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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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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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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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팀 대표가 되는 방법 (2)

DUMMY

동시 플레이란, 말 그대로 동시에 하나의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자나기·이자나미는 반드시 두 명의 유저가 플레이해야 하는 독특한 영웅이다.

둘이 하나가 되어 한 명은 영웅의 이동을, 다른 한 명은 영웅의 공격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영웅이 있는 팀은 5명의 영웅이 아닌 4명의 영웅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제약이 생기지만, 그에 준하는 상당한 메리트가 이 단점을 상쇄한다.


제일 큰 특징으로는 두 명의 영웅이 공존하기 때문에 둘의 성장 능력치는 다른 영웅의 배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이자나기·이자나미 둘 중 하나를 골라 태그 매치 형식으로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영웅으로 바꿔가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고, 어느 하나가 사망해도 남은 하나로 전투를 이어갈 수 있다.

상대는 이자나기·이자나미를 상대할 때 사실상 2명의 영웅을 상대해야 하는 꼴로, 부족한 인수는 이렇게 메울 수 있는 것이다.


해당 영웅을 플레이할 때는 주로 정글러의 자리를 비워둔다.

갈수록 성장하는 캐릭터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약한 초반 단계만 잘 버틸 수 있다면 이후 대규모 교전 단계에서는 부족했던 정글러의 자리를 확실하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웅은 실전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영웅의 장점이기도 한 둘이서 하나라는 점 때문이다.

둘이서 하나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캐릭터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플레이어 두 명의 단합이 중요했다.


서로 의견 조율이 잘되어야만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고, 반대로 서로 처음 만나 전혀 합이 맞지 않는 상황이라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기 때문에 일반 게임에서는 쓰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때문에 이자나기·이자나미는 게임 내 단연 독보적인 난이도를 자랑했고, 프로의 세계에서도 굳이 그런 단점을 감내하면서까지 변칙적인 플레이를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평범하게 5명의 영웅으로 플레이하는 편이 더 안정적이고 변수 없이 게임을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마다 감독은 그곳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신세계대전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캐릭터의 기동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이자나기·이자나미를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현수가 전면에 나설 일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직접적으로 게임에 나와 플레이하는 건 어디까지나 수아로만 국한된다.

현수는 그저 뒤에서 조종하기만 하면 되었고, 만약 세간에서 배후의 존재를 캐묻는다 해도 그냥 일본 팀 대표 중 누군가라고 둘러대면 그만인 일이었다.


"수아와 함께 페어를 이루어 대회에 참전해. 명예, 지위, 만약 끝끝내 우승한다 해도 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까지 모든 영광은 수아에게로 돌아갈 거야. 다만, 돈만큼은 뒤에서 확실히 챙겨줄게. 그 조건으로 괜찮다면 지금 이 계약서에 서명해."


말을 마친 나나는 펜을 꺼내 현수에게 건넸다.

현수의 눈앞, 야마다 감독의 책상 위에는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현수는 그걸 집어 들어 내용을 읽어 보았다.

계약서의 내용은 전부 나나가 말한 대로였고, 사기의 여지는 없어 보였다.


"괜찮고 자시고, 애초에 사인 안 하면 또다시 내 정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할 거잖아?"


여기 와서 물러날 것 같았으면 처음부터 일본 따위 오지도 않았다.

현수는 투덜거리면서 계약서에 서명했다.


"좋아, 계약 성립이구만. 그러면 갑작스럽지만 둘이 실제로 한 판 해 보게. 이제 막 복귀한 참이라 피곤하겠지만, 둘의 현재 상황을 알지 못하면 앞으로의 일을 계획할 수가 없거든. 알다시피 이자나기·이자나미는 둘의 합이 중요한 캐릭터이지 않나."

"감독님께서 너희 둘의 팀워크를 확인하고 싶으시다고, 직접 한 게임 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데?"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니, 노려보았다.


현수야 원래 남이랑 팀을 짜고 하는 성격이 아니다.

