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오랜 시간 장사하던 상인 들이라 그 수가 꽤 많았기에 순식간에 형부는 사람으로 가득 차 버렸다.



“대인!!!”


잡아온 자 들을 지하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 형부 마당에서 감독 중이던 고림소 대인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뛰어 들어오는 곽 수사관이 보였다. 곽 수사관은 다짜고짜 고림소의 앞에 손을 내밀었다. 그의 손에 올려져 있는 작은 통을 보고 그는 우선 질문했다.


“이걸 건진자는?”


“자결했습니다.”


“자결이라······.평번한 상인은 확실히 아니군”


고림소는 통을 열어 안의 내용을 보았다. 순간 그의 눈이 커졌다. 자신보다 앞서서 이들을 조사하고 도움까지 준 자 들이 누군지 그곳에 써있었다. 연 왕에게 부탁을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흡사 이런 상황이 벌어지길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곽 수사관 내용 봤나?”


곽 수사관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고림소는 종이를 갈기갈기 찢으며 말했다.


“자넨 아무것도 못 본거야.”


“대인! 그걸 찢으시면···.”


고림소는 곽 수사관을 보았다.


“연왕 전하가 위험해 진다.”


“하지만······.”


곽 수사관이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고림소 대인이 먼저 말했다.


“금선회를 불법 무기 거래 혐의로 형부로 소환하게!”


“대인! 금선회는 별도로 암살자들을 운영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들까지 적으로 돌리시면 너무 위험합니다.”



고림소는 곽 수사관의 걱정 가득한 말에 웃었다.


“걱정말게. 날 보호 해주는 자 들이 있으니까”


“예?”


“그런게 있으니 자넨 바로 금선회에 다녀오게. 소환장 써 줄 테니 가지고 가게.”


“···..예 대인”


왕방울 만한 눈을 떼구르르 굴리며 이해가 안 간다는 곽 수사관의 표정에 고림소는 웃음이 터져 나올 뻔한 것을 억지로 참고 급히 형부 안으로 들어갔다. 이일을 하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그에게 물러설 곳은 없게 되었지만 방금 전에 눈으로 확인한 쪽지로 인해 이젠 자신이 물러설 생각이 없어졌다.


****


‘촤아아아악’


‘땡그랑’


“송구합니다. 왕야. 대공주께서..대공주께서 명하셔서······..”



명령대로 대야의 물을 연 왕에게 쏟아붓고 그대로 엎드린 하녀를 보며 연 왕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날 자신의 집에 들어오면 물벼락을 맞을줄 알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설마 하는 심정으로 왔기에 잠시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주위를 보니 공주 부에서 일하는 하녀나 하인들 전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큰 누님 다웠다.

황가의 체면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그녀이기에 아마 하녀가 물을 담은 그릇을 들고 나온 순간 부터 그들은 엎드렸을 것이다. 자신이 혼내는 것이라 할지라도 황가 사람의 치욕적인 모습을 아랫것들이 보는 걸 용납할 성격이 아니었다. 그리 고집스러운 면이 있기에 이 황가에서 태후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그래서 그녀의 도움이 꼭 필요했다. 연 왕은 굳게 닫혀 있는 공주의 처소를 보았다.


25년 전에 대 공주는 도성에 없었기에 황제를 끌어내리려 던 계획을 아예 몰라 황제가 죽이지 않았다. 그리고 13년 전에는 남녀 차이 없이 동일한 작위와 황제 계승 권이 주어지는 황가의 법률 상 장녀로 황위 계승 권 서열 1위였지만 대 공주는 살아남았다. 몸이 약해 요양을 반복했던 부마가 아주 어렵게 얻은 3살의 딸을 두고 죽은 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기 떄문이었다. 어쨌건 연 왕을 제외하고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적통 혈통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기이하게도 자신을 죽이려 했던 선 황제나 현 태후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연 왕을 죽도록 미워했다.


“누님! 나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님밖에 없소. 나 진짜 안볼거요?”


공주 처소의 문이 다시 열리며 또 대야를 들고 벌벌 떨며 하녀가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대야의 물을 연 왕에게 쏟으려 던 그 순간 이었다. 연 왕은 돌아섰다.


“누님 내일 또 올거요! 아 그리고 나 옷 미리 준비해왔으니 걱정은 마시오!”


홀딱 젖은 모습 그대로 연 왕은 공주부의 내(内)정원을 지나쳤다. 그가 지나 가기 전 공주 부 하인이나 하녀는 모두 엎드렸다. 은령대나 호위 무사들이 머물고 있는 거처가 있는 외 (外) 정원을 지날 때는 무사나 은령대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아랫사람에게 보란 듯이 연 왕을 무시하는 육촌의 먼 친척들 보다 물 세례는 주지만 철저하게 연 왕의 체면은 지켜 주는 누님이 확실히 같은 핏줄이었다. 반시진 가까이 걷다 보니 옷이 다 마른 것 같았지만 연 왕은 어찌 됐건 무사히 공주 부를 나섰다. 공주 부 문 앞에 서있던 연왕부 집사가 놀라 뛰어왔다.



