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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31 21:21
최근연재일 :
2024.09.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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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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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작 (4)

DUMMY

아군 탑은 보기 좋게 밀리는 중이었다.

같은 실력대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물론 우연한 계기, 아주 조금의 실수로 벌어진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지금에 이른 것 뿐일 거다.

원래 탑이란 라인이 그렇다.

상단 공격로를 가는 플레이어는 지는 걸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서, 불리한 상황에서도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도와주러 온 것이기도 했다.

현수는 기울어진 균형을 다시 아군 쪽으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탑 라이너가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이번 한번이 바로 그 균형을 바로잡을 타이밍이었다.


적 탑 라이너는 마침 같은 팀 미드 라이너를 도와주기 위해 반쯤 내려와 있는 상태였다.

여차하면 같이 싸울 생각으로 내려온 모양이었는데, 정작 미드 라이너가 도망가 버린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이번에는 그가 고립된 상황이 되었다.

위에서는 현수 팀의 탑 라이너가 상황을 읽고 퇴로를 차단하며 내려오는 중이었다.


아마 현수의 상대 팀 탑 라이너도 상황이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독하게 먹지 못한 거다.

여차하면 같이 싸우는 게 아니라, 여기서는 여차하면 버릴 각오를 해야 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다시 전장에 승전보를 알리는 안내음이 울려퍼졌다.

게임 개시 후 10분, 이로써 야마토는 패시브 스택을 3까지 쌓았고 어느새 마력도 9%나 추가되었다.


킬을 먹고 현수는 재빠르게 귀환을 했다.

최대한 빠르게 라인으로 복귀해야 경험치 손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킬을 먹고 성장했다고 해도 레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현수는 귀환하는 도중에 아이템 창을 열어 다음으로 구매할 아이템을 정했다.

그가 생각한 첫 코어 아이템은 하위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한 방어 아이템이었다.

원래 방어력 아이템은 가지고만 있다가 마지막에 업그레이드할 생각이었지만, 완성형 아이템의 가격이 지금 보유한 돈으로 딱 살 수 있을 정도여서 그냥 바로 올리기로 한 거다.


아이템을 사고 미드 라인에 복귀한 현수는, 다른 것보다도 포탑을 철거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만큼이나 성장의 격차가 벌어지면, 야마토는 이제 1대2도 감당해낼 수 있었다.

그를 막으려면 다른 라인에서 추가로 오는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현수는 특히 하단 공격로를 예의주시했다.

방금 처리한 상단 공격로에서 당장 미드로 내려올 거라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른 라인을 봐주는 것은 자기 라인이 안정된 이후여야만 한다.

자신의 라인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다른 라인에 어거지로 싸움을 거는 건, 그냥 게임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현수는 일단 포탑 먼저 밀고 하단 공격로를 봐줄 생각이었다.


상대 라이너와 정글러를 동시에 말려놓았기 때문에 포탑 철거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타워 체력을 30% 정도 남겨 놓았을 때쯤, 현수는 아군 바텀 쪽에서 적이 사라졌다는 신호를 받았다.


미니맵에 안 보이길래 귀환한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귀환할 타이밍이 아닌데도 사라진 게 이상해서 사라졌다는 신호를 보낸 것일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상대도 쉽게 타워를 내줄 생각은 없다는 뜻일 거다.


그나마 다행히 아군 바텀도 따라서 올라와주고 있었다.


그걸 보고 현수는 적당한 길목에다가 시야를 밝혀주는 아이템을 설치해 두었다.

적의 동선을 예측해서 지나갈 만한 곳에다가 설치한 것이었다.


그리하고 나서 현수는 귀환하고 라인에 복귀하던 탑 라이너에게 지원 신호를 보냈다.

아군 탑은 킬을 낸 뒤 라인을 끝까지 다 밀어놓은 다음 집에 갔었고, 상대 라이너는 죽은 다음 이제 막 부활했으니 아직 라인에 복귀하는 중일 터였다.

덕분에 탑 라인은 현수네 병사들만 잔뜩 쌓여서 적 쪽으로 몰려가는, 전형적인 밀리는 라인이 형성되어 있었다.

아무리 팀 게임이라지만 팀을 위해 저런 많은 수의 병사들이 몰려오는 라인을 버리면서까지 합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니 지금 도와주러 올 수 있는 탑은 현수네 탑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수네 탑 라이너는 신호를 받고도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아마도 요청을 무시하고 우직하게 탑으로 가서 탑에서의 이득을 확실하게 굳힐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단 공격로에서 미드를 공격하러 오고 있는 게 확실한 사실인 것도 아니었기에, 그의 판단도 충분히 일리는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현수는 방금 전 탑에서 도와준 건 생각도 않고 자기 이득만 챙기려고 하는 아군 탑 라이너에게 그래도 짜증이 났다.


'아, 배은망덕한 새끼.'


방송 중이라서 말로는 하지 못하고, 속으로 조용히 화를 삭이는 현수였다.


탑이 자신의 라인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 전 현수가 잡아놓았던 시야에 적 바텀 라이너가 보였다.

