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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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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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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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3

DUMMY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3






김소현은 송별회가 너무나 기다려졌다.

바로 사적인 질문을 해도 된다는 차진혁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한 채 간 송별회.

차진혁의 주변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지키고 있었다.


'젠장···. 인기가 너무 많잖아.'


옆자리에 앉아 송별회 내내 사적인 질문을 하려던 김소현의 계획이 무산되었다.

다행인 것은 다들 돌아가면서 차진혁에게 술을 따라 준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차례가 온 김소현은 떨리는 마음으로 다가가 술을 따라주며 가볍게 대화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 말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도 되냐는 질문이었다.

고작 연락을 해도 되냐는 질문에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대답은 예스도 노도 아닌 어중간한 대답이었지만, 안 받지는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김소현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려는 데 갑자기 화장실에 가겠다는 차진혁.

그를 기다렸지만, 그는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다른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과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신과 이야기할 때보다 더 기분 좋은 얼굴로.


'혹시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건가?'


김소현은 송별회 내내 자신을 피해 다니는 차진혁을 보며 확신이 들었다.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한 것이라고.

갑자기 그에게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기 기분이 안 좋아졌다.

그런 자신의 기분을 모르는지 차진혁은 즐거워만 보였다.


어느덧 술을 마신 지 5시간 정도가 지나자 취한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김소현은 자처해서 사람들을 챙겼다.

택시를 태워 보내거나,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돌려보냈다.


"제가 챙길 테니까 다들 먼저 가보세요."

"고마워. 소현 씨."


차진혁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집에 돌려보냈다.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줄도 모른 채 차진혁은 벽에 기대어 졸고 있었다.

3년 동안 그를 보았지만,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은 처음이었다.

김소현은 그런 차진혁을 보자 마음이 아려왔다.


"많이 힘드셨나 봐···."


그의 결혼 생활을 소문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며, 그가 이혼 후 그의 전 부인에 관해서 따로 조사까지 시켜 자세히 알아보았다.


"하아···.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어도···."


김소현이 회사에 들어왔을 때 차진혁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다.

그 뒤로 김소현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것뿐.

또는 그가 이혼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진짜로 벌어진 것이었다.


매번 집에 있는 아내를 위해서 처절하게 일하던 그가 안쓰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는 모습도 잘생겼단 말이지···."


참고로 김소현이 차진혁에게 반한 이유 중에는 얼굴도 포함되어 있었다.

잠시 차진혁의 자는 얼굴을 감상한 김소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깨웠다.


"과장님. 집에 가셔야죠."

"아···. 응."


졸고 있는 차진혁을 깨우자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온 차진혁은 도로에 손을 휘적거리며 택시를 잡으려 했다.


"택시!"

"새벽이라 잘 안 잡혀요. 제가 택시 불렀으니까 기다리세요."

"고마워."


많이 취해 허들이 조금 낮아진 듯한 차진혁을 본 김소현은 이때다 싶어 택시를 기다리며 말을 걸었다.


"과장님."

"대리라니까···."

"많이 취하셨어요."

"그러게. 많이 취했네."


가게 안에서 차진혁이 일부러 자신을 피한 것을 떠올린 김소현이었다.


"차 대리님."

"왜?"

"혹시 저 불편하세요?"

"글쎄···. 불편하긴 하지."

"네? 왜요? 제가 뭐 잘못했어요?"

"아니. 다 내 잘못이지. 이혼남에다가 이제는 백수인데."


솔직하게 대답하는 차진혁의 대답에 김소현은 조금 슬펐다.

아무리 보아도 그가 잘못한 것은 그저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었다.


"대리님이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요."

"아냐···. 내 잘못이야. 내가 더 잘생기고 내가 더 능력이 있어서 돈을 잘 벌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아니, 애초에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대리님···."


김소현이 안쓰럽게 차진혁을 바라보자 그는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그러니까 자꾸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오해하게 되잖아."

"네? 무슨 오해요?"

