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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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마니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3
최근연재일 :
2024.09.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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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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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개화(2)

DUMMY







김수종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릴 적에 돌아가신 아버지 몫 대신 치열하게 살아오신 당신을 보면서, 김수종은 깨달았다.


책임감과 희생정신.


인간이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가장 아름다운 마음가짐이라라는 것을 말이다.


그 덕분에, 자신이 공부보다는 몸 쓰는 걸 더 잘한다는 걸 진즉 알아차린 김수종은 게이트 관리를 위해 세워진 국방부 직할의 군사전문학교로 진학했다.


남들이 꺼리는 위험한 일을 도맡아서 하는 것이.


어머니를 보면서 깨달은 마음가짐을 실천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난 존중할게.’


하나뿐인 자식이 험한 일을 하지 않기를 바라던 어머니의 나지막한 말씀을 명심하며 말을 남겼다.


‘의무복무가 끝나면 같이 어머니 고향인 창원으로 내려가서 살죠. 그동안 못 해봤던 거, 누려야 했던 거 다 누리면서 살자고요!’


호기롭기 짝이 없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의 얼굴에 작게나마 웃음이 피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교육을 받은 뒤.


김수종은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국방부 직할 간부 훈련소로 입소했다.


‘좀 있으면 버스 온다네요. 이제 들어가세요. 어머니. 훈련소 수료하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그래. 몸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꼭 이 어미에게 말해주려무나···’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어머니를 애써 웃으며 받아준 김수종은 군인의 인솔을 받으며 훈련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것이.


김수종이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






“헉!!!!”


늦은 밤.


몸을 뒤척이던 김수종이 누워있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음···.”


“시끄러···.”


애국화약 본사에 있는 교육생용 기숙사의 밤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


김수종은 고된 특수전 훈련을 받고 곯아떨어진 동기들의 면면을 슥 둘러보았다.


통성명을 나누면서 나름 친해지긴 했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을 놓을 사이는 아닌 이들.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막 떠들어 대기엔 엄청 신뢰가 가지 않았다.


“하···.”


김수종이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머리를 붙잡고 한숨을 내뱉고 있을 때.


띠리링!


며칠 동안 들어서 익숙해진 효과음이 머릿속에서 울렸다.


<<특성: ‘경험치 흡수’를 습득하기 위한 퀘스트 진행 중!>>


<<습득 조건: 일주일 동안 악몽을 꾸기.>>


<<진행 상태 (5/7)>>


<<앞으로 이틀! 조금만 더 참으면 특성을 개화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딱딱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였지만, 단계를 진행할수록 호감도라도 오르는지 목소리가 점점 살가워지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내게 특성을 심어주고 싶어?’


김수종이 속으로 묻자 ‘목소리’가 답했다.


<<주인님의 자질은 예비 각성자 수준에 머무를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서 특성을 개화하셔서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기 원한다고요!>>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데 왜 내가 감독관에게 보고하는걸 막아선 거지? 특성이 개화될 조짐이 보이는 걸 굳이 숨길 이유가 있나?’


<<그··· 그건···.>>


김수종의 질문에 ‘목소리’는 우물쭈물하며 답변하기를 꺼렸다.


말할 수 없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말하기 싫으면 됐어. 어차피 특성을 개화하는 데 성공하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귀찮을 정도로 달라붙을 거니까. 진짜 각성자들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나의 양 자체가 달라서 어떻게 숨기지도 못할 거니.’


<<...>>


풀썩.


김수종은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목소리’가 들린 이후, 김수종은 5일 동안 악몽을 꾸고 다시 잠을 청하기를 반복했다.


악몽을 꾸는 건 익숙했다.


빌어먹게도 말이다.


‘그런데, 퀘스트를 내린 작자는 취향이 되게 고약한가 보네. 굳이 남들이 싫어할 만한 걸 개화 조건이랍시고 내세우다니···.’


<<자고로 영웅이라면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절 만드신 창조주님은··· 클리셰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


‘흠···.’


지가 영화감독도 아닌데 뭔 클리셰 운운인지 모르겠네.


김수종은 속으로 말을 삼키며 애써 잠을 청했다.