바텀 라인은 원래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두 명이서 담당하기 때문에 한 명 정도가 올라오는 건 현수도 예상했었다.

하지만 올라오는 건 하나가 아니라 둘 모두였다.

이런 이른 시간에 둘이 모두 라인을 비우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으므로 현수도 거기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상대는 작정하고 스노우볼이 더 굴러가기 전에 미드에 붙은 급한 불을 끌 생각인 것 같았다.


현수네 팀은 서포터 혼자 올라오는 중이었고, 원거리 딜러 쪽은 미니맵에 비친 적 두 명을 보고 나서 뒤늦게 따라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탑 라이너의 도움은 당연히 바라기 어려웠고,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떻게든 아군 원거리 딜러가 올라올 때까지 현수는 서포터와 둘이서 버텨야 했다.


먼저 도착한 건 상대 서포터였다.

상대 서포터는 미드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다짜고짜 궁극기와 순간 이동기를 연계하여 야마토에게 군중 제어 효과를 걸려고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나 반응하기 어려웠지만, 현수는 매혹 스킬의 부가 효과인 이동 속도 증가 효과를 이용해 가까스로 그걸 피할 수 있었다.


그 순간에도 현수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분신을 조종했다.

조건반사적으로 매혹 스킬을 사용한 것이기는 했지만, 그 순간 속에서도 바로 평정심을 되찾아 사용된 스킬을 낭비시키지 않았다.

가뜩이나 수가 밀리는 상황에서 스킬 하나라도 허투루 썼다가는 그대로 상황이 종료될 수도 있었다.


상황이 좋지 않았으니 싸워서 이길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현수는 살아서 도망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그리고 현수의 그런 생각을 상대도 읽고 있다는 걸, 상대 서포터가 궁극기를 현수의 퇴로에다 예측 샷으로 날린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현수는 바로 그 심리를 이용해서, 분신을 본체인 척 아군 포탑 쪽으로 이동시켰고, 본체인 야마토를 오히려 적 서포터 근처로 이동시켰다.


이런 류의 심리전은 분신 조작을 조금만 서투르게 해도 바로 들켜버린다.

도망치는 데에 급급한 나머지 분신 관리에 소홀해지면 분신의 움직임이 어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짜를 진짜처럼, 그리고 진짜는 더 가짜처럼 움직이는 게 핵심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분신과 본체를 동시에 조종하다가, 본체가 적 서포터 근처에 다다랐을 때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스스로마저 분신을 본체라고 생각하며, 정작 진짜 본체는 내버려 둔 채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상대는 당연히 당황한 야마토가 차마 분신을 움직일 여유도 없이 도망가는 거라 생각했고, 혹여나 매혹에 걸릴까 멈춰 있는 쪽은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상대가 본체를 지나쳐 분신 쪽에 가까워졌을 때, 3초의 시간이 지나 분신이 사라졌다.

그리고 분신이 사라진 것을 기점으로 이제 속일 필요가 없어진 본체의 야마토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늦게 놀아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적은 진짜 야마토를 쫓았다.


이렇게 일단 한 번 따돌리기는 했다.

그러나 현수에게는 아직도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적이 쫓아오는 길목에 소용돌이를 설치하고, 더욱 적과의 거리를 벌렸다.


적은 소용돌이를 돌아서 계속 현수를 쫓았다.

이제는 상대방 원거리 딜러까지 합류해서, 적의 수는 셋으로 늘었다.

둘은 여전히 현수의 뒤를, 그리고 원거리 딜러는 현수의 옆에서 거리를 좁혀왔다.

현수에게 남은 스킬은 이제 1스킬인 우박밖에 없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스킬을, 둘 쪽이 아닌 혼자 있는 원거리 딜러 쪽에 소모했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살기 위해서다.

쫓아오며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원거리 딜러가 쫓아오지 못하게 하는 편이 생존에 있어서는 더 근거 있는 행동이었다.

두 번째는, 쫓아오게 하기 위해서다.

현수는 이대로 아래로 내려가 아군 원거리 딜러와 합류할 계획이었다.

합류에 성공하면 다시 3대3이 되어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수가 너무 잘 도망쳐서 적이 쫓아올 의지를 잃는다면 말짱 소용없게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현수는 둘 쪽에 스킬 분배를 하지 않아 적에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이쯤에서 적의 스킬에 적중당해주면 더욱 좋다.


현수는 일부러 적 서포터가 날린 1스킬을 피하지 않았다.

궁극기는 일부러 맞아주기에는 타격이 너무 커서 피했지만, 이 정도 스킬은 맞고 버틸 수 있었다.

방어력 아이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킬에 적중 당해 속도가 느려진 야마토에게 상대 미드 라이너가 스킬을 날린다.

적당히 피하고, 적당히 맞아주며 야마토는 적을 더욱 안쪽으로 유도했다.

그리고 아군 원거리 딜러와 충분히 거리가 좁혀진 시점에서, 궁극기를 사용한 야마토가 뒤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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