그는 원래 자기자신만을 믿는,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플레이로 여차하면 1대5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아도 현수와 호흡을 맞출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예전부터 그녀는 현수 같은 인성이 파탄난 플레이어는 실력에 관계없이, 하물며 적 팀으로 만나도 게임에서 탈주하고 싶을 정도로 싫어했다.

이자나기·이자나미를 같이 플레이해야 된다는 것도 방금 막 안 사실인데, 수아는 솔직한 심정으로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언니는 알고 있으셨어요?"

"어, 나는 알고 있었지."

"그럼 잘 아셨을 거 아녜요. 같은 팀이 되는 것까지는 어떻게 참는다고 해도, 둘이 같은 캐릭터를 하라니 저는 죽어도 못 해요!"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아니면 너, 현수의 도움 없이 혼자서 이 팀을 우승하게 만들 수 있기라도 한 거야?"

"그, 그건···"


나나와 수아의 대화 사이를 현수가 비집고 들어왔다.


"안 되겠지, 실력이 없으니까. 나랑 같이 하기 싫다고? 잘 됐네. 나도 너랑 하는 건 딱 질색이다. 그냥 나 혼자 할게. 넌 필요 없으니까 그냥 어디 가서 취집할 자리라도 알아보던가."

"뭐, 뭐?! 이게 미쳤나. 너는 인성 박살나서 언론에 얼굴도 못 비치는 게 어떻게 혼자 게임하겠다는 건데? 너야말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면서. 현실을 직시해. 여기서 꼭 한 명이 빠져야 한다면 그건 내가 아니라 너야."

"이 새끼가···"

"그만, 그만! 둘 다 뭐하는 거야? 빠지긴 누가 빠져. 현수 너는 여기 서명한 이상 싫어도 우리랑 같이 해야 해. 수아 너도 쓸데없는 소리 말고 게임이나 해. 감독님 말 안 들을 거면 뭐하러 일본까지 와서 프로하고 있어?"


시작부터 답도 없이 싸워대는 둘을 보다 못한 나나가 소리쳐서 말렸다.

처음부터 줄곧 사무적인 태도로 무뚝뚝하게 말을 옮기기만 하던 그녀가 화를 내자 그녀를 알고 있던 수아도,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 현수도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원래 화는 잘 안 내던 사람이 내면 더 무서운 법이다.


"미안, 언니."

"알겠어, 하면 되잖아."


둘은 감독의 방을 나와서 게임기를 장착했다.

수아가 방을 만들고 현수를 초대한 다음, 게임이 잡히기를 기다렸다.

게임이 잡히자 둘은 캐릭터 선택 창에서 이자나기·이자나미를 골랐다.

그러자 채팅으로 둘을 제외한 같은 팀의 모두가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자나기 실화냐? 듀온가."

"저거 궁 뭐임?"

"잠깐 검색 좀 하고 올 테니까 픽 늦게 해 봐."


게임 좀 해 봤다 싶은 상위권 유저들도 랭크 게임에서 이자나기·이자나미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이자나기·이자나미는 실전에서 나오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보통 이런 황당한 픽이 나오면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나가는, 소위 닷지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평범하게 게임이 시작했고, 플레이어들은 서둘러 시작 아이템을 산 후 자기들의 자리로 달려갔다.

현수와 수아의 경우에는, 현수가 아이템을 사고 라인으로 향했다.

이자나기·이자나미는 기본적으로 공격을 제외한 모든 명령에 있어서 현수가 우선권을 가진다.

공격이란 기본 공격과 스킬 따위를 모두 아우르는 것으로, 적을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일에 있어서는 수아가 우선권을 가진다.


"야, 인베 막으러 안 가?"

"상대 조합을 봐라. 저 조합으로 인베를 오겠냐? 그리고 온다고 해도 어차피 우리가 못 이겨."

"그래도 확인은 해야할 것 아냐. 그러다가 우리 팀 죽으면 어떡하는데."