선배 각성자들도 대충 이해하고 지나간 근본적인 의문을 굳이 파헤칠 생각도 없다.


시시콜콜 따지기엔 머리도 좋지 못했고.


그저··· 앞으로의 일이 잘 풀리길 막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


잠이 왔다.






*****






다음 날, 김수종을 포함한 ‘서포터’ 교육생들은 국방부에서 파견한 군용 수송기에 올라타 목적지인 신의주 내 비행장으로 날아가 현지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했다.


1995년에 발발한 2차 한국전쟁의 승리 후 한반도는 완전히 자유대한민국 정부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독일의 급진적인 통일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두 눈으로 확인한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의 완전한 통합 대신 통일부를 ‘평화행정부’로 개편, 대한민국과는 다른 북한 지역만의 국가운영을 UN(현재는 구세계 복원 연합으로 개편된)과 함께 도맡게 했다.


하지만, 몇몇 이북 대도시들은 독자적인 행정구역으로 개편되어 평화행정부가 아닌 정부와 청와대 차원에서 직접 관리를 하였으니.


그중 가장 유명한 도시가 바로 신의주였다.


이유는 명확했다.


‘첫 침공’ 이후 열린 일정 규모의 게이트 중.


신의주에 있는 게이트가 가장 통제하기 용이해 세계 유일의 리케 대륙 정벌을 위한 관문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커덕! 위이잉~~~!!!


김수종은 리케 대륙 너머에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간이 차원 이동장치, ‘클라우스트라’의 고장 상황 발생에 즉시 긴급 조치를 취하였다.


앞서서 교관이 보여줬던 방법에 따라 배터리와 리케 대륙에서 노획한 마석을 교체하자, 노란색으로 점등하던 클라우스트라가 안정적인 푸른 빛을 띠며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갔다.


실습을 훌륭하게 성공한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수종 교육생. 문밖으로 나가셔서 장비를 벗고 교육생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대기하여 주십시오.”


“네. 교관님도 수고하셨습니다.”


교관의 허가에 따라 김수종은 실내 훈련장 밖으로 나간 뒤 천천히 장비를 정리하였다.


퓨숭~~!


착용자가 떠난 외골격에서 증기가 피어올랐다.


인체공학에 맞게 잘 만들어져 벗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후···.”


김수종은 다음 순서에 외골격 가동 키를 넘긴 뒤 대기실로 향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김수종의 옆에서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수종 씨는 실습 잘 마치셨나요?”


김수종은 고개를 돌려 말을 건 사람을 바라보았다.


갈색 생머리를 군용 머리망에 동그랗게 말아 넣은 여성이 눈을 빛내며 김수종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나름 쉬운 상황이 걸려서 운 좋게 한 번에 통과한 것 같아요. 혜정 씨는요?”


김수종은 자신에게 말을 건 여성, 이혜정의 질문에 대답했다.


33살인 김수종과 6살이 차이로, 기술 장교로서 복무를 마치고 취직 준비를 하던 중 예비 각성자 판정을 받아 지인의 추천을 통해 ‘서포터’ 모집에 지원했다고 하던가.


특수전 부사관을 불명예 제대한 김수종보다 사정이 훨씬 나은 사람이었다.


애국심도 나름 투철한 편이었고.


“전 기술지원반으로 배정받아서 조금 더 복잡하긴 했어요. 그래도 여태 먹은 짬이 있어서 딱히 어렵지 않게 마무리했지만!”


이혜정이 오른팔의 알통을 보여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른 나름 탄탄하게 잡힌 근육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실 딴 게 아니라, 생각해보니 우리 아직 전화번호도 교환을 안 했더라고요! 갑자기 생각나서 이렇게 수종 씨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 정말요?”


“저도 보고 깜짝 놀랐지 뭐에요. 전화번호 알려주세요! 설마··· 모르는 여자 전화번호 받는 걸 싫어하거나 그런 건 아니죠?”


“세상에 동기 전화번호를 거부하는 놈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잠시만요.”


김수종이 이혜정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따르르릉~~~


김수종의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와 벨 소리 우리 아빠랑 똑같아!”


“...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라.”


