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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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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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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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8

DUMMY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18






진혁은 김소현이 마테오를 부를 때부터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그 정도로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자신을 제외하고서.


'뭐지? 저 아는 언니분이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자신보다 눈치가 빠른 김소현이 아무 이유 없이 마테오를 부를 리 없었다.

그 외에도 쓸쓸하게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이 신경 쓰인 것은 별개였다.

마테오를 불러 세운 진혁은 지금이 저녁 식사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라는 것을 떠올리고는 함께 식사할 것을 제안했다.


"저녁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직입니다."

"괜찮으면 같이 식사하는 거 어떻습니까?"


김소현은 뒤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었고, 마테오는 곤란한 얼굴을 했다.

잠깐의 고민 끝에 마테오가 진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연히 현지인만 알고 있는 맛집으로 데려다주실 거죠? 계산은 저희가 할게요."

"제 단골 식당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시죠."


순식간에 식사 약속을 잡은 김소현이 박주현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럼 언니. 다음에 한국 오면 연락해요.

"어? 어···. 조심히 가."


박주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고, 세 사람은 건물에서 나와 마테오가 자주 가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한 뒤 주문은 마테오가 직접 했다.


"늘 먹던 거로 3인분 주세요."


잠시 후, 나온 음식은 슈바인스학세.

돼지 다리를 구워서 만든 요리였다.

그런데 표면에 특수한 양념을 발랐는지 껍질이 반짝반짝 빛났다.


"여기 슈바인스학세가 엄청 맛있거든요. 드셔보세요."


마테오의 말에 진혁과 김소현이 고기를 잘라 입에 넣었다.


"어? 겉이 엄청 달달한데요?"

"설탕은 아니고 키위를 곱게 갈아서 바른 거라고 하더군요."

"오···."


식사를 시작한 지 3분 정도가 지났을 때, 김소현이 갑자기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을 건넸다.


"그런데 피아노는 인제 그만두신 건가요?"


김소현의 질문에 마테오의 표정이 굳었다.


"제가 피아노 친 건 어떻게···."

"주현 언니가 말해주기도 했고, 사실 저 봤었거든요. 마테오 씨 공연."

"네?"

"예전에 베를린에 놀러 왔을 때, 그때는 필하모닉에서 피아노치고 계셨거든요."


피아노 치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는 말에 마테오는 잠시 고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얘기하자면 긴데···. 제가 멍청해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손을 다치는 바람에."

"..."


생각보다 덤덤하게 대답하는 마테오에게 김소현은 질문을 이어갔다.


"재활은 안 하셨나요?"

"제가 그 정도로 형편이 좋았던 게 아니라서요."

"그래서 깡패 생활하고 있는 건가요?"

"소현아."


김소현이 선을 넘는 것 같아 보이자, 옆에서 진혁이 말렸다.


"그만해. 이건 아닌 거 같아."

"알겠어.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고. 피아노···. 계속 치고 싶으면 여기로 전화해 주세요."


김소현은 명함을 한 장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리고 음식은 맛있었어요. 나머지는 포장해 호텔가서 먹을게요."


진혁은 마테오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여 사과한 뒤 김소현을 따라갔다.

그리고 식당에 혼자 남은 마테오는 김소현이 건넨 명함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온 진혁은 김소현을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까부터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아까워서."

"뭐?"

"저 사람 별명이 뭐였는지 알아? 베토벤 주니어.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던 사람이 깡패를 하고 있으니 안타깝지."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했어."

"이 정도로 강하게 말하지 않았으면, 마테오 저 사람. 꿈쩍도 안 했을걸?"


그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았던 두 사람의 의견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엄마가 악단에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설마···."

"저 사람 데리고 갈 수 있으면 데리고 가려고. 피아노 실력 하나만큼은 따라올 사람이 없었으니까. 재활하면 최고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에는 갈 수 있겠지."

"마테오 씨의 기분은 생각 안 해? 너는 내가 가난한데 손을 다쳐서 그림을 더 못 그리게 되어도 똑같이 말할 수 있어?"

"그건 아니지···. 어떻게 오빠랑 마테오 씨랑 같아. 그 사람은 깡패인데."


김소현의 대답에 진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만하고 들어가자."


그날 신혼여행을 온 이후로 두 사람은 침대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잠을 잤다.


***


일주일 뒤.

조금은 서먹한 상태로 신혼여행을 이어갔다.

독일에서 벗어나 여행 순서를 바꿔 포르투갈에 먼저 갔다.

그다음 스페인을 지나 프랑스에 도착했다.


유럽의 중국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설마 하는 그 사이에 2번의 소매치기가 일어났다.

물론 진혁의 철통 방어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경호원들은 지갑을 잃어버린 듯했다.


"조심해."

"응···."


김소현의 가방 속 물건을 훔치려던 소매치기를 막아주는 진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두 사람은 화해하지 못한 상태였다.

김소현은 마테오와 식사 한 날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날 자신의 방식대로 행동한 것이 진혁의 눈에는 좋지 않게 보일 것이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었다.

하지만 마테오를 빠르고 적은 돈으로 영입할 방법이 김소현의 머릿속엔 그것밖에 없었다.

마테오의 영입문제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았지만, 문제는 진혁이 생각보다 더 싫어했다는 것이었다.


'그보다 오빠 기분을 어떻게 풀어주지···.'


일주일 동안 등을 돌리고 잠을 자니 김소현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다.


김소현이 진혁의 기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는 반면, 진혁은 김소현에게 크게 실망했다.