"네가 이혼남인 나한테. 이혼한 지 일주일도 안 된 나한테 관심이 있어 보이잖아. 그럼 네 소문만 안 좋아져."

"그거 오해 아니에요."


그 순간 김소현은 반사적으로 차진혁의 목을 끌어안아 키스를 했다.

지금껏 남자를 만나본 적 없던 김소현의 첫 키스였다.

그녀의 첫 키스는 술 냄새가 섞인 씁쓸한 맛이었다.

마치 차진혁의 씁쓸한 감정처럼.


갑자기 키스를 하자 당황한 차진혁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뭐···. 뭐 하는 거야. 이러면 안 돼."

"왜요? 이제 만나는 사람 없잖아요."

"나 이혼남이야."

"알아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많이 취한 것 같은데···.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집에 가."

"저 하나도 안 취했어요."


김소현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이었다.

김소현의 올곧은 눈을 본 차진혁은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어디 하나 모자라지 않은 여자가 왜 자신에게 키스를 하는지.

모자란 점을 굳이 찾자면 방금 찾은 남자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이었다.


"혹시 이혼남이 취향?"

"그···.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차 대리님이라서 좋은 거라고요."


김소현의 고백에 차진혁이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아···. 술이 확 깨네.“


물론 술이 깼다는 건 차진혁의 착각이었다.


"그럼 저희끼리 2차 갈까요?"

"내일 출근 안 해?"

"네. 연차 냈어요."

"..."


김소현은 철두철미한 성격.

오늘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연차까지 야무지게 사용했었다.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면 걱정하셔."

"저 27살이에요. 다 큰 성인이라고요. 그리고 혼자 사는데요."

"..."


당돌한 김소현의 대답에 차진혁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내가 졌다 졌어. 너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그동안은 유부남이셨으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유부남은 좀···."

"이혼남이랑 뭔 차이야."

"법적으로 혼자인 거?"

"하아···. 오늘 너랑 할 얘기가 좀 많을 것 같다."


차진혁은 김소현에게 어디로 갈지 물었고, 김소현은 본격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기 회사 주변이라 회사 사람들이랑 마주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냥 대리님 집에 가서 마시면 안 되나요?"

"하긴···. 그렇겠네."


술을 많이 마신 차진혁은 그녀의 논리에 설득당해 그녀를 집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이때까지 차진혁은 자신이 있었다.

김소현에게 넘어가지 않을 자신이.


그렇게 2차로 차진혁의 집까지 들어간 김소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들어와."

"실례하겠습니다."


집에 들어온 김소현은 아직 전 부인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미간이 찌푸려졌다.

차진혁이 이혼을 한다고 할 때부터 김소현은 그의 부인에 관해 따로 조사를 했었다.

그리고 그의 전 부인 진소라의 악행을 전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차진혁이 출근하면 동네 여자들과 모여 그의 험담을 그렇게 했었다.


"복에 겨운 년. 누군 3년 동안 옆에서 바라만 봤는데."

"뭐라고?"


혼자 구시렁거리는 소리에 차진혁이 반응하자 김소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아니에요. 얼른 2차 시작하시죠."

"그래···. 조금만 기다려."


안주는 집 앞 편의점에서 산 간편식들이었다.


"자, 그래서 내가 왜 좋은 건데?"


차진혁은 위스키를 따른 뒤 본격적으로 김소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김소현은 바로 위스키 한잔을 비운 뒤 차진혁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일단 얼굴이요. 제가 좀 퇴폐미 넘치는 남자를 좋아해서요. 한국에서 퇴폐미 있는 남자를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이건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야. 다음."

"음···. 성격도 저랑 잘 맞고요."

"나 성격 안 좋은데. 가끔 욱해."


차진혁의 대답에 이번에는 김소현이 물었다.


"욱하면 사람도 때려요?"

"고등학생 때는 그랬지."

"왜요?"

"걔가 내 부모님 욕해서."

"맞을 만했네요."

"여자 때린 적은 있어요?"

"없어."

