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고기마니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3
최근연재일 :
2024.09.17 20:15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196
추천수 :
26
글자수 :
65,839

작성
24.09.10 17:26
조회
75
추천
1
글자
13쪽

rewind(1)

DUMMY

오랜만에 들린 샤리키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원래도 텐션이 높은 편이긴 했지만, 오그람 언덕에서의 작전 이후 다시 만난 샤리키는 거의 포상을 받고 만족한 사냥개나 다름없었다.


‘네가 말하는 그 창조주님한테 칭찬이라도 들었어?’


<<헛! 어떻게 아셨나요!>>


‘네 목소리만 들어도 대충 눈치챌만한데. 대체 무슨 말을 들었길래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


김수종의 물음에 샤리키가 웃음을 머금으며 대답했다.


<<창조주님과 동료 동행자들의 박수 세례! 그리고 창조주님의 권한으로 첫 담당을 맡은 저를 올해의 동행자 후보에 올려주기까지 했다고요! 이제 출셋길만 남았다. 이 말씀이에요!>>


흐음!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귀엽게 어깨를 으쓱일 거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샤리키였다.


‘올해의 동행자?’


<<네! 매년 동행자 중 가장 우수한 이를 선별해 창조주님께서 직접 소원을 내려주시거든요! 그래서 우리 동행자들도 어떻게든 각자의 ‘주인님’들에게 할당된 퀘스트를 알려주고 완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호구도 아니고 아무런 보상 없이 움직일 리가 없잖아요?


호들갑을 떠는 샤리키에게 김수종이 물었다.


‘정신을 잃기 전에 머릿속에 뭐가 떠오르긴 했는데, 그게 그 정도로 대단한 거였어?’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간 만에 격을 한 단계 높이고 특성까지 강화한 경우는 전무후무해요!!! 게다가, 주인님이 흡수한 몽케우치의 ‘정수’는 주인님의 마나 하트를 영구히 늘려주게 되었어요. 마나량만 따지면 주인님은 더 이상 초급 각성자 수준이 아니게 되었다고요!>>


... 생각했던 거 보다 더 엄청난데?


김수종의 그런 생각을 알아차린 샤리키가 부연 설명을 늘려놓기 시작했다.


<<기연이 있긴 했지만 마나 하트 내에 ‘저장소’를 만드는 데 성공하기까지! 이제 주인님은 큰 집중을 하지 않아도 곧바로 마나를 끌어다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최소 C등급 이상의 각성자들만 가능하다는 기예라고요!>>


샤리키는 또한, 김수종과의 공명률이 높아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의 ‘주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어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동행자는 이름도 알리지 못하는 ‘목소리’ 상태로. 딱딱하기 그지없는 한정된 정보로만 담당 각성자들을 이끌어야 하므로 퀘스트를 진행 중 답답한 상황이 닥쳐도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할 수가 없어 서러울 때도 많다고.


특히, 특성 개화 때는 더더욱 말이다.


‘퀘스트의 내용은 창조주가 직접 내려준다고 했지? 따로 기준 같은 게 있어?’


<<음···.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지만, 일단 퀘스트를 받는 사람의 성향과 이전까지의 인생을 깊게 반영한다고 하셨어요. 악 성향이 강한 사람은 그만큼 가혹한 퀘스트를 받을 확률이 높다거나···. 뭐 그런 거요.>>


아, 이것도 확실한 건 아니에요! 정말로!


샤리키는 아차 싶었는지 뒷말을 붙이며 김수종의 눈치를 보았다.


7일 동안 경험한 악몽은 지독하기 짝이 없었다.


다년간 많은 일을 겪어서 강제로 멘탈이 단단해진 김수종이라 버틸 수 있던 거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죄책감에 삶을 포기하고 폐인으로 돌아가거나 심하면 자살까지 고민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나날일 것이었다.


‘악몽이야 자주 꾸는 편이니 괜찮아. 오히려 마지막으로 꾼 이후 보름 동안 잠자리가 아주 편했는걸. 이것도 창조주의 안배인 건가.’


<<음··· 아마도요? 그런데 주인님···.>>


‘?’


<<주인님 혹시, 저 없을 때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르셨나요? 주인님 앞에 오그람에서 보았던 그 가슴 큰 아가씨가 계속 노려보고 있는데요.>>


아.


그러고 보니, 에바 대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


김수종은 건너편 침대에서 뚱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에바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흠···.”


에바의 눈이 가늘어졌다.


“갑자기 멍하니 땅바닥만 바라보고 있길래 뭔가 싶었어요. 며칠 전에 말씀하셨던, 갑자기 들리지 않던 ‘목소리’가 다시 들리시나 보죠?”


“아··· 네.”


“우혁 선배 이후로 ‘목소리’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또 처음 보네요. 저는 그냥 네비게이션 수준이라 전투할 때 외에는 있으나 마나인데.”


적어도 혼자 놀 때 심심하지는 않겠네요.

촤라락.


어느 샌가부터 다리의 깁스를 전부 푼 에바가 나풀거리는 환자복을 입은 채 김수종에게 다가왔다.


