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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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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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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건너온 여자

DUMMY

-너 누구야?


알 리가 없는 자신의 정체를 아는 상대의 등장에 현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말면 될 상대에게 무심코 답장을 보내버린 것이다.


-너,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래?


영문을 알 수가 없는 답장이 돌아왔다.

함께하다니, 무엇을?

애초에 누구냐고 물어봤는데 대놓고 무시하면서 자기 할 말만 하는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현수는 이제라도 무시하자고 다짐하며 게임 매칭을 잡기 시작했다.


-무시해도 좋은데, 그러면 방송에서 너가 현수라는 사실이 모조리 까발려질 거야.


상대의 이어지는 메시지에 현수는 급히 매칭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계정뿐만 아니라 방송의 존재까지 들통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제야 현수는 상대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눈치챘다.

현수는 돈벌이를 위해 게임 방송을 하고 있었다.

방송도 역시 일본 서버에서 하고 있었다.

물론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실력 자체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많지는 않아도 현수의 방송을 보러 오는 시청자들은 있었고, 그들의 후원금은 현수에게 쏠쏠한 용돈벌이가 되었다.

그 시청자라는 것도 역시 일본인들이 주류였다.

애초에 주로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현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상대는, 보란 듯이 일본 서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인가?'


문득 든 생각은 그거였다.

우연히 일본에서 신세계대전을 즐기는 한국인이 자신의 방송까지 알게 되었고 그걸 빌미로 나에게 협박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현수는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애초에 그렇다고 해도 자신과 친구 추가가 되어 있는 이유는 설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상대는 그것보다도 더 대단한 녀석일 가능성이 높았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현수는 도무지 종잡을 수조차 없는 상대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다시금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에게서 최후통첩이 날아왔다.


-궁금하면 오늘 오후 6시에 서울대공원 입구 앞으로 와.


그 메시지를 끝으로 상대의 접속 상태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변경되었다.

지금이 5시 조금 넘은 시간이니, 아마도 상대는 공원으로 가기 위해 접속을 종료한 것이리라.

현수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현수는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하는 새끼지?"


만약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가, 상대가 열받아 정말 방송에서 현수의 정체를 폭로한다거나 하면 그때야말로 현수의 게이머로서의 인생이 완전히 끝나 버린다.

그나마 남은 유일한 돈벌이 수단마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현수는 단 몇 마디만으로 자신을 완전히 끝장내 버린 상대의 얼굴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집을 나섰다.


한편 현수보다 먼저 공원에 도착한 의문의 인물은 적당한 곳에서 인파에 섞여 현수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수는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얼굴까지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은밀하게 불러낼 리가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가족 정도를 제외하면 '신세계대전 프로게이머를 준비했던 현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는 현수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과거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현수를 지켜봤던 사람 중 하나였다.


"왔다."


먼저 현수를 발견한 그녀는 그에게 몰래 다가갔다.


"어? 너는···"


뒤늦게 그녀의 정체를 알아챈 현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안녕, 이현수. 오랜만이다?"

"정수아? 너가 왜 여기에 있어?"


그녀의 이름은 정수아.

현수에게 의문의 메시지를 보낸 장본인이기도 한 그녀는, 과거 현수와 함께 프로 데뷔를 준비했던 여자였다.


"나야. 너를 여기로 불러낸 사람."

"뭐라고? 그러면 함께하자고 했던 건···"

"맞아. 다시 예전처럼 나와 팀을 이루자고 했던 거야."

"프로는 그만둔 거 아니었냐?"

"뭐야, 몰랐어?"


설마 현수가 모르고 있었을 줄은 수아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수아는 아직 현수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그보다 먼저 한국 프로계를 떠났었다.

한국에서 프로 준비를 하던 수아에게 일본의 대표 팀 감독이 스카우트 제의를 했고, 수아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했던 거다.

일본 측에서 제시한 조건이 나쁘지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당시 유선이나 현수 같은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하는 게 두려웠던 것도 없지는 않았다.

도망치듯 떠나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일부러 같은 팀에게는 자세한 이유를 말하지 않고 떠났지만, 사실 조금만 검색해도 수아가 왜 떠났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아니면 떠나기 전 물어라도 봤다면, 그랬다면 알려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수는 수아에게 그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았던 거다.


"일본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어서, 팀을 떠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본에서 프로로 활동하고 있어. ···여전히 너는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구나."

"뭐야, 그런 거였냐?"

"응. 그리고 이번에 개최되는 신세계대전 대회에 일본 국가대표로 선출됐어. 너도 우리 팀으로 들어와라, 현수야."

"내가 프로를 어떻게 하냐? 나 놀리는 거야?"

"무슨 걱정하는지 알겠는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다 방법이 있어."

"아니, 됐어. 실력 없어서 도망친 애가 국가대표로 뽑히는 나라의 팀이라니, 안 봐도 뻔하지. 그런 애들이랑 하는 건 내 쪽에서 사양이다."

"뭐? 지금 말 다 했어?"


수아는 울컥해서 금방이라도 현수에게 대들 것처럼 되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수아 자신도 스스로가 실력이 부족해서 일본으로 도망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일본이라면 신세계대전이 유행하지 않아서 조금 부족한 실력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일본에서는 정상에 올라도 실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한국 팀을 떠난 이후 수아는 줄곧 자신의 실력에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하아, 됐다. 내가 이래서 너랑은 안 된다고 했던 건데."


수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그에게 윽박질렀다.


"오만, 거드름 그리고 타인의 의중 따위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 태도. 너는 항상 그게 문제였어. 그래서 너가 나락으로 간 거야, 알아?"


현수의 콤플렉스는 당연히 프로의 세계에서 퇴출당한 일이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수아는 자신의 약점을 공격한 현수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되받아친 것이다.