그녀가 재벌인 것도 알고, 조금 엉뚱한 모습이 있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남의 상처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려는 점이 전 부인을 떠오르게 했다.

아무리 자신에게 다정하다고 해도 자신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매정하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가 가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진혁은 이해심이 넓었다.

다만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넓은 것과 자신과 결혼한 부인의 옳지 못한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별개였다.

결혼한 이상 김소현은 남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문득 자신이 김소현에게 강요하는 순간 진소라와의 관계처럼 변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오히려 자신의 강요 때문에 김소현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 다툼을 멈추고 침묵을 선택했다.


진소라는 진혁에게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어 있었다.


프랑스에 도착한 지 3일째 되는 날.


더는 참지 못한 김소현이 먼저 사과를 건넸다.


"오빠···.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얘기 좀 해."

"..."

"다신 안 그럴게. 응?"

"알겠어. 일단 호텔로 가자."

"히끅."


찬 바람이 부는 듯한 진혁의 목소리에 결국, 김소현의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김소현의 울음소리에 진혁이 서둘러 몸을 돌려 김소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여자의 눈물을 무기라고 했던가.

그리고 예쁜 여자의 눈물은 핵폭탄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것을 초토화해 버리는 무력화되는 무기.


"울지 마···. 네가 울면 할 말도 못 하게 된단 말이야."


죽을 뻔했을 때조차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김소현이었다.

그런 그녀가 눈물을 흘리니 응어리져 있던 마음이 전부 녹아내렸고, 전부 자신의 잘못 같았다.


길에서 김소현을 한참 달래주고 나서야 호텔에 도착한 진혁은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소현아···. 내가 더 미안해.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했는데 나 때문에 눈물까지 흘리고."


이번에는 진혁이 먼저 이번 일에 관해 입을 열었다.


"무서워서 그랬어. 나 때문에 네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우리 관계가 변하지는 않을까 하고···."


진혁은 자신이 해왔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소현은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며 한 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바꾸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안해. 내가 더 노력할게. 오빠···."

"고마워."


진혁과 그토록 바라던 화해를 한 김소현은 힘껏 끌어안았고, 그날 진혁과 김소현은 낮부터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이제야 와닿은 진혁이었다.


***


화해를 마치고 전보다 더 가까워진 듯한 두 사람은 프랑스와 스위스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도착지인 영국에 도착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네."

"그러니까. 그런데 하필···."


영국에 흐린 날이 많은 것은 대충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비가 쏟아질 줄은 몰랐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는데?"


일기예보 앱에서는 일주일 동안 비가 온다는 표시뿐이었다.


"강제 호캉스네."

"아니면 우산 쓰고 돌아다닐까? 나 우산 쓰는 거 좋아해."

"그러자 그럼."


우산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소현의 말에 진혁은 근처 마트에서 우산을 구매했다.

물론 김소현은 우산 쓰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우산을 진혁과 함께 쓰며 붙어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우산을 쓰고 런던 거리를 돌아다녔다.

비가 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폭우가 아닌 이슬비는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특히, 진혁과 김소현은 해리X터 스튜디오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그렇게 마지막 영국 관광을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내일 아침이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렇게 일찍 잠을 자려던 순간, 김소현의 스마트 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김소현은 직감적으로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네, 여보세요."

-저···. 저번에 주신 제안. 유효합니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마테오였다.


"네. 대신 이야기는 한국에 오셔서 마저 하시죠."

-한국이요?

"네. 저희는 내일 아침에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 아, 물론 표는 원하는 시간 문자로 보내주시면 끊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마테오와 통화를 마치자 진혁이 김소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봐···?"

"다음에 만나면 사과해야 하는 거 알지?"

"응, 알고 있어···."


김소현은 진혁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보통은 반대의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한 차례 다툼 이후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김소현은 조심스러워졌고, 진혁은 적극적으로 변했다.


"그보다 오늘도 예쁘네?"

"그···. 그래? 다행이다."

"글쎄···."

"어?"


결국, 뜨거운 밤을 보내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숙면을 한 두 사람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소현과 진혁.

그들은 바로 평창동의 본가로 향했다.


"저희 왔어요!"

"다녀왔습니다."


3주가 넘는 여행을 마치고 딸과 사위가 왔다는 소리에 박진숙이 서둘러 뛰어나왔다.


"잘 다녀왔니? 아니···. 차 서방."


뛰어온 진혁을 보자 박진숙은 흠칫했다.


"네. 어머님."

"살이···."


오랜만에 만난 진혁의 얼굴은 크게 상해있었다.

마치 한 달 내내 야근을 한 얼굴.

전보다 다크서클이 진해지고, 몸이 말라 있었다.


"소현이는 얼굴이 반질반질한데···. 자네는 왜···."

"그냥 열심히 놀아서 그렇죠. 하하하."

"쯧쯧쯧. 그리 허약해서 한 가정의 가장이나 될 수 있겠나?"


뒤이어 현관으로 걸어온 김철한이 혀를 차며 진혁을 나무랐다.

물론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김소현과 박진숙이 아니었다.


"뭐라는 거야. 진혁 오빠한테 뭐라고 하지 마."

"그래요. 평소에 거실에 앉아있기만 하다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왜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내 편은 없구만···. 저녁이나 같이 들지."


김철한은 멋쩍어하며 몸을 돌려 식탁으로 향했고, 뒤이어 세 사람도 같이 식탁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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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6 +5 24.09.01 4,363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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