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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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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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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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1

DUMMY

이혼 후 재벌집 데릴사위가 되었다. 01






이혼율 50%의 시대.

결혼한 사람 중 둘 중 하나는 이혼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50%를 피해 가지 못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였다.


"우리 이혼하자."

"뭐?"

"이혼하자고. 이제 당신하고 못 살겠어."

"왜···. 내가 뭐 잘못했어?"

"잘못? 무능한 게 잘못이면 잘못이지."


지금 내 앞에서 무능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바로 나와 결혼한 진소라였다.


"야, 차진혁. 솔직히 네가 해준 게 뭐 있냐? 집? 그건 당연히 남자가 해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어차피 전세잖아!"

"..."

"그리고 400으로 애를 어떻게 키우냐? 왜? 우리 애도 너처럼 없이 키우고 싶어?"

"..."


계속 듣고 있던 나는 그녀와 더 싸울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

결혼은 지옥이었다.

주변에서 말릴 때 그만두었어야 했다.


'X발, 하지 마. 하지 말라면 그냥 하지 마! 이 새끼야.'


그때 그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고 깔깔 웃었던 나는 멍청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들은 그저 사실만을 말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 하자 이혼."


어차피 전업주부면서 집안일도 하지 않은 여자였다.

더는 그녀도 나도 좋아하는 감정은 사라진지 오래.

돌아가신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이제는 견딜 수 없었다.


이후, 이혼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도장을 찍고 재산도 50%를 떼어주었다.

변호사는 더 싸워보자고도 했지만, 애초에 그리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기에 재산 분할로 시간을 끌어봤자 변호사비가 더 나올 것 같았다.


결국, 수중에 남은 돈은 1억 남짓.

하지만 기분은 꽤 나쁘지 않았다.


텅 빈 집안에서 오랜만에 원하는 음식을 시켜 먹고 혼자 비싼 위스키를 마셨다.


내 나이 33.

5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치고 자유가 되었다.


***


다음날.


이혼을 했지만 회사에 출근한 나는 더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차 대리. 무슨 좋은 일 있어?"


눈치 없는 박 부장 새끼가 좋은 일이 있냐고 물었다.

주변 사람들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었지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어제 이혼했습니다."

"아···. 미안하네."


회사 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박 부장은 듣지 못한 듯했다.

평소 뻔뻔함의 대명사였던 그조차 지금 상황은 자신의 잘못인 걸 아는 듯 사과를 건넸다.


"괜찮습니다. 그보다 곧 퇴사하려고요."

"뭐? 아니, 차 과장이 그만두면 어떻게 해."

"과장은 무슨···. 그냥 대리죠. 내년부터 과장인데."


올해 승진 심사에서 붙어 내년부터 과장 직함을 달 예정이었다.


"아니, 그래도 차 과장 열심히 했잖아."

"그랬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미래의 내 아이를 위해서.


그러나 모두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일단 생각 좀 해보는 게 어때? 휴가라면 따로 챙겨줄 테니까 머리 좀 식히고 와."

"아뇨. 이미 집에서 많이 고민해보고 내린 결정입니다."

"하아···."


26살에 들어와 7년을 일했다.

야근에 술자리, 행사.

그 어떤 것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결과 초고속 승진을 해낼 수 있었다.

입사 동기 중에 가장 빠른 승진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 박 부장마저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보고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인수인계는···. 음···. 그래, 김 사원! 자네가 받도록 해."

"네? 아! 네, 알겠습니다."


박 부장은 잠시 담배를 피우러 사라졌고, 사람들도 각자 자기 일을 하러 흩어졌다.

그렇게 나는 멀뚱히 서 있는 김 사원을 불렀다.


"김 사원. 이리 와!"

"아! 네."


나는 내 옆에 의자를 가져와 김 사원을 앉혔다.

본격적인 인수인계를 하기 전 나는 김 사원에게 한가지 말을 전해주었다.


"김 사원."

"네?"

"김 사원은 절대 결혼 같은 거 하지 마."

"네? 왜요. 저는 결혼해서 아이 낳는 게 꿈인데···."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마. 결혼은 지옥이야."