“농담이에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잘 지내요 수종 씨. 아! 저기서 친구들이 불러서 저 먼저 가볼게요!”


이혜정과의 유난스러운 대화를 마치고 얼마 뒤.


모든 실습을 마친 교관이 교육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와 남은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읊었다.


“금일 일정은 마쳤으니 6시가 되면 어제저녁에 알려드렸던 비행장 내 급양소로 가 석식을 드시면 됩니다. 휴식을 취한 뒤 내일도 오늘처럼 오전 9시까지 중앙 강당으로 모이시면 됩니다. 아침 일찍부터 훈련을 받느라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인사를 마친 교관이 퇴실하자 교육생들 또한 서로 왁자지껄 떠들며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수종 씨! 저녁 맛있게 드세요!”


“혜정 씨도요.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히히. 수종 씨도 수고했어요~~.”


김수종은 금세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 왁자지껄 떠드는 이혜정의 등을 잠시 지켜보다가, 급양소 옆에 위치한 흡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훈련받느라 종일 한 개비도 못 폈으니 식후땡보단 식전땡이 더 땡기는 상태였으니까.


칙칙


칙칙칙


흡연장에 도착한 김수종이 담배에 불을 붙이려 했다.


‘... 왜 이렇게 오늘따라 불이 안 붙지?’


속으로 싸구려 라이터 탓을 하며 답답해하던 순간에, 누군가가 다가와 김수종이 문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딸깍


스읍! 하~~


타들어 가는 담배. 복잡했던 머리가 맑아지는 만족감.


일과를 마치고 피는 첫 담배는 정말 달콤했다.


“감사합니다. 라이터가 싸구려라 애를 좀 먹···”


김수종은 연기를 한 모금 더 마신 후 불을 붙여준 사람에게 고개를 돌려 감사 인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불을 붙여준 상대를 확인하자, 차마 말이 이어지지 못했다.


“... 오랜만에야 수종아. 7년 만에 다시 보게 되네.”


딸깍!


스으읍!


딱 봐도 날카롭게 잘생긴 사내 또한 자신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사내의 이름은 강우혁.


과거 김수종과 같이 특수전 부사관 동기로서 수년간 군 복무를 했으며, 현재는 각성자들로만 이루어진 국제연합 레인저부대 ‘파이어니어’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손을 꽂는 가장 유망한 각성자들 중 한 명이었다.


“...”


담뱃불이 타들어 가는 것도 잊은 채, 김수종은 오랜만에 본 자신의 동기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그렇게 쳐다보면 좀 부담스러운데. 남자끼리 징그럽다고.”


“아···.”


강우혁의 실없는 농담에 김수종이 정신을 차렸다.


“미안하다.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이 내 옆에 다가와서 놀랐어.”


“하하. 나도 네가 여기에 있을 줄 몰랐어. 몸은··· 괜찮아진 거 같네.”


“우연한 기회에 예비 각성자가 돼버려서 말이야. 마나 하트라는 거, 정말 사기적이던데. 반병신새끼였던 나도 멀쩡하게 움직이게 할 정도니.”


“... 이번에 합류한다던 ‘서포터’에 너도 포함되는구나.”


“아니면 이 먼 신의주에 굳이 찾아왔겠어?”


스읍!


하~~


침착함을 되찾은 김수종이 담배를 다시 한모금 삼켰다.


머리가 맑아진다.


“리케 대륙 상황은 어때? 국제 기사에서는 점점 침공이 지지부진해지니까 자기들끼리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뭐 이렇게 희망 사항을 늘여놓던데.”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지만, 기사의 내용이 완전 허황한 건 아니라는 것만 알아둬.”


“그래?”


스읍!


후~~


담배를 다 핀 김수종이 재떨이에 꽁초를 던지는 순간.


강우혁의 입이 열렸다.


“수종아.”


“응.”


“큰마음 먹고 이곳까지 온건 알겠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서 다른 일을 찾아보면 안 될까?”


“...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표정을 와락 우긴 김수종이 강우혁을 돌아보았다.


강우혁 또한 김수종을 바라보았다.


각오를 다진 상태로.


“리케 대륙은 지금 너무 위험해. 잘못하면··· 그곳에서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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