“왕야!”


“괜찮아. 보는 사람도 없는데 뭘. 그리고 걸어오는 동안 거의 말랐어. 옷 마차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게”


“예”


덩그러니 거대한 공주 부 건물 밖에 없었기에 연 왕은 마차 안에서 집사가 새로 가져다준 옷을 갈아 입고 나서야 출발했다.


****


왁자지껄한 소리가 열린 창문을 통해 들려왔다. 벌써 어스름한 붉은빛 노을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곳으로 향하기 전 기능위가 소란의 귀에 작게 말했었다. 이건 꿈이라고. 그래서 였을까.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갖다 주고 그 후로 쭉 침실에 혼자 있으면서 소란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기능위가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한 이후 부터였다. 질문을 한다는 건 아는 거고 아는 만큼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도 알려준다는걸 깨달았다. 게다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가 누군지 알고 있기에 더욱더 명확 해진 기분이었다.

소란이 해야 할 일은 이제 두가지였다. 하나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기능위가 보여 주는 것만 보고 말해주는 것만 들으며 궁금하면 질문하면서 그를 믿는 것. 그리고 다른 한가지는 왜 그녀가 가족을 죽이려 했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 아니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란은 오른쪽 팔의 소매를 걷어 팔에 찍힌 수궁사를 보았다.


자신은 현 황제의 정혼녀 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란도 알았다. 20년 넘게 주위를 철저하게 속이고 있던 연 왕과 소왕야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것도 아주 급하게 말이다. 그것 만으로도 매우 심각한 일이라는 건 어린아이라도 눈치챌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주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족을 왜 태후가 죽이려 했는지, 자기 아들 정혼녀의 가족을 죽이려 한 건지 그 이유가 태후를 공격 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 이다.

소란은 꿈에서 본 기억을 다시 떠올리려 애썼다. 아직 까지 엄마가 죽는 장면은 너무 무섭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혹시 다른 기억이 또 날까 싶어 생각하고 계속 생각했다. 어느새 소란은 노을이 사라지고 어두운 방안에 달빛이 비쳐 들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침대의 이불을 양손으로 꼭 잡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소란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에 움찔하며 놀라 눈을 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누군가 자신의 옆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는 실루엣이 보였다. 그 커다란 형체가 꿈에서 가족을 죽이던 자의 모습과 겹쳐져 소란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말이다.


“부인? 뭐하고 있소?”


“아···..부군! 어두 워진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금방 불을 켜.···꺄악!”


일어나던 소란은 자신의 손을 잡아 당기는 기능위의 강한 힘에 놀라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비명 소리와 함께 소란의 몸은 침대에 눕혀졌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생각 하기도 전에 어두운 밤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에서 바라보는 기능위의 눈빛이 또렷하게 빛나 보였다. 순간 소란은 이유도 모른 채 심장이 두근거려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일어나려고 했으나 기능위가 그녀의 몸을 가볍게 제압했다.


“부···부군??”


낯설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기능위가 맞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 눈빛이 처음 보는 눈빛이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뭐라고 표현하기 조차 어려운 기이한 두려움에 기능위의 눈을 피하고 싶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피하기 싫었다. 정확하게는 피하면 안될 것 같았다.


“란아!”


“···..”


평소와 같았지만 다른 목소리. 부인이 아닌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의 끝이 살짝 갈라졌다.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기능위의 손이 움직여 그녀의 이마를 그리고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평소와 같은 손길이었는데 소란은 오늘 따라 아니 지금은 심장이 터져나올것만 같아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소란 자신은 모르지만 눈도 깜빡이지 않고 있었다.


“란아. 꿈은 오늘까지야. 그리고 꿈에서 중요한 걸 하나 해야 해.”


기능위의 손이 소란의 오른쪽 손 바닥부터 시작해 천천히 팔목까지 올라가며 소매를 걷어냈다. 그리고 붉게 찍혀있는 수궁사를 손으로 잡았다. 소란을 바라보는 기능위의 눈빛이 더 강해지고 소란은 기능위가 방금 팔을 만질 때 그의 손가락이 닿은 부분이 오싹한 듯 기이한 느낌이 들어 팔을 빼려다가 기능위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 바로 앞까지 가까워지자 굳어버렸다. 자신의 입술에서 낯선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 그 감촉이 떨어지자 기능위의 얼굴이 다시 정면에서 보였다. 기능위의 팔은 여전히 소란의 수궁사를 잡고 있었다.


“오늘 밤 수궁사를 없앨거야”


“없애는 방법이 있어요?”


“응. 눈 감으면 할거야”


소란이 눈을 감은 것을 본 기능위의 손이 침대 모서리에 묶여 있는 휘장의 끈을 풀어 휘장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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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밟힌 꼬리 24.09.11 1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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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연리지처럼 24.09.09 15 0 20쪽
10 10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이유(2) 24.09.06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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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2. 시작 되었다. 24.08.23 20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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