"뭐 이 새끼야? 자기가 먼저 팀으로 들어와 달라고 빌빌댔던 주제에 왜 이제 와서 지랄이야?"

"알겠어. 안 하겠다고. 불쌍한 녀석. 너의 그 금방 욱하는 성질이 결국에는 너를 두 번 죽이게 되는구나."

"뭐? 야 잠깐."


수아의 조롱으로 순간 제정신이 아니게 되었던 현수도, 그제야 상황 파악을 하기 시작했다.

금방 열받는 만큼 식는 것도 빨랐던 게 현수에게는 불행 중 다행인 일이었다.

현수는 이대로 수아를 보내서는 안 되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은 한 번이면 족했기 때문이다.


"비겁한 새끼. 같잖은 협박으로 사람을 옭아매니까 좋냐?"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제 됐다니까? 가고 싶으면 가."

"이런, 씨. 그래 까짓것 같은 팀 해준다고!"

"허 참 어이가 없어서. 그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냐?"


이 대화의 주도권은 수아에게 있었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이전까지는 현수가 미처 까먹고 있었을 뿐이다.


"···넣어 달라고, 너네 팀."

"일단 사과부터 해."


예전부터 실력은 좋지만 성격이 더러운 현수를 아니꼽게 여겼던 수아는, 결코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주지 않았다.


"···미안해."

"부탁입니다 넣어주세요, 해 봐."

"······팀으로 넣어주세요, 부탁입니다."

"이제 너가 넣어달라고 한 거니까 뭐라고 하기 없다?"


수아는 부탁한 건 너니까 나는 언제든 너를 내칠 수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확고히 하였다.


"이제 된 거지?"


현수는 이젠 남아 있지도 않은 자존심을 끌어모아 마지막 질문을 했다.


"아니, 아직. 팀에 들어오려면 시험을 통과해야 하거든. 따라와."


충분히 재미볼 만큼 다 봤다고 생각한 수아는 본격적으로 그를 팀에 영입하기 위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했다.

다음 단계는 실력 검증이었다.


실력 테스트를 위해 수아는 현수를 자신의 임시 거처로 데리고 왔다.

현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한국으로 파견 나간 수아에게 지급된 숙소는, 골목 어귀의 한 원룸이었다.

임시 거처인 만큼 오래 머무는 것은 무리겠지만, 잠시 머무는 동안 사용할 필요 최소한의 물건들은 구비된 그런 곳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현수는 처음 보는 거대한 기계장치였다.

침대 하나조차 없는 방에 그런 기계가 떡하니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현수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저건 뭐냐?"

"뭐가? 엥, 설마 저거?"


현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은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계장치.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신세계대전을 플레이하기 위해 필요한 VR 게임기였다.


"너 신세계대전 안 해봤어?"

"뭐가? 나는 컴퓨터로만 했지."

"허어······."


이것 역시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수아는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었다.

현수의 방송을 봤기 때문에 그가 여전히 구 신세계대전을 즐겨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VR로는 한번도 해본 적 없다니, 그럴 가능성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이, 일단 해 보자. 해 보면 알겠지 뭐. VR인 것만 빼면 기존의 신세계대전이랑 전혀 달라진 거 없으니까."

"아, 뭐야. 저게 VR이었어?"

"자, 이거를 머리에 뒤집어 써."


VR 기기 자체를 처음 보는 것 같은 현수를 위해 수아는 차근차근 기계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런 최악인 남자를 상대로 친절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화가 났지만, 어디까지나 현수를 일본 대표 팀에 영입하는 게 수아의 임무였기에 마냥 때려치우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은 VR로 게임을 해 보고, 그래도 현수의 실력이 영 아니다 싶으면 그때 쫓아내면 된다.

그때는 일본으로 돌아가도 현수의 실력이 별로여서 데려오지 않았다는 정당한 이유도 생긴다.


"오, 개신기하네. 이게 요즘 기술인가."

"닥치고, 들어왔지? 내가 초대할 테니까 바로 수락해."


미리 준비는 다 갖춰진 상태였다.

현수는 사전에 마련된 계정으로 신세계대전에 접속했고, 그 계정과 친구 등록이 되어 있는 다른 계정으로 수아가 접속해 현수를 방으로 초대했다.


"수락했다."

"들어왔지? 그럼 룰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한 번만 말한다."


현수의 실력을 검증하기 위한 방법, 그것은 다를 게 아니라 수아와 1대1로 겨루는 것이었다.

현직 일본 국가대표인 수아를 이긴다면 국가대표 자격을 주기에 합당하다는 게 협회의 의견이었다.

1대1의 규칙은 간단했다.

상대보다 먼저 1킬을 만들어 낼 것.

즉, 보다 먼저 상대를 처치하면 되는 것이었다.

단지 그것뿐인 규칙이라면 게임이 너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외에 부가적인 룰도 몇 개 붙었다.

먼저 포탑 하나를 부수거나, 병사 100마리를 먼저 잡거나 하는 것 등이다.

세간에서 1대1을 할 때 흔히 사용되는 규칙이었기에 현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1대1?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나를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빨리 준비하기나 해."


현수는 당연히 자기가 이길 거라 생각해서 이건 그저 형식적인 건가보다 싶었다.

물론 수아도 자신이 이길 수 있을 거란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현수가 VR은 해본 적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달랐다.

아무리 현수라고 해도 VR에서라면 이길 수 있겠다고 수아는 생각을 고쳤다.

설마 처음하는 사람 상대로 지겠냐 싶었기 때문이다.


"시작한다."

"그래라."


서로의 준비가 완료되었고, 그렇게 둘의 자존심을 건 1대1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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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혼의 1대1 24.09.05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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