탁!


에바는 병실 가운데에 놓은 테이블에서 책 한 권을 꺼내 김수종에게 건넸다.


“전쟁이야기를 재밌게 보시길래 이 책도 한번 보는걸 추천해요. 대만 출신인 황 주무관이 제게 먼저 추천한 무협 소설인데, 무협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제가 봐도 정말 재밌더라니까요?”


“... 당가지룡?”


취미 생활에 딱히 관심이 없던 김수종도 들어본 이름이었다.


다름이 아닌, 웹소설 마니아였던 부대 후임, 이수민이 혀를 내두르며 칭찬했던 작품이었으니까.


불명예 제대 이후 군 쪽 사람들과 딱히 연락하지 않고 지내던 김수종이었다.


종종 병사 중 전역을 한 뒤 김수종의 집을 수소문한 뒤 찾아가 인사를 하러 오는 예도 있긴 했지만, 김수종은 그럴 때마다 소정의 교통비를 들려주고는 다시 그들을 돌려보냈다.


반병신이 된 자신과 대화를 나눠봐야 떨어지는 것도 없다는, 싸늘한 말을 남긴 채로 말이다.


‘그 녀석은 어떻게 지내려나···.’


어떻게 기회를 잡아 이런 몸이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전화라도 좀 남겨놓을 거였는데.


밀려오는 후회를 속으로 삭인 김수종은 에바와 함께‘당가지룡’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정의감은 넘치지만 힘이 부족했던 막내공자인 주인공이 소가주의 사주를 받은 흑의인들에게 살해당하고, 그걸 딱하게 여긴 등선자가 자신의 권능으로 주인공을 10년 전으로 회귀시켜 소가주에 대한 복수를 부추기는.


에바의 설명을 듣기만 해도 내용이 뭔가 시원시원할 거 같았다.


“자세한 내용은 소설을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내일이면 전 퇴원할 거라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은 수종 님이 가져가셔도 돼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오히려 관심이 가는 사람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게 돼서 제가 더 좋은걸요.”


씨익


에바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말대로, 김수종은 에바의 노력 덕분에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과연 우연히 얻게 된 며칠간의 여유 때문만일까.


김수종 스스로도 감히 답을 내리기 힘들었다.


“전화번호는 퇴실하기 전에 남겨놓을게요. 인트라폰은 레베카 언니한테 받으셨죠?”


“네. 인터넷만 안되지 현실의 스마트폰이랑 별 차이 없던데요. 전화번호도 지구에서 쓰던 거와 똑같고.”


“야전에서 막 굴리기엔 많이 섬세한 편이라 어지간하면 건물 안에서 사용하는 걸 추천해요. 몇 번 깨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야전용 전자노트로 바꾸게 될지도 모를걸요?”


김수종과 에바는 그렇게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병실을 찾아온 다른 파이어니어 대원과 함께, 그녀는 병실을 나왔다.


‘다음에 봬요 수종님~~.’


에바는 김수종을 향해 눈웃음을 치며 작별 인사를 했다.


에바의 퇴원 후, 병실에는 김수종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레베카의 눈치 때문에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꼼짝없이 병원에 있어야 하는 김수종은 천천히 ‘당가지룡’을 읽어나갔다.


며칠의 시간이 더 흐르고, 김수종은 레베카의 연락을 받았다.


[내일 나와 함께 퇴원한 뒤에 1선 전투지원대 부대 건물로 가서 전입식을 진행하겠다. 너를 보기 위해 북쪽의 격전지에서 애써 시간을 내 찾아온 부대원들도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도록.]






*****






“흐흐흥~~.”


에바의 콧노래 소리가 파이어니어의 건물 복도를 울렸다.


파이어니어에 몸을 담은 지 3년이 넘었다.


회복 특성인 ‘복원’을 십분 활용해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고, 인류의 도약이 내린 임무를 착실하게 수행하는 미녀에게 붙은 이명은 ‘선의의 천사’.


살가운 성격 덕에 다른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고.


사고 따위는 일절 치지 않은 채 명령에 충실해 깨끗한 이력을 보유한 그녀였으니, 인류의 도약 내에서 그녀의 인기가 치솟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에바는 그런 타인의 칭송보다는 며칠 전에 알게 된 한 사내에게만 관심이 쏠렸다.


‘레베카 언니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서 호기심 삼아서 같이 지내본 건데,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어!’


에바는 파이어니어에 복귀하자마자 인트라넷을 켜 같은 병실에서 지낸 사내에 대한 인적사항을 훑었다.


김수종.


대한민국 출신. 나이는 33세.


마나 하트를 생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특성을 개화해 레베카 언니의 눈에 들어 1선 전투지원대의 신입 서포터로 들어온 유명한 신인.


‘여기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파이어니어의 주축인 강우혁 선배의 군 동기로서 선배와 함께 만주에서 근무했다고 했지.’


군에서의 자세한 행적까지는 국가기밀이라 알 수는 없었지만.