순간 인터넷의 글처럼 욕이 나올 뻔했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특히 김 사원은 머리도 좋고 예쁘니까 남자들이 많이 달려들겠지만, 절대 넘어가지 마."

"제가 예뻐요?"

"알면서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야?"

"아니, 그야···. 과장님은···."

"과장 아니고 대리."

"에이, 곧 그만두시는데 어때요."


김 사원은 예쁜 외모에 성격도 싹싹해서 회사 내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렇다고 일을 못 하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일이면 일.

성격이면 성격.

술이면 술.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심지어 스펙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출신.

토익 만점은 기본.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는 현지인급 실력에 각종 공모전에서 상도 탔고, 학점도 4점대.

서울대 학점 만점이 4.3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그녀는 사기 캐릭터.

즉, 엄친딸이었다.


사실, 이런 인재가 왜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녀의 스펙이라면 대기업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스펙을 쌓고 대기업으로 이직 준비를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3년째 이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인수인계를 시작하자, 워낙 똑똑해서 그런지 3시간 만에 내 일을 전부 배워버렸다.


"일단 기본적인 건 여기 다 적어두었고, 내 전화번호도 적었으니까 모르겠으면 전화해서 물어보고. 네가 모르는 건 없을 것 같지만 말이야."

"네···."


김 사원을 잘 해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녀가 근무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


차진혁과 함께 퇴근한 뒤 집으로 돌아온 김 사원.

그녀는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서 샤워를 하고 평소보다 더욱 연한 화장을 한 뒤 명품 옷을 꺼내 입었다.

풀 세팅을 하고 건물 아래로 내려가자 그곳엔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지내셨습니까? 아가씨."

"오랜만이야. 백 비서. 아버지는 잘 지내시지?"

"늘 잘 지내십니다."

"다행이네."


대화를 나누는 사이 백 비서라고 불린 백성아가 차의 뒷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주자 김소현은 익숙하게 올라탔다.

그녀가 탄 차는 5억이 넘는 고급 세단.

김소현은 몇 시간 전까지 차진혁에게 김 사원이라고 불린 여자였다.


"과장님은 한번을 이름으로 안 불러주네···. 백 비서."

"네, 아가씨."

"슬슬 준비해야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김소현의 말이 끝나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보다 오늘 오빠들도 온다고 했나?"

"네, 그렇습니다."

"마침 잘됐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당연하지. 나 김소현이야."


잠시 후, 차가 멈춘 곳은 평창동의 한 고급 단독 주택.

사방이 높은 벽으로 막혀 있고 CCTV로 가득했다.

대문은 총으로도 뚫리지 않을 것 같은 두꺼운 철문이었다.


지이이잉.


철컥.


집안의 사람들만 열 수 있는 지문인식 도어락을 연 김소현이 자동으로 열리는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자 마당에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눈 착하게 떠."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

"긴장하지 말라는 소리야. 쫄기는."


김소현은 눈에 힘을 잔뜩 주고 있던 경호원에게 장난을 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저 왔어요."


집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왔음을 알리자 안쪽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반겼다.


"소현아! 아이고, 왜 이렇게 살이 빠졌어."

"시집갈 준비 해야지."

"뭐? 벌써?"

"벌쓰라니! 나도 벌써 27살이야."

"엄마는 너만 좋다면야 상관없지만···. 네 아빠랑 오빠들이 허락할까?"

"안 하면 어찌할 건데! 내가 하겠다는데."

"하여간 김씨 집안 내력인지···. 아주 막무가내야 막무가내."


김소현의 엄마 박진숙이 답답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와 인사를 마친 김소현이 거실로 향하자 그곳에서 그녀의 아버지.

김철한이 서류를 검토 중이었다.


"아빠!"

"딸!"


인상을 쓰며 서류를 보던 김철한이 김소현을 보자 얼굴이 미소로 가득해졌다.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어."

"아니, 어쩜 엄마랑 하는 말이 똑같아?"

"회사 일 많이 힘드니? 그러니까 아빠 회사로 오라니까."

"안 그래도 그러려고."