"물건을 집어 던진 적은?"

"없어."

"그 정도면 뭐···. 담배도 안 피우고,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지병도 없는 것 같고, 책임감도 있고, 몸매도 좋은 편이시고, 주사도 딱히 없는 것 같으시고···."


차진혁은 자신의 퉁명스러운 대답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김소현이 더더욱 이해가 안 되었다.


"너···.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그거 아세요?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후회라는 걸 딱 한 번 해봤어요. 바로 대리님이 유부남인 걸 알았을 때. 왜 이 회사에 빨리 오지 않았는지···. 그게 태어나서 가장 후회한 일이에요."


태어나서 가장 후회한 일이 자신을 놓쳤다는 일이라는 말에 차진혁은 점점 할 말을 잃었다.


한순간의 실수나 스쳐 가는 감정이 아니었다.

김소현도 3년이란 오랜 시간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이런 질문 자체가 되게 기분 나쁜 거 아세요?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어요. 그냥 좋은 거지. 보고 싶고, 손 잡고 싶고, 껴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으면 그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맞는데···."

"솔직히 저같이 예쁘고 어린 여자애가 좋다고 하는데 왜 고민하는 건데요! 내가 좋다는데!"


김소현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던 차진혁의 마음이 그녀의 투정에 속절없이 무너져 버렸다.

역시 술의 힘은 대단했다.


***


"그래서 이렇게 되었답니다. 책임져 주실 거죠?"

"..."


김소현의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진혁은 중간중간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와 잠을 잤다는 것이었다.


"미안하다. 내가 죄인이야. 욕해도 받아들일게. 우리 사이는 좀 더 생각해보자."

"안돼요!"

"말했듯이 나 이혼남이야. 이혼한 지 일주일도 안 됐어."

"상관없다니까요."

"내가 상관있어서 그래."


진혁이 달라붙는 김소현을 밀어내자 갑자기 금방 눈물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을 했다.


"왜요? 저 매력 없어요?"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

"어제 저한테 얼굴도 예쁜데 몸매도 좋다고 얘기하셨잖아요."

"제발···. 그만."


지금 상황을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김소현 때문에 진혁의 얼굴이 붉어졌다.


"일단 알겠으니까. 옷부터 입자."

"네."


김소현과 진혁은 옷을 입은 뒤 거실로 나왔다.


"진짜 나는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그래, 이혼남인 나한테 끌릴 수 있어.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야. 특히 너처럼 뭐하나 빠지는 거 없는 여자가 왜 하필 나 같은 이혼남이야. 부모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어."

"괜찮아요. 아이도 없으시고. 뭐···. 부모님 마음이 아픈 그것보다 제가 행복한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랑 살면 불행할 거야."

"이거 봐요. 지금 이런 상황에서조차 제 걱정을 해주고 계시잖아요."

"나 어제 퇴사한 사람이야. 백수라고. 언제 취업할지 정하지도 않았고."

"알아요."

"나 돈 없어서 곧 이사도 가야 해."

"저 돈 많아요. 오빠 한 명 정도는 먹여 살릴 수 있어요."

"..."


절대 물러서지 않는 김소현의 모습에 진혁은 머리를 감쌌다.


"하아···. 일단 아침부터 먹자."

"네!"


아침을 먹자는 소리에 해맑은 표정으로 대답하는 김소현이었다.

진혁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자주 해주었던 콩나물 북엇국을 끓였다.

콩나물을 씻고 북어를 불린 뒤 참기름과 파를 넣고 볶는 그 순간 김소현이 뒤에서 말을 건넸다.


"음···. 그래서 저희 결혼은 언제 할까요?"


그녀의 말에 아무래도 무언가 단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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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9 24.09.04 4,065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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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6 +5 24.09.01 4,363 63 12쪽
5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5 +5 24.08.31 4,592 53 12쪽
4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4 24.08.30 4,858 53 13쪽
»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3 +3 24.08.29 5,077 65 12쪽
2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2 +2 24.08.28 5,303 6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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