에바는 김수종이라면 분명 그곳에서도 큰 활약을 했을 거라 확신을 했다.


오그람 현장 당시에 에바는 지원군이 도착하자 정신을 잃어 직접 활약상을 보진 못했지만, 첫 임무임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몫을 다 했다는 레베카의 보고에 단 한 치의 의문을 가지지 않았으니까.


에바가 아는 레베카는, 동료의 공을 드높이기 위해 허위보고를 할 정도로 허술한 여자가 아니었으니.


‘게다가 얼굴도 되게 잘생겼고. 떠본답시고 내뱉은 만화 이야기도 무난하게 받아주는 걸 보면 성격도 좋은 거 같아!.’


예비 각성자도 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에바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


어른들의 캐어를 제대로 받지 못한 에바는 결국 사람을 사귈 때마다 크고 작은 고민을 반복하는 성격이 되었고, 이런 성격은 각성가자 되고 능력을 인정받아 파이어니어의 일원이 될 때까지도 계속되었다.


넓지만 깊지는 않은 인간관계.


사람보다 일에 더 집중하다 보니 어찌어찌 유명해지긴 했지만.


그녀는 딱히 기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내면이 아닌, 업적과 몸뚱이만 보고 칭송하는 것일 게 뻔했으니까.


이런 성격의 에바가 레베카와 친해진 것도 하르시우 보호구역에서 겪은 우연에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일이 적어지면 수종 님에게 먼저 연락해봐야지. 1선 전투지원대 건물은 파이어니어와 가까우니까 만나기도 쉬울 거야!’


똑똑


들뜬 감정을 갈무리한 에바가 파이어니어 단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단장님. 에바 노와크 대원입니다.”


“들어오세요.”


끼익···.


문을 열자, 30대 중반의 귀부인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이 홍차를 마시며 에바를 반겼다.


파이어니어의 단장이자 세상에 단 10명밖에 없는 S등급 각성자.


올리비아 베일리였다.


척!


에바가 올리비아에게 경례를 올렸다.


“쉬어요. 보급부대 호위 건에 대한 보고는 잘 받았어요. 고생 많았어요. 에바 양.”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에바 양이 버텨주지 않았다면 보급부대는 그 자리에서 떼죽음을 당했을 거에요. 위급상황 발생 시 단독으로 현장에서 몸을 뺄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목숨을 걸고 동료들을 보호하는 그 희생정신. 다른 대원들도 에바 양의 반의반만큼이라도 따랐으면 좋았을 건데.”


“...”


뼈가 있는 올리비아의 말에 에바는 급히 표정을 관리했다.


잘 싸우는 소문난 각성자들이 모여있는 집단인 만큼, 파이어니어의 구성원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한 편이었다.


어느 정도의 자부심은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자부심이 비틀리면 선민의식이 되고, 선민의식은 타인의 우등과 열등을 자신들만의 잣대로 가리게 되어 구성원들에게 뒤틀린 사상을 가지도록 부추기게 할 수도 있었다.


파이어니어의 ‘자부심’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후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복귀한 지 얼마 안 돼 피곤하겠지만, 임무 하나를 맡아주실 수 있나요? 거부해도 괜찮습니다.”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임무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에바의 물음에 침음을 삼킨 올리비아가 테이블 위에 사진 한 장을 놓았다.


“...!!!”


사진을 보자, 방금까지 애써 관리하던 에바의 얼굴이 와락 우겨졌다.


“아무래도 불편하시겠지요. ‘전 사수’가 엮인 일이니 저도 에바 양 말고 다른 대원들을 불러 최대한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딸깍.


스윽.


올리비아가 마시던 찻잔을 덮고는 테이블 위에 양팔을 올린 채 턱을 괴며 입을 열었다.


“설득해보니, 다른 이들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더군요. 적어도 현재 이 건물에 앉아있는 대원들은··· 말이지요.”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경험치 흡수 특성 빨로 밑바닥에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일 근무 때문에 금일은 휴재입니다... NEW 14시간 전 0 0 -
공지 3화의 내용 일부를 앞으로의 전개에 걸맞게 수정했습니다. 24.09.09 3 0 -
공지 수정) 업로드 시간을 매일 오후 8시 10분경으로 변경합니다. 24.09.04 56 0 -
12 데이타 스톤(1) 24.09.17 18 1 12쪽
11 마나와 칼(3) 24.09.16 30 1 12쪽
10 마나와 칼(2) 24.09.15 41 1 12쪽
9 마나와 칼(1) 24.09.13 50 0 12쪽
8 rewind(2) 24.09.11 61 1 13쪽
» rewind(1) 24.09.10 76 1 13쪽
6 첫 임무(3) +2 24.09.09 92 2 12쪽
5 첫 임무(2) 24.09.08 100 3 13쪽
4 첫 임무(1) 24.09.07 134 3 12쪽
3 특성 개화(3) 24.09.06 162 4 13쪽
2 특성 개화(2) 24.09.05 170 3 12쪽
1 특성 개화(1) 24.09.04 263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