"죽으면 죽는 거지. 이런 쓰레기 같은 조합을 들고 초반에 안 빠지고 있다가 죽으면 그건 죽은 놈 잘못이야."


확실히 자신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는 초반 단계에서는 약한 영웅이었기에 수아도 현수의 말을 이해할 순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수의 저런 비아냥거리는 태도가 납득이 되는 건 아니었다.


분했지만 멋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수아는 미드 라인 뒤쪽에 박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상태에서 시간이 흘렀고, 현수의 예상대로 아무런 특이점도 없이 라인전이 시작되었다.

물론 이런 최악의 호흡을 자랑하는 둘이 평범하게 라인전을 잘해나갈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야, 스킬. 거기서는 기본 공격이 아니라 스킬을 써야지."

"아, 뭐래. 내 맘이지. 너야말로 2렙에는 2스킬을 찍어야지 왜 3스킬을 올려?"

"그건 또 무슨 신박한 개소리야. 너 얘 안 해봤냐?"

"당연히 안 해 봤지! 이런 쓰레기 캐릭터를 언제 해 봤겠어? 그러는 너는 할 줄 아냐?"

"당연한 거 아냐? 다른 데도 아니고 미드 라이너가 할 줄 모르는 캐릭터가 있다는 게 말이나 되냐?"


둘은 이미 적과의 싸움은 뒷전이었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기에 바빴다.

어디까지나 예상된 결과이기는 했다.

옛적의 연이 있어 서로 아는 사이였다고는 해도 그 인연은 악연이었고, 그것마저 불미스러운 이유로 끝장났었으니까.


분명 둘이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할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처음이라 더 그럴 거라고 미리 자기암시를 걸어 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야마다 감독은 예상을 아득히 초월한 둘의 불협화음에 고개를 내저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상상 이상이구만. 아무래도 지금 상태로는 무리겠지?"

"예, 너무 급조한 계획이다 보니 어쩔 수 없겠지요. 역시 이번 건은 없었던 걸로 하고 수아를 믿어보는 게 어떤가요? 지금이라면 오히려 현수 쪽에서 먼저 계약을 파기하고 싶다고 나서도 이상하지 않습니다만."

"아니, 그건 안 돼. 현수를 포기한다는 것부터가 수아를 믿지 못한다는 뜻이니 어불성설이지. 나는 오히려 수아를 믿기 때문에 둘의 조합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어."


같이 보고 있던 나나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감독에게 포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첨언했지만, 야마다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아무래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어."

"그렇다고 하심은?"

"그건 뭐, 때가 되면 알게 될 걸세."

"그런가요······."


불안한 마음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는 없었다.

나나는 마음을 졸이며 둘의 플레이를 마저 관전하기 시작했다.


"야, 킬각이다."

"뭐? 야, 잠깐만. 저게 어딜 봐서 킬각이야?!"

"뭔 소리야. 이미 잡았구만."

"갑자기 막 타워 다이브하지 말라고! 뭐 어쩌라고 말은 하고 가야 할 것 아냐!"

"아, 피지컬 개좆같네 진짜. 다 잡은 걸 역으로 뒈지면 어떡하는데?"

"미친 새낀가, 너가 먼저 다이브해서 그렇잖아. 초반에 무리하지 말고 버티기만 하면 이기는 건데 왜 자꾸 정신 나간 놈처럼 싸워대는 건데!"

"너가 막타를 뭣 같이도 못 먹어서 그런 거잖아. 게임 시간 10분에 잡은 병사 수가 70개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너가 자꾸 시비 걸어서 집중이 안 돼서 그런 거잖아, 병신아."


하지만 여전히 싸우기만 할 뿐이었다.


"음. 역시 그만두는 게 맞나."

"아, 하하···"


반쯤 장난삼아 농담을 던지는 야마다에게 나나는 어색하게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저 둘이 하는 걸 보면 야마다 감독의 말이 도무지 장난 같지가 않아서, 이러다가 진짜 프로젝트가 무산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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