"뭐? 정말이야?"


회사를 옮긴다는 이야기에 김철한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솔직히 그냥 놀고 싶긴 한데···. 또 놀기만 하면 없어 보이니까."

"뭐? 누가 그래! 놀기만 하면 없어 보인다고. 데리고 와! 그놈 머리통을 박살 내줄 테니까."

"누가 그런 게 아니고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김철한은 딸에 관련된 일이라면 눈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돌아가는 심각한 딸 바보였다.


"아, 그리고 네 오빠는 조금 늦는다고 했으니 우리 먼저 먹자꾸나."

"네."


10분 뒤 음식 준비가 끝났는지 박진숙이 두 사람을 불렀다.


"여보! 소현아! 식사 준비 다 됐어."


박진숙의 부름에 소파에 앉아있던 김철한과 김소현이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는 수십 가지의 음식이 올라가 있었다.

개 중에는 김소현이 좋아하는 고기반찬이 한가득하였다.


"오늘 고기반찬이 많네?"

"그럼. 누구 생일인데."


오늘은 바로 김소현의 생일이었다.

김철한의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몇 안 되는 날이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그래, 많이 먹고 살 좀 찌우거라."


김철한이 먼저 수저를 뜨자 이어 박진숙과 김소현이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를 하며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던 도중 김소현의 첫째 오빠와 둘째 오빠가 집에 도착했다.


"저희 왔어요."

"그래, 얼른 앉아라."


김소현의 두 오빠도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려는 그때, 그녀가 식사를 멈추고 입을 열었다.


"오빠들도 왔으니까 얘기할게요."

"어?"

"뭔데?"


김소현의 말에 박진숙은 긴장했고, 세 남자는 귀를 기울였다.


"저 결혼하려고요."

""뭐?""

"하아···."


세 남자는 자신이 잘 못 들었다고 생각한 것인지 귀를 손가락으로 후볐고, 박진숙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아빠가 잘 못 들은 거지?"

"하하하하."

"어떤 새끼지? 이 실장님!"


김철한은 김소현에게 되물었다.

첫째 김준현은 허탈하게 웃기만 했다.

둘째 김재현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실장을 불렀다.


"나 결혼할 거라고! 생일 선물로 결혼할 거야."

""누구랑!""


다시 한번 선언하는 김소현.

그 선언에 결혼하는 상대방을 죽일듯한 표정으로 묻는 김소현의 아빠와 오빠들.


"그건 비밀이야. 지금 알려주면 아빠랑 오빠들이 괴롭힐 거잖아."

"아니야. 안 그래."

"약속할게. 안 괴롭힌다고."

"이 아빠는 약속은 하지 못하겠구나. 그러니 다리 한쪽만 부러뜨리마."

"이것 봐!"

""아버지!""


김현철 혼자 다른 대답을 하자 두 아들이 아버지에게 언성을 높였다.


"일단 누군지 알아낸 뒤에 조치해도 되잖아요."

"내 말이."

"아니, 오히려 그러면 소현이가 더 싫어한다."

"그건 그렇지만···."

"그러다가 소현이가 이상한 놈한테 시집가면. 그때는 어떻게 할건데요."

"그놈을 죽인다."


세 남자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김소현은 통보를 이어갔다.


"아무튼, 그렇게 알고 계세요."


이 와중에 침착한 박진숙이 질문을 건넸다.


"결혼은 언제 할 건데?"

"몰라."


결혼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언제 하는지는 모른다고 하는 김소현의 대답에 박진숙은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다.


"남자친구랑 상의는 하고 말하는 거야?"

"아직···. 남자친구 아니야."

"뭐? 그럼 뭔데?"

"짝사랑."

""짜···. 짝사랑?""


금지옥엽 키운 딸이 짝사랑을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세 남자였다.


"어떤 미친놈이 내 딸을 감히 짝사랑하게 만들어!"

"죽여버리겠어. 내 동생을 감히···."

"이 실장님! 아직 멀었어요?"


김소현이 짝사랑하는 남자는 바로 얼마 전에 이혼한 차진혁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차진혁은